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림질 ♠
어제는 깨끗이 빨래를 했지
오늘은 반듯하게 다림질을 하자
생의 주름진 깃을 세우고
등판 앞판 팔소매 바지
매끈매끈 다리자
하루 종일 많은 생각 반듯이 펴서
내일의 새다짐 팽팽히 당기고
사랑 한 번 칙칙 향수처럼 분무해
진실로만 토독토독 다정스레 문지르자
정겨움 반짝반짝 포켓에다 꽂으면서
자존심도 빳빳한 줄을 세우자
앞도 뒤도 반듯하게 늘 반듯하게
걸음걸이조차 조심스레
주름질까 살피면서 움직여야지
바지주름처럼 나란한 조화를 이루며
한걸음도 나눌 줄 아는 배려함을 배우자
다림질하는 마음으로 마음도 다리고
늘 오늘을 반질반질 다림질하자
뒷모습이 아름답게 남겨질 내일을 위하여
<시인 수필가 황 범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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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님의 시를 읽으며
나의 삼십 여년 세월의 다림질을 생각해 봅니다
화남도 서운함도 속상함도 다림질을 하며
삭이며 살아온 세월이 꿈만 같습니다.
다림질을 하며 혼자 지껄여온 나와의 대화를 생각하니
꿈속의 집도 땅도 빌딩도 많이도 샀습니다.
이제는 꿈이다 생각하니 도인이 다 되어 다림질을 합니다.
색색의 와이셔츠 일주일분 다려 걸어 놓으며
일주일은 편안하게 지낼 일만 생각했지,
고단하게 직장 가는 남편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우리 가족을 따듯한 방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게
눈이오나 비가 오나 몸이 아파도 하얀 와이셔츠 갈아입고
출근하는 남편의 고생은 왜 생각을 못 했을까요.
오늘은 따듯한 말 한마디 건네며
목이 조여 답답한 넥타이를 풀어 주고 싶은 날입니다.
이제는 다림질 하는 손에 사랑을 듬뿍 담아
구겨진 주름 펴며 이마에 그어진 주름까지 펴 주고 싶습니다.
가족 여러분...
오늘은 가족을 돌아보게 됩니다.
바삐 사느라 식탁에 마주앉아 식사한지 오래 되셨죠.
사랑이라는 반찬 놓고 오손 도손 식탁에 둘러 앉아
즐거운 휴일 보내시길 빌어 봅니다.
한주 동안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월요일 아침 고운편지 가지고 예쁜 모습으로 뵐게요^^*
(토요일과 일요일은 세상사는 이야기가 쉽니다.)
이 규 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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