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손자병법

5篇 (4) 무릇 싸움은 정으로써 합하고, 기(奇)로써 이긴다.

오늘의 쉼터 2017. 12. 27. 19:21

손자병법(孫子兵法) 5篇 <병세편(兵勢篇)>
<상대의 허점을 찌른다>
병세편은 군의 세(勢)를 잘 구사하는 것이 전쟁에 매우 긴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세란 힘의 움직임이다. 정지한 곳에서는 발휘되지 않는다. 전쟁은 힘의 대결이다.

힘을 최대한으로 발휘 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군대는 세를 부여해야 한다.

그러므로 손자는 세(勢)의 모체에 대하여, 그 형성 과정을 설명 하고 있다.





(4) 무릇 싸움은 정으로써 합하고, 기(奇)로써 이긴다.


凡戰者(범전자) 以正合(이정합) 以奇勝(이기승)

무릇 싸움은 정(正)으로써 합하고, 기(奇)로써 이긴다.

故善出奇者(고선출기자) 無窮如天地(무궁여천지)

그러므로 기(奇)를 잘 쓰는 자는 무궁하기가 천지와 같고,

不竭如江河(불갈여강하)

마르지 않음이 강하와 같다.


무릇 싸움이란 먼저 정병을 출격 시켜서  정면 돌격을 하고,

그 응전과 교전중에 요소를 발견 하여 기도(奇道)로 상대의 약점을  찌른 후,

그 혼란을 틈타 대국적인 승리를 거두는 것이 상식 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경우의 기책, 기병이란  그때 그때의 정세 여하에 따라,

무한한 천지나 마르지 않는 강물처럼 그에 응하는 적절한 방법이 안출되지 않으면 안 된다.


뭐니뭐니해도 싸움의 기본이 되는 것은 정도이다.

정도가 있은 연후에 기도이다.

기도는 정도의 병사를 가지고 접전을 하고,

그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쓰이는 것이 아니면 안 된다.

흔히들 기습을 말하고 있으나, 처음부터 기습을 목적으로 해서는 안될 것이다.

더욱이 기책이란 임기응변의 태세이므로 그것에 일정한 원칙이나 규범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연한 기회에 정세를 따라 수시 응변하여 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병법의 근본 원리와 이념이 자연스레 몸에 배어 있어야 할 것이다.


[예화] 정공법으로 싸우고 기책으로 이긴다.
凡戰者(범전자) 以正合(이정합) 以奇勝(이기승)
무릇 싸움은 정(正)으로써 합하고, 기(奇)로써 이긴다.


송(宋)나라의 장예(張預)는 이 대목에 대하여,

"양군이 상대하면 먼저 정면으로 접전한다.

그리고 서서히 기병(奇兵)을 발하고,

혹은 그 양쪽날개를 치거나 후방을 공격하여 이기는 것이다"

라고 주석을 달고있다.

그러나 정(正)과 기(奇)는 정병과 기병(奇兵)이라고 분류할 만큼

명확하게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끊임없이 정은 기로 변화하고 유동한다.


그러므로  천지와 같이 무궁하고, 강하와 같이  다함이 없다고 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기(奇)란 기(機)이다.

기(機)를 잡아서 상황을 변화 시키는 작용이다.
상황이 변화하면 기는 곧 정으로 전화 하는 것이다.

정(鄭)나라 장공(莊公) 원년에 장공은 동생 수단(數段)을 경(京)에 봉하였다.

채중(蔡仲)이 간하여 말렸으나 장공은 끝내 듣지 않았다. 

수단은 경으로 가자 마자 군비를 갖추고 어머니와 함께 장공을 습격 하려고 하였다.

212년에 단은 과연 정나라를 공격하고 어머니 무강(武姜)이 내응하였고,

장공을 출격하여 패주 시켰다.

이에 장공은 다시 추격하여 경을 함락시켰으며,단은 鄢(언)으로 도망쳤다.

장공이 계속 언도 격파시키자 단은 다시 공(共)으로 도망쳤다.

장공은 어머니 무강을 영(潁) 땅으로 옮기고 맹세했다.

"제가 황천으로 갈 때까지는 뵙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록 장공은 늘 어머니를 생각하며 지냈다.

그런데 마침 영곡의 고숙이 진귀한 물건을 헌상하였으므로

그와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고숙이 말하였다.


"제게는 노모가 있습니다. 

주군께서 내리신  이 식사를 어머니께 가져다 주기를 허락해 주십시오"

이말을 들은 장공은 말하였다.
"나도 어머니를 뵙고 싶다. 

그러나 황천으로 갈 때까지는 만나 뵙지 않겠다고 맹세를 하였다.

맹세를 어길 수도 없고, 어떻게 하였으면 좋겠는가?"
"땅을파서 황천을 만드시고 그곳에서 보시면 좋지 않겠습니까?"

그리하여 장공은 지하도를 파고 그곳에서 어머니 무강과 만났다.

황천이란 지하에 있는 샘으로, 죽으면 누구나 그곳으로 간다고 믿었다. 

그래서 황천으로 갈 때까지는 어머니를 뵙지않겠다고 한 장공의 맹세는

죽을때 까지 만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맹세한 말은 어디까지나 황천, 즉 땅밑의 샘이었으므로,

실제로 땅밑에 샘을 만들면 맹세를 어기지 읺고 어머니를 만날 수 있는 것이었다.

장공은 스스로 바람직한 상황을 만들어서 그리운 어머니와 만날 수가 있었으니

이것이야 말로, 기로써  이긴다는 것이 아닐까.

기란 바람직한 상황을 만들어 내는 수단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