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실명대협

제51장 雲中의 章

오늘의 쉼터 2014. 6. 22. 19:27

 

 

제51장 雲中의 章
 

 

 

 

능설비는 옥접에게 자신의 겉옷을 걸쳐 주었다. 

 

옥접은 지난 이야기를 자세히 하며 계속 눈물을 흘렸다. 

 

"흐흑, 삼총관은 갑자기 사라지셨습니다. 

그분들은 신궁의 어딘가에 머무르고 계신다 합니다." 

 

"태산에?" 

 

"예, 지금 어찌 계신지는 모르나, 그분들의 위치는 그전만 못합니다. 

 

신마종은 삼총관제를 없애고 팔총관을 만들었습니다." 

 

옥접이 울먹이며 말하자, 

 

"자세히 말해다오." 

 

능설비는 신중한 표정이 되어 바싹 다가앉았다. 

 

"예!" 

 

옥접은 칠총관에 대해 이야기했다. 

 

환락총관(歡樂總官). 

 

군마환락루주로 바로 혈수독웅을 말한다. 

 

색혈총관(索血總官). 

 

신마종의 뜻을거역하는 자들을 찾아다니며 죽이는 전문적인 살수(煞手)다.

 

 

그는 항상 신마종을 위해 돌아다닌다.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런 생각도 없는 자, 

 

그에게 들리는 말은 신마종이 내리는 살인명령뿐일 것이다. 

 

천마대총관(天魔大總官)과 지마대총관(地魔大總官). 

 

이들 둘은 기라성 같은 마도고수들을 접대하는 위치에 있다.

 

 

따라서 누구보다도 풍부한 식견이 있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지위가 

 

바로 천지쌍총관(天地雙總官)의 자리였다. 

 

용형총관(龍形總官)과 호형총관(虎形總官), 

 

그리고 풍형총관(風形總官)과 운형총관(雲形總官). 

 

이들 사총관은 신궁 근처에 머물러 새로이 입궁하는 제자들에게 

 

마공을 전수하는 지위에 있는 자들이었다.

 

 

천외신궁은 적을 많이 갖고 있었기에 많은 싸움을 해야 하고 

 

결국 수많은 고수들이 필요한 것이다.

 

 

교두사총관(敎頭四總官)은 싸움에 필요한 고수들을 길러내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들 총관의 명칭이 암시하는 바는 아주 컸다. 

 

능설비는 구마루를 기억했다.

 

 

그곳에서의 생활은 지옥의 나날들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인간이 아닌 악마를 기르는 장소 그것이 태산에 다시 서고 있단 말인가? 

 

천외신궁이 바로 새로운 구마루가 된단 말인가?' 

 

그는 섬뜩함을느꼈다. 

 

'그래서는 아니 된다. 

 

또다시 그런 슬프고 처절한 삶이 탄생되어서는 아니 된다. 

 

나의 몸을 불살라서라도 그것을 막으리라!' 

 

능설비의 눈에서 금광(金光)이 쏟아졌다. 

 

옥접은 허리띠를 조이다가 그 눈빛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아아, 황홀합니다. 그 눈빛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아주 평화로워집니다." 

 

"공공금안(空空金眼)이라는 것이다. 언제고 기회가 나면 네게도 알려 주마." 

 

"저는 무공과는 거리가 멉니다. 저는 남자를 잘 섬기는 법 만을 알고 있답니다." 

 

옥접은 살며시웃었다.

 

 

얼굴 가득 눈부신 아침 햇살처럼 퍼지는 미소가 퍽이나 아름다웠다. 

 

"네 얼굴이 전보다 아름답게 보이는구나. 

 

하여간 이제부터 너의 입은 바로 생사판관(生死判官)의 입이 되는 것이다. 

 

너의 말 한 마디가 죽음과 삶을 결정지을 것이다." 

 

능설비는 옥접을 등에 업었다.

 

 

신비스런 구석이 많은 여인의 육신은 의외로 가벼웠다. 

 

"흐으응!" 

 

옥접의 콧소리가 아주 교태로워졌다.

 

 

그녀의 봉긋한 젖가슴이 탄력있게 능설비의 등판을 눌러 왔다. 

 

"옥접아, 네가 살(殺)이라고 하면 내가 그자를 죽이고, 

 

점(點)이라고 하면 그자를 점혈해 누이겠다. 

 

네가 봐서 둘 중 어떤 식으로 처단할지를 결정해라." 

 

능설비는 일어나 문에 일장을 가했다. 

 

꽈꽝! 벼락치는 소리가 날 때, 

 

능설비는 품 안에서 죽립을 꺼내 펼쳐서 얼굴을 가렸다.

 

 

능설비의 손에서 또다시 일장이 가해지며 벽이 산산이 허물어졌다. 

 

"무, 무슨 일이냐?" 

 

"저쪽이다!" 

 

"쌍검왕의 합환소에서 난 소리다!" 

 

굉음을 듣고 무사들이 소란을 떨며 통로를 따라 들이닥쳤다. 

 

그들이 달려오는 모습을 발견한 옥접의 입에서 뾰족한 외침이 연속적으로 터져나왔다. 

 

"살(殺), 살(殺), 살(殺)!" 

 

그 음성이 여운을 맺기도 전에 휘휙휙! 날카로운 파공성을 내며 

 

능설비의 손에 들린 흑선(黑線)이 흐르며 피비가 뿌려졌다. 

 

"케에엑!" 

 

"으악! 귀, 귀신!" 

 

통로를 따라 달려들던 세 사람은 피를 뿜으며 즉사해 나뒹굴었다. 

 

능설비는 검은선이 그어지듯이 빠르게 통로를 달렸다.

 

 

그는 아예 눈을 감고 있었다.

 

 

눈을 감아도 움직이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다.

 

 

만화지의 지리에 대해서는 구석구석까지 모르는 것이 없는 능설비였다.

 

 

그리고 어렸을 때 눈을 감고 바둑을 두어 상대를 이긴 바 있을 정도로 

 

청각이 뛰어난 그가 아니겠는가? 

 

"살(殺)!" 

 

옥접은 사람이보일 때마다 진저리치듯 뾰족한 고함을 쳤다. 

 

능설비의 손은그때마다 강기를 발출했다.

 

 

그리고 터져나오는 처절한 비명과 뿜어지는 피보라! 

 

갖가지 꽃들이흐드러지게 핀 꽃밭이 검붉은 피에 물들었다.

 

 

그러기에 더욱 처절해 보였다. 

 

"으아악!" 

 

"크윽!" 

 

단말마의 비명은 끊이지 않고 터져나왔다. 통로가 시체로 메워져 갈 때, 

 

"쌍검왕 네놈이!" 

 

혈수독웅이 이를 빠드득 갈아대며 불쑥 머리를 내밀었다.

 

 

그의 손에는 비매천운독침통(飛魅穿雲毒針筒)이라는 

 

지극히 맹독한 암기의 발사기구가 들려져 있었다. 

 

그가 단추를 눌러 독침을 발사하려 할 때, 

 

"살!" 

 

여인의 외침과더불어 금빛의 손그림자가 다가서며 혈수독웅의 앞을 가로막았다. 

 

"대자대비하다는 부처의 손?" 

 

혈수독웅은 눈부신 금빛이 자신의 눈 앞을 가리자 갑자기 마성을 상실했다.

 

 

몸도 말을 듣지 않았다. 

 

혈마광음수.

 

 

그것은 기운만으로도 마공을 능가하는 절대적인 정종무공이었다. 

 

혈수독웅은 거미줄에 걸린 나비와 같은 꼴이 되고 말았다.

 

 

그의 동공이 공포에 질려 부릅떠질 때, 

 

퍽!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혈수독웅의 심장이 으스러졌다.

 

 

그의 가슴에는 선명한 금인(金印) 하나가 남았다. 

 

능설비의 손에비해 오분지 일 정도 되는 크기의 금인, 

 

그것은 능설비가 펼쳐낸 항마공공의 절기가 십성 수준에 이르렀음을 밝히는 신표가 될 것이다. 

 

'만화지가 탔다!' 

 

발없는 말이 천 리를 가듯 놀라운 소문이 개봉부에 좌악 퍼졌다.

 

 

살수(煞手)의 정체도 더불어 밝혀졌다. 

 

그 살수의 이름은 능공자(陵公子)라 했다. 

 

그는 군마환락지의 군마(群魔)를 베어버리고 그 안에 머물고 있던 

 

미녀 중 오십 명 정도를 데리고 홀연히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만화지는 사흘을 두고 타올랐다.

 

 

마도의 쾌락을 상징하던 곳, 

 

그곳이 불탔다는 것은 아주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중조산(中條山). 

 

휘영청한 달빛아래, 곧 무너질 듯 위태로운 벼랑 하나가 있었다.

 

 

그 벼랑의 꼭대기에는 두 사람이 서 있었다. 

 

한 사람은 흑삼을 걸친 채 벼랑 아래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흑삼인의 뒤에 있는 사람은 죽립으로 얼굴을 가린 흑의여인이었다.

 

 

그녀 앞에는 다로(茶爐)가 놓여 있었다.

 

 

다로 안에서는 물이 끓고, 곧 다엽에 물이 따라졌다.

 

 

다향이 퍼지며 두 사람 사이에 말이 오갔다. 

 

"곧 올 것입니다, 능상공." 

 

차가운 음색이나 아주 아름다운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물론 그럴 것이다." 

 

흑삼을 걸친 사내의 목소리는 아주 나직했으나 힘이 들어 있었다. 

 

"옥접을 비롯한 여인들은 의검방주가 마련한 거처에서 기거하게 될 것입니다. 

 

강호가 평화로워질 때까지 아무도 그네들이 있는 곳을 찾지 못할 것입니다." 

 

흑의여인은 도자기 잔에 차를 따라 붓고 그것을 흑삼인에게 전했다.

 

 

흑삼인은 차 향을 음미하다가 펄펄 끓는 차를 단숨에 마셨다. 

 

"한 잔 더 다오. 갈증이 심하다." 

 

그는 빈 잔을 내밀었다. 

 

여인은 아주 공손히 차를 한 잔 더 따랐다. 

 

얼마 후, 그 두 사람의 주위로 달빛을 타고 내려오듯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죽립(竹笠)과 흑의(黑衣)를 걸친 그들은 어딘지 모르게 차가운 느낌을 전신에서 풀풀 풍겨냈다.

 

 

그들의 수는 도합 열 명이었다. 

 

"공자의 명을 받고 이호(二號)가 왔습니다." 

 

"칠호, 대령했습니다." 

 

열 사람은 하나하나 자신에게 부여된 번호를 밝히며 공손히 인사를 올린다. 

 

"흠, 여덟이 비는구나. 어찌된 것이냐?" 

 

흑삼인은 차를마시며 입을 열었다.

 

 

이호라는 사람이 대표로 말했다. 

 

"조금 귀찮은 일이 있었습니다." 

 

"뭐냐?" 

 

"의검신협을 도와 일천(一千) 탕마금강대(蕩魔金剛隊)를 소집했습니다. 

 

그 일은 비밀리에 행해서 대성공 되었지요. 그런데." 

 

" ?" 

 

"곤란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무공을 잘 모르는 일천영재(一千英才)가 십이호(十二號)를 비롯한 

 

여덟 명의 무공에 반해, 부디 교두(敎頭)가 되어달라고 사정사정하는 것이었습니다." 

 

"교두가 되어달라?" 

 

흑삼인이 자못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묻자 이호라는 사내가 공손히 대답한다. 

 

"예, 각파의 비전절예를 자신들에게 전수해 달라는 것이었지요." 

 

"흠, 그래서 다들 거기 남은 것이냐?" 

 

"그렇습니다. 그러나 곧 올 것입니다." 

 

"아니다." 

 

"예에?" 

 

흑삼인이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이호는 다소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흑삼인이 달빛이 출렁이는 허공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구태여 여기 와 나를 만날 필요는 없다. 

 

거기 머물며 장차 무림백도를 짊어지고 갈 일천영재를 가르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달빛에 물드는흑삼인의 눈빛은 어딘가 낯이 익었다.

 

 

깊이를 모를 심연처럼 신비로움을 담은 눈빛은 단 한 사람에게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는 바로 실명대협(失名大俠) 능설비(陵雪飛). 무림사에 위대한 이름을 날리기는 할 것이나, 

 

지극히 불행한 초고수. 

 

능설비가 고개를 천천히 가로저었다. 

 

"너희들의 마성은 전에 비할 수 없이 약화되었다. 

 

백도인들도 너희들에 대해 의문을 품지 못할 정도이다." 

 

" ." 

 

"그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들은 우리처럼 잔혹하게 키워진 자들과는 달리 아주 착한 사람들이니까." 

 

"공자께서 내리시는 분부대로 따르겠습니다만, 

 

장차라도 저희 십구비위를 버리시려 하시면 아니 됩니다. 

 

저희들은 공자와 운명을 같이할 것입니다." 

 

"하핫, 너희들이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구나." 

 

능설비는 가슴저 밑바닥으로부터 전해지는 뜨거운 그 무엇을 웃음으로 대신했다. 

 

이호도 따라 웃다가 품에서 밀서 한 장을 꺼내 능설비에게 내밀었다. 

 

겉봉에는 누가썼는지 아주 꼼꼼한 글씨로 '공자(公子) 전(前)'이라 적혀 있었다.

 

 

그것은 소로공주가 쓴 글이었다. 

 

능설비는 밀지를 조심스럽게 펼쳐 보았다. 

 

<소광 오라버니는 덕분에 마약의 금제에서 풀렸다 합니다. 

 

그분은 차마 부왕(父王)을 뵐 면목이 없어 산사(山寺)로 들어가 스님의 길로 접어든다 합니다. 

 

이렇게 멀리서나마 서찰을 띄울 수 있게 되어 기쁠 따름입니다. 

 

의검신협이 극진히 대접해 주어 지내는 데에는 부족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아기는 잘 자라고 있습니다. 저를 항상 기억해 주십시오.> 

 

그것은 소로공주가 능설비에게 보내는 연서(戀書)였다. 

 

다 읽고 난 능설비는 편지를 이호에게 돌려줬다. 

 

"공주에게는 내가 몹시 바쁘다고만 전하거라." 

 

"예." 

 

"이제 너희들에게 밀명을 다시 전하겠다. 귀담아 들어라." 

 

능설비의 어조가 갑자기 차가워졌다.

 

 

그의 몸에서는 대기도(大氣度)가 일어났다.

 

 

그것은 전에 일던 엄청난 마의 기운과는 다른 것이었다.

 

 

과거의 기운이 삭풍(朔風) 같은 것이어서 타인을 얼게 한다면, 

 

지금 능설비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기도는 태산(泰山)의 무게같이

 

그렇게 듬직하고 압도되는 바 있는 것이다. 

 

"마도의 사기(士氣)는 누란(累卵)의 위기에 있다. 

 

그것은 우리들이 한 일이 모두 성공했기 때문이다." 

 

" !" 

 

"이제 제일 중요한 일이 남았다. 꼭 우리가 해내야 할 일이!" 

 

능설비는 잠깐입을 다물었다.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능설비의 몸에서 그리도 강한 힘이 일어나다니! 

 

능설비가 다시입을 열었다. 

 

"우리는 한시바삐 신마종을 잡아야 한다. 

 

그자를 잡아야 마도가 빨리 무너진다. 

 

지금 천외신궁은 엄청난 세력으로 자라났다. 

 

신마종이 없어도 마의 세력은 수십 년간 중원 천하를 어지럽힐 정도로 그들의 세력은 엄청나다." 

 

"그럼, 공자께서는 이제 태산에 가실 작정이십니까?" 

 

후란(侯蘭)이 묻자, 

 

"그렇다. 지금이 바로 그곳에 갈 때다." 

 

죽립을 뚫는 금빛 안광이 아주 무시무시했다. 

 

"저희들도 가는 것이겠지요?" 

 

능설비의 앞에있는 인물들 중 누군가 묻자, 

 

"혈적곡에 나 혼자 갔듯이 이번에도 나 혼자 간다!" 

 

능설비는 단호한 어조로 잘라 말했다. 

 

"예에?" 

 

"어이해 공자 혼자서?" 

 

모두들 놀라 두 눈을 크게 뜨며 능설비를 바라보았다. 

 

"염려하지 마라. 같은 실수를 두 번 하지는 않으니까. 

 

그리고 이전에는 그자가 자신을 숨긴 암전(暗箭)이어서 이길 수 있었으나 

 

이번에는 내가 보이지 않는 화살이니까!" 

 

" !" 

 

"너희들은 내가 성공하도록 몇 가지 일을 해야겠다. 

 

그것은 적의 세력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능설비는 미리준비한 두루마리 한 장을 꺼냈다. 

 

그것을 펴자 산동성(山東省)의 지도가 나타났다. 

 

"능가(陵家)의 천룡십구웅(天龍十九雄)은 태산을 향해 쳐들어가는 체하는 것이다. 

 

그럼 마도의 세력이 쪼개진다. 나는 그 틈을 타서 잠입하는 것이다." 

 

능설비의 지략은 전에 비할 수 없는 상태였다. 

 

'천기의형도(天機意形圖)' 

 

능설비가 틈나는 대로 보는 양피지(羊皮紙) 한 장.

 

 

그것이 능설비에게 무궁무진한 계략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었다. 

 

"너희들은 하나하나 일당천(一當千)이다. 

 

게다가 마공과 백도무공에 모두 능수능란하다. 

 

이번 일에는 화신교란(化身攪亂), 격장계를 비롯한 여러 가지 계략이 쓰여야 한다.

 

적의 얼굴로 위장해 적을 치고 뭉친 지 얼마되지 않아 

 

서먹서먹한 변황의 무사들이 서로를 시기해 싸우도록 해야 한다." 

 

능설비는 손가락으로 바위에 글을 썼다. 

 

'포달랍궁(包達拉宮)' 

 

'소뇌음사(少雷音寺)' 

 

그는 두 문파의 이름을 적은 다음 후란을 향해 질문을 했다. 

 

"포달랍궁과 소뇌음사가 양패공사(兩敗供死)하게 할 수 있느냐?" 

 

"자신 있습니다. 

 

포달랍궁의 얼굴을 하고 소뇌음사의 주지를 죽이겠습니다. 

 

만인이 보는 앞에서!" 

 

"좋아!" 

 

능설비는 후란의 자신만만한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다음 이호를 보았다. 

 

"너는 색혈총관(索血總官)이란 자를 끌어내 죽여라. 

 

그 일은 네 스스로 만들어 행해야 하는 것이고." 

 

"저 역시 자신 있습니다. 

 

닷새 안에 색혈총관의 목을 바치겠습니다." 

 

"목을 잘라 갖고 올 것까지는 없다. 

 

색혈총관이란 살수를 죽인 다음, 

 

그자의 시체를 제남부(齊南府) 성문에 걸어라." 

 

"옛!" 

 

이호가 결의에찬 모습으로 고개를 숙여 보이자 

 

능설비는 다른 사람에게 명을 내렸다. 

 

"삼호(三號), 너는 천지총관을 유인해 죽여라. 

 

마도의 상고기인 행세를 하고 그자들을 끌어내서 처단해라." 

 

"예." 

 

삼호가 공손히대답했다. 

 

능설비의 눈에서 발산되는 정광이 더욱 짙어지고 있었다. 

 

"그들의 시신은 산동흑마궁(山東黑魔宮)이라는 거대 방파에 보내라. 

 

산동흑마궁은 시신을 보고 겁이나 봉궁할 것이다." 

 

"예." 

 

달빛이 휘영청하게 쏟아지는 절벽 위를 소슬한 바람이 불어간다. 

 

절벽 위의 열두 사람, 

 

그들이 꾸미는 일은 향후 무림에 엄청난 결과를 일으키리라. 

 

만약 성공을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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