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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 45장 새바람 - 2

오늘의 쉼터 2018. 5. 20. 01:54

45장 새바람 - 2


(927) 45장 새바람 - 3




“아빠 왔다.” 

현관으로 들어선 김광도가 소리치자 장현주가 질색을 했다.

“정호 자요.” 

오전 1시 반이 되어 있었으니 당연히 잘 시간이다.

 입맛을 다신 김광도가 코트를 벗어 장현주에게 건네주었다.

내일 낮에 만나는 수밖에 없다.

“왜요? 실망했어요?” 

방으로 따라 들어온 장현주가 웃음 띤 얼굴로 묻는다.

불빛에 비친 얼굴에 윤기가 흘렀고 옅은 향수 냄새도 맡아졌다.

스웨터를 벗어 건네주자 장현주가 또 묻는다.

“술 마셨어요?” 

“조금.” 

장현주는 8개월 전에 아들 정호를 낳았고 늦었지만 두 달 전에 김광도는 부모님을

한시티로 모셔와 장현주와 정호를 인사시켰다.

장현주가 정호를 임신했을 때 부모에게 이실직고를 했던 것이다.

이제 김광도는 가장이 됐다.

공인된 가장이다.

옷을 갈아입은 김광도가 잠이 든 정호를 내려다볼 때 다가온 장현주가 물었다.

“우리가 정호 데리고 평양에는 언제 가게 될까요?”

“1년쯤 후면 되겠지.” 

장현주가 바짝 몸을 붙이더니 김광도의 허리를 팔로 감았다.

“흥분돼요.” 

“이틀 전에도 했잖아?” 

“아니, 그게 아니라….” 

눈을 흘긴 장현주의 얼굴을 본 김광도가 저도 모르게 허리를 감아 안았다.

“당신 애 낳고서 색기가 많아졌어.” 

“색기라뇨?” 

하체를 딱 붙인 장현주의 눈이 반들거리고 있다.

김광도가 장현주의 가운을 들췄다.

예상대로 장현주는 가운 밑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다.

“이것 봐.” 

“다 씻었어요.” 

“오늘도 거기 빨아줘?” 

그때 장현주가 김광도의 파자마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봐. 얘도 준비가 돼 있네.” 

장현주가 김광도의 남성을 움켜쥐며 웃었다.

상기된 얼굴에 끌려든 것처럼 김광도가 입술을 붙였다.

장현주가 입을 벌리면서 혀를 내밀었다.

방 안에는 가쁜 숨소리와 이에 섞인 신음이 울렸다. 

“침대로 가요.” 

장현주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내가 오늘은 위에서 할게요.” 

“변했다니까.” 

“변해야죠.” 

김광도의 팔을 끌고 침대로 다가간 장현주가 먼저 김광도의 옷을 벗겼다.

그러고는 서둘러 가운을 벗어 던졌는데 풍만한 알몸이 그대로 드러났다.

침대에 누운 김광도가 다가오는 장현주에게 말했다. 

“평양에다 유라시아그룹 유흥단지를 만들 계획이야.”

그때 장현주가 김광도의 남성을 입에 물었다.

머리칼이 흩어진 장현주의 얼굴이 더 상기돼 있다.

숨을 들이켠 김광도가 말을 이었다. 

“아마 평양에서는 이곳 한랜드보다 두 배쯤 빨리 기반이 잡힐 거야.”

그때 머리를 든 장현주가 몸을 세우더니 김광도의 몸 위에 올랐다.

그러고는 남성을 쥐더니 골짜기에 붙였다.

장현주의 시선이 떼어지지 않는다.

그 순간 김광도는 숨을 들이켰고 장현주는 입을 딱 벌렸다.

김광도가 장현주의 허리를 움켜쥐었다.

그때 장현주가 말을 타듯 흔들었다. 

“아아아.” 

장현주의 신음이 방 안을 울렸다.

마음껏 지르는 탄성이다.

오늘은 더 크다.





(928) 45장 새바람 - 4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처방도 효력이 없습니다.” 

윤준호가 말했다.

윤준호가 누구인가?

민족당 원내총무 출신으로 지금도 민족당에서 배신자 소리를 듣고 있는 데다 암살 목표가 돼 있다는

소문까지 난 인물이다.

“일제가 식민지 시절부터 만들어서 유포시켰다는 한민족에 대한 평가가 맞는 것 같습니다.” 

“그게 뭔데요?” 

안종관이 묻자 윤준호가 힐끗 서동수를 보았다. 

“사색당쟁, 밤낮으로 당파싸움만 하는 바람에 나라 꼴이 제대로 된 적이 없었다는 것이지요.” 

윤준호는 대충 말했지만 둘러앉은 인사들은 모두 짐작하고 있다.

임진왜란 전에 일본으로 보낸 사신들이 돌아왔을 때 정사(正使)인 서인 황윤길은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틀림없이 침공할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부사(副使)인 동인 김성일은 히데요시는 쥐 같은 인상이니 그럴 위인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선조는 김성일을 죽이려고 불러들였다가 도로 풀어주고 오히려 초유사로

임명했다.

역사는 오직 승자, 집권자의 기록이다. 동인이 기록한 사료에는 김성일이 다만 황윤길의 말이

지나쳐서 민심이 놀라 당황할 것 같아 그랬다고 변명해 주고 있다.

이것이 현실이다.

7년 동안 조선땅을 유린한 왜적의 후손들이 다시 36년 동안 한반도를 지배하면서

이런 조선 역사를 가르쳤을 것이다.

그때 안종관이 혼잣소리처럼 말했다. 

“일제가 부정적인 역사관을 주입한 건 맞습니다. 지금도 그 잔재가 있고요.”

오후 3시 반, 서동수는 지금 여의도의 연방준비위원회 회의실에 앉아 있다.

오전에 서울로 온 것이다. 원탁에는 위원회 간부들이 둘러앉았는데

안종관, 윤준호, 임창훈 등 10여 명이다.  

그때 서동수가 헛기침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금방 윤 의원께서 백약이 무효라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같은 현실에서는 맞는 말씀입니다.” 

서동수의 얼굴에 쓴웃음이 번졌다. 끝없이 분규가 일어나고 있다.

SNS 시대여서 동조자를 끌어모으는 건 금방이다.

군(軍) 시설 하나 옮기는 데도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몇 년이 걸린다.

결정이 다 됐어도 현장에서 군인이 주민한테 두들겨 맞은 적도 있다.

어느 지역에서는 군 트럭에 총을 든 군인들이 타고 지나가려 하자 주민들이 가로막은 적도 있다.

공포 분위기를 조장해서 관광객이 모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역 이기주의가 극에 달했고 그것이 세계적으로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데도 상관하지 않는다.

이권 단체, 이제는 정부 조직까지 이기주의에 편승하고 있다.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이러다가 통일도 되기 전에 나라가 망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때 진기섭이 말했다. 

“차라리 반대세력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는 민족당이 남북한연방을

통치해 보라고 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시선이 모아졌고 진기섭이 어깨를 폈다. 

“북한이 연방을 장악하게 되면 노조가 어떻게 될 것인지,

지금 난리치는 이권 단체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반면교사식으로 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맞습니다.” 

옆쪽에 앉아 있던 오성호가 맞장구를 쳤다. 

“대안도 없이 발목만 잡는 인간들에게 그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만 합니다.”

서동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새 바람이 필요해요.” 

그렇게 말했지만 모두의 얼굴은 시큰둥했다.

누구는 제갈공명이 5명 나와도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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