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짜리 지폐를 줍지 말고 하늘을 가지자◈
수주대토(守株待兎)란 말이 있다. 송(宋)나라의 한 농부가 밭 가운데 있는
그루터기에 토끼가 부딪혀 죽자 일할 생각은 안 하고 그루터기만 지켜보며
또 토끼가 죽기만을 기다렸다고 한다. 현대판 수주대토도 있다.
한 젊은이가 길에 떨어진 만 원짜리 지폐를 주웠다. 그 후 그 젊은이는
길바닥을 보고 다니는 습관이 생겼다. 그로부터 십수 년이 지난 어느 날
여느 때처럼 고개를 숙인 채 걸어가던 그의 시야로 살포시 떨어지는 노란
은행잎이 들어왔다. 무심코 고개를 들고 위를 올려다본 그는 따사로운
가을 햇살과 푸르른 하늘, 울긋불긋한 단풍들로 세상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순간 어떤 깨달음이 왔고 비로소 그는 자신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되었다.
지난 10년간 그가 얻은 것이라곤 돈 몇 푼과 잡동사니들 그리고 구부러진
어깨가 전부였다. 그는 그 대가로 나무의 속삭임, 별들의 반짝임, 파도의
노래 등 자신을 감싸고 있던 모든 눈부신 아름다움을 잃어 버렸던 것이다.
수주대토 얘기를 들으면 우리는 늘 습관처럼 남 얘기하듯 농부를 또 젊은이를
비웃고 만다. 그러나 한 번쯤은 나는 과연 수주대토하고 있지 않은가를
반문해 보았으면 한다.
흔히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병원비를 줄였으면 줄였지 교육비는 줄이지
않는다고들 한다. 농부가 토끼만을 생각하듯 요즈음은 많이들 학벌과
돈만을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제는 학벌이 밥 먹여 주던 시대는 끝났고 실력이 앞서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또 역사를 돌이켜 보면 영원한 부는 없었다.
당장 나만 해도 학교후배보다는 실력 있는 친구를 데리고 근무하기를 원한다.
나에게 사람을 추천해 달라는 분들도 학벌을 묻는 사람은 없다. ‘그 친구가
일을 잘하느냐, 인간성은 좋으냐‘를 최우선으로 묻는다.
비슷하게 입사했던 친하게 지내는 몇몇 친구 중 최고 명문 법대 출신
친구가 회사를 전전하며 고생을 하는데 비명문대 출신 친구는 초고속 승진을
하며 지금도 회사에서 핵심역할을 하며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능력과
인품이 더 평가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내가 아시는 분 중에 투자를 잘못하여 셋방을 전전하며 각종 모임도 기피하는
전직 대학총장님도 계시고, 반면 이름도 없는 지방대를 나와 지하 단칸방에서
어렵게 살던 분이 종합상사로 성공하여 매년 수백억씩을 벌고 계시는
분도 있다. 십수 년 전 출발선상에서 본다면 명문대 출신의 대학총장과 지하
단칸방에 살던 서너 평 정도의 사무실을 가진 지방 비명문대 출신은 언감생심
비교 대상이 될 수도 없었다.
그러나 현재는 어떠한가? 학벌이 미래를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고 현재의 부가
영원히 지속하는 것도 아니다.
젊은이가 만 원짜리 지폐를 줍느라 아까운 청춘을 낭비하고 많은 소중한
것들을 잃었듯이 우리도 학벌과 돈에만 집착하다 보면 인생의 더욱
가치 있는 것들을 많이 잃어버릴지 모른다.
누가 말했듯이 ‘돈으로 시계는 살 수 있어도 시간은 살 수가 없고,
돈으로 사람은 살 수 있어도 사람의 마음은 살 수가 없고, 돈으로 호화로운
집은 살 수 있어도 행복한 가정은 살 수가 없다.
돈으로 책은 살 수 있어도 지혜는 살 수가 없고, 돈으로 지위는 살 수 있지만
존경은 살 수가 없다.’ 돈에만 집착해 인생을 허비하지 말고 정말 소중한
것들을 깨우쳐 가야 할 것이다.
(중략)
행복은 가지지 못한 것을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이라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에 있다. 때로는 현실을 부정하며 이상을 좇기보다
현실을 받아들이며 만족할 수도 있어야 한다. 만 원짜리 지폐만 찾으며
무의미하게 살기보다는 따사로운 햇살도 즐기며 어깨 펴고 하늘을 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수필가 황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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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양의 장대비에 건물과 농경지가 침수되고 도로가 유실되며
인명피해가 났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장마 기간에 큰 피해당하지
않고 오늘도 또 하루를 살 수 있도록 새날을 주신 창조주께 감사드리며
아침을 시작합니다.
혹여 우리 가족님들의 가정이나 주변에는 비로 인한 피해는 없으셨는지요?
이어지는 비 소식에 앞으로도 피해가 없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빕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참 소중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남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이 나에겐 소중한 가치가 있고
남에겐 보잘 것 없이 하찮은 것들이 내겐 최고가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치 있는 물건이나 소중한 것들을 ‘돈만 있으면 살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이 있음을 종종 봅니다.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돈으로도 사지 못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비록 가진 것은 적으나 마음이 부자인 사람은 늘 입가에 미소가 피어나지만
가진 것이 많아도 근심, 염려에 얼굴엔 수심이 가득한 사람을 봅니다.
국보 가족님!
오늘은 차 한 잔 앞에 두고 참 소중함의 가치와 행복이 무엇인가를 알아가는
마음으로 비 내리는 하늘일지라도 고개들어 바라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시는 것도 좋을 성싶습니다.
연 분홍빛 봉숭아가 비를 맞으며 화단에서 웃고 있습니다.
고운님들의 입가에 번지는 미소가 꽃보다 더 아름다운 하루 되시고
순간마다 시간마다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김미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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