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눈물겨운 위장

오늘의 쉼터 2010. 7. 8. 08:08

    눈물겨운 위장 토요일은 언제나 많은 행사가 있다. 개인적으로 참석해야 할 결혼식도 있고 임원으로 있는 대한민국 한가족 미술협회에서 6.25 60주년 기념 사생대회 및 백일장이 청계천 관광공사 관내에서 개최되는 날이기도 하다. 주간 내내 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퍼 붓는다. 예상대로 행사가 엉망이 되었다.참석이 저조하고 야외에 많은 경비를 들여 설치한 행사장이 무용지물이 되었다.너무 마음이 무거웠다. 아무리 인간이 계획을 잘 해도 비를 어찌 하겠는가. 국가적으로도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여야가 치열하게 싸움을 벌려 상처의 골이 깊고 국론이 분열되는 홍역을 치뤘다. 천암함 사건의 감사 결과 늑장 허위보고등 문란한 군기를 보고 국민들의 속이 터진다. 기대를 걸었던 나로호가 열광하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바다로 추락하는 절망을 안겨주었다. 마음이 침통하여 가라앉은 국민들에게 무엇인가 사기를 불어 넣어 줄 일은 오늘 열리는 남아공월드컵 B조 그리스와의 첫 경기에 승리를 기대하는 수 밖에 없다. 청계천의 미술협회 행사 참여후 귀가하며 서울광장으로 운집하는 응원단이 빗속에 우비를 입고 몰려드는 열정적인 마음들이 그런 기대를 걸고 응원에 임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모든 일을 접고 일찍 집으로 들어 와 테레비죤 앞에 앉았다.우리 선수들의 활기찬 플레이가 기대를 걸어 볼만하다고 느끼며 긴장하고 눈을 고정시켰다. 이영표가 상대진영 왼족에서서 센터링을 하려는데 상대 선수의 태클로 프리킥을 얻어 냈다. 코너킥을 차는 것 같이 기성용이 상대 골문으로 날린 공이 그리스 수비선수 여섯명이 버티고 서있는 머리 위로 넘어 온 공을 뒤에 바치고 있던 이정수 선수가 그대로 골문으로 차 넣어 전반전 7분에 완벽한 선제골을 터뜨렸다. 대한민국이 뒤흔들리는 것 같은 승리의 함성이 온 국토에 메아리치며 마음의 체증이 내려가듯 후련하였다. 후반전에도 같은 7분에 또 한골이 터졌다.기대하던 캡틴 박지성 선수의 멋진 추가 골이었다. 백호와 같이 먹잇감을 노리고 있던 박지성은 상대 선수의 패스를 가로채 전광석화같이 단독 드리볼로 상대 골문으로 치달았다. 그리스 선수 두명이 필사적으로 뒤에서 달려들며 태클을 시도했지만 빠르게 뛰어 넘고 노란 유니폼의 그리스 골키퍼가 달려드는 사이로 완벽하게 차 넣은 골은 상대 골문 그물을 흔들며 2:0의 통쾌한 승리의 쐐기를 박아 주었다. 상대의 수비를 뚫고 추가골을 터뜨린 박주성 선수가 관중석을 향해 두 팔을 빙빙 돌리며 포효하는 골 세러모니와 허정무 감독이 두 손을 힘차게 들어 올리고 환호하는 영상을 보며 나도 함께 흐뭇하고 벅찬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며 후련한 마음이 된다. 모든 국민들도 여러가지 마음을 짓누르던 상황에서 회복되는 체험을 하였을 것이다. 흥분한 아나운서와 차범근 해설자가 바로 이것이 우리가 그리스 전에서 원했던 그런 그림이었다고 박주성의 환상적인 골을 칭찬하고 월드컵 역사에서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는 멘트에 동의하며 아무쪼록 멋지게 시작한 한국축구가 승승하는 기운을 몰고가 월드컵에 좋은 성적을 거두길 기원하여 본다. <수필가 권영이>

'종합상식 > 세상사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순수한 사랑  (0) 2010.07.08
그물망 믿음  (0) 2010.07.08
월드컵 16강 진출을 기뻐하며  (0) 2010.07.08
깍두기  (0) 2010.06.22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 희망이다.  (0) 2010.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