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이러한 삶 앞에서

오늘의 쉼터 2010. 3. 29. 12:37

    이러한 삶 앞에서 제가 가르쳤던 고등학교 제자 중에 이런 남학생이 있었습니다. 그의 부모는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맹인)으로 포교당 앞 시장 개천 길에서 남의 사주팔자 보아주며 생계를 유지 했습니다. 그 아이의 운명은 가슴이 아프도록 기구했습니다. 태어 날 때부터 앞을 못 보는 생모는 시각장애인 생부를 만나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습니다. 그 학생은 자신의 의지와는 아무런 관계없이 시각장애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 졸업 할 때까지는 친부모 사랑을 받으며 어렵게 자랐습니다. 그런데 중학교 이학년 때 아버지가 지병으로 운명했습니다. 생계가 어려운 생모는 얼마 후 재혼을 했습니다. 그 계부도 역시 기구하게도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었습니다. 그 학생의 효심은 지극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또 가슴 아프게도 고등학교 일학년 때 생모마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학생은 의지 할 곳 없는 천애의 고아가 되었습니다. 그 얼마 후 계부는 또 다른 시각장애인 계모와 재혼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삼학년 초에 저는 어찌해야 하느냐고 저에게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래도 계부는 피하나 섞이지 않은 아들이지만 사랑이 깊었습니다. 그래서 학생은 신문과 우유 배달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습니다. 학생이 말하기를 계모의 이유 없는 학대가 날로 심하여 견디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선생님 저는 앞으로 어찌해야 하느냐고 눈물로 하소연 했습니다. 저는 막연하게 살다보면 괜찮을 터이니 참고 견디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렵게 학교를 졸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조그마한 회사에 취직을 했습니다. 졸업 후 연락이 두절 된 것이 삼십년이 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좀 더 따뜻하게 살펴 주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됩니다. 아마 별일 없이 잘 살고 있을 겁니다. 우리는 이런 삶 앞에서 불행하다고 말 할 수 있을까요. <소설가. 시인 김용복> ************************************************ 가족 여러분... 평생을 후학들을 위해 교육 현장에서 보낸 김용복 교장 선생님의 가슴아픈 제자 사랑 이야기입니다. 어렵다고 해도 이런 학생만큼 고난의 시간을 보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래도 사회의 일원으로 떳떳히 살아갈 제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국보문학의 세상사는 이야기는 우리들의 진솔한 삶의 현장을 대변하는 광장입니다. 희, 노, 애, 락을 함께 하는 세상사는 이야기가 되도록 필진들은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아픔을 희망으로 생각하는 월요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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