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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1장 좌천(左遷) [8]

오늘의 쉼터 2014. 7. 25. 17:01

<8> 좌천(左遷)

 

(15) 좌천(左遷)-15 

 

 

 

 


 

 

 

 

 

회식은 청양 중심부의 해산물

 

식당
에서 열렸는데 14명이 커다란 원탁에 둘러앉았다.

 

 
앞에 놓인 요리 접시가 회전할 수 있게 만들어서 엉덩이를 들지 않아도 되었다.
 
60도가 넘는 화주(火酒)로 건배를 다섯 번쯤 하고 났더니
 
얼굴에서 불이 나는 것 같았지만 긴장은 풀렸다.
 
14명 중 조선족은 이인섭을 포함해서 셋뿐이었고 나머지는 한족이다.
 
그중 화란만 빼고 중국어밖에 몰랐으므로 그들에게는 통역이 필요했다.

“전(前) 과장님은 업무부장님 심복이었지요.
 
그래서 과장 자리가 한 달 반 동안 공석이 되어 있었을 때 업무1과의 유성호 대리를
 
업무부장이 총무과장으로 민다는 소문이 났습니다.”

옆에 앉은 이인섭이 말했다. 전(前) 총무과장 백동기는 대장암 수술을 받고
 
지금 일산 암센터에 입원하고 있다.
 
이인섭이 말을 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과장님이 본사에서 날아오니까 유성호 대리는 무안했을 겁니다.
 
업무부장도 기분이 좋지 않았겠지요.”

“부장한테 상납하는 게 있어?”

목소리를 낮춘 서동수가 묻자 이인섭이 주위를 둘러보는 시늉을 했다.
 
서동수 왼쪽에는 화란이, 오른쪽에는 이인섭이 앉았는데 원탁은 이미 떠들썩했다.
 
이쪽 이야기는 들리지도 않을 것이다.
 
이인섭이 말했다.

“예, 있을 겁니다.”

“있을 것이라니? 그런 대답이 어디 있어?”

쓴웃음을 지은 서동수가 이인섭을 보았다.
 
이인섭의 신상명세를 보았더니 32세, 하얼빈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은행에서 근무하다가
 
제2의류공장이 설립된 7년 전부터 근무한 터줏대감이다.
 
서동수가 말을 잇는다.

“앞으로 나하고 손발을 맞춰야 할 것 아닌가? 말해봐.”

“백 과장님이 입원하기 전에 업무부장한테 소스를 전부 인계인수한 것 같습니다.”

이인섭이 서동수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리베이트는 과장이 직접 챙겼거든요.”

“소스라면 리베이트 나오는 소스 말야?”

“예.”

“어딘데? 대충 알고는 있을 거 아냐?”

“다 걸려있지요. 다.”

쓴웃음을 지은 이인섭이 어깨를 움츠렸다가 폈다.

“식당 주부식 구입, 시설물 공사, 청소원 근무수당, 경비원 채용, 접대비, 관리비,
 
사원 숙소 보수비, 임대 아파트 관리비, 교통비, 출장비….”

말을 그친 이인섭이 서동수를 보았다.

“백 과장이 2년 동안 총무과장으로 있으면서 칭다오 시내에 아파트 두 채,
 
별장 하나를 사놓았습니다.
 
업무부장은 아파트 세 채를 사놓았다는 소문이 났습니다.”

“개새끼들이로군.”

침을 삼킨 서동수가 묻는다.

“자네한테는 얼마나 나눠주었어?”

“가끔 술값을 던져 주었을 뿐입니다.
 
과장이 직접 챙겼기 때문에 우린 눈치만 채고 있었을 뿐이지요.”
“우리라니?”

“총무과 직원들 말입니다. 대부분이 알고 있지요.”

알아도 증거가 없는 이상 어쩔 수 없다.
 
또 누구한테 고발하겠는가?
 
더구나 이곳은 외국 공장이다.
 
대부분이 중국인 근로자인 것이다.
 
심호흡을 한 서동수가 쓴웃음을 지었다.

“이 대리, 알고 있지?”

“뭐 말씀입니까?”

“내가 본사 영업팀장이었다가 리베이트 먹은 것이 발각되어서 이곳으로 좌천된 것 말야.”

이인섭은 눈만 끔벅였고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내가 아주 적재적소로 발령이 났군 그래.”
 
 
 
 
 

(16) 좌천(左遷)-16 

 

 


 

 

 

 

 

 

 

 

 

 

 

 

 

 

 

 

 

2차로 간 곳은 청양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룸살롱 아성(亞宬)이다.
 
2차 멤버는 이인섭을 포함한 조장급 6명으로 모두 남자다.
 
아성은 전(前) 총무과장 백동기가 단골로 다녔다는 곳이었다.
 
그래서 이인섭도 몇 번 따라왔다고 했다.
 
금방 아가씨들을 인솔해온 마담에게 이인섭이 말했다.
 
조선족 마담이다.

“이봐. 이번에 새로 오신 총무 과장님이셔. 잘 모셔야 돼.”

“잘 부탁합니다, 과장님. 전 장연지라고 합니다.”

마담이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제각기 파트너를 골라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
 
서동수가 장연지에게 옆자리를 눈으로 가리키며 불렀다.

“나하고 이야기 좀 해.”

장연지가 다소곳이 옆에 앉는다.
 
갸름한 얼굴에 눈이 가늘고 입술도 엷은 데다 가는 몸매였는데 미인은 아니지만
 
눈길을 끄는 구석이 있다.
 
술잔을 든 서동수가 장연지에게 물었다.

“전임 총무과장은 대장암 수술을 받고 한국에 자빠져 있어.
 
앞으로 중국에는 못 올 거야. 그런데 백 과장 외상값 있어?”

“없습니다.”

장연지가 가는 눈을 더 좁히면서 웃었다.

“다 현금거래 하셨거든요.”

“이곳에 파트너 남아 있나?”

“아뇨. 다 나갔습니다.”

“하긴 있어도 나갔다고 하겠지.”

“잘해 드릴게 자주 들러주세요.”

“주는 게 있어야 받는 거야. 주고받는 것이라고.”

정색한 서동수가 입술을 장연지의 귀에 붙였다.

“백동기가 아마 이곳에서 업체들하고 만나 리베이트 먹었을걸? 그렇지?”

장연지가 머리를 들어 서동수를 보았다.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다.
 
서동수는 말을 이었다.

“앞으로 나하고는 잘해 보자고.”

“알았습니다, 과장님.”

“정보를 주면 대가를 꼭 줄게. 백동기는 이미 끝난 놈이라고.
 
그놈한테 의리 지킬 필요는 없잖아?”

“그럼요.”

“그놈이 해먹은 거 나한테도 정보를 줘.
 
아가씨들한테도 소문이 났을 거 아닌가? 내가 대가를 줄게.”

“제가 알아볼게요.”

“그럼 서로 약속하는 의미에서 오늘 밤 어때? 나하고 같이 갈까?”

“어머머.”

쓴웃음을 지은 장연지가 다시 눈을 가늘게 뜨고 서동수를 보았다.
 
갸름한 얼굴이 요염했다.

“과장님, 절 모르시잖아요?”

“그러니까 한 번 하자는 거야. 그럼 다 알게 돼.”

“다음에요.”

“좋아, 다음에.”

선선히 머리를 끄덕인 서동수가 덧붙였다.

“내가 일주일 후에 올 테니까 준비해놓고 있으라고.”

“일주일 후에 말이죠?”

그러더니 장연지가 머리를 끄덕였다.

“알았습니다, 그럼.”

장연지가 일어나 방을 나가자 옆쪽에 앉아 있던 이인섭이 말했다.

“쟤가 발이 넓습니다. 우리 회사 내막은 두르르 꿰고 있지요.”

서동수는 머리만 끄덕였다.  

 

업무부장이나 공장장이 건드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랫도리 사업은 위아래가 없는 법이고 부자간에 동서가 되는 일도

 

비일비재한 세상이다.

 

물을 것도 없다.

 

방 안은 여자들의 웃음소리로 떠들썩했다.

 

여자들이 끼면 분위기는 살아나는 법이다.

 

서동수는 그때서야 옆자리의 파트너 허리를 감아 안았다. 

 

 

 

 

 

2차로 간 곳은 청양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룸살롱 아성(亞宬)이다.
 
2차 멤버는 이인섭을 포함한 조장급 6명으로 모두 남자다.
 
아성은 전(前) 총무과장 백동기가 단골로 다녔다는 곳이었다.
 
그래서 이인섭도 몇 번 따라왔다고 했다.
 
금방 아가씨들을 인솔해온 마담에게 이인섭이 말했다.
 
조선족 마담이다.

“이봐. 이번에 새로 오신 총무 과장님이셔. 잘 모셔야 돼.”

“잘 부탁합니다, 과장님. 전 장연지라고 합니다.”

마담이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제각기 파트너를 골라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
 
서동수가 장연지에게 옆자리를 눈으로 가리키며 불렀다.

“나하고 이야기 좀 해.”

장연지가 다소곳이 옆에 앉는다.
 
갸름한 얼굴에 눈이 가늘고 입술도 엷은 데다 가는 몸매였는데 미인은 아니지만
 
눈길을 끄는 구석이 있다.
 
술잔을 든 서동수가 장연지에게 물었다.

“전임 총무과장은 대장암 수술을 받고 한국에 자빠져 있어.
 
앞으로 중국에는 못 올 거야. 그런데 백 과장 외상값 있어?”

“없습니다.”

장연지가 가는 눈을 더 좁히면서 웃었다.

“다 현금거래 하셨거든요.”

“이곳에 파트너 남아 있나?”

“아뇨. 다 나갔습니다.”

“하긴 있어도 나갔다고 하겠지.”

“잘해 드릴게 자주 들러주세요.”

“주는 게 있어야 받는 거야. 주고받는 것이라고.”

정색한 서동수가 입술을 장연지의 귀에 붙였다.

“백동기가 아마 이곳에서 업체들하고 만나 리베이트 먹었을걸? 그렇지?”

장연지가 머리를 들어 서동수를 보았다.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다.
 
서동수는 말을 이었다.

“앞으로 나하고는 잘해 보자고.”

“알았습니다, 과장님.”

“정보를 주면 대가를 꼭 줄게. 백동기는 이미 끝난 놈이라고.
 
그놈한테 의리 지킬 필요는 없잖아?”

“그럼요.”

“그놈이 해먹은 거 나한테도 정보를 줘.
 
아가씨들한테도 소문이 났을 거 아닌가? 내가 대가를 줄게.”

“제가 알아볼게요.”

“그럼 서로 약속하는 의미에서 오늘 밤 어때? 나하고 같이 갈까?”

“어머머.”

쓴웃음을 지은 장연지가 다시 눈을 가늘게 뜨고 서동수를 보았다.
 
갸름한 얼굴이 요염했다.

“과장님, 절 모르시잖아요?”

“그러니까 한 번 하자는 거야. 그럼 다 알게 돼.”

“다음에요.”

“좋아, 다음에.”

선선히 머리를 끄덕인 서동수가 덧붙였다.

“내가 일주일 후에 올 테니까 준비해놓고 있으라고.”

“일주일 후에 말이죠?”

그러더니 장연지가 머리를 끄덕였다.

“알았습니다, 그럼.”

장연지가 일어나 방을 나가자 옆쪽에 앉아 있던 이인섭이 말했다.

“쟤가 발이 넓습니다. 우리 회사 내막은 두르르 꿰고 있지요.”

서동수는 머리만 끄덕였다.  

 

업무부장이나 공장장이 건드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랫도리 사업은 위아래가 없는 법이고 부자간에 동서가 되는 일도

 

비일비재한 세상이다.

 

물을 것도 없다.

 

방 안은 여자들의 웃음소리로 떠들썩했다.

 

여자들이 끼면 분위기는 살아나는 법이다.

 

서동수는 그때서야 옆자리의 파트너 허리를 감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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