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노인 복지관◈

오늘의 쉼터 2009. 10. 20. 12:37



    ◈노인 복지관◈ 이곳 남양주로 이사와 정리, 정돈도 끝내고 해서 무언가 배워야겠다는 욕심으로 진건에 있는 남양주시 노인복지관을 찾았다. 8월 말경에 수강신청을 하려고 복지관에 가보았더니 배울만한 마땅한 과목이 없어 우선 중급반 영어와 한문을 수강 신청하고 9월1일부터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영어 중급반은 61세가 되신 분이 가르치는데 인상도 좋고 우선 가르치는 교육 방법이 교육받는 노인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아 서로 좋았다. 주로 문법, 독해, 숙어암기 등이지만 생활영어에 중점을 두고 가르친다. 인천 시청에서 계약직으로 공직 생활을 했던 경험을 살려 영국, 미국, 등 외국 생활상을 설명해주신 온화하고 자상한 분이다. 어디나 특색이 있지만 제천에서는 필리핀에서 대학을 나온 여자분에게 1년 이상 영어회화를 배웠는데 주로 영어로만 수업하기 때문에 너무 어려워 우리말과 함께 강의를 해달라고 부탁을 한 적이 있다. 화도 복지관에서는 여자 선교사가 영어회화를 가르치는데 영어로 수업을 하고 숙제도 내 주며 수업시간에는 앞에서부터 뒷줄까지 쭉 회화를 시키기 때문에 젊은 세대에게는 수월하지만, 우리처럼 나이가 많은 경우는 부담이 된다. 중급반 한문 선생님은 77세 되신 노인이다. 한학을 열심히 공부하신 분으로 한문뿐만 아니라 중국역사 그리고 우리나라 역사에도 조예가 깊은 분이다. 6,25전쟁 당시 군대 생활을 했던 이야기부터 현 시국에 대한 이야기도 간간이 들려주며 열심히 가르치신다, 수강생 나이는 65세부터 80세인데 여자 몇 분도 수강을 한다, 한자 시간에는 흑판에 한자를 써주고 토와 음을 달아 해설을 해 준다. 안중근의사, 남이 장군, 제갈공명,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부터 자세하고도 구수하게 소개를 해 주어 종전에 잘 몰랐던 사실 들을 이 시간을 통하여 알기도 한다, 한문은 어려서 서당을 다녔고 초, 중, 고, 대학에서 많이 배웠으며 오랜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에 문서 열람을 하며 익혀 별 어려움은 없으나 막상 쓸려고 하면 잘 안 된다. 제천에 있을 적에는 선비대학에서 현직 고교 교장선생님으로부터 명심보감 을 수강했고 야외수업으로 선열 묘소나 독립유공자 묘소를 현지 답사하여 그분들의 국가와 민족을 위한 헌신봉사 그리고 사랑을 실천하는 활동상황을 청취하기도 했다. 6,25전쟁 전후 어려운 세대이기 때문에 배울 형편이 못 되어 배우지 못한 노인들, 그중에서도 여자 분들이 마음껏 배울 기회를 국가로부터 부여받아 격세지감을 느끼지만 많은 것을 배우며 친교도 나누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흐뭇하다. 미래엔 좋은 약과 의료시설 발달로 국민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 우리나라 노인들도 80세 이상 100세까지도 거뜬히 산다고 한다. 앞으로 노인들도 집에서 우두커니 저 세상 갈 날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금은 노인들도 무엇이든 배울 수 있으니 기력이 허락하는 날까지 열심히 배워서 본인에게는 유익이 되고 배운 것을 내 가족 또 이웃에게 전달하고 가르쳐 상부상조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수필가 최연성>> ********************************************************* 오래전 신혼 시절인가 봅니다. 신접살림을 차렸던 주인댁에는 나이 드신 할머니와 아들 내외가 살았습니다. 어느 날 할머니께서 제가 퇴근해 오기만을 기다리셨다는 듯이 대문에 들어서자 반갑게 맞이하시며 하얀 백지 한 장과 연필을 마루에 내려놓으십니다. 그리곤 불러준 대로 편지를 써 달라 부탁을 하시는 겁니다. 한참을 또박또박 써내려 편지를 완성해 할머니 손에 건네 드리자 잡은 손을 놓지 않으시고 가난하여 배우지 못했던 설운 이야기를 하시며 기인 한숨을 엿가락처럼 뱉으셨던 일이 어제 일처럼 눈앞을 스칩니다. 그러나 지금은 글을 몰라 계산이나 차표 한 장 살 수 없으셨다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멀게만 느껴지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즐겁고 기쁜 일입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을 하나, 둘 알아 갈 때마다 느끼는 성취감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지요. 사회가 가난하고 문명이 앞서가지 못했던 옛날에는 배움에도 성별의 차이가 심했지만, 지금은 열심히 학업을 한 여자들이 사회 각 계층에서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보면서 세상이 많이 변했음을 실감하고 느낍니다. 국보 가족님! 학문(學文)엔 끝이 없다 하지요. 우리 가족님들은 삶 속에서 배움을 알고 늘 새로운 것을 학습하여 지혜로운 우리 님들이 되시기를 바람 해봅니다. 산등성이에 피어 있는 산국이 치맛자락을 붙잡습니다. 농익어가는 가을처럼 우리 마음도 곱고 예쁜 것들로 풍요롭게 채워지는 축복받은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하게 보내십시오. 사랑합니다. ♣김미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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