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병실에서 내게 보낸다◈

오늘의 쉼터 2009. 10. 7. 09:09

 



    ◈병실에서 내게 보낸다◈ 한 가닥 링거 줄에 들숨 날숨을 맡긴 채 언제 끝날지 모를 통증과 싸우며 아픔의 흔적들을 기억의 책갈피 속으로 밀어 넣는다. 사방을 둘러봐도 나를 위로하고 감싸줄 그 무엇도 보이지 않고, 수숫대 분질러놓는 바람 소리보다 더 무서운 의사들의 소곤거리는 소리만 마른침을 삼키게 한다. 십수 년 전 “백혈병”이란 진단을 받고 나는 아니리라 도리질하며 목젖깊이 속 울음을 삼켜가며 투병을 해야 했던 기억에서조차 지우고 싶은 지난날의 아픔이 무서움으로 엄습해온다. 오랜 투병 끝에 건강을 되찾았을 때 다시는 건강을 잃지 않도록 잘 지키라는 주변의 권유에 두 다리가 있어 걸을 수 있고.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두 팔이 멀쩡했을 때는 그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병마와 싸우며 꺼져가는 생명줄을 근근이 보듬고 사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면서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자만과 오만으로 방심한 사이 병마는 내 몸을 가만두지 않았다. 또 다시 온몸은 마비되고 신열에 사시나무 떨듯 부들부들 떨며 여위어가는 몸을 의사에게 맡기게 했다. “건강”이란 단어 앞에 고개 들 수 없는 죄인이 되어버렸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물론 아픔의 통증을 즐길 사람도 없다. 그러나 작은 기침에도 덜컹거리는 가슴이 있는가 하면 각혈을 하는 아픔을 참아내며 몸을 돌보지 않는 사람을 본다. 바로 나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아닌가 싶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 조금 더 귀 기울이고 조금 더 일찍 살펴보았더라면 차디찬 침대에 몸을 누이는 일은 없었을 것을……. 요즘 많은 사람이 운동하고 바른 음식을 먹으며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에 여념이 없다. 운동 종목도 갖가지, 좋은 먹을거리도 갖가지, 건강을 지키려는 방법은 참 많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운동을 하더라도 마음이 건강하지 않고선 병마를 이길 수 없으리라. 숯등걸을 올려놓은 듯 열을 내며 아려오는 통증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꼭 좋아지리라 믿으며 조급함을 버리고 마음을 비운다. 똑, 똑, 떨어지는 수액이 그쳤다. 이젠 몸이 하자는 대로 순응하며 따르리라 다짐하며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라.”라는 말을 가슴에 새긴다. 판화처럼……. <<시인, 수필가 김미옥>> **************************************************************** 국보 가족님! 반갑습니다. 여름의 끝자락을 이기지 못하고 비틀거리다 사방에서 몸살을 앓는 가을이 되어서야 사랑하는 가족님들을 다시 뵈옵니다. 죽을병도 아니면서 끊임없이 찾아드는 어깨 통증에 두 팔이 마비되어 병원을 들락거림이 님들을 찾아뵙지 못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염려와 기도로 건강을 빌어주신 가족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젠 통증도 참을 수 있을 만큼 좋아졌지만, 너무 오래 낫지 않아 좌절하거나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어서 좋아지기를 비는 마음이 욕심이 아니었음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들려 드리는 세상사는 이야기가 입원실에서 썼던 글이기에 무겁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 가족님들은 건강하심으로 밝은 삶을 지탱해 가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보내 드리게 되었습니다. 벚나무 이파리가 낙엽 되어 바람에 뒹굽니다. 우리 님들은 행복의 꽃밭에 마음을 내려놓고 마음껏 뒹굴어도 좋을 고운 하루 보내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김미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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