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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향기 - 1부 5장

오늘의 쉼터 2013. 6. 21. 20:07

 

여인의 향기 - 1부 5장

 

 

 

 

한지영은 오히려 시선이 마주치면 눈웃음을 치며 미소를 짓는다.

 

이런 기회에 나에게 접근하려는 것인가.

 

요즘 나는 여자들에게 유난히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닌지 모른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 한지영이 입을 열어 나에게 묻는다.

 

 

“어제인가, 그제인가, 부장님을 찾는 여자 손님이 사무실에 왔더라고요.

 

못 보던 분이라, 손님은 아닌 것 같고요.”

 

“여자 손님!?”

 

“네! 키는 크지 않고 미인이시던데, 사무실 입구에서 머뭇거리기에 물었더니

 

강지환씨 계시냐고 묻더라고요.”

 

“요즘 사무실에 있을 시간이 없었지. 누굴까?”

“나이는 서른쯤 된 것 같은데, 앳되어 보이고 여자인 내가 보아도 매력 있던데요.”

 

“누구라고 안 그래?”

 

“강부장님 출장 중이신데, 누구라고 전하냐고 물었더니

 

그냥 다음에 연락한다고 하더라고요.”


“누굴까? 감이 안 잡히는데.......”

여자관계만큼은 사무실 직원들이 깨끗하다고 알고 있다.

 

한지영이 뚫어지게 나를 바라본다.

 

혹시 나의 여자관계를 의심하는 것인가.

 

그런데 어떤 여자가 이름도 안 밝히고 사무실을 찾아 왔는지 궁금하다.

 

묘한 미소를 지은 한지영이 머뭇거리다가 입을 연다.

“강부장님! 혹시.......”

 

“혹시!?”

 

“호호......! 연애하시는 거 아녜요?”


 

“연애!? 어떤 여자가 나하고 연애하려고 할까?”

“괜히 그러시는 거죠? 단지 사모님만 사랑하니까.”


 

“그럴 수도.......”


 

“강부장님 같은 분이 뒤에서 호박씨 깐다는데요. 다른 여자들은 여자로 안보이세요?”

“때에 따라서는.......! 하지만 여자로 보인다고 모두 연애를 하나?”


 

“저는 강부장님 같은 남자분이 좋은데요. 언제 술 한 잔 같이 할 수 있나요?”


 

“술! 좋지.”

한지영은 이 기회에 나에 대한 관심을 표시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내 머릿속에는 온통 나를 찾아 왔다는 여자에 대한 의문으로 가득하다.

 

손톱 끝을 만지작거리던 한지영이 무슨 말인가 하려는지 머뭇거린다.

순간 갑자기 차선을 바꿔 들어오는 승용차가 있어서 브레이커를 밟으며 핸들을 꺾었다.

 

조수석에 있던 한지영이 운전석으로 쓰러진다.

 

그녀와 나는 동시에 외마디를 질렀다.

“어 맛!”


 

“저런..........!”

욕지거리가 튀어나오는 것을 꾹 참았다.

 

앞 유리창으로 확인해보니 갑자기 차선을 바꾸고 들어온 승용차 운전석에 여자가 앉아 있었다.

 

나를 부둥켜안고 매달렸던 한지영이 하얗게 질린 모습으로 이맛살을 찡그린다.

 

놀란 가슴을 달래며 한마디 했다.

“저런 여자들이 남편을 우습게 알지. 밤에도 저렇게 저돌적일까!”

 

“호호.......! 강부장님도 그런 말 하세요?”

나에게 의지했던 한지영이 떨어져 앉으며 묘한 미소를 짓는다.

 

욕지거리 대신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말이었다.

 

그런데 당황해서 그런지 나의 허벅지에 올렸던 힌지영의 손이 자연스럽게 놓여 있었다.

 

조금만 움직이면 페니스로 들어 올려진 바지 위를 감쌀 것만 같다.

뒤늦게 상황을 인식한 한지영이 얼굴을 붉히면서 황급히 손을 빼낸다.

 

한지영과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문득 나를 찾아 왔던 여자가 앳되어 보이고

 

매력적이었다는 말에 조은영이 떠오른다.

혹시 조은영이 찾아 온 것일까. 그렇지만 내가 근무하는 직장을 알지도 못하고,

 

찾아올 이유도 없지 않는가. 고속도로가 밀려서 수원에 도착하려면 아직 시간이 걸렸다.

 

한지영과의 서먹함을 지우기 위해 보험사고에 대한 질문을 하였다.

“그런데 죽은 국회의원 최민국씨! 국과수 검사 결과는 내려왔나?”

 

“네, 그런데 그게 복잡해졌어요.

 

경찰에서는 교통사고가 아니라,

 

타살 쪽으로 수사방향을 잡는 모양예요.”

“그건 우리도 최민국씨 부인이 의심스러우니까, 조사 중이잖아.”

 

“보험금을 노린 사고일지도 모른다는 판단에 최민국씨 부인도 그렇지만,

 

의문이 많아요. 최민국씨 부인과 불륜 관계인 운전기사 박민호,

 

그리고 최의원의 여비서인 임난희에 대해서도 알리바이가 묘하다더군요.”

“여비서는 왜!?”

 

“임난희가 최의원의 정부인지도 모른다는 군요.”

 

“정부!? 이해가 안 되네. 최의원 나이가 쉬운 여덟이잖아. 임난희는 몇 살인데?”

“스물 둘이라는군요. 요즘 남녀 관계가 나이 따지나요.”

“스물둘? 미스한 같으면 최의원 같은 나이 남자의 정부가 될 수 있나?”

“글쎄요.......?”

“여자들 심리는 모르겠어! 사실이라면 임난희 목적이 뭘까?

 

 단순한 성적인 욕망 때문은 아닐 테고, 돈 문제 때문에........!?”

 

“강부장님도 참! 성적인 대상이 아니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한지영과 시선이 마주쳤다. 한지영이 시선을 피하면서 묘한 미소를 짓는다.

 

내시선이 다시 지영의 드러난 허벅지로 향한다.

 

나의 시선을 의식하면서도 한지영은 여전히 밀려 올라간 스커트 자락을 내릴 생각 안한다.

 

승용차가 흔들릴때마다 스커트 자락도 흔들리며 농익은 허벅지가 들어나 보인다.

 

고의적으로 나의 시선을 끌려는 것인가.

조금만 치켜 올라가면 허벅지 사이의 팬티도 보일 것만 같다.

 

나를 시험하는 것일까. 스커트 자락 속의 뽀얀 피부가 들어날 때마다

 

나도 모르게 하복부의 페니스가 불끈 발기를 한다.

 

곁눈질하는 한지영이 솟아오르는 하복부를 의식하지는 않을지 염려된다.

 

이왕 내친 김에 짓궂은 생각을 떠 올린다.

 

이런 기회에 나에 대한 한지영의 속마음을 알고 싶다.

“여자들마다 성적인 흥분을 느끼고 싶은 남자가 다른가?”

 

“그럴 수도요. 남자들이나 같은 거 아닌가요.

 

어린사람을 선호하기도하고. 아니면 듬직한 나이든 남자를 선호하기도 하고.......

 

때로는 진실한사람, 분위기를 즐겁게 하는 사람,

 

말은 안 해도 낭만을 느끼는 사람.........때로는 단순한 성적 대상일수도 있고요.”

“성적 대상........! 미스 한은 어떤 남자를 좋아하지?”

 

“호호~! 저는요..........강부장님 같은 분요. 호호호.........”

말을 해놓고 한지영은 깔깔 거리며 웃는다.

 

예전 같으면 체면상 한지영의 말을 무시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나는 유난히 여자들에게 관심을 같게 되고,

 

성적인 충동을 느끼는 것을 스스로 느낀다.

아마도 예전 같으면 조은영에게 집념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수진의 돌발적인 행동에도 큰 의미를 갖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한지영의 태도나 말에 무관심했을 것이다.

 

인간에게 부딪치는 일들은 생각과 마음에 따라

 

또 다른 결과를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비시시 조소를 띠며 한지영에게 다시 물었다.

“미스 한, 성격이 활달하고 사교적인걸 아는데, 너무 매너적인 말이군.”

 

“아닌데요. 정말 강부장님 같은 분이 좋아요.”

 

“왜!? 이유가.........”

“그냥 모두요. 모든.......느낌이요.”

“느낌!? 말이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 애들도 아니고,

 

성인남녀 간에는 성적인 문제를 외면할 수 없잖아.

 

미스 한이 관심 있는 남자는 정신적인 것, 아니면 육체적인 것?”

 

“..........”

질문을 하면서 한지영을 힐끔 바라봤다.

 

한지영의 관능적인 허벅지뿐 아니라,

 

솟아오른 젖가슴을 보노라니 발기된 페니스가 뻐근할 지경이다.

 

다분히 남자관계가 있었을 것 같은 한지영의 보지는 어떤 모습일가를 상상한다.

 

나를 곁눈질 해보던 한지영이 잠시 뜸을 드리더니

 

조수석 창문으로 고개를 외면하고 대답한다.

“둘, 다요.”

 

“그럼 나는?”

 

“음.......솔직히요. 강부장님과 며칠 여행하고 싶어요.

 

강부장님은 사모님 외에는 다른 여자를 모르세요?”

 

“........모른다면 거짓말이겠지.”

“사모님과 부부생활에 만족하신가 봐요?”

 

“글쎄........! 정신적인 문제는 없지.......

 

사실 집사람 몸 상태가 안 좋아서 오랜시간 부부관계는.........!?”

 

“남자들은 그런 경우에 어떻게 해결하나요?”

 

“무슨........해결?”

“그걸 꼭 꼬집어 말해야 되요! 호호......!”

 

“아~! 사실 힘들지.......여자들은 성욕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하군.........”

 

“그냥.......”

“그냥.......!?”

한지영은 자존심 때문에 더 이상 말할 수 없는 모양이다.

 

차창 밖을 보고 있는 그녀의 손이 자신의 하복부를 향한다.

 

손가방으로 가렸지만, 아마도 음부가 있는 부분을 누르는 것이라고 추측한다.

 

예민한 여자들은 남자 못지않게 상상만으로도 흥분한다는데,

 

그녀도 흥분하여 보지에서 진액이 흘러나온 것은 아닌지.......

생각만으로도 묘한 쾌감을 느낀다.

 

순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혹시나 흥분된 감정을 나타나는 나의 표정이

 

한지영에게 들어나 보일지도 모른다.

 

한지영이 같은 직장 부하 직원이라는 것이 새삼스럽다.

 

더 이상 남녀 간의 문제에 대화를 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에 화제를 돌렸다.

“하여튼 최 의원 부인의 의도적인 보험 자작극이 아니면 보험금을 지급해야겠군.

 

오늘 지점에 가면 윤곽이 들어나 있어 결말을 지어야겠군.”

 

“네. 어쨌든 죽은 사람은 말이 없고, 비슷한 사례로 보면 죽은 사람만 원통하지요.”

고속도로가 원활하지 못했지만 지루한줄 모르고 수원지점에 도착했다.

 

기다리고 있던 지점장과 조사팀장 및 직원, 그리고 한지영이 회의실에서 마주 앉았다.

 

문제는 우리로서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최민국의 정치적인 문제나 타살이나 자살이 아니다.

그렇다고 남녀간의 염문이나 정사문제를 알려는 것도 아니고,

 

보험금 수령을 위한 보험 당사자들의 사기나 자작극이 핵심이었다.

 

다른 사회적인 문제보다는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결과들이 보험금의 지급 책임 여부에

 

얼마나 영향을 주느냐는 판단이다.

 

그런데 지점장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조사결과가 적힌 파일을 살펴보면서

 

검토가 시작되고, 지점장이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점장] 최민국은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보험회사에도 여러 건의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가입한 보험은 두건이 있었습니다.

 

한건은 사후 보험 수령인이 최민국 부인, 한건은 죽은 최민국의 여비서 임난희.

 

그런데 한 시간 전에 임난희가 최민국 살인 용의자로 체포되었습니다,

[나] 임난희가 최민국을.......!?

[지점장] 최민국이 교통사고를 당하던 날,

 

최민국은 차안에 혼자 있었고,

 

사무실에서 같이 나갔다는 임난희의 알리바이를 경찰에서는 의심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경찰에서는 비밀리에 임난희를 용의자로 조사했던 모양입니다.

 

국과수 검시결과에서도 죽은 최민국의 몸에서는 시안화칼륨,

 

일반적으로 청산가리라고 하는 시안화칼륨이 검출되었다고 합니다.

 

새벽에 임난희가 사는 아파트를 경찰이 수색한 결과 동종의 시안화칼륨이 나왔기에

 

임난희를 체포했다는군요.

 

극약으로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 가장한 거지요.

[나] 음........! 왜 임난희가 최민국을?

[조사팀장] 제가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희도 최민국의 운전기사와 불륜관계인

 

최의원 부인이 저지른 보험사고로 의심했어요.

 

그런데 최민국의 본명은 최인호! 고아 출신으로 원래 폭력배 출신인데,

 

지역 보스가 되어 거액을 수중에 챙기고 나니 정치에 욕심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개명을 하고 오래전부터 노인시설이나 고아원 등 복지시설을 지원하였습니다.

 

임난희도 고아원 출신이었습니다.

[나] 나이 차이가 많은데.......그럼, 같은 고아원 출신......?

[조사팀장] 아뇨. 같은 고아원 출신은 아니고, 지원하던 성심고아원 출신이 임난희이고

 

임난희와 최민국의 인연은 오래전부터 시작된 거지요.

[나] 그런데 왜?

[조사팀장] 최민국은 성심고아원에 거액을 지원했고, 중학교에 입학한 고아들을

 

축하해 주려고 들렸다가 어린 임난희를 강간하게 된 거지요.

 

최민국은 순간적인 충동으로 저지른 일이라 잊어버렸지만 임난희는 잊을 수 없었고

 

저주스러웠지요.

 

나이가 들어 계획적으로 최민국에게 접근하여 스스로 몸을 제공하면서 비서실로 들어갔던 거지요.

“음.......그리고 기회를 봐서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이군요.”

나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듣고 있던 직원들은 모두 말없이 침묵을 지켰다.

 

보험사고의 결말은 난 것이다. 한건은 최민국 부인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하지만,

 

한건은 면책사유에 해당한다.

 

결과를 듣고 나니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잘못된 단면을 보는 것 같아서 침울하였다.

보험사고의 종결보다는 충격적인 사고결과를 들으니 여자들의 독한 마음은

 

남자들 못지않다는 것을 느낀다.

 

세상에는 고의적으로 자신의 몸을 희생하거나, 성욕을 즐기는 여자도 있지만,

 

죽음보다도 더한 치욕으로 알고 사는 여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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