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3장 오염(4)
(47) 3장 오염-7
사무실에 앉아있던 서동수가 핸드폰을 귀에 붙였다.
“어젯밤 힘 좀 뺐냐?” 대뜸 물은 우명호가 짧게 웃는다. “아이고야, 나도 혼났다.” 제 말에 대답한 꼴인 우명호가 계속 말을 잇는다. “어제 네가 부탁한 거, 마침 우리 행원 친척이 공안 간부야, 이야기가 되었어.” “어, 그래?” “오늘 저녁에 시간 있댄다. 만날래?” “만나지, 뭐.” “어디서 만날래?” “네가 식당 괜찮은데 알아봐.” “알았어.” 하더니 우명호가 다시 묻는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나한테 먼저 이야기해 주면 안 되냐?” “이따 알게 돼, 너한테는 아무일도 아닌 일이라니까 그러네.” 하고 통화를 끝낸 서동수가 길게 숨을 뱉는다. 앞쪽 책상에 앉아있던 화란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으로 다가갔다.
화란의 뒷모습은 날씬했다.
하체는 길었고 엉덩이는 위로 치켜올라간 데다 종아리는 날씬했다.
잠깐 밖으로 나갔던 화란이 다시 사무실로 들어섰는데 손에 인스턴트 커피잔을 들었다.
복도의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온 것이다.
화란이 곧장 이쪽으로 다가왔으므로 서동수는 얼굴을 펴고 웃는다.
“화란, 넌 결혼하면 남편한테 사랑을 받을 여자야.” 커피잔을 받은 서동수가 말하자 화란이 따라 웃었다. “과장님이 피곤해 보여서요.” “고마워.” 몸을 돌린 화란의 엉덩이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좌우로 흔들렸다. 문득 화란의 앞쪽 골짜기가 연상되었으므로 서동수는 호흡을 조정했다.
상상은 자유지만 결코 그런 경우는 없을 것이다.
서동수의 업무 신조는 사무실, 특히 부하 여직원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다.
그날 저녁, 7시가 되었을 때 서동수는 시내의 식당 밀실에서 우명호를 기다리고 있다.
7시 5분이 되었을 때 문이 열리더니 우명호와 40대쯤으로 보이는 사내가 들어섰다.
양복차림에 배가 나온 사내의 인상은 평범했다.
어색한 분위기를 부드럽히려는 듯이 우명호가 한바탕 떠들썩하게
여자와 술 이야기를 마쳤을 때 서동수가 입을 열었다.
“제 회사 거래선으로 조선족 사람이 있습니다.
상당히 큰 건설업체 사장으로 거래량도 많습니다.”
이제는 정색한 전 선생이 시선만 주었고 서동수가 말을 잇는다. “그런데 내가 알아보니까 13년 전에 한국에서 무려 168억 원어치 골동품 사기를 친 사기 일당의 주범이더군요.”
긴장한 우명호가 둘을 번갈아 보았고 전 선생의 얼굴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서동수가 헛기침을 했다.
홍경일이 공안 간부 하고도 친하다지만 다 친할 수는 없을 것이었다.
|
'소설방 > 서유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6] 3장 오염(6) (0) | 2014.07.25 |
---|---|
[25] 3장 오염(5) (0) | 2014.07.25 |
[23] 3장 오염(3) (0) | 2014.07.25 |
[22] 3장 오염(2) (0) | 2014.07.25 |
[21] 3장 오염(1) (0) | 2014.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