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서울유형문화재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479호) 이택균필 <책가도 병풍>

오늘의 쉼터 2023. 4. 18. 15:56

 

 

종    목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479호)
명    칭 이택균필 <책가도 병풍> (李宅均筆 <冊架圖 屛風>)
분    류 유물 / 일반회화 / 민화
수량/면적 1점
지 정 일 2020.11.05
소 재 지 서울특별시 종로구
시    대 조선 19세기
소 유 자 서울공예박물관
관 리 자 서울공예박물관
일반설명

<이택균필 책가도 병풍>은 열 폭 병풍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구도를 취하고 있으며, 매 폭마다 세로 3단 또는 4단의 서가를 배치하고, 그 안에는 각종 서책과 골동품을 자세히 그렸다. 서가 칸의 옆면은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어둡게 하는 명암법을 사용했으며, 책을 대각선으로 비스듬하게 그리는 투시도법을 적용하 여 서양화법을 보여준다. 당시에는 이를 사면척량화법(四面尺量畵法)이라 불렀다.

중국제 골동품과 서책으로 가득 채운 이 작품은 조선후기 상품경제가 발달하고 소비문화가 확산되던 풍조를 시각적으로 잘 대변해준다. 특히 책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당시 상류사회 지식계층의 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잘 반영되어 있다. 이 책가도에서는 서양의 트롱프뢰유(Trompe l'oeil: trick of the eye) 기법 및 중국의 다보격(多寶格) 양식 같은 외래 문물에 대한 개방적 태도와 더불어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동시에 잘 드러난다.

이 작품은 조선시대 책가도 주제의 대표적인 화가로 알려진 이형록(李亨祿, 1808-1883이후)이 그린 것이다. 이형록의 책가도 중에서 이 작품처럼 이택균 은 인이 있는 것으로는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소장 10폭 병풍, 미국 개인소장 10 폭 병풍이 더 알려져 있다. 이 세 점은 서가의 옆면은 갈색, 수평의 시렁은 회 색으로 표현한 것은 이전의 책거리와 같지만. 서가 안쪽 면의 경우 세 점 모두 바탕이 갈색에서 청색으로 바뀐 점이 특이하다.

<이택균필 책가도 병풍>의 안료 분석 결과, 백색은 백토, 흑색은 먹, 적색은 주사와 연단, 석간주, 황색은 석황과 금분, 녹색은 양록과 염화동, 청색은 인공 군청으로 확인되었다. 백토나 진사, 연단, 석간주, 석황, 금분, 염화동은 우리나 라에서 고대부터 사용한 전통안료이며, 양록이나 인공군청은 1850년 전후 서양 에서 들어 와서 사용되어진 안료이다. 따라서 추정되는 모든 안료들은 1872년 이후 작품인 책가도에서 사용될 수 있는 안료이다.

전통 물감에서 청색을 표현하는 천연 청금석(Lapis-lazuli)이나 석청(Azulite)은 매우 비쌌는데, 1850년경 서양에서 개발된 인공군청(Ultramarine Blue)이 수입되면서 초상화, 불화 등에서 많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형록이 이응록으로 개명한 후, 청색 바탕을 사용한 책거리를 제작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때부터 비로소 인공군청을 구할 수 있었고, 이택균으로 개명한 후에도 자신의 책가도에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 궁중화원으로 책가도의 대가였던 이형록이 만년에 이택균으로 이름을 바꾸고 제작한 작품 중에서 화격이 가장 뛰어나며 보존상태가 매우 좋다. 조선 후기 북학, 서학의 취향을 잘 보여주는 책거리의 전형적인 작품으로, 작가 및 제작시기가 분명하여 회화사적 가치가 높으므로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이택균필 책가도 병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