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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재미로 하는 것 ◈
쉬는 토요일인데 직장으로 나왔다.
점심 뒤 직장 안 뒤뜰로 산책하러 나왔다가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이
광장 잔디밭 쇠 울타리에 페인트를 덧칠하는 모습을 보았다.
담당팀장과 담당직원이 순찰차로 이동하면서 페인트와 시너, 붓을
주면서 독려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지시하면서도 작업은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 내 업무는 아니었지만, 그들과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헌 장갑 한 켤레를 찾아내고 페인트통과 붓을 들었다.
이미 칠해진 담장의 모서리와 구석까지 남김없이 덧칠하는 마무리
작업을 끝냈다,
두 시간 반이 넘도록 페인트칠을 했더니 병약한 허리가 또 아프기 시작했다.
꾀병이 슬슬 날 무렵. "과장님 그만 쉬세요. 쉬면서 간식이나 드시지요."
직원이 말하면서 억지로 내 페인트통을 빼앗아 든다
어느새 담당 팀장이 와서 함께 덧칠한다,
매점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지갑을 열었다.
‘일은 재미로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힘들어서 못합니다.’
자기네 업무와는 무관한 상급자가 하위직원들의 틈에 끼어서 몸소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그 팀장과 담당직원도 무엇인가를 조금은
깨달았을까?
하오에 바깥에 나갔더니 이번에는 팀장도 덧칠하고 있다.
장갑에 검은 페인트가 잔뜩 묻었다.
‘좋았어.’ 하고 나는 흐뭇한 비소를 지었다.
<<수필가 최윤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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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기도를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 두리번거리다 우산만 한 토란잎을
발견하고 쪼르르 달려갑니다.
토란 잎 위로 물방울 하나 또르르 굴러 떨어집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다 손가락에 물을 찍어 톡~톡 떨어뜨립니다
또르르 굴러가더니 물방울끼리 합쳐 사이좋게 하나를 만듭니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커다란 물방울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거부하지
않고 물방울들을 보듬는 토란잎을 보면서 어쩜 더불어 사는 우리네
삶과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토란잎을 잡고 물방울을 빙빙 돌려가며 유년의 추억을 떠올려 보며 혼자
배시시 웃음을 흘리다 후다닥 들어와 아침편지를 씁니다.
최윤환 작가님의 글에서 느낄 수 있듯이 어떤 일을 보고 내 일이
아니라고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타인의 일과
내일을 가리지 않고 도움을 주는 따순 마음들이 있음을 봅니다.
국보 가족님!
우리 님들은 나보다 약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나거든 밀어내지 않고
끌어안을 수 있는 너른 가슴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시는 고운 님들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등줄기에 땀방울을 흘려가며 각자 삶의 현장에서 수고하실
우리 님들의 가슴에 시원한 초록 물방울로 더위를 달래 드리고 싶은
월요일입니다.
더위 속에서도 건강과 웃음 잃지 마시고 새로운 한 주 행복함으로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삶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기분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김미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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