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실명대협

제54장 天外神宮

오늘의 쉼터 2014. 6. 22. 19:31

 

 

제54장 天外神宮
 

 

 

 

 

동악(東嶽), 

 

바로 대종(垈宗)인 태산(泰山)을 일컫는 말이다. 

 

산이 인간에게주는 것은 무엇인가?

 

 

높이에 대한 우러름일까?

 

 

태산에는 그것이 언제나 존재한다.

 

 

우러름이 아니라면 미(美)일까?

 

 

그것도 태산에는 언제나 머물러 있다.

 

봄에는 신록(新綠)으로, 

 

여름에는 짙푸른 녹음으로, 

 

만추(晩秋)에는 홍해(紅海)의 아름다움이 머물러 있다.

 

 

또한 겨울에는 설국(雪國)의 장관을 연출한다. 

 

태산의 제일주봉은 일관봉(日觀峰)이다.

 

 

그 위에 서면 저 멀리 동해(東海)의 일출(日出)이 보이는 장소, 

 

언제나 웅지를 과시하며 군계일학(郡界一鶴)으로 버티고 있는 봉우리가 일관봉이다.

 

 

거센 비바람이 불어가도 봉우리는 흔들림이 없다.

 

 

다만 핏빛의 손들(血手), 단풍(丹楓)이 어지러이 뿌려질 뿐이다. 

 

쏴아아. 

 

유난히도 바람이 강한 날이다.

 

 

만산홍엽(滿山紅葉)이 일대 강풍으로 인해 어지러이 흩어지며 태산 위 하늘을 시뻘겋게 물들였다.

 

 

무수히 날아오르는 풍엽, 

 

혈수가 수없이 많이 나타나 하늘을 발기발기 찢어버리는 듯한데...........

 

휘휙!

 

숲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적포인(赤袍人)들이 있었다.

 

 

수는 백팔 정도였는데 하나같이 면구(面具)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그중 하나는 은면구를 쓰고 있었다.

 

 

스슥슥!

 

일백팔 명은 서쪽으로 파도치듯 사라져 갔다. 

 

나무 위에는 언제부터인가 장검을 가슴에 안고 사람들이 

 

나는 듯 달려가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흑삼괴인 하나가 있었다. 

 

"벌써 열두 차례다." 

 

그는 자신만이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낮게 뇌까렸다. 

 

"분명 십구웅이 저지른 일을 처리하러 신궁을 떠나는 자들이리라." 

 

그는 큰 죽립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그러나 죽립 사이로 빛나는 그의 눈매만은 가리지 못했다.

 

 

능설비, 그가 마후마검(魔吼魔劍)과 더불어 태산 일관봉 중턱에 오른 것이었다. 

 

능설비는 하루전 일관봉에 왔다.

 

그는 나뭇가지 위에서 하루를 지낸 셈이었다. 

 

'신궁에는 수많은 마도고수가 있다. 

 

그러나 천여 명이 빠져나간 이상 나 하나가 잠입할 틈은 있을 것이 아닌가?' 

 

그는 죽립을 깊이 눌러 쓰며 슬쩍 떠올랐다.

 

 

그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허공을 가로질렀다.

 

 

능설비는 매복의 눈을 피해가며 이십 리를 갔다. 

 

노을 아래, 하나의 성(城)이 우두커니 서서 능설비를 마중했다. 

 

'천외신궁(天外神宮)' 

 

마도천년사(魔道千年史)에 길이 남을 위대한 건축물이 

 

바로 능설비의 눈 앞에 버티고 있는 것이었다. 

 

'감회가 깊군. 저것의 건립은 구마령주시절 나의 숙원이었는데, 

 

이제는 내가 무너뜨려야 할 마성에 불과하다니.' 

 

능설비는 착잡한 심정을 누르기 위해 눈을 감고 잠시 지체했다. 

 

천외신궁은 완벽한 장소였다.

 

 

천외신궁은 사상팔진도(四象八陣圖)에 따라 세워졌으며, 

 

내성(內城)의 주위에 외성(外城)을 갖췄고 그 주위에 사루(四樓)가 있었다. 

 

용형루(龍形樓), 

 

호형루(虎形樓), 

 

풍형루(風形樓), 

 

운형루(雲形樓). 

 

사루는 마도고수들을 대거 양성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옷자락 사이로찬 바람이 흘러들자 능설비는 어느 정도 냉정을 되찾고 감았던 눈을 떴다. 

 

'나의 표적은 하나! 신마종(新魔宗)의 수급(首級)이다!' 

 

그는 신마종의수급을 취하기 위해 자객(刺客)의 심정으로 온 것이었다. 

 

'이곳은 너무 거대하다. 

 

나 하나의 힘으로는 무너뜨릴 수 없다. 

 

그리고 이곳은 백도고수들에 의해 무너져야 하는 것이다. 

 

나는 나를 키우고 결국 나를 제거한 그자의 목을 자르는 것으로 나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다.' 

 

능설비의 눈빛은 완연한 금빛이었다. 

 

'네 놈이 안에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제일 급하다.' 

 

그는 중얼거리며 다시 몸을 날렸다.

 

 

날이 아주 어두워진 후인지라 잠입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성벽의 높이는칠 장(七丈), 성벽을 따라 한 바퀴 도는 도중에 발견할 수 있는 

 

문의 수는 통털어 여덟 개이다. 

 

천외신궁의 정문이 있고 따로 칠소문(七小門)이 있었다.

 

 

정문 앞에는 오백 명이 즐비하게 서서 하루 종일 경계의 눈길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일곱 개의 소문에도 항상 경비가 삼엄하게 펼쳐져 있었다.

 

 

북이 일각(一刻)마다 한 번씩 울렸고, 삐익삐익, 딱딱딱! 

 

순찰도는 고수들의 신호성이 야적함을 깨뜨렸다. 

 

'역시 철저한 자이다.' 

 

능설비는 성 주위를 빙빙 돌다가 천외신문(天外神門) 근처의 큰 바위 뒤에 숨었다. 

 

'나조차도 잠입할 길을 찾지 못할 정도로 철저한 방어라니.' 

 

그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한 사람의 얼굴을 떠올렸다. 

 

혈수광마웅. 

 

천외신궁의 매복을 조직한 사람은 분명 그일 것이다.

 

 

그가 아니고는 이러한 매복을 만들 사람이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능설비는 눈을스르르 감았다. 

 

'들켜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리고 싸움을 벌려서 나의 정체를 드러나게 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타초경사(打草驚蛇)의 누를 범하는 꼴이 된다.' 

 

그는 그리 조급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는 마후마검의 검집을 쓰다듬었다.

 

 

마후마검은 살아있었다.

 

 

웅웅! 거리며 마후마검이 우는 소리를 능설비는 영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잠시만 기다려라, 나의 친구! 너의 몸에 마의 피를 듬뿍 묻힐 순간이 곧 있을 테니까.' 

 

우웅웅! 

 

천 년 저주를 깨고 세상에 태어난 마후마검은 능설비의 말뜻을 알아듣기나 한 것처럼 

 

가늘게 몸을 떨었다.

 

 

검은 살기(殺氣)를 알고 있는 것이었다. 

 

능설비는 더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 

 

이경(二更) 무렵이 되었으나 어둠은 없었다.

 

 

밤이 깊을수록 근처는 더욱 밝아졌다.

 

 

천외신궁은 거대한 불야성이 되었다. 

 

'그 놈의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마도세력을 단 일시에 철저하게 끌어모아 고금제일의 마맹을 만들었으니!' 

 

능설비는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화려함이 클수록 그늘도 커지는 법이지. 

 

덩치가 커지면 헛점이 많이 생기는 것도 같은 이치이고.' 

 

능설비는 소리없이 걸었다.

 

 

그는 놀랍게도 다른 곳이 아닌 정문을 향해 갔다.

 

 

그는 길 모퉁이를 돌며 죽립을 벗어 품에 지녔다.

 

 

그리고는 마후마검을 가슴에 안고 정문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다가갔다.

 

 

그의 얼굴은 이미 절세미남자 능설비의 얼굴이 아니었다.

 

 

대신 중년인의 얼굴이 자리잡고 있었다.

 

 

스슥!

 

능설비는 마도신법을 사용해 정문을 향해 갔다. 

 

아니나 다를까?

 

 

문에서 백 장 가까이 접근하기도 전 그의 앞길을 막는 사람 다섯이 있었다. 

 

"영패(令牌)를 보여 주시오!" 

 

"어느 당(堂)의 소속이오?" 

 

다섯 사람이 묻는 모습은 지극히 사무적이었다.

 

 

천외신궁은 갑자기 일어났기에 그 안에 있는 사람조차도 자신들의 동료가 누구인지 다 알지 못한다.

 

 

사람의 얼굴이 통하는 곳이 아니라 신패가 통하는 곳이 바로 천외신궁의 정문이었다. 

 

"고약한 녀석들이다. 본좌를 몰라보다니!" 

 

능설비는 눈에서 살광을 쏟아냈다. 

 

'무서운 눈빛이다!' 

 

다섯 무사는 능설비의 눈빛에 겁을 집어먹었다.

 

 

그들은 능설비의 눈빛을 두렵게 여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능설비가 자신들의 한패거리라는 것을 

 

아주 자연스레 받아들였다. 

 

능설비가 오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네놈들은 본좌가 어느 당 소속인지 모르느냐?" 

 

그가 눈꼬리를치켜뜨자, 

 

"혹, 형당(刑堂) 소속이 아니신지요?" 

 

다섯 무사 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가 겁먹은 어조로 되물었다.

 

 

형당은 천외신궁 내에서도 가장 위세가 좋은 당이었다.

 

 

다른 곳의 사람들에 비해 훨씬 강하고 훨씬 잔혹했다.

 

 

그리고 형당에 속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누리지 못하고 있는 특권을 누리고 있었다. 

 

다섯 무사가 은근히 겁먹은 눈초리로 바라보자, 

 

"그렇다, 본좌는 형당 사람이다. 봐라!" 

 

능설비는 손을품안에 넣었다.

 

그 순간 그의 눈빛이 아주 붉게 달아올랐다. 

 

"어어엇!" 

 

"눈이 시리다!" 

 

"으으, 지, 지독한 안공이다!" 

 

다섯 사람이 자지러질 때, 능설비는 손을 빨리 빼었다가 다시 품에 넣었다. 

 

"험, 어서 안으로 안내해라. 본좌는 먼길을 달려왔다." 

 

그가 대체 뭘 보였단 말인가?

 

 

그러나 무사는 감히 다시 묻지 못했다.

 

 

그들은 영패를 봤다고 믿어버리는 것이었다.

 

 

그것이 바로 능설비가 노리는 바였다. 

 

"따, 따라 오십시오." 

 

다섯 무사 중 하나가 능설비를 앞에서 안내하기 시작했다. 

 

능설비는 팔자걸음으로 그 뒤를 따라갔다. 

 

천외신문은 아주 거대했다.

 

 

폭이 이십 장에 달했고 문짝의 수가 스물여덟 개였다.

 

 

말이 문이지 사실 거대한 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키는 무사들은 능설비가 호위무사의 안내를 받으며 오자 

 

형식적으로 목례를 하며 길을 내 주었다. 

 

능설비는 의심을 받을 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일부러 산발한 머리카락과 너무나도 능숙한 마공으로 인한 잔혹한 기도! 

 

누가 그를 마도고수가 아니라 할 수 있겠는가? 

 

잠시 후, 능설비는 외성과 내성 사이로 들어설 수 있었다. 

 

"저는 새벽까지 매복해야 합니다.

 

 

더 이상 모시고 갈 수 없는 것을 용서해 주십시오." 

 

그를 안내했던무사가 허리를 숙였다. 

 

"싹싹한 녀석이도다. 헛헛!" 

 

능설비가 무사를 칭찬하자, 

 

"감사합니다. 한데 형당의 어느 분이신지요? 

 

형당주이신 광혈대제(狂血大帝)님보다도 내공이 높으신 것 같으니?" 

 

무사가 뒷머리를 긁으며 우물쭈물 물었다. 

 

"본좌는 형당의 비밀호법이다. 

 

본좌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니 너도 입조심해야 한다." 

 

능설비는 짐짓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헤헤, 그것은 염려 마십시오. 윗 어르신네들의 심중을 속하가 어찌 모르겠습니까?" 

 

무사는 능설비의 기도에 눌려 아주 곱살스러워졌다. 

 

"헛헛, 언제고 형당으로 와라. 내가 네게 몇 가지 재간을 따로 전수해 주마." 

 

"아이구우, 황송합니다!" 

 

무사는 허리를깍듯이 숙였다. 

 

능설비는 그의심장이 벌렁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손바닥으로 턱을 쓰다듬으며 자못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한데, 마종은 어떠시냐? 본좌는 꽤 오랫동안 외부 생활을 한지라 내부 사정을 잘 모른다. 

 

요사이 강호에 번잡한 일이 많이 벌어져

 

마종께서 심기가 불편하시지나 않을런지 모르겠다." 

 

"헤헤, 미천한 저희들이 어찌 마종전(魔宗殿) 안의 사정을 알겠습니까. 

 

그거야 오히려 저희들이 여쭤봐야 할 일이지요." 

 

무사는 대답을못 해 미안한 듯 얼굴을 붉혔다. 

 

'틀림없이 마종전이란 곳에 그 놈이 있다!' 

 

능설비는 무사의 말을 듣고 모르던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마종전. 그곳이 바로 신마종의 거처인 것이다. 

 

무사는 허리 숙여 재삼 인사한 다음 성문 밖으로 되돌아갔다.

 

 

능설비는 그가 사라지기를 기다렸다가 느릿느릿 걸음을 옮겼다.

 

 

밤인데도 사람들이 많이 오가고 있었다.

 

 

특히 외성사루(外城四樓) 중의 하나인 용형루에서는 

 

유난히 많은 신형(身形)이 오락가락거리고 있었다.

 

 

용형루는 외성 안에 독자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일 장 높이의 누각이 있고, 반경 이백 장 정도 되는 

 

모래밭이 촘촘한 목책(木柵)에 의해 다른 곳과 분리되어 있었다.

 

 

용형루는 그 모든 것을 통털어 말하는 것이었다. 

 

능설비는 목책을 바라보았다.

 

그 안쪽 모래밭 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또렷이 알아볼 수 있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누각 앞, 비쩍 마른 노인 다섯 명이 일렬로 서 있었다.

 

 

그 뒷쪽에는 은면구를 한 노인 하나가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다섯 노인 앞에는 이백여 명의 젊은 이들이 무릎을 꿇은 자세로 있었다.

 

 

젊은이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삭막했다.

 

 

차림새에 있어 특징이 있다면 발목에 아주 큰 차꼬 하나씩을 차고 있다는 것이었다.

 

 

차꼬의 무게는 얼핏 봐도 일백 관(貫)은 넘어 보였다. 

 

모래밭에는 발자국이 무수했다.

 

어떤 발자국은 희미했고 어떤 것은 꽤나 깊었다. 

 

'비록 수준은 뒤떨어지나 구마루의 재판이다.' 

 

능설비는 구마루 시절을 회상했다.

 

 

지옥보다도 괴로웠던 시절, 그것이 그림자처럼 뇌리에 드리워지는 것이었다. 

 

용형루는 천외신궁에 입궁한 젊은이들에게 신법(身法)을 전수하는 장소였다.

 

 

길러지는 젊은이들, 그들이야말로 장차 천하를 지배할 자들이었다. 

 

팔짱낀 노인은용형총관이었다.

 

다섯 노인은 용형루의 오대 부교두들이었다.

 

 

과거 혈루회에 속했던 자들이고, 인육(人肉)을 즐겨 먹을 정도로 잔악한 자들이었다. 

 

"언제고 너희들은 마도의 기둥이 된다." 

 

용형교두는 사나운 기세로 외쳤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무표정했다.

 

 

다만 아주 잔혹한 눈빛을 거침없이 흘릴 뿐이었다.

 

 

그들은 살아있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젊은이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실명대협 능설비의 착잡해 하는 눈빛! 

 

'없애리라. 다시는 이러한 저주가 없게 철저히 없애리라! 

 

그는 소리없이뒤돌아섰다.

 

 

생각 같아서는 마후마검을 뽑아 모든 것을 갈라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참고 느릿느릿 걷는 것이었다.

 

 

그는 미소년도 아니고 철부지도 아니었다.

 

 

그는 그도 모르는 사이 대장부(大丈夫)가 된 것이었다. 

 

능설비는 내궁을 제외한 장소를 거의 다 구경했다.

 

 

그는 만리총관이 충성스러운 사람임을 새삼 알 수 있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이러한 건물은 세워지지 못했다.

 

 

그런데 그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아아, 그가 마종전에서 새로운 마종에게 충성하고 있다면 

 

그를 베어야 하는데 그때 나의 손이 떨리지 않을까?' 

 

능설비는 외성구경을 다한 다음에야 내성 쪽으로 걸어갔다. 

 

'입금(入禁), 은면구(銀面具) 이하(以下) 출입금지(出入禁地)' 

 

내성 벽 곳곳에 상당히 강경한 어조의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내성이야말로 천외신궁의 심장이었다. 

 

'경계가 이렇게 삼엄하다는 것은 

 

저 안 어딘가에 내가 목잘라야 할 자가 머물러 있다는 것을 뜻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분명 안에 있다. 

 

그러기에 경계가 이리도 치밀한 것이다.' 

 

능설비는 그늘에 숨어 다시 죽립을 썼다.

 

 

이제부터는 잔 속임수가 통하지 않는다.

 

 

능설비는 그것을 잘알고 있는 것이었다. 

 

'혈수광마웅! 너는 나를 강하게 기른 것을 저주하며 지옥에서도 분루를 떨구리라. 

 

너는 나를 너무 잘 만들었다. 

 

이런 관문조차도 하잘 것 없는 것으로 생각할 정도로!' 

 

능설비는 갓끈을 꽉 졸라맸다.

 

 

'무협지 > 실명대협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56장 검이 말해 준다!  (0) 2014.06.22
제55장 地 獄 水 露  (0) 2014.06.22
제53장 천 년을 잠잔 저주의 검  (0) 2014.06.22
제52장 以 魔 制 魔  (0) 2014.06.22
제51장 雲中의 章  (0) 2014.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