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아픈 세대

오늘의 쉼터 2009. 3. 17. 08:48

 김미옥의 세상사는 이야기 --아픈 세대 (3/17 화)


    아픈 세대 "나는 뒈져야 해! 섬뜩한, 발악에 가까운 외마디 고함이 터졌다. 알아들을 수 없을 만큼 절규에 찬 발악소리. 화들짝 놀라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소리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밤늦은 전철 안에서 젊은이가 전철 바닥에 마구 흐트러진 팸플릿을 줍고 있었다. A4용지의 반쯤이나 되는 크기의 백여 장 남짓한 팸플릿을 작은 가방에 주섬주섬 마구 꾸겨 넣으면서 일어섰다. 쿡 숙인 얼굴을 가린 긴 앞머리, 허름한 옷, 노숙자에 가까운 20대 후반의 젊은이였다. "아무리 일해도 하루에 이만 원도 안 돼!" 저주에 가까운 절규. 전철 안은 쥐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모두 고개를 숙이고 외면했다. 나 역시 그 젊은이가 무서워 눈길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고개를 외로 틀었다. 모두의 침묵 속에 그 젊은이만 움직여서 다음 전철 칸으로 비틀거리면서 건너갔다. 문뜩 그 젊은이가 처한 역경이 대량 실업시대를 대변하는 듯했다. 서민이 넘기에는 너무나 높은 장벽. 마땅한 직업을 갖지 못한 자신에 대한 저주일까? '겁나는 세상에서 겁 안 나는 세상으로' 직업이 안정되었으면 싶다. 나는 거듭 일자리가 많아지기를 빌었다. ^*^*^*^*^*^*^*^*^*^*^*^*^*^*^*^*^*^*^*^*^*^*^*^*^*^*^*^*^*^ 부스럭, 부스럭, 제가 사는 곳엔 동터오는 이른 아침부터 동네가 조용해지는 늦은 시간까지 굽은 허리로 폐지를 모으시는 할머니가 한 분 계십니다. 폐지가 쌓이는 높이만큼 할머니의 허리는 더 많이 굽어지고 어쩌다 신문이나 상자를 모아 전해 드리는 날이면 고맙다는 인사를 고개가 땅에 닿도록 하십니다. 언제인가 작은 마음만 전해 드렸을 뿐인데 인사받기가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리자 가슴속에 숨겨둔 말씀을 어렵게 뱉어내십니다. 아들은 다니던 일터를 잃고 대학을 나온 손자는 직장을 구하지 못해 할머니가 거리로 나오셨다는 얘기를 하시며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십니다. 울컥해지는 가슴 애써 다독이며 뒤돌아서는 걸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오늘도 벌써 할머니의 거친 숨소리와 페트병 일그러지는 소리가 조용한 골목을 깨웁니다. 실업률이 높은 요즘 아침이면 날마다 찾아갈 일터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요? 늘 반복되는 삶의 현장에서 때론 지치고 힘들어 쉬고 싶을 때도 있으시겠지만 우리 고운 님들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어진 일에 온 힘을 다하시어 향기나는 아름다운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국보 고운님! 오늘도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아름다운 하루 보내시고 감사로 하루를 마감하시는 축복의 날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행복하십시오. ♥김미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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