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그리운 어머니

오늘의 쉼터 2009. 8. 4. 11:45



    ◈그리운 어머니◈ 어머니! 오늘은 왜 그리 당신이 그리운지요? 늘 잊고 살아온 건 아니지만, 오늘은 유난히도 당신의 사랑이 그립고 목마릅니다. 오늘은 어머니가 사랑하셨던 외손녀가 집에 내려온다 하네요. 신행(新行) 후 처음 맞이하는 사위와 여식입니다. 그래서인가요? 간밤엔 잠도 설치고 새벽부터 무엇을 할까 수선을 피웁니다. 마음은 시장을 통째로 들고 오고 싶지만 어디 그럴 수 있어야지요. 어머니! 당신도 그러셨나요? 못난 여식이지만 당신을 뵈러 갈 때면 그리 좋으셨던가요? 살아가면서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는 사람 어디 있겠습니까만 거짓말은 심장에서 못 박아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교육하셨던 어머니, ‘혹여 계모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도록 참된 인성과 집안일에 대해서만큼은 한 치의 양보나 이해도 없이 혹독하게 가르치셨던 당신을 어린 큰딸은 무던히도 울면서 원망했었습니다. 당신의 말씀 져버릴 수 없어 주기만 하고 양보만 하다 ‘바보’라는 소리만 듣고 살아왔지만 긴 세월이 흐르고 당신 품을 떠나 어미가 되어서야 당신의 교육이 참 가르침이요 참사랑임을 알고, 당신의 가르침을 그 모습 그대로 내리사랑으로 교육하고 있었던 저 자신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머니, 이랬던 이 못난 딸이 사위가 온다고 좋아합니다. 아버지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시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하늘나라로 보내시고 시름에 잠겨 병고를 치르셨던 어머니! 세상 그 어느 부부보다 사이 좋으셨던 가시버시 사랑 앞에 당신의 큰딸은 당신처럼 곱고 따순 사랑 나누며 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의 여식은 홀로 왔던 길 바쁘게 되돌아가는 짧은 인연 앞에 고개 들고 하늘을 바라보기조차 부끄러운 죄인이 되었습니다. 어쩜 닮고 싶지 않은 당신의 삶을 오롯이 닮았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여 당신은 천상에서 큰사위를 만나 다 못한 지상의 얘기 나누지 않으셨는지요? 지아비를 가슴에 묻고 사랑이 무르익어가던 청춘을 홀로 보내셔야 했던 어머니! 당신의 가슴에도 그리움이 찾아들었을 거라는 것을, 당신의 가슴에도 외로움이 밀려들었을 거라는 것을 그때는 왜 알지 못했는지 때늦은 후회로 당신의 마음을 달래 드립니다. 어머니! 오늘따라 시계의 요란한 초침소리는 종종걸음을 걷게 합니다. 이제 앞치마를 두르고 당신의 손녀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서둘러 시장에도 가고 어질러진 건 없지만, 청소도 해야겠지요? 눈물 나도록 당신이 그리운 날입니다 오늘은…… <<시인, 수필가 김미옥>> ******************************************************************* 어제는 결혼 후 처음 친정 나들이를 나온 여식과 조그마한 섬에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서로 마주 잡은 손에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사랑은 순간순간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습니다. 결혼 전보다 더 많이 엄마를 위하고 생각해주는 딸을 보면서 지금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내 어머니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앞집 할머니께서 딸과 함께 대문을 나서는 모습을 보셨는지 부러운 듯 혼잣말을 하시며 눈물을 훔치십니다. 아마 객지에 나가 있는 자식이 그리우셨던 모양입니다. 국보가족님! 요즘이 가장 성한 휴가철이지요? 우리 님들도 이번 휴가는 바다나 시원한 계곡을 찾아 여행을 즐기시는 것도 좋겠지만,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뵙고 동기간(同氣間)의 정을 다지며 훈훈한 고향 이야기로 밤을 지새워도 좋을 소중한 시간을 가져보시는 것도 참 좋겠다 싶습니다. 제가 사는 앞집 할머니처럼 혹시나 하고 먼 산 바라보며 자식 생각을 하시는 부모님이 계실지도 모르니까요. 먼동이 터오는 아침입니다. 오늘도 긍정적인 사고로 희망찬 하루 보내시고 더위에 지치지 않는 좋은 하루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행복하십시오. ♣김미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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