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나눔의 행복

오늘의 쉼터 2009. 8. 20. 10:18



    ◈나눔의 행복◈ 올해는 장마가 오래가고 국지성 소나기 등 날씨가 여름답지를 않더니 입추와 말복이 지난 이번 주에 더위가 맹위를 떨친다. 지난 토요일 광복절의 날씨가 33도로 치솟더니 누그러질 기미가 없다. 토요일엔 항상 산행을 하는데 마침 광복절 휴일이 겹쳐 여기저기서 산행하자는 말이 들려온다. 여러 곳을 저울질하다 서산의 바닷가 팔봉산을 타고 몽산포 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한 후 예산의 광시 한우 촌에서 한우고기로 뒤풀이를 한다는 모 산악회를 가기로 하고 친구와 동행하여 참가하였다. 산행 후 해수욕을 한다기에 준비한 밀짚모자가 오늘은 효자 노릇을 단단히 하였다. 산은 362m로 높지 않으나 돌산이고 나무그늘이 없어 찌는 듯한 불볕더위에 온몸이 땀으로 젖고 목이 타서 준비한 얼음물이 동났다. 비교적 큰 배낭을 멘 일행에 물을 요청하니 흔쾌히 배낭을 열더니 통째로 얼음 병을 건네주었다. 여러 병을 얼음에 재어 올라왔노라고 미안하게 생각하는 나를 오히려 다독이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싱긋 웃어 보인다. 그는 이럴 때를 대비해 서너 병이나 얼음을 얼려 필요한 자에게 나눠 줌으로 행복을 맛보는 것 같았다. 드디어 정상 부근 공터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어느 분이 자그만 양푼을 꺼내더니 거기에 가늘게 채를 썬 묵을 넣고 준비한 양념과 잘게 썬 김치를 넣어 얼음물을 붓고 밥을 말으니 푸짐한 묵밥이 되었다. 아내가 새벽에 꾸려준 도시락을 풀고 먹으려는데 모두에게 그 묵밥이 공급되었다. 시원한 묵밥이 맛있다는 이구동성에 이마에 땀을 송글송글 맺히며 묵밥을 퍼주는 손길에 행복한 미소가 번진다. 묵밥은 옛 토속음식으로 먹을 것 없을 때 도토리를 주워 묵을 쑤어 이렇게 묵밥요리를 해먹었다. 내가 꼬맹이 시절 겨울밤에 우리 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이야기책을 읽어 드리고 어머니는 밤참으로 묵밥을 말아 내셨다. 그때의 맛을 추억하며 이 산 정상까지 저렇게 무겁게 짐을 지고 올라와 묵밥을 만들어 나눠주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이것이 나눔의 행복이지 무엇이겠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한 친구는 막걸리를 준비 못 했다고 내내 아쉬워했는데 여기저기서 시원하게 냉동된 얼음 막걸리를 따라주니 얼굴에 화색이 돌며 좋아하였다. 반찬도 네 것 내 것 없이 모두 꺼내 놓고 서로 먹어보라고 정이 오가니 더불어 나누는 행복감이 충족된 행복한 나눔을 체험한 즐거운 점심시간이었다. << 수필가 권영이>> ***************************************************************** 해가 지는 시간인데도 식을 줄 모르는 더위에 땀을 식힐 요량으로 돗자리 하나 들고 근처 공원으로 마실을 나갔습니다. 언제부터 몰려들었는지 공원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꽉 찼습니다. 틈새를 발견하고 자리를 펴는데 알지 못하는 아이가 수박 한쪽을 들고 와 먹으라 건넵니다. 의아해서 쳐다보는데 한 사람 건너 옆에 계신 아주머니께서 “나눠 먹으려고 가져왔어요. 드세요.” 하십니다. 망설이다 ‘고맙습니다.’라는 한 마디 건네고 수박을 받았지만 진정 제가 먹은 것은 그 아주머니의 고운 마음이었습니다. 누구나 베풀고 나누며 살기를 원하지만 이렇게 실천하기란 쉽지 않을 것인데 등산길에 땀을 뻘뻘 흘리며 정상까지 등에 지고 올라와 정성어린 묵밥을 나눠주시는 그분이나 공원에서 수박 한쪽으로 나눔을 실천해 주신 아름다운 손길을 통해 나 자신을 둘러보고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 베풀며 살아가는 오늘이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국보 가족님! 오늘도 사랑으로 하나 되는 향기로운 하루 보내시고 발길이 머무는 곳마다 환한 미소가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건강하십시오. ♣김미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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