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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장 대륙(10)

오늘의 쉼터 2014. 7. 25. 20:05

[52] 5장 대륙(10)


 

(103) 5장 대륙-19

 

 

회식을 마쳤을 때는 오후 9시반쯤 되었다.

 

직원들과 헤어져 택시에 탄 서동수가 집으로 가는 도중에 전화를 받는다.

 

발신자를 보았더니 화란이다.

“웬일이야?”

핸드폰을 귀에 붙인 서동수가 밝은 목소리로 묻는다.

 

그러자 화란이 되물었다.

“지금 택시 안이시죠?”

“그래.”

“청양의 ‘칭다오 비어’ 아시죠?”

서동수 아파트 근처에 있는 유명한 맥줏집이다.

 

서동수가 숨을 들이켰다.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든 것이다.

“물론이지.”

“저도 지금 그쪽으로 가고 있으니까 거기서 만나요.”

그러고는 전화가 끊겼다.

 

화란은 택시를 돌려 이쪽으로 오는 것이다.

 

간부 전체가 모인 회식은 분위기 파악에 도움이 되었다.

 

이인섭은 지금까지 호가호위를 해왔는지 모르지만 오늘 분위기를 보면 세력이 약했다.

 

갑자기 과장의 통역을 맡은 측근이 되고 나서 주변의 견제를 받은 것 같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이 확인되었다.

 

내 험담을 하고 다녔던 것이다. 얼굴을 굳힌 서동수가 쓴웃음을 지었다.

 

이인섭은 직장인으로서 가장 치명적인 결함을 두 개나 보유한 셈이었다.

 

 ‘더러운 돈관계’ 그리고 ‘가벼운 입’이다.

 

‘더러운 돈관계’의 반대말은 ‘돈관계’다. ‘깨끗한 돈관계’가 아니다.

 

‘칭다오 비어’는 맥줏집이지만 룸에서는 양주도 판다.

 

룸으로 들어간 서동수가 양주를 시켜놓고 기다린 지 10분도 안 되어서 화란이 들어섰다.

 

화란은 회식 때 백주(白酒) 서너 잔을 마셨기 때문에 얼굴이 조금 상기되었다.

 

밝은 표정으로 들어선 화란이 앞쪽 자리에 앉더니 불쑥 묻는다.

“궁금하세요?”

“아니, 별로.”

정색한 서동수가 머리를 저었다.

“난 그저 고마울 뿐이지, 네가 이렇게 만나자고 해준 것이 말이다.”

보스는 술 많이 마시지도 않았잖아요?”

눈썹을 좁힌 화란이 서동수를 유심히 보았다.

 

화란은 서동수를 보스라고 부른 지 꽤 오래되었다.

“그런데 왜 헛소리를 하세요?”

“널 보면 술이 취하지 않아도 헛소리가 나와, 마치 꿈속 같단다.”

“오 마이 갓” 하더니 화란이 제 잔에 위스키를 따르고는 말을 잇는다.

 

여전히 웃지도 않는다.

“이젠 보스 성격 아니까 그런 말에 넘어가지 않아요.”

“한번 시험해 보지 그러냐?”

“요즘 이 대리하고 무슨 일 있으세요?”

술잔을 든 화란이 물었으므로 서동수는 소리 죽여 숨을 뱉었다.

 

이것 때문이다.

 

그러나 천천히 머리를 젓고 나서 말했다.

“아니, 별일 없는데?”

“위험해요.”

불쑥 말한 화란이 한 모금에 술을 삼키더니 서동수를 응시했다.

 

두 눈이 번들거리고 있다.

 

물기에 젖은 입술 윤곽은 더욱 선명해졌다.

 

화란이 말을 잇는다.

 

 “나하고는 집안끼리도 잘 아는 사이였고 선배로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는데

 

정말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

“이번 국제공사로 거래처가 선정이 된 것에 대해서 이 대리가 불평을 하고 있어요.

 

보스가 리베이트를 챙긴다구요.”

“….”

“저한테도 이야기를 했으니까 이 소문이 퍼졌겠죠.

 

소문을 내려고 한 짓일 테니까요.”

그러더니 화란이 길게 숨을 뱉는다.

“슬퍼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서동수는 가슴이 메었다.

 

하나를 잃고 다른 하나를 얻었다.

 

 

 

 

 

(104) 5장 대륙-20 

 

 

“술 많이 드셨어요?”

문을 연 조은희가 중국어로 물은 순간 서동수는 가슴에 시원한 바람
 
스치고 지나는 느낌을 받는다. 밖은 후덥지근한 날씨다.
 
조은희의 옆을 지나 집 안으로 들어서면서 서동수가 숨을 들이켰다.
 
그러자 조은희의 체취가 맡아졌다. 비누 냄새가 약간 섞인 체취다.
 
서동수가 중국어로 대답했다.

“당신한테 중국어를 배운 덕분에 내 업무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몰라.”

“정말요?”

방으로 따라 들어온 조은희가 서동수의 뒤에 서서 옷을 벗긴다.
 
저고리를 뒤에서 당겨 벗기는 조은희에게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내가 중국어를 알아듣지 못한 척하고 가만 있으면 이것들이 별 이야기를 다 하거든.
 
내 욕도 한다니까.”

“누가 나쁜 사람인지 알 수 있겠네.”

바지를 벗으면서 서동수가 대답한다.

“그래서 한 놈이 내 앞에서 돈을 횡령하려는 것도 발각되었다니까.”

“그런 일도 있었어요?”

바지를 받은 조은희의 시선이 힐끗 서동수의 팬티로 내려졌다.
 
왜냐하면 서동수가 일부러 몸을 틀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무섭게 솟아오른 팬티가 보였다.
 
서동수는 조은희의 시선이 3초쯤 그곳에 박혀졌다가 올라오는 것을 보았다.
 
조은희가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채 말했다.

“언제든지 필요하면 부르세요.”

조은희의 얼굴이 조금 상기되었고 말끝이 떨렸다.
 
자세에서 조은희의 말이 이어졌다. 물론 중국어다.

“그런다고 주인 행세를 하지도 않을 것이고 대가를 바라지도 않을 테니까요.”

이제 몸을 완전히 돌린 서동수가 똑바로 조은희를 보았다.
 
그래서 창이 똑바로 조은희를 겨눈 채 건들거리고 있다.
 
그동안 조은희가 생각을 많이 한 증거가 드러났다.
 
서동수가 접근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생각이다.
 
이윽고 서동수가 천천히 머리를 끄덕였다.
 
“내 아래를 보시면 알겠지만 지금 당장이라도 당신을 넘어뜨리고 싶어서
 
눈이 뒤집힐 지경이야.”

“그럼 해요.”

그 순간 서동수가 숨을 들이켰다.
 
조은희가 한국어로 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이 와락 뜨거워진 느낌을 받는다.
 
불 위에 기름을 쏟은 것 같다.
 
그때 바짝 다가선 조은희가 다시 한국어로 말을 잇는다.

“저, 벗을까요? 미현이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오히려 좋아할걸요.”

“…….”

“저도 지금 달아올라 있어요.”

조은희가 번들거리는 눈으로 서동수를 보았다.
 
뜨거운 숨결이 서동수의 목덜미에 닿는다.

“애무도 필요 없어요. 그냥 넣어 주기만 하면 돼요.”

평소에는 그야말로 요조숙녀 같았던 조은희다.
 
그러나 보라, 두 눈은 번들거렸고 얼굴은 붉게 상기되었다.
 
요염하다. 아니, 색욕으로 눈이 뒤집힌 고양이다.
 
서동수는 입 안에 고인 침을 삼킨다.
 
머리가 띵해지면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오직 손을 뻗쳐 조은희를 넘어뜨리고 싶은 욕망뿐이다.
 
그때 조은희가 와락 두 손을 뻗쳐 서동수의 남성을 움켜쥐었다.
 
팬티 위로 잡은 것이다.

“넣어줘요.”

이제는 바짝 붙어선 조은희의 뜨거운 숨결이 얼굴에 닿는다.
 
남성을 쥔 손에 힘이 실려졌고 이제는 가슴까지 딱 붙었다.
 
조은희가 서동수를 올려다보면서 다시 말했다.

“나, 미치겠어요. 지금 흘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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