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풍수지리

순창 회문산(回文山)과 오선위기형(五仙圍棋形) 명당

오늘의 쉼터 2008. 5. 25. 21:10

 

 

* 순창 회문산(回文山)과 오선위기형(五仙圍棋形) 명당

요즈음 답사를 다니면서 느끼는 것은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각 자치단체마다 그 지역의 문화유적을

발굴하여 관광상품화 하는 정책이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매우 바람직한 것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무모한 개발로 인하여 자연을 훼손하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심지어는 문화유적의 순수한 의미를 잃고 상업적 가치만 중요시하여 유흥지로 전락시키는 경향도 있다.

어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순창 역시 회문산을 비롯한 문화유적지를 개발하여 관광상품화 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회문산은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진 산은 아니다.

소설 "태백산맥"과 "지리산"등에 주무대로 등장하여 있듯이 6.25를 전후해서 빨치산의 전북도당 사령부가

설치되어 있던 곳이었다.

좌우대립과정에서 수많은 양민이 학살되었고 우익이든 좌익이든 이 땅의 젊은 주인공들이 이름도 없이

피를 흘리며 목숨을 잃은 산이기도 하다.

피지도 못하고 꺾인 젊은 영혼들의 절규가 이 골짝 저 골짝에서 들려올 것만 같은 회문산은 그 때의 상처를

아는지 모르는지 지금도 그때 그 자리에 묵묵하게 솟아있다.

이러한 슬픈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드문 오늘날 신문이나 TV에 가끔씩 회문산이 등장한다.

회문산에 있다는 천하의 명당에 관한 이야기를 보도하기 위해서다.

옛 비결(秘訣)에 회문산에는 다섯 신선이 빙 둘러앉아 바둑을 두고 있다는 오선위기혈(五仙圍棋穴) 대명당이

있는데 이혈을 찾아 쓰면 군왕에 버금가는 인물이 나오고 성현과 문과급제자가 수도 없이 나와 57대 봉군을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때문에 옛날부터 돈 많은 양반들이 지관을 대동하고 이 대혈을 찾기 위해 돌아다녔는데 이들을 노린 산적

또한 적지 않았다고 한다.

회문산 능선마다 오래된 무연고 묘지를 비롯해서 최근에 쓴 것까지 묘를 쓸만한 자리에는 어김없이 빼곡이

들어서 있는 묘들을 발견할 수 있다.

모두들 전설상의 명당 오선위기형 명당에 들어가기를 원하는 마음에서 불법적으로 쓰여진 것들이다.

심지어는 풍수지리에서 팔풍받이로 가장 흉하다고 하는 산 정상까지 묘가 쓰여져 있다.

이러한 극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오선위기형 대혈은 주인을 찾지 못해 비어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임진왜란때 조선을 구원하기 위해 파견된 명나라 군사 중에 이여송의 지리참모인 두사충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전쟁이 끝나고도 조선의 아름다운 산수에 반해 명나라에 가지 않고 조선에 남아 전국을 돌면서 명당

위치를 기록한 소위 `두사충결(杜四忠訣)`이라는 비기를 남겼다.

이것이 두사충이 직접 쓴 것인지 아니면 후에 누군가 두사충의 이름을 도용하여 붙여 놓은 것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이 비기에 의하면

"용추봉에서 남북으로 일대 개장을 하여 남룡(南龍)은 대간룡의 원맥으로 무등산으로 이어졌고,

 북룡(北龍)은 회문산의 호남의 제일 대혈 오선위기(五仙圍棋)를 결혈하고 진(盡)하였다.

용추봉에서 북락한(北落)한 대지(大枝)는 연기삼태(連起三台)를 이루어 중봉(中峰)에서 남락(南落)하여

일혈을 결혈하였고, 제3봉은 곤신낙맥(坤申落脈) 다시 건해(乾亥)로 낙맥 좌선하여 여분산(如粉山)에

일혈을 맺었고, 또 기하(其下)에 일혈을 맺었다.

동대룡(同大龍)은 다시 북진하여 동전(東轉)하여 장군봉을 지나 회문산의 반공(半空)에 운소(雲 )하였으니

기하(其下)에 호남 대혈인 오선위기형이 결혈되었으니

세인이 오래 전부터 흠모하는 대혈의 하나이다."라고 하였다.

이밖에도 조선시대 일이승(一耳僧)의 산도(山圖)와 기타 결록과 비기에 오선위기혈은 빠지지 않고 나와있어

마치 회문산을 대표하고 있는 듯하다.

회문산에는 정말 전설적인 명당이 있을까? 있다면 어디쯤 있을까?

회문산을 이루는 산줄기는 백두산에서 출발한 백두대간룡이 남하하여 지리산 천왕봉까지 가는데

덕유산과 남덕유산, 육십령을 지나 영취산에서 서쪽으로 금남호남정맥을 분맥하여 장안산, 팔공산,

진안 마이산을 거쳐 주화산을 기봉한다.

여기서 다시 두 산맥으로 갈리어지는데 금북정맥은 북으로 뻗어 대둔산과 계룡산을 거쳐 부여까지 행룡하고,

호남정맥은 남으로 뻗어 경각산, 내장산, 백암산, 추월산, 무등산으로 하여 광양 백운산까지 뻗어 가는데

회문산은 담양 추월산에서 나온 산맥에서 기봉한 산이다.

호남정맥이 내장산(763.2m)과 백암산(741.2m) 그리고 순창 복흥 대각산(528.1m), 어은리 분덕재와

대방리 밀재를 건너 담양 추월산(729m)를 이룬 다음 순창군 복흥면 답동리에 있는 29번 도로 천치재를

지나 가마골 능선으로 진행하여 용추봉을 기봉한 다음 강천사의 주산이자 순창읍내를 이루는

광덕산(583.7m)으로 가는데 회문산은 용추봉에서 갈려나와 793번 도로(쌍치, 순창간 도로) 밤재를 지나

세자봉(700.9m), 깃대봉(644m), 신광사재, 사실재, 물넘어재, 장군봉(780m)을 거쳐 최고봉인

회문산(870m)를 만든다.

회문산은 크고 험한 악산이다.

고산에 바위투성이인 이곳에 혈이 있을 수가 없다.

풍수지리에서는 이와 같이 크고 험하고 살기 등등한 산을 염정 화성체라고 한다.

이곳은 전기에 비유하자면 발전소와 같은 곳으로 기가 매우 드세 유골이나 개인의 양택지로는 부적합한 곳이다.

 화성 염정체 산에는 기가 너무 세다보니 혈을 결지할 수 없다.

혈은 깨끗하고 순수하게 정제된 생기가 응결된 곳에 존재한다.

따라서 회문산 정상이나 바로 아래에는 혈이 있을 수 없다.

회문산에서 출발한 산줄기가 적어도 몇 십리는 끌고 내려가면서 박환, 개장천심, 기복, 과협, 위이 등

수 많은 변화를 하면서 억세고 탁한 기를 털어 버리고 순한 생기로 변한 다음 용진처에 다다라

물을 만나는 곳에서 혈을 결지하는 것이다.

회문산에 있다는 19개혈 모두 이러한 곳에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조선8대 명당의 하나로 꼽는 순창군 인계면 세룡리의 광산 김씨 김극추 묘

천마시풍형(天馬嘶風形, 천마가 바람을 일으키며 달리는 형국)과 순창군 쌍치면에 있는

인촌 김성수 선생의 선산 갈마음수형(渴龍飮水形, 목마른 용이 물을 마시는 형국)도 이러한 곳에 있다.

비록 결록이나 비기에는 회문산 정상을 나타내고 있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여기서 출맥한 주룡이

행룡을 다하고 물을 만나 머무르고 있는 곳에 있을 것이다.

오선위기형이라면 뒤에는 수성체임 문곡성이 있고, 좌측에는 목성체인 탐랑성이 있으며,

우측에는 금성체인 무곡성이 있으며, 앞에는 화성체인 염정이 있는 중앙에 바둑판을 상징하는 토성체인

거문성이 있는 곳에 혈을 결지한 것을 말할 것이다.

오선이란 목화토금수 오행성을 뜻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회문산이 물과 만나 경계를 이루는 곳은 서북쪽으로 반재에서 발원한 물이 쌍치와 운암리를 거쳐

추령천에서 합수하여 정읍 산내면 옥정호까지 가고, 옥정호에서 나온 물은 섬진강 상류로서

동남쪽으로 흘러 광덕산에서 발원한 구림천과 임실군 덕치면 일중리 물우교에서 합수하는 곳까지다.

회문산의 혈은 이러한 물과 만나는 곳에서 결지할 것이다.

따라서 오선위형을 찾아 산정상까지 산 능선을 따라 써놓은 묘들은 모두 과룡에 해당된다.

과룡에 장사지내면 매우 흉하여 곧 대가 끊긴다고 하였다.

이 때문에 회문산에는 유난히 무연고 묘가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회문산을 국민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순창군에서는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개발은 하되 산맥을 자르거나 산을 파헤치지 말고 자연 생태계 그대로를 보존하면서

개발을 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인 효과를 가져다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빨치산 역사 현장으로서의 가마골, 그리고 회문산 산줄기 하나마다 맺혀있는 혈들을 자연 학습장으로

연계시킨 개발이 이루어지면 생거장성 사거순창(生居長城 死去淳昌)이라는 표현과 어울리는 개발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우리 나라 최초의 산맥 체계를 정립시킨 산경표(山經表)를 지은 여암 신경준 선생의 고향으로서

자부심은 아닐까?

 

 

 

 

 

'풍수지리 > 풍수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관 전 발복 할 자리를 잡은 용한 지관과 정조  (0) 2008.05.25
장승혈 이야기  (0) 2008.05.25
십승지지 [十勝之地]  (0) 2008.05.25
숭례문의 세로 현판  (0) 2008.02.14
머리풍수  (0) 2008.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