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월드컵 16강 진출을 기뻐하며

오늘의 쉼터 2010. 7. 8. 08:06

 

    월드컵 16강 진출을 기뻐하며 인간은 두 눈과 생각하는 머리가 있어 자연의 오묘한 변화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고 기쁨에 젖기도 하고 비탄에 잠기기도 하며 감동의 눈물과 절망의 한숨을 내쉬기도 한다. 나도 골프나 축구경기를 보든지 세상에 부대끼면서 접하는 사건 사고에 늘 깊은 명상에 잠기는 습관이 언제부터인가 생겼다. 월드컵 16강 진출 소식에도 새벽 명상에 빠지며 기쁜 웃음이 얼굴에 번진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을 보면서도 경기가 인생의 축소판 같아 더욱 흥미 만점이다.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대 나이지리아 경기는 국민들의 최대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으며 새벽 3시 반에 잠을 깨서 TV앞에 앉았다. 그림 같은 완벽한 두골로 그리스를 무릎을 꿇리고 사기충천하던 국민들은 아르헨티나에 4:1이라는 믿기지 않는 스코어를 보며 열기가 순식간에 식고 허망하게 무너지는 절망을 맛보았다. 16강 진출 마지막 희망의 끈을 붙잡고 23일 새벽 나이지리아전에 모든 국민이 한마음이 되어 승리를 기대하며 응원하였다. 먼저 전반 12분에 한골을 허락하고 38분에 기성용의 프리킥을 이정수가 동점골을 뽑아내자 천지가 진동하였다. 후반 4분의 박주영의 일명 '명품프리킥'골은 한국이 16강으로 가는 결정적인 역전골이었다. 이 골이 더욱 의미가 큰 것은 아르헨티나전 자책골로 마음고생이 심했을 그에게 자책골의 부담을 털어냈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아르헨티나 전에서 골대 앞으로 날아온 상대의 코너킥한 공이 자기 발에 맞아 자책골을 만들며 대패의 빌미를 제공하게 되어 관중들의 비난의 십자포화를 맞지 않았던가. 그가 역전골을 넣고 그라운드를 뛰며 동료와 얼싸안고 환호하는 얼굴에는 맞은 포화를 말끔히 씻고 감개무량한 표정이 역력하다. 실수는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고 자기의 의지와 상관없이 공이 날아와 다리를 맞고 들어간 것을 어찌하랴. 경기에서 빼라는 관중들의 비난의 소리를 외면하고 다독이고 위로하며 감싸준 허정무 감독에게 보은하는 골 이었다. 2:1로 승리가 굳어지는듯하던 찰나에 기대주로 교체 투입된 김남일의 과욕이 화근이 되어 실책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줌으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축구에도 인생과 같이 운이 따라야 함을 양국의 대등한 실력에서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의 장거리 슛이 아슬아슬하게 나이지리아 골대를 맞고 틩겨 나가는가 하면 후반 34분에 상대 선수가 정성룡 까지 제치고 골문 앞에서 완벽한 득점상황에 공이 슬쩍 골대를 비껴 나가기도 하였다. 16강에 진출한 대한민국이 자랑스럽고 이전에 북한이 7:0으로 포르투갈에 대패하여 더욱 대한민국의 16강 진출이 빛이 난다. 인생의 축소판 같은 축구에서 국민으로서 자긍심과 희열을 맛본 새벽이었고 내친김에 8강으로 가기를 염원해 본다. <수필가 권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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