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망 믿음
미국에서 관광을 하는 사람들은 남쪽의 샌프란시스코와 북쪽의 마린반도를
연결하는 길이 2,825미터 그리고 너비가 27미터가 되는 금문교(Golden Gate Bridge)를
구경할 기회가 오면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그 금문교는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매우 아름다운 현수교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건설비로 3,500만 달러가 들었다고 한다.
그 금문교는 조셉 B. 스트라우스가 설계하고 1933년 착공해서 1937년에 준공되었다.
227.5미터짜리 주탑 두 개에서 평행선으로 늘어뜨린 두 개의 와이어 선에
수많은 철선들을 수직으로 연결하여 다리를 지탱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금문교는 6차선 유료도로로 되어있으며 걸어서는 왕복 한 시간정도 걸린다.
그 다리의 포인트는 “U"자형으로 늘어진 두 개의 케이블 선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연필심만한 철사들 27,572개를 하나로 묶어서 직경 92.4센티미터의
케이블 선을 만든 것이다.
전해져오는 일화에 의하면 금문교를 만들 때 인부들이 실족하여 밑으로
떨어져 23명이나 사망을 했다고 한다.
그 후에 인부들은 높은 공사현장에서 떨어져 죽을 수도 있다는 내적인 두려움 때문에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건설회사에서는 고민을 하다가 그 다리 밑쪽에 거대한 안전 그물망을 쳐놓았다.
그 후에는 그 다리 밑으로 떨어져 죽는 인부는 한 사람도 없었다고 한다.
혹시 실수를 해서 밑으로 떨어져도 튼튼한 그물망이 있기 때문에 절대로
죽지 않는다는 생각이 그들에게 큰 안정감을 줄 수 있었던 탓이다.
거대한 금문교 건설공사를 제대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그 밑에 쳐놓은 안전 그물망 덕분이었다.
어떤 위기와 어려움이 있어도 전능하신 분의 손이 나를 붙들고 계시며
안전하게 지켜주신다고 하는 "그물망 믿음"만 있다면, 하늘의 평강을 누리면서
금문교 공사와 같은 큰일들도 능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그물망의 믿음이 없을 때 인간들은 불안과 염려와 실망을 거듭하면서,
절망이라고 하는 깊은 바다 속에 빠지고 만다. 나는 과연 그물망 믿음이 있는 존재일까,
하는 물음을 마음속에 던져보면 어떨까.
<소설가 김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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