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서유기

<364> 35장 한랜드 [2]

오늘의 쉼터 2015. 9. 29. 13:58

<364> 35장 한랜드 [2]

 

{722) 35장 한랜드-3

 

 

“카짜, 나 같은 속물이 지도자가 된다는 건 좀 우습지?”

방으로 들어선 카타리나에게 서동수가 불쑥 물었다.

오후 6시 반, 행정청 장관실 유리창 밖은 이미 붉은 저녁 노을로 물들어 있다.

시베리아의 밤이 덮어지고 있다. 카타리나가 테이블 옆으로 다가와 섰다.

앞쪽이 아니라 옆이다. 카타리나한테서 옅은 향내가 맡아졌다.

향수와 체취가 섞인 이 냄새는 색향(色香)이다.

숨을 깊게 마신 서동수가 손을 뻗어 카타리나의 스커트 밑의 허벅지를 쓸었다.

카타리나가 짧게 웃더니 더 가깝게 다가섰다.

“이렇게 하시려고 그 말 하신 건가요?”

“널 부를 때부터 기분이 묘해졌어.”

서동수의 손이 팬티 속으로 들어가 골짜기를 어루만졌다.

“이곳은 언제나 젖어 있구나.”

“언제든지 준비가 되어 있다는 표시죠.”

“요즘
러시아 분위기는 어때?”

“이쪽은 라진과 이바노프에게 일임한 상태입니다, 장관님.”

그때 카타리나가 옅은 신음을 뱉었다.

서동수의 손가락이 동굴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다리를 비튼 카타리나가 허리를 서동수의 몸에 붙였다.

“장관님, 여기서 하실 건가요?”

“아니, 그렇게까지는 안 돼.”

“그럼 서로 인내심 경쟁을 합니까?”

“라진의 동향은?”

“일주일 전 삼합회 부회장 왕춘과 한랜드 책임자 우장이 라진과 이바노프를 만났습니다.”

“아무르 바에서 만났지?”

“네.”

다시 카타리나가 신음했다.

이제는 서 있는 것도 힘든지 서동수의 의자 팔걸이에 엉덩이를 걸치고 있다.

스커트는 이미 걷어 올려졌고 팬티는 무릎 밑으로 내려진 상태다.

“아악.”

카타리나가 서동수의 상반신을 옆에서 안으며 신음했다. 서

동수의 손가락이 이제는 더 깊게 움직이고 있다.

“무슨 내용이야?”

“구체적인 내용은 없는 것 같아요. 동맹 합의 같은 것이겠죠.”

카타리나가 다리를 벌렸으므로 검은 숲과 선홍빛 골짜기가 다 드러났다.

거친 숨소리가 방을 울리고 있다.

“라진과 이바노프의
투자 비율은?”

“5대 5인데 라진이 리드하는 상황이죠.”

카타리나가 머리를 숙이더니 서동수의 입술에 키스했다.

서동수가 카타리나의 혀를 빨고 나서 입을 떼었다.

“카짜, 앞으로 마피아와 삼합회, 야쿠자와 미국 마피아까지 낀 대리전이 일어난다.”

“라진도 다 예상하고 있어요.”

두 팔로 서동수의 목을 감싸 안은 카타리나가 허덕이며 말했다.

“라진은 3파전으로 예상하고 있었어요. 남북한 연합 세력까지 가담한 3파전.”

이미 카타리나의 동굴은 흠뻑 젖어 있었는데 숨소리가 거칠어서 마치 달리면서 이야기하는 것 같다.

카타리나는 수시로 라진의 사무실에도 들러 행정청의 정보를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이중 스파이 역할인데 양측이 모두 그것을 안다.

머리를 끄덕인 서동수가 동굴에서 손을 떼고는 휴지를 뽑아 카타리나의 동굴을 꼼꼼하게 닦으면서

말했다.


“카짜, 너는 이 대리전의 승자가 누구일 것 같나?”

“당신.”

카타리나가 바로 서동수의 코를 손끝으로 쥐면서 말했다.

서동수는 카타리나가 라진에게도 같은 말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카타리나는 라진의 애인도 되어있기 때문이다.

 

 

 

{723) 35장 한랜드-4

 

 

김광도의 사업장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서 이제는 식당과 주점이 7개, 모텔 3개, 여행사 1개,

직업소개소 1개다.

그리고 호텔 1곳이 건설 중이다.

대기업에 비교하면 몇 퍼센트도 안 되는 투자였지만

단순 노동력을 사용하는 업체가 대부분이어서 고용 인력이 600명 가깝게 되었다.

그래서 한시티 서남쪽에 직원용 숙소까지 갖춰 놓았는데 이곳을 ‘한강촌’이라고 이름 붙였다.

모두 한랜드 정부에서 지원해준 덕분이다.

오후 5시가 되었을 때 김광도가 실크로드의 사무실로 돌아왔다.

각 사업장을 돌아보고 온 것이다.

방한복을 벗은 김광도가 소파에 앉다가 머리를 들었다.

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장현주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김광도의 시선을 받은 장현주가 두 걸음쯤 앞에 서더니 말했다.

“말씀드릴 것이 있는데요.”

지난번 이 사무실에서 장현주를 안고 나서 보름이 지났다.

그동안 김광도는 다시 가게에서 잤고, 장현주는 숙소로 돌아가서 자고 출근했다.

숨을 죽인 김광도에게 장현주가 말했다.

“아무래도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서요.”

“…….”

“북조선에서 보위부 체포반이 한랜드에 와 있거든요.

그들이 반역분자를 체포하고 있다는데요…….”

“…….”

“한랜드에 대한 반역분자이기도 하죠.

한랜드의 방침을 따르지 않고 한랜드에서 공산주의를 다시 시작하려고 시도했다니까요.”

“…….”

“모두 체포했답니다. 한랜드 내무부 당국의 협조를 받아서 거의 일망타진되다시피 했다는군요.”

장현주가 조금 상기된 얼굴로 김광도를 보았다.

“그런데 주모자가 체포되지 않았어요. 한랜드에 파견된 총책이라는데요.”


심호흡을 한 장현주가 시선을 준 채로 물었다.

“왜 그런지 모르세요?”

김광도가 대답 대신 시선을 내리고는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한랜드의 클럽에서는 아직 금연구역이 없다.

불을 붙인 담배를 깊게 빨아들인 김광도가 앞쪽을 향해 길게 뿜었다.

연기가 가스 분무기처럼 앞으로 쏟아졌다.

“모르겠는데.”

머리까지 기울인 김광도가 똑바로 장현주를 보았다.

“전혀.”

그때 장현주가 어깨를 늘어뜨리면서 시선도 내렸다.

“그 주모자가 오늘 밤 한랜드를 떠날지도 모르겠어요.”

“…….”

“그 주모자의 꿈은 한랜드에서 이루지 못했지만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군요.”

김광도가 다시 연기를 내뿜었을 때 장현주가 몸을 돌렸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자 김광도는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는 소파에 등을 붙였다.

“멋지구먼.”

김광도가 벽을 바라보며 말했다.

“영화의 한 장면이야.”

이제는 길게 숨을 앞쪽으로 뱉은 김광도가 말을 이었다.

“꿈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물론 대답 소리는 없고 김광도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만날 꿈이나 꾸다가 얼어 죽어라.”

김광도는 입을 다물었다.

장현주의 체포를 막은 것이 김광도다.

그래서 보위부 체포반은 빙빙 돌다가 돌아가곤 했다.

입맛을 다신 김광도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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