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 알퐁스 도테 별 / 알퐁스 도테 내가 뤼르봉 산에서 양을 치고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몇 주일씩이나 사람이라고는 통 그림자도 구경 못하고, 다만 양떼와 사냥개 검둥이를 상대로 홀로 목장에 남아 있어야 했습니다. 이따금 몽들뤼르의 은자가 약초를 찾아 그곳을 지나가는 일도 있었고, 또는 피에몽에서 온 숯 .. 종합상식/문학관 2011.04.10
표본실의 청개구리/염 상 섭 표본실의 청개구리 / 염 상 섭 무거운 기분의 침체와 한없이 늘어진 생의 권태는 나가지 않는 나의 발길을 남포(南浦)까지 끌어왔다. 귀성한 후, 칠팔 개삭간의 불규직한 생활은 나의 전신을 해면같이 짓두들겨 놓았을 뿐 아니라 나의 혼백까지 두식(두蝕)하였다. 나의 몸을 어디를 두드리든지 알코올.. 종합상식/문학관 2011.04.10
삼포 가는 길/황석영 삼포 가는 길/황석영 영달은 어디로 갈 것인가 궁리해 보면서 잠깐 서 있었다. 새벽의 겨울 바람이 매섭게 불어왔다. 밝아 오는 아침 햇볕 아래 헐벗은 들판이 드러났고, 곳곳에 얼어붙은 시냇물이나 웅덩이가 반사되어 빛을 냈다. 바람 소리가 먼데서부터 몰아쳐서 그가 섰는 창공을 베면서 지나갔다... 종합상식/문학관 2011.04.10
미로 / 김미선 미로 / 김미선 여자는 2층 유리창 아래를 내려다본다. 지하철 역 광장에 아침 햇살이 팽팽하게 비춰든다. 어둠 속에 구겨져 있던 온갖 사물들이 아침 햇살에 주름을 펴는 시간이다. 광장 왼쪽에 조성된 소나무 숲에도, 화단 경계석에도 투명한 햇살이 들어찬다. 광장 바닥에 떨어져 내린 햇빛 조각을 비.. 종합상식/문학관 2011.04.09
봄 봄 / 김유정 봄 봄 / 김유정 "장인님! 인제 저……" 내가 이렇게 뒤통수를 긁고, 나이가 찼으니 성례를 시켜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면 대답이 늘, "이 자식아! 성례구 뭐구 미처 자라야지!"하고 만다. 이 자라야 한다는 것은 내가 아니라 내 아내가 될 점순이의 키 말이다. 내가 여기에 와서 돈 한푼 안 받고 일하기.. 종합상식/문학관 2011.04.09
목걸이 / 모파상 목걸이 / 모파상 아름답고 매력적인 그녀가 가난한 사무원의 딸로 태어난 것은 운명의 실수라고 밖에 말할 수 없었다. 그녀에게는 지참금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기대하지도 않았고, 남들에게 이름이나 얼굴이 알려질 수 있는 길도 없었으며, 돈이 많고 훌륭한 남자를 만나 .. 종합상식/문학관 2011.04.09
감자 - 김동인 감자 - 김동인 1 싸움, 간통, 살인, 도둑, 구걸, 징역, 이 세상의 모든 비극과 활극의 근원지인, 칠성문 밖 빈민굴로 오기 전까지는복녀의 부처는(사농공상의 제2위에 드는), 농민이었었다. 복녀는, 원래 가난은 하나 정직한 농가에서 규칙 있게 자라난 처녀였었다. 이전 선비의 엄한 규율은 농민으로 떨.. 종합상식/문학관 2011.04.08
배따라기 / 김동인 배따라기 / 김동인 좋은 일기이다. 좋은 일기라도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 우리 사람으로서는 감히 접근치 못할 위엄을 가지고 높이서 우리 조그만 사람을 비웃는 듯이 내려다보는 그런 교만한 하늘은 아니고, 가장 우리 사람의 이해 자인 듯이, 낮게 뭉글뭉글 엉키는 분홍빛 구름으로서, 우리와 서.. 종합상식/문학관 2011.04.08
광화사 / 김동인 광화사 / 김동인 인왕(仁王) 바위 위에 잔솔이 서고 잔솔 아래는 이끼가 빛을 자랑한다. 굽어보니 바위 아래는 몇 포기 난초가 노란 꽃을 벌리고 있다. 바위에 부딪치는 잔바람에 너울거리는 난초잎. 여(余)는 허리를 굽히고 스틱으로 아래를 휘저어보았다. 그러나 아직 난초에는 4,5축의 거리가 있다. .. 종합상식/문학관 2011.04.08
시월 / 프로스트 시월 / 프로스트 오, 고요하고 부드러운 시월의 아침이여, 너의 잎새들은 곱게 단풍이 들어 곧 떨어질 듯하구나 만일 내일의 바람이 매섭다면 너의 잎새는 모두 떨어지고 말겠지 까마귀들이 숲에서 울고 내일이면 무리 지어 날아가고 오, 고요하고 부드러운 시월의 아침이여 오늘은 천천히 전개하여라.. 종합상식/시.이쁜글 2011.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