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원숭이의 주먹」을 나누는 사랑으로

오늘의 쉼터 2011. 6. 14. 18:35

    「원숭이의 주먹」을 나누는 사랑으로 인도네시아의 한 섬에 사는 원주민들은 특이한 방법으로 원숭이를 잡는다고 한다. 원주민들은 그 섬에서 자라는 독특한 조롱박 모양의 호박을 키울 때 호박 중간에 띠를 묶어 놓는다. 그러면 호박은 성장을 하되 주둥이가 적고 몸뚱이가 큰 병 모양으로 자란다. 호박이 단단하게 자라게 되면 그 속을 파내고 그 안에 원숭이가 좋아하는 쌀, 콩, 밤 등 음식물을 넣어서 해가 질 무렵, 커다란 나무에 튼튼히 매달아 놓는다. 밤이 되자 뭔가 먹을 것을 찾아 헤매던 원숭이가 냄새를 맡고 찾아와, 호박 속에 손을 집어넣어 욕심껏 먹을 것을 거머쥔다. 입구가 적은 병 모양의 호박 속에 아무것도 쥐지 않는 상태에서는 쉽게 손을 넣을 수가 있었지만, 욕심껏 쌀, 콩, 밤 등 먹을 것을 쥔 손은 잘 빠져 나오지 않는다. 그럴 때 이놈은 저를 가둘 ‘우리’를 들고 사람이 다가서도 호박 속에 쥔 먹을 것이 아까워 잡혀갈 때까지 그 손을 펴지 않는다고 한다. 주먹에 든 먹을 것만 놓으면 손이 빠지고 손만 펴면 잡히지 않을 텐데도 말이다. 「원숭이의 주먹」 이야기는 공수래공수거의 인생을 의미하기도 하고 탐욕의 허무한 결과를 나타내 주기도 한다. 이것은 마치 우리 인생이 살아가는 모습과도 흡사하다. 인간은 어머니 뱃속에 태어날 때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거머쥘 것처럼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나온다. 그리하여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조금 더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갖은 노력을 기울이다. 돈과 피나는 투쟁을 하면서 부(富)를 축적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이 세상을 떠날 때 쌓아놓은 것은 다 내 것이 아니다. 손바닥 안에 쥐었다고 이 세상을 떠날 때 가져갈 수는 없는 것이다. 그대로 놓고 간다. 한때 우리나라 최대의 재벌인 S그룹의 이모 회장이 세상을 떠날 때 단 한줌의 쌀, 미원 한 봉지, 돈 한 푼 가져갔다는 이야기 못 들었다. 사바나의 속담처럼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 결국 인간은 흙에서 나와 흙으로 돌아가면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두 손을 곧게 펴고 떠나간다. 그런데도 우리는 물질적인 욕망, 부당한 지위나 명예만을 탐내어 여기에 집착하여 탐심과 욕망의 노예가 되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고 물질적인 차원으로 타락하게 되어 향락 및 쾌락주의에 젖어 버린다. 돈을 가지고 즐겁게 살면 된다는 인생관이지만, 육체는 늙어 병들며 향락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심한 회의와 허무에 빠지는 결과가 된다. 고귀한 생애를 돈을 위해 바치며 육체의 만족만을 위해 살다가 죽는다면 그 무엇이 진정한 행복이며 값있는 인생이 되겠는가? 먹는 음식이 맛있다고 먹고 싶은 데로 마냥 먹기만 하면 누구나 병이 나게 마련이다. 먹을 것에 집착하다 보면 사람의 꼴이 추악해 진다. 사회의 부정부패라는 것도 알고 보면 법의 테두리를 무시하고 많이 먹고 가지려다 걸린 부끄러운 현상인 것이다. 어느 선에서 멈출 줄 알고 줄일 줄 아는 절제가 있어야 한다. 호박속의 콩을 쥐기 전의 원숭이도 원래 빈 손 이었다. 한 두어 걸음 물러서면 저를 가둘 덪이란 것을 알텐데도 가까이 다가서면 호박속의 음식물 밖에 보이지 않는다. 우 리가 쥐고 있는 한 옹큼의 콩(원숭이의 주먹)은 과연 어떤 종류의 것일까? 손에 쥐어진 한 옹큼의 콩, 만 가지 사상(事象)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하는데도 쉽지 않는 게 인간이다. 인간의 행복은 건강이나 돈, 사랑, 명예만으로는 결코 누릴 수 없다. 행복은 깊은 정신적 만족이다. 정직하게 살며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분수를 알아 행하며 이웃과 사회를 위하여 따뜻한 인정을 나누면서 살아갈 때 우리 인간들은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 주위에 삶의 아픔을 묵묵히 견디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하자. 우리 주변에는 움켜쥔 손을 펴서 돌보아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사랑을 나누자 「원숭이의 주먹」을 나누는 사랑으로 승화시켜 나가자, 나와 너의 주먹을 펴자. <시인/수필가 차달숙>

'종합상식 > 세상사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폴레옹이 남긴 말  (0) 2011.06.14
곧은 말, 달콤한 글   (0) 2011.06.14
오, 모시 모시옷이여!  (0) 2011.06.10
떳떳한 삶  (0) 2011.06.10
아낌없이 주는 사랑 - skin ship( 스킨십)   (0) 2011.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