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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혼자인 여자 (2)◈
(어제에 이어 )
이혼 상담을 하는 사람들에게 병적이리 만큼 말리며 다른 희망을 주는
C 선생. 혼자 살면서 쓸쓸함도 맛보았고 명절이 돌아오면 아무도
오지 않는 철저히 가두어진 공간에서의 고독을 맛보았던 지난 13년을
돌아보며 내린 결론. 늘 혼자였기에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보험을
많이 드는 여자. 만기일이 되면 양도해야 할 가족이 없다며 고아임을
강조하며 또 그렇게 살아온 세월.
가족을 만나 한동안 즐겁게 살던 그분에게 어느 땐가부터 어두움이
드리기 시작했다. 당신이 공부를 뒷바라지하여 박사가 된 동생과
또 다른 가족이 모두 여유롭게 잘 되어 있었다. 유별났던 그분의
성질이 세상 풍파와 공부 때문에 변해 있는 모습을 보고 실망하던
가족들의 원성을 들을 때마다 뼈마디가 쑤신단다.
가족을 찾고 나니 혼란이 온다고 말한다.
가족이 없는 세월 속에 죽어서 장례만 잘 지내면 된다고 종신 보험을
들며 혼자임에 두렵던 지난날 가족이 나타나서 혼란이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철저히 잠가 버리고 지나온 세월 앞에 가족을 만났다는
감사한 마음은 잠깐이었다.
더 욕심을 부려 그 가족을 예전처럼 대하고 싶은 욕망이 그를 힘들게
하고 있다. 오로지 가족의 무사함을 기도하며 흘려보냈을 긴 시간도
그들을 만나면서 숨겨 놓았던 마음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 모든 현실이 절망의 덩어리가 되어 굴러 내리고 있다.
이 길을 가려면 맑고 깨끗한 영혼 속에 모든 속세를 떠나야 하건만
가족이라는 바윗덩어리가 혼자 집을 나오기 전 세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오늘도 C 선생은 그 옛날 하녀를 부리며 풍요롭게 살았던 그
시절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 다리를 내려놓는다.
뜨겁던 하늘이 어제였건만 스산한 초가을의 기후에 멍이 들어 집을
나왔지만 기댈 곳은 아무도 없었고 무거운 C 선생의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맴맴 거리는 귓속을 후벼 파 본다.
삶이란 희망이 없으면 살 용기도 나지 않는다고 했던가?
나에겐 희망이 모두 여행 중이다. 곰살맞게 예쁘던 자식들과 더없이
든든하던 남편이 타인처럼 느껴지던 근래의 내 생활을 돌아보며 더
살아야 할 것인가?
욕심이 많은 나를 돌아보며 모든 것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면
해방감이 올 줄 알았는데, 희망이라는 단어가 기억 속으로 숨어 버리고
나에게 돌아온 것은 절망이라는 손님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이제까지의 잡다한 세상일을 정리하고 잠에 빠지고 싶다.
C 선생이 죽음을 준비하던 보험이나 가족과 잃었던 모든 것을 얻는
지금도 혼자라는 외로움은 늘 그분 가슴속을 지배했다.
가족과 이웃이 있지만, 나만의 철저한 공간 안에서 항상 혼자임을 생각하는
내가 무엇이 다르랴.
항상 인간은 혼자임을 생각하고 혼자 사는 법에 익숙해지라는 어느 분의
말씀을 되새기며 또 혼자였음을 느낀다.
<<수필가, 이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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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오늘도 C 선생의 옛날이야기와 항상 혼자임을 생각하는
작가님의 세상사는 이야기로 아침을 열어갑니다.
혼자가 아니어도 혼자인 듯 외롭게, 또는 혼자이어도 혼자가 아닌 듯
당당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부부란 철길처럼 마주 보는 사랑으로 서로 아끼고 어려울 때 힘이
되어주는 관계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C 선생 자신의 아픔이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약이 되는
좋은 조언이 되고 디딤돌이 되어 가족이란 이름으로 한 지붕 아래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힘과 용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국보 가족님!
늘 혼자라 느끼던 예람이도 오늘은 사랑하는 우리 님들이 계시기에
결코 혼자가 아님을 깨닫고 감사하는 마음을 전해 드립니다.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잎에 바람이 놀다 갑니다.
오색물감으로 수를 놓는 자연처럼 우리 가족님들도 아름다운 이야기로
삶을 곱게 수놓아 가시고, 사랑하는 남편과 아내, 자녀가 있어
행복하다 말할 수 있는 멋진 오늘을 보내시길 빕니다.
한 주도 삶의 현장에서 수고하신 우리 님!
온기 있는 가슴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행복한 주말 만들어 가십시오.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김미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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