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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 38장 애인 [8]

오늘의 쉼터 2016. 1. 16. 23:34

<400> 38장 애인 [8]

 

(796) 38장 애인 - 15

 

 

“커피 마시겠습니다.”

가슴을 손바닥으로 덮은 채 자리에서 일어선 후원의 얼굴이 상기되었다.

목소리도 끝이 조금 떨렸다.

두 걸음을 옮겨 이쪽에 등을 내놓고 선 후원의 뒷모습을 보면서 서동수가 침을 모았다.

입안이 마른 것 같았기 때문이다.

후원의 엉덩이에 시선을 준 채 서동수가 침을 삼키고 말했다.

“푸틴은 한랜드에서부터 러시아의 기운이 동북3성을 거쳐 한반도까지 이르기를 기대하겠지요.”

후원이 커피를 다 따랐을 만한데도 그대로 서 있다.

서동수의 시선이 후원의 종아리로 옮겨졌다.

중국의 입장을 말할 필요는 없다.

동북3성을 핵으로 한반도와 한랜드로까지 중국의 기운이 뻗칠 것인가?

인간의 꿈은 사정이 없다.

그것이 조국을 위한 것이라면 더 말할 것이 없다.

이윽고 후원의 발꿈치에 시선을 준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미국도 곧 한반도의 위상을 재정립하게 될 겁니다.”

그때 후원이 몸을 돌렸다.

시선이 서동수의 눈으로 옮겨졌고 그 시선 끝을 본 후원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그대로 보고하겠습니다, 장관님.”

“일본은 더 이상 미국의 배경을 믿고 행동하지 못하게 될 겁니다.”

“그 말씀도 전하겠습니다.”

그때 몸을 일으킨 서동수가 후원을 향해 발을 떼었다.

세 발짝 거리였으므로 후원의 속눈썹이 희미하게 떨리는 것도 보인다.

두 발짝을 떼었을 때 후원이 들고 있던 커피잔을 옆쪽 선반에 놓았다.

시선은 서동수에게 향한 채여서 커피잔이 선반 모서리에 비스듬히 놓였고 커피가 쏟아졌다.

그러나 떨어지지는 않았다.

다시 한 발을 떼었을 때 후원이 입을 열었다.

“장관님.”

낮고 한숨 같은 목소리, 눈동자의 초점이 멀어졌고 얼굴은 이제 하얗게 굳어졌다.

조금 열린 입술 사이로 치아 끝이 보인다.

서동수가 반걸음 더 다가가서 후원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안았다.

후원이 저절로 눈을 감았을 때 서동수는 숨을 들이켰다.

감동했기 때문이다.

얼굴을 붙인 서동수는 후원의 입술을 빨았다.

그때 후원의 두 손이 서동수의 허리를 감싸 안았고 입이 열렸다.

곧 달콤하고 부드러운 혀가 밀려나왔으므로 서동수는 갈증 난 사람처럼 빨아들였다.

후원을 선반 쪽으로 미는 바람에 쟁반이 움직였고 위태롭게 걸려 있던 커피잔이

굴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때 입술을 뗀 후원이 허덕이며 말했다.


“장관님, 그만.”

“아니, 여기서.”

서동수가 단호하게 말하고는 후원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두 눈을 크게 뜬 서동수가 후원을 보았다.

“후원 씨, 여기서.”

“다음에요, 장관님.”

“기다리고 있었어.”

서동수가 후원의 몸을 번쩍 안아 들고 소파 위에 눕혔다.

다시 후원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장관님, 여기서는 싫어요.”

“아무도 오지 않아.”

서동수가 후원의 스커트를 젖히고는 팬티를 움켜쥐었다.

그때 후원이 서동수의 팔을 잡고 말했다.

“제가 벗을게요.”

후원의 표정을 본 서동수가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바지 벨트를 풀었다.

외면한 후원이 누운 채로 스커트 호크를 풀더니 곧 벗어서 소파 밑에 놓았다.

이제 후원은 분홍색 팬티 차림이다.

서동수가 서둘러 바지와 팬티를 끌어 내렸을 때 후원이 다리를 들어 팬티를 벗는다.

 

 

 

(797) 38장 애인 - 16

 

 

한랜드로 돌아온 서동수를 기다리고 있던 손님이 있다.

한국에서 온 한국당 의원 진기섭과 오성호다.

둘 다 3선으로 이제는 서동수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

그것을 본인들도 밝히고 다니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것은 서동수도 한국 정치에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으나 싫으나 연방대통령의 물망에 오른 이상 시쳇말로 물에 발을 담그지 않고

고기를 잡을 수는 없는 법이다.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성호가 먼저 인사를 했다.

이번에 당직이 바뀌어서 오성호는 원내총무가 되었고 진기섭은 정책위의장이다.

“무슨 말씀을, 두 분을 만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 있습니까?”

웃지도 않고 대답한 서동수가 소파에 마주 보고 앉았다.

배석자는 비서실장 유병선, 이제 한국은 조수만 대통령 체제로 남은 2년을 보내게 되었다.

2년 후에는 남북연방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서거한 한대성 대통령과 북한지도자 김동일은 ‘연방법’에 합의하여 연방대통령 체제하의

대한민국 청사진을 만들어 놓았다.

당선된 연방대통령은 남북한을 통치하되 당분간 남북한 2개 행정부로 운영하게 될 것이었다.

즉 남북한에 각각 총리와 행정부를 두되 외교와 국방은 연방대통령 직속 부서가 된다.

입법부는 연방의회로 통일되기 전까지 북한에 남한과 비슷한 형태의 입법부를 신설하여

운용하고 사법부도 마찬가지다.

누가 연방대통령이 되건 남한의 제도에 따르도록 김동일이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음료수가 놓였고 날씨 이야기로 잠깐 뜸을 들인 후에 곧 오성호가 입을 열었다.

“민족당이 북한의 민생당하고 연합한다는 기사를 보셨지요?”

“예, 봤습니다.”

서동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한국의 제1야당 민족당이 북한에서 만들어진 민생당과 연방대통령 선거를 대비하여

연합할 예정인 것이다.

북한의 민생당은 바로 공산당이다.

처음에 그들은 ‘민주공산당’으로 당명을 지었다가 열흘 만에 ‘민주사회당’으로 바꿨고

닷새 후에 다시 ‘민생당’으로 바꿨다.

당명에서부터 신경을 쓰는 것이 북한도 선거 전략가를 고용한 것 같다. 오성호가 말을 이었다.


“여론조사를 보셨겠지만 남한의 민족당 지지자에 북한의 표를 합치면 우리가 넘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때 진기섭이 거들었다.

“민족당이 민생당과 연합해서 퍼주기 전략과 함께 ‘노예작전’을 사용하면 1천만 표 차로

우리가 진다는 예측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그러겠지요.”

서동수의 얼굴에 쓴웃음이 번졌다.

남한에서도 무상급식에서부터 선거 때마다 ‘무상’ 폭탄이 터지는 바람에 순식간에 당락이 바뀌었다.

수많은 선거를 치러온 남한 유권자들도 눈앞의 무상 폭탄 유혹에 넘어가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 선거를 겪어보지 않은 북한 주민에게 무상 폭탄의 유혹은 가공할 만한 것이었다.

그다음이 ‘노예론’이다.

남한 주민이 북한 주민을 노예로 부린다는 말도 안 되는 가정이지만 귀에 쏙 들어오는 공포다.

따라서 남한의 것을 다 나눠 갖자는 무상 폭탄과 겁을 주는 노예론 폭탄을 계속해서 퍼뜨리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이었다.

듣기만 하던 유병선이 입을 열었다.

“북한의 김 위원장께서 민생당을 조절하시겠지요. 그렇게 막가게는 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러자 오성호가 말했다.

“위원장이 달라지셨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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