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모시 모시옷이여!
하늘에다/ 베틀놓고/ 구름잡아/ 잉아걸고/
찹배나무/ 바디집에/ 옥배나무/ 북에다가/
뒷다리는/ 돋아놓고/ 앞다리는/ 낮춰놓고/
올공졸공/ 짜노라니/ 조그마한/ 시누이가/
올케올케/ 우리올케/ 그 베짜서/ 뭐 할라나/
(중략)
후렴:쩔궁 짤궁/ 바디집아/삐득빼득/ 쇠고리야!/
위 노래는 충남 서천군 한산면 지방에서 여인네들이 모시를 짜면서
허벅장단에 맞춰 부리던 노래로 작사.작곡 미명으로 오랫동안 전해 내려오는
구전민요이다.
노래말 구구절절이 처연함과 애닳음, 그리고 모시풀의 그 순수 그대로
푹 젖어있는 듯한 애절한 노랫가락이다.
이 지방 건지산 기슭에서 모시풀을 뜯어다가 말리고 풀어 이를 다시 입으로 째고,
손으로 삼고,감고,비비고 널어 날리는 등 고되고 긴 기간동안에 걸쳐
여인네의 정한情恨 서린 섬섬옥수로 만들어지는 한산세韓山細 모시.
백옥같이 희고 우아하며, 잠자리 날개처럼 섬세하며 가벼워
여름철 옷감으로는 으뜸인 모시,모시옷, 세 모시야!
지난 백제시대 이후 1천여년에 걸친 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모시는
서천지방의 최고의 특산품이자 이 지역민의 자랑으로 여기는 고고한 긍지가 서린
상징과 의미가 서린 의류이다.
백제시대 때 어느 날 남편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한산면 건지산 기슭 토굴에서
백일기도를 드렸는데 여인네의 그 정성이 하늘에 닿았음인지 꿈 속에서 산신령이
나타나 현몽한 장소에 가보니 이름 모를 약초가 한 그루 있었다고 한다.
여인은 이 약초의 뿌리로는 남편의 병을 고치고 풀은 이곳 기슭에 심어
모시로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렇게 면면히 이어온 소중한 모시를 서천지방에서는 이른바 모시문화제가
매년 5월이면 한산 모시타운에서 이 지역 주민과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이 행사는 모시를 소재로한 모시옷 패션쑈, 모시 새벽시장 시연 등
총 40여 종목으로 시원하고 추억 어린 볼거리,느낄거리 등을 선 보이고 있다.
어느 광고의 문귀처럼 "우리것은 소중한 것이여!“라고 했다.
제 아무리 세련되고 보기 좋은 외국의 옷감이 들어오더라도 시원한 여름 바람에
백옥같이 흰 한산 세 모시를 단아하게 입고 백제민의 후예답게 부채를 들고 서 있는
충청도 선비의 고고한 기풍을 상상해보시라!
가히 일품인 옷에 우아한 이곳 선비를 뉘라서 범접하랴.
서울가신/ 자네오빠/ 강남도포/ 해줄라나/
우리선비/ 아니오나/오기는/ 오네마는/ (중략)
<소설가 김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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