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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해 보고 싶어◈
'뭐해보고싶어'
처음으로 문자 메시지를 띄운다.
띄어 쓰는 법을 몰라 글씨만 겨우 찍어 보낸다.
비 오는 날의 무료와 괜한 슬픔을 달래느라 처음으로 찍어 보내는
문자 메시지다. 한결 기분이 가벼워졌다. 한참을 기다려도 답장이
오질 않는다. 전화도 없다. 괜한 짓을 했나 보다 후회 반 배신감
반으로 전화기만 바라본다.
지겹도록 울려대던 전화벨이 오늘을 정말 잠잠하다.
잘못 들어간 것일까? 이상한 여자에게 전화라도 오면 어떡하나.
괜한 불안감마저 든다. 언젠가 남편전화기에 이상한 문자 메시지가
찍혀서 전화를 해 보고 싶어도 내 번호가 찍힐까 두려워 해보지도
못하고 친구 남편에게 한번 해 보라고 한 적이 있다.
친구 남편 말이 이상한 문자메시지는 수시로 들어온단다.
그리고 발신 번호가 남지 않게 하는 방법도 가르쳐 주었다.
땡 신사가 오늘은 늦다. 전화를 했다. 거의 도착했다고 한다.
전화기 좀 달라고 했다. 씩 웃는다. 제대로 들어갔나 보다.
치사하다. 처음으로 연애편지 보냈더니 답장도 없더라 했다.
무슨 연애편지 한다. 그러고는 “내가 뭐 했음 좋겠어?” 한다.
웬 뚱딴지같은 소리! “뭐 해보고 싶냐며?” 한다.
순간 웃을 수밖에는 없었다. 한 술 더 뜬다. 로또 당첨 되었느냐?
라고, 갑자기 뭐가 그렇게 해 주고 싶어졌느냐?라고……
나! 원 참! 누구를 탓하겠는가! 안 하던 짓을 한 내 탓이로소이다.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셨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그날 밤 남편은 나에게 문자 쓰는 법을 배우고, 다음날은 내가
띄어쓰기, 부호 찍기를 배웠다. 지금은 둘 다 선수가 되었겠지만,
그 이후로 남편에게 문자를 보내 본적이 열 손가락 안에 든다.
그 사람 또한 마찬가지다.
핸드폰을 사용하면서도 오는 전화 거는 전화사용 외에는 특별히
존재 이유가 없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밥 먹는 일처럼
중요한 존재 이유가 되었다. 자꾸만 전화기를 바라보게 되고
벨이 울리지 않고 조용한 날은 자신도 모르게 기분까지
우울해지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남편이나 아이들에게 예쁜
문자 한 번 보내보려는 생각 없이, 꼭 일이 있을 때 내용만
간단하게 보내게 된다.
친구들에게 하듯이 예쁜 말, 예쁜 기호 찍어서 지금부터라도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사랑 나누기를 실천해 봐야겠다.
징그럽도록 뜨거운 여름날 징그럽도록 기특한 이 뜨거운 사랑을
지금 당장 날려 보내 주리라.
<<시인, 수필가 황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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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의 물결 속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이 거행되었던 휴일을
보내고 밝아오는 여명 속에 새로운 오늘을 맞이합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우리의 정서가 살아 있던 아날로그
시대를 그리워하며 오늘 아침은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 보낸 문자
때문에 서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된 작가님의 글을 보며 배시시
미소를 지어봅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울리는 전화벨……
지금은 전화기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우리네 부모님들의 세대엔
전화한 번 하려면 동네 이장님 댁이나 우체국에 줄을 서 기다렸다
“용건만 간단히"라는 표어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통화를 하곤
하셨지요. 물론 제가 어릴 적에도 그랬으니까요.
그러나 지금은 가정에 일반 전화가 있음에도 개개인이 모두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음은 물론이요, 사고 현장이나 위급한 상황에서 휴대전화
때문에 생명을 살려낸 기사들을 볼 때면 휴대전화는 정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물건이 된 것 같습니다.
국보 가족님!
오늘은 말로 하기 어렵거나 쑥스러워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의 소리를
문자 메시지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달해보시면 어떨까요?
“힘내세요.” “사랑합니다.”라는 한 마디는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을 것이며 새 힘을 얻을 것입니다.
팔월을 한 주 앞두고 가을을 맞이할 채비를 하는 월요일입니다.
오늘도 가족님들의 가슴에 행복의 물결이 소용돌이치는 아름다운 하루
보내시고 원하시는 일들을 이루어가는 한 주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예람 이가 보내드리는 문자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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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님!! 사랑합니다. 힘내십시오.
수박화채 맛나게 드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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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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