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실명대협

제56장 검이 말해 준다!

오늘의 쉼터 2014. 6. 22. 19:35

 

 

제56장 검이 말해 준다!
 

 

 

 

 

능설비는 자신을 위해 끝까지 충절을 지키다 죽어간 시신들 앞에 꿇어앉아 있었다.

 

 

그의 그림자는 어둠에 묻혀 있었다.

 

 

그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나는 여지껏 나를 위해서만 복수할 작정이었소. 그러나 이제는 다르오!" 

 

그의 눈에서 살광이 쏟아져 나왔다. 

 

"모든 사람들을 위해 복수하겠소. 내 손으로!" 

 

능설비는 잔혹히 말하며 몸을 일으켰다.

 

 

그런 그의 모습은 체격에 비해 훨씬 커 보였다

 

 

얼마 후, 그는 동굴 끝에 이르렀다.

 

 

거기엔 뒷쪽에서만 열고 닫을 수 있는 문이 있었다.

 

 

그는 문 사이에 손을 찔러 넣었다.

 

 

푹!

 

손은 강철문을 녹이고 파고들었다.

 

 

문 뒷쪽 빗장이 부서지며 문이 소리없이 열렸다. 

 

그 안에는 두 명이 등을 돌리고 서 있었다.

 

 

그들은 설마 뒷쪽 문이 열리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한순간, 파팍! 하는 경미한 파공성이 일며 그들의 뒷목에 구멍 하나씩이 파였다.

 

 

두 사람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선 채로 죽었다. 

 

능설비는 느릿느릿 걸었다. 

 

'모든 것은 전에 황금총관과 만리총관이 내게 보여 주었던 설계도에 의해 이룩되었다. 

 

그렇다면 놈은 심장부가 되는 곳에 있을 것이다.' 

 

능설비는 한 장의 도면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기억하며 걸음을 옮겼다.

 

 

그가 막 모퉁이를 돌아서려 할 때 갑자기 반대편에서 모퉁이를 돌아나오는 다섯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적포를 걸치고 있었다. 

 

"어엇!" 

 

"누, 누구지?" 

 

그들이 능설비를 보고 놀라워할 때, 

 

파팍! 어느 사이엔가 능설비의 손이 광음공공수(光陰空空手)를 발휘하며 

 

다섯 명의 머리가 두부 으스러지듯 날아갔다. 

 

능설비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천천히 모퉁이를 돌았다.

 

 

석도(石道)는 꽤나 복잡했다.

 

 

그리고 일백 보(步)마다 절세마두 하나가 관문(關門)을 만들고 

 

오가는 사람들의 영패를 조사하고 있었다. 

 

능설비는 죽립을 쓴 채 천천히 걸음을 내디뎠다.

 

 

그의 가슴 속을 열면 핏빛보다 더한 붉음이 가득함을 알 것이다.

 

 

그것은 죽은 황금총관에 대한 눈물의 빛깔이리라. 

 

"으핫핫, 얼마 후면 이 칼에 백도인들의 피가 묻을 것이오." 

 

누군가 떠드는소리가 났다. 

 

"실명대협이란 놈은 노부가 죽일 것이니, 

 

그놈을 보면 제일 먼저 광마유룡(狂魔遊龍)에게 말해 주시오." 

 

"핫핫, 그놈의 목이 광마유룡 것이라면 능공자란 놈의 목은 바로 내 것이오!" 

 

금문(金門)이 하나 있고 그 좌우에 노마 두 명이 서서 

 

서로 한가롭게 농담을 주고받고 있었다. 

 

그들은 각기 광마유룡 혁무위(赫武威)와 잔마살객(殘魔煞客) 

 

신무극(辛無極)이란 명호를 가지고 있었다. 

 

두 사람은 무료한 시간을 죽이기 위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긴 그림자 하나가 길모퉁이를 돌아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가슴에 한 자루 검(劍)을 품고 있는 사람의 그림자 하나가 점점 커졌다.

 

 

그림자는 등불에 의해 만들어졌다. 

 

"흠, 검을 차고 오는 놈이 있다니." 

 

"흐흐, 머리에 죽립까지 쓰고 있지 않소?" 

 

광마유룡과 잔마살객은 손을 꿈틀거렸다.

 

 

이상한 긴박감과 함께 그들이 평소 느껴보지 못했던 삼엄한 기운이 일어났다. 

 

한순간 그림자가 끝이 나며 발이 보였다.

 

 

죽립을 쓰고 가슴에 검을 안은 사람 하나가 불쑥 걸어나왔다.

 

 

그리고는 어쩌고 저쩌고 할 사이도 없이 흑삼(黑衫) 사이에서 금수(金手) 하나가 불쑥 나왔다. 

 

광마유룡과 잔마살객은 미간(眉間)에 구멍 하나씩이 뚫린 시체로 변했다. 

 

능설비는 보이는 대로 소리없이 죽이며 걸어갔다.

 

 

그렇게 얼마를 가고 나자 황금문이 나타났다. 

 

황금문의 위에는 '천외금부(天外禁府)'라는 네 글자가 날아갈 듯한 글씨체로 파여 있었다. 

 

'저곳의 뒤가 바로 마종전이다!' 

 

능설비는 다시한 번 금수를 휘저었다.

 

 

끼이익! 문이 앞쪽으로 활짝 열렸다.

 

 

그가 막 안으로 들어서려 할 때, 

 

"어느 놈이 감히 신호도 없이 금부의 문을 여느냐?" 

 

앞쪽에서 호령하는 소리가 들렸다. 

 

문의 뒷쪽은 세외선경(世外仙境)이었다.

 

 

온갖 기화요초(期花瑤草)가 피어있고, 사슴과 봉황이 그 사이를 뛰놀고 있다.

 

 

저 먼 곳에서는 반라미인들이 나비를 잡기 위해 꽃밭 사이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 가운데 백옥루(白玉樓)가 하나 서 있었다. 

 

'마종군림루(魔宗君臨樓)' 

 

백옥루에는 그러한 현판이 걸려 있었다.

 

 

금문에서 백옥루 사이의 거리는 백 장에 달했다.

 

 

길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일단의 무림고수들이 있었고, 그 수는 열아홉이었다. 

 

노고수 하나가십팔마천강진을 이끌고 서서 금문이 열리는 것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곳은 하늘 대신 돌천정이 있는 곳이었다.

 

 

그 규모는 설산 구마루 이상이었다. 

 

금문이 활짝 열렸다.

 

 

눈을 부릅뜨고 있던 사람들은 곧 의아한 표정을 했다. 

 

"문이 열렸는데 들어서는 사람은 없다니?" 

 

"이상한데?" 

 

노고수는 의아해 하며 턱끝을 끄덕여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십팔마천강진은 진을 흐트리지 않은 채 열려진 문 쪽으로 다가갔다.

 

 

열여덟 명은 모두 능공허도(凌空虛渡)로 미끄러지듯 소리없이 움직였다.

 

 

그들이 문가로 다가갈 때, 열려진 문을 통해 스윽! 안으로 날아드는 흑영이 있었다. 

 

"어엇?" 

 

"이곳에서 감히 신법을 쓰다니!" 

 

"서라!" 

 

열여덟 명의 손이 일제히 검자루에 닿을 때, 

 

우웅웅! 저주의 부르짖는 소리가 나며 금폭(金爆)이 일어났다.

 

 

찰나지간에 참마장홍검(斬魔長虹劍)이라는 절전비기가 시전되더니, 

 

"크윽!" 

 

"으으, 이렇게 빠른 검초가 있다니!" 

 

열여덟 명이 모두 피투성이가 되어 나뒹굴었다. 

 

능설비, 그는 마후마검을 검집에 거둬들이며 검진을 지휘하는 

 

노고수 앞으로 느릿느릿 다가가고 있었다. 

 

"이, 이럴 수가 네, 네가 누구이기에 여기서 살인을?" 

 

노고수의 얼굴이 공포로 하얗게 질렸다. 

 

"후훗, 금면마종을 조용히 보러 온 사람이다. 

 

이곳은 조용한 곳, 소란을 일으키고 싶지는 않다." 

 

능설비는 검을가슴에 안았다. 

 

노고수는 도저히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는 마치 거미줄에 걸린 나방처럼 능설비의 기도 앞에서 꼼짝도 못했다.

 

 

다만 얼굴이 굵은 비지땀방울에 의해 물들고 있을 뿐이었다. 

 

"누, 누구냐?" 

 

"이름이 없는 사람이다." 

 

"이, 이름이 없다고? 그, 그럼 혹 실명대협(失名大俠)이란 자가?" 

 

공포에 질려 두 눈을 부릅뜨고 벌벌 떠는 자, 

 

그는 은면사자단주(銀面使者團主)라는 놀라운 지위에 있는 자였다. 

 

그의 이름은 사해천마존(四海天魔尊) 복무외(卜無畏). 

 

백 년 전 한창 이름을 날리다가 소림사 고수들에게 쫓겨 무림계를 떠났던 자였다. 

 

능설비의 일검에 죽은 열여덟 명은 

 

그가 지난 백 년간 기른 사해십팔마검(四海十八魔劍)이라는 제자들이었다.

 

 

그런 그들을 단 일초로 죽인 자가 있다니 

 

복무외로서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그것도 바로 눈 앞에서 . 

 

"마음대로 불러라." 

 

능설비는 안내하라는 뜻으로 턱끝을 끄덕여 보였다. 

 

사해천마존은 넋을 잃고 말았다. 

 

마종도는 일만명의 정예고수들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

 

 

마종도 내부만 해도 천여 명의 기라성 같은 고수가 머물러 있다.

 

 

그런데도 아무런 소란도 없는 가운데 마종도의 심장부인 

 

마종군림루 안까지 들어온 자가 있을 줄이야! 

 

"어서!" 

 

능설비가 차게내뱉자, 

 

"후, 후회할 일을 하는군." 

 

사해천마존이 마른침을 삼켰다. 

 

"후훗, 후회를 해도 내가 할 것이니 걱정말고 앞서 가라. 

 

아주 조용히 금면마종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라." 

 

"으으, 이각 후면 대천라지망(大天羅地網)이 쳐진다. 

 

그러면 너는 만 명에 의해 포위된다." 

 

사해천마존이 은근히 겁을 주려 하자 능설비는 여유있게 받아넘겼다. 

 

"이각? 훗훗, 나는 일각을 예상하고 있었지. 

 

이각이라야 나의 살인이 발각된다면 나는 일각이라는 시간을 더 번 것이다." 

 

"지독하군, 실명대협." 

 

사해천마존은 혀를 내두르며 등을 돌렸다.

 

 

그의 제자들이 풀숲에 쓰러져 피가 근처를 적시나 주위는 실명대협이 

 

오기 전이나 마찬가지로 아주 조용했다. 

 

금면마종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거처 근처에 있는 것을 싫어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거처는 한산하게 만들었다.

 

 

능설비는 바로 그 허점을 노린 것이었다. 

 

사해천마존은 능설비와 나란히 걸었다.

 

 

마종군림루가 점점 가까워졌다.

 

 

마종군림루는 삼층 누각이었다.

 

 

말이 누각이지 하나의 탑(塔)이라 할 수 있었다.

 

 

사해천마존은 누각에서 오 장 정도 떨어진 곳에 이르르며 걸음을 멈추었다. 

 

"노부도 이제는 더 갈 수 없다." 

 

"왜 그런가?" 

 

"명받지 않아서이다. 

 

노부는 문에서 여기까지를 지키도록 명 받았다. 

 

저 안쪽은 노부의 영역 밖이다." 

 

"훗훗, 지금 네게 명하는 사람은 나다. 

 

그러니 나의 명에 따라 안으로 들어가라.

 

네가 할 일은 하나, '문을 열어 주시오'라고 말하는 것뿐이다." 

 

"으으!" 

 

사해천마존은 안면근육을 실룩거렸다.

 

 

그는 능설비의 오만함에 기가 질리는 것이다. 

 

'여기서도 이렇게 당당하다니 만약 황야에서 만났다면 이자는 얼마나 유아독존적이었을까!' 

 

그는 입술을 악물었다. 

 

'그러나 겁이 너무 없어 결국 너는 자신을 죽이게 되는 것이다. 미련한 놈!' 

 

사해천마존은 몸을 돌려 마종군림루 쪽으로 다가갔다.

 

 

능설비가 따라오는 기척은 없었다.

 

 

한순간, 사해천마존은 사해비천풍(四海飛天風)이라는 

 

신법으로 연기처럼 빨리 날며 지축이 흔들려라 크게 소리쳤다. 

 

"실명대협이 왔다!" 

 

그는 허공으로 떠오르며 품에서 화탄 하나를 꺼내 집어던졌다.

 

 

펑! 폭음이 일자 조용하던 녹원(綠圓)이 기관 돌아가는 소리로 인해 아수라장으로 화했다. 

 

"뭐라고?" 

 

"누가 왔다고?" 

 

"대체 무슨 일이냐?" 

 

사방 곳곳에서삽시간에 백여 명의 고수들이 들이닥쳤다. 

 

사해천마존은 허공에서 몸을 정지시키며 한곳을 가리켰다. 

 

"저, 저기 놈이 있는 것이 보이지 않느냐?" 

 

"누가 어디에 있단 말이냐?" 

 

백여 명의 고수는 일제히 사해천마존이 가리키는 곳을 보았으나 거기에는 아무도 서 있지 않았다. 

 

"어엇? 이럴 리가 없는데?" 

 

사해천마존은 능설비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그만 아연실색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능설비는 찰나지간의 소란을 이용해 마종군림루 안으로 접어들었다.

 

 

그는 혼신의 공력을 다해 움직였다.

 

 

그는 문 세 개를 지나 계단의 어귀에 이를 수 있었다. 

 

그곳에는 그가다가서는 것을 노려보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그는 얼굴을 은면구가 아닌 옥면구로 가리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아주 시뻘갰다. 

 

"흐흐, 파고드는 솜씨가 제법인데? 들어서는 것을 몰라 그냥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 와서 소란을 일으키나 알고 싶어 잠자코 있었던 것이다." 

 

그의 목소리는아주 나직했지만 음산한 기운이 풀풀 풍겨 나왔다.

 

 

그는 계단 사이에 서 있었다.

 

 

그의 좌우에는 학시진(鶴翅陣)이 펼쳐져 있었다.

 

 

우측에 열두 명, 좌측에 열두 명.

 

 

그까지 합친다면 도합 스물다섯 명이 지하로 드는 계단 입구를 막고 있는 것이었다.

 

 

이전에 보았던 자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자들이었다.

 

 

옥면구를 쓴 노인 이외에는 모두 철갑(鐵甲)을 걸치고 있었다.

 

 

우측에 있는 자들은 강시(彊屍)들이었다.

 

 

좌측에 있는 자들은 독인(毒人)들. 모두 이성이 없는 자들이었다. 

 

능설비는 일단걸음을 멈췄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능설비는 마후마검을 여인을 껴안듯 꼬옥 안았다. 

 

옥면구 쓴 자가 능설비를 바라보며 고개를 천천히 가로저었다. 

 

"세 가지 실수가 있었다." 

 

" ?" 

 

"후훗, 너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그럼 누가 실수했느냐?" 

 

"노부가 실수했다는 말이다. 

 

첫째 실수는 어제부터 산둥성 도처에 일었던 혈풍이 진짜 고수들을 

 

천외신궁 밖으로 끌어내기 위한 성동격서지계(聲東擊西之計)임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능설비가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자 옥면구의 인물이 말을 이었다. 

 

"둘째 실수는 지옥수뇌(地獄水牢) 쪽에서 이쪽으로 통하는 암도(暗道)를 

 

너무 허술히 막았다는 것이다." 

 

" !" 

 

"셋째 실수는 마종천하가 일찍 도래했다고 맹신(盲信)하는 

 

머저리들을 마종전의 수비로 세워두었다는 것!" 

 

그는 누구일까?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기도는 아주 삼엄했다. 

 

'낯익은 목소리다. 누구일까?' 

 

능설비는 옥면구를 쓴 자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러나 얼핏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

 

 

상대는 지금 마공을 끌어올린 상태였다.

 

 

그래서 체형과 목소리가 본래와는 많이 달라진 것이다. 

 

"하여간 대단하다, 실명대협." 

 

"피차일반이다. 

 

이제야 죽일 만한 자를 만나게 되어 기분이 좋다. 

 

자아, 나를 금면마종에게 안내해다오." 

 

"후훗, 그분 곁으로 갈 수 있는 사람은 현재 아무도 없다. 

 

그리고 노부라 해도 저 뒤로는 들어가지 못한다. 

 

즉, 너는 올 수 있는 한도까지 다 온 것이다. 

 

너의 잠입은 대성공한 것이다. 

 

너는 끝에 와서야 발견되었다 할 수 있고 그것은 노부의 치욕이며 전 마도의 치욕이다." 

 

"치욕이라?" 

 

능설비가 고소를 금치 못하자, 

 

"이곳은 결점이 없게 지어졌다고 평가받았는데 

 

너의 잠입으로 인해 결점이 있다고 드러난 것이지." 

 

옥면구를 쓴 자가 씁쓰름한 어조로 말했다.

 

 

아무도 난입하지 못한다는 위대한 건물, 

 

그것이 능설비로 인해 허점 많은 건물로 재평가받게 된 것이었다. 

 

"일단 너를 죽이겠다. 그 다음 몇 가지 관문을 수리할 것이다. 

 

그러면 진짜 완벽한 천외신궁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는 손을 느릿느릿 쳐들었다.

 

그것이 신호인양 강시와 독인들이 매우 괴로운 숨소리를 냈다. 

 

"크으으!" 

 

그의 손이 내려지면 강시와 독인들이 몸을 날려 공격을 개시할 것이다. 

 

'일검 이상을 쓰면 나의 수치다. 

 

이 자리에서 마도의 기세를 완전무결하게 격파해 버리리라.' 

 

능설비는 자신도 모르게 한 가지 검결을 취했다.

 

그의 자세가 기묘해질 때 갑자기, 

 

"오오, 이럴 수가!" 

 

옥면구를 쓴 자가 전신을 부르르 떨며 탄성을 터뜨렸다. 

 

"드디어 기다리던 순간이 되었단 말인가?" 

 

노부는 기억한다. 구만리장천일검식을!" 

 

그의 목소리가완연히 달라졌다.

 

그의 목소리는 바로 만리총관(萬里總官)의 목소리가 아닌가! 

 

'나의 검초를 한눈에 알아보다니!' 

 

능설비는 가슴뜨끔함을 느꼈다.

 

 

그러나 곧 마음을 가라앉히고 마후마검을 움켜잡았다.

 

 

그가 막 칼을 빼려 할 때, 

 

"때가 된 것이다!" 

 

옥면구를 쓴 만리총관이 크게 외치며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독분(毒紛)이 독침(毒針)과 더불어 자욱하게 뿌려졌다.

 

 

 

'무협지 > 실명대협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58장 밝혀진 眞面目  (0) 2014.06.22
제57장 老總官의 충정  (0) 2014.06.22
제55장 地 獄 水 露  (0) 2014.06.22
제54장 天外神宮  (0) 2014.06.22
제53장 천 년을 잠잔 저주의 검  (0) 2014.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