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고향 마을◈

오늘의 쉼터 2009. 10. 19. 08:49



    ◈고향 마을◈ 추석명절 고향 선산에 성묘를 다녀왔다. 내 고향은 이천으로 요즘은 도로가 잘 되어 한 시간 거리에 있다.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거리인데도 자주 가지 않으니 몇 년 만에 성묘 길에 찾은 고향은 옛날에 보았던 마을이 아니게 변해 있었다. 신작로에서 달봉재라는 고개를 넘으면 안동 권씨들이 올망졸망 모여 사는 집성촌 마을이었다. 달봉재는 정월 대보름날 짚을 묶어 불을 붙이고 달을 향해 휘두르며 소원을 빌던 그런 마을 뒷산의 제일 높은 고개였는데 어릴 땐 그리 높더니 지금 보니 너무 얕아 보였고, 그나마 공장이 들어와 울타리를 쳐 놓아 길도 막히고 전에 샛길은 시멘트 포장길로 변해있었다, 외지에서 사람들이 들어와 양옥을 짓고 모르는 얼굴들이 눈에 들어왔고 마을 중앙에 있던 거목 느티나무는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속이 움푹 패여 쪼그라진 모습이 되었다. 문전옥답(門前沃畓)이던 마을 앞의 논은 밭으로 변해 있었는데 요즘은 기계로 농사를 짓기 때문에 기계가 빠지는 논은 쓸모가 없게 되었다고 한다. 오랜만에 찾아온 고향 마을에 내가 나서 자랐던 집을 찾아갔다. 집은 헐리고 무성한 잡초만 우거져 집터의 형색만 알아볼 수 있었다. 뛰어놀던 뒷동산은 복숭아밭으로 변해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실감하며 집터를 바라보며 옛날 어렸을 때의 생각들이 머리에 스친다. 집 앞마당에 큰 배나무가 있었는데 장난감이 없던 꼬마는 어른들이 모두 들에 나가시고 집에서 놀다가 낫으로 배나무 껍질을 벗겨보니 재미가 붙어 껍질을 온통 벗겨버려 혼이 났다. 지금은 밭이 된 앞 논에서 썰매와 팽이를 치다 추워서 마른 쇠똥에 불을 붙여 놀다가 바람을 타고 불이 번져 겨울준비를 위해 쌓아놓은 나뭇더미에 옮겨 붙어 모두 태우고 조그만 가슴을 콩닥거리며 숨어 있던 생각도 떠오른다. 배나무 껍질을 모두 벗겨 죽였을 때나 불을 내고 잡혀왔을 때도 어머니는 어린애가 놀라면 안 된다고 감싸주시던 어머니가 생각나 그 사랑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고향에 오니 지금은 안 계신 어머니가 그리워진다. 고향과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의 사랑을 되살려본 고향 길이었다. <<수필가 권영이>> *************************************************** 사랑하는 국보 가족님! 곱게 물든 단풍을 보는 것만으로 행복했던 휴일, 즐겁게 보내셨는지요? 오늘은 늘 꿈에도 그리운 고향 이야기로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언제나 생각만 해도 포근하고 말만 들어도 가슴 뭉클해지는 고향, 어머니 품처럼 따뜻하고 잊히지 않는 곳이 고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뚝 솟아오른 현대식 건물과 아스팔트로 새로 단장된 동네는 생경스런 모습으로 고향을 찾는 발걸음을 맞이하고 탱자나무 울타리 너머로 웃음을 보내며 유년의 꿈을 키우던 내 어릴 적 초가는 이제 아름다운 추억 속의 한 페이지가 되어 그리움을 키워갑니다. 국보 가족님! 벌써 억새의 하얀 깃털이 바람에 날립니다, 오늘도 가슴마다 간직한 잊을 수 없는 고향의 넉넉함으로 따순 하루 보내시고 한 주 내내 값지고 행복한 날들만 이어가시기를 빕니다. 건강하십시오 ♠한 주의 시작이 바쁘시겠지만, 청자 빛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는 여유를 드리고 싶어 향기 그윽한 국화차 한 잔 드립니다. ♣김미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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