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답게 바뀐 강변로를◈
오후 아름답게 바뀐 강변로를 걸었다. 오랜만에 산책을 나왔더니 둔치에는
야생화 군락이 조성되어 있었다.
산모가 꽃을 말려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아들을 낳는다던 주황색 원추리도
피었고, 난초까지 보라색 꽃잎을 매달고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나는 아름답게 바뀐 강변로를 낯설어하면서도 꽃들의 반김이 반가웠다.
걷던 발길을 멈추고 꽃잎을 가만히 들려다 보니 이른 봄에 옮겨와 여태
적응을 못 했는지 야위고 기력이 없어 꽃잎을 활짝 피우지도 못하고
기진맥진한 듯 서 있었다.
그렇지만, 땅과 친해진 내년쯤이면 건강한 꽃을 피워 야생화 축제가
열릴 것이고, 많은 풀벌레도 찾아들어 고운 목소리로 노래할 것이다.
길섶엔 참새 입같이 뾰족하게 내밀던 느티나무의 여린 새순들은 어느새
익어 진록으로 넘실거리고, 허허했던 공터는 언제 들어섰는지 녹색
공원으로 바뀌어 한결 아름다웠다. 요즘은 작은 나무를 심고 오랜 세월
가꾸어 울창한 숲을 만드는 게 아닌, 도깨비 방망이를 들고 '공원
만들어져라. 뚝딱!' 한 것처럼 단시일에 울창한 숲과 정원을 만들어놓는다.
진주시는 맑고 푸른 건강한 남강을 만들고, 강변로도 아름답게 조경하여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든 것이다.
옛날에는 꿈도 못 꾸었던 일들이기에 격세지감을 느꼈다.
걷다가 낯익은 아주머니를 만났다. 그분은 경제가 어려워 중산층이 무너지고
모두가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전국체전과 같은 큰 행사를 진주에서 치른다고
야단법석을 한다며 투덜거렸다. 진주에서 그런 큰 행사가 열린다는 건
관계자들도 유치하느라 많은 수고를 하였을 것이고, 시민으로서는 가슴
뿌듯한 일이며, 감사해야 하는 것이 아니던가?
거기다 아름다운 진주가 되면 더 많은 관광객이 진주를 찾을 것이니 그 또한
반가워해야 할 것이다. 아주머니는 " 이 돈이 어디서 나는데, 다
세금인걸!" 한다.
나는 ‘우리 집 주변이 아름다워지고, 살기 좋은 진주가 되어 좋은걸요.’
하였더니 그냥 쓴웃음을 짓는다.
서로 걷는 방향이 달라 혼자되어 걸으면서 그분이 했던 말을 되뇌어 보았다.
세상이 어렵다지만 도시 미관을 아름답게 만드는 건 시민이 자연을 향유할 수
있어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휴식 같은 것이다.
그래서 도시의 발전은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에 꼭 필요한 것이다.
요즘은 뛰어난 지식과 기술, 아이디어로 세상이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다.
악취 나고 혐오시설이던 쓰레기 매립지가 시민의 운동과 휴식 공간인
국제규격의 종합체육관으로 화려하게 탈바꿈하고 있다.
거기다 농산물공판장까지 이웃하니 한적한 강변로가 몇 개월 만에 아름답게
꾸며지고 발전한 것이다.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들여 명품도시를 만드는데
효율성도 좋지만, 철저하게 분석 검토하여 뜯고 재조성하는 일 없이 영원히
보존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도시가 되었으면 한다.
<<시인, 수필가 전미야>>
***************************************************************
오늘은 오랜만에 수필을 보내오신 전미야 작가님의 글을 보면서 논개의
기개가 서려 있는 진주의 아름다운 남강변을 떠올리며 아침편지를 조금
늦게 배달하더라도 해찰 한 번 해보고자 장맛비에 묵은 찌꺼기들이
말갛게 씻겨나간 거리를 걸어봅니다.
각지에 비 피해도 컸지만 깨끗해진 거리를 동트지 않은 새벽에 걷는
기분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설렘이요 행복입니다.
요즘은 아파트 단지나 동네 주변을 보면 잘 가꾸어진 근린공원을 자주
보게 되지요
저 또한 집 근처에 아름다운 공원이 있어 언제고 마음 내키면 찾아가
마음을 달래고 글감을 찾아오곤 합니다.
각박한 세상이지만 그래도 사시사철 마음 머물 수 있는 이런 공원이나
자연환경이 있어 얼마나 감사하지요?
사랑하는 국보 가족님!
오늘이 삼복(三伏)의 첫째인 초복이라지요?
바쁜 아침이지만 출근길에 마주치는 길가의 작은 들풀 하나에도 눈인사로
미소를 보내고 퇴근길엔 잘 가꾸어진 공원 벤치에 앉아 초복 날의 더위를
달래고 나를 달래보는 여유로움을 가져 보시는 것도 또 다른 내일을 위한
삶의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어휴~~늦은 시간까지 근무하시는 우리 님들껜 미운털 박힐까 염려됩니다.)
오늘도 고운 님들의 가슴에 소중한 추억과 사랑의 향기만 담기는
예쁜 하루를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행복하십시오.
♣김미옥 드림♣
삼계탕 드시고 건강한 여름 보내십시오.(^0^)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