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6> 34장 남과 북의 꿈 [5]
{707) 34장 남과 북의 꿈-9
“밀입국자가 100만 명 가깝게 됩니다.”
비서실장 유병선이 말하자 서동수는 머리만 끄덕였다.
행정청 장관실 안, 오전 10시가 되어가고 있다.
소파에는 서동수와 유병선, 내무부장 안종관까지 셋이 둘러앉았다.
“밀입국자까지 포함해서 한랜드 인구가 300만, 1년 만에 인구가 300만 명이 되었습니다.”
1년 전 한랜드가 시베리아의 불모지였을 때는 인구가 10만 명도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이 러시아 연방소속이지만 한랜드 자치국으로 분리되면서 인구가 폭증했다.
그때 안종관이 말했다.
“300만을 출생국으로 분류하면 한국이 45만, 북한이 120만, 조선족 25만, 러시아계 고려인이 35만,
세계 각국에 이민 가 있던 교포가 25만, 러시아인이 40만, 기타가 10만입니다.”
가장 많은 북한계 120만 명 대부분이 밀입국자인 것이다.
안종관이 말을 이었다.
“앞으로 한국과 해외이민 교포 입국자가 부쩍 늘어날 예정입니다.
이제 한랜드 이주에 대한 불안감이 가셨기 때문이지요.”
그것은 한랜드의 경제가 궤도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동수는 한랜드의 자연관광 사업을 먼저 추진했고, 각종 유흥사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그래서 이미 수십 개의 호화 카지노와 수백 개의 유흥업소가 운영 중이다.
한국 건설업체는 호황을 맞아 주식이 폭등했고 한랜드 전체는 건설붐이 일어나 있다.
북한 밀입국자 대부분은 건설현장에 고용되고 있는 것이다.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유병선이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덩달아서 러시아 경제도 1% 상승했습니다.
8년 만에 한랜드 경기 덕분에 상승한 것이지요.”
“자, 그럼 엄청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지하경제는?”
서동수가 묻자 안종관이 서류를 펼쳤다.
오늘 회의는 이것 때문이다.
“러시아는 라진이 기반을 잡았고, 모스크바의 8대 패밀리 중 이바노프 조직이 진출했습니다.
중국과 일본 조직이 각각 3개, 4개고 한국은 2개 조직이 연합체를 구성해서 진출했습니다.”
모두 막대한 자금을 들여온 것이다.
그 자금으로 호텔을 짓고 유흥사업을 시작했다.
라진도 카지노 2개를 허가받아 영업 중이다.
한랜드 당국은 검은돈의 출처를 묻지 않는다.
서동수가 물었다.
“마피아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거요?”
“곧 드러날 것입니다.”
안종관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일본 조직과 자주 만난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한랜드가 황금시장인 것이 드러난 이상 가만있을 리가 없습니다.”
“벌과 나비가 모여야 꽃밭이지요.”
유병선이 거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조화라는 말이나 같다.
그때 안종관이 머리를 돌려 서동수를 보았다.
“김광도가 직업소개소를 설립했고 러시아인이 운영하던 모텔 한 곳을 인수했습니다.”
“빠르군.”
“실크로드를 두 배로 확장시키고 있는데 영업은 그대로 합니다.”
“그, 부인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장현주는 지금도 은밀하게 당원을 늘리고 열성적으로 교육을 시키고 있지만
자금 때문에 고전하고 있습니다.”
안종관이 말을 이었다.
“마약 공급책이 피살된 것도 알겠지요.
그래서 요즘은 숙소에서 자지 않고 김 사장과 함께 영업장에서 잡니다.”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안종관이 쓴웃음을 지었다.
“둘 사이는 잘 모르겠습니다.”
{708) 34장 남과 북의 꿈-10
하루 만에 인력공급업체를 등록, 설립한 후에 사장으로 취임한 백진철은 취임 다음날에 기가 막힌
선물을 받았다.
그것은 ‘한랜드 시민증’이다. 이제 밀입국자가 아닌 것이다.
이것은 모두 김광도의 후광이며 그 뒤에 한랜드 정부가 있기 때문이다.
인력공급업체 사명(社名)은 ‘일성상사’, 백진철은 본격적으로 ‘한강회’ 회원을 모으기 시작했다.
탈북군인은 일반 탈북자와 달라서 군사훈련이 잘 되어 있는 데다 규율에도 익숙해서
조직원으로 적격이다.
오후 6시 무렵, 일성상사에서 돌아온 백진철이 김광도에게 보고했다.
“모집한 인원 중에서 고른 한강회 간부급 인적사항입니다.”
백진철이 김광도에게 서류뭉치를 내밀면서 말을 이었다.
“이 전무님 하고 같이 면접을 보았습니다.”
이 전무는 한랜드 내무부에서 파견된 위장 직원이다.
김광도는 ‘한강회’의 간부급을 고를 때 내무부 직원을 참석시키도록 부탁한 것이다.
장현주가 남자도 포섭했을지 모르기 때문인데 안종관은 즉각 협조해 주었다.
“장교 출신도 둘이나 있군.”
서류를 훑어본 김광도가 머리를 끄덕였다.
“이곳에서 다시 새 인생을 시작하는 거야.”
한강회는 이제 100명 정도의 조직원을 갖췄으니
러시아의 라진 조직에 이어서 두 번째 세력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 조직력이나 경륜이 턱도 없이 부족하다.
김광도가 말을 이었다.
“우리 한강회도 그렇다.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야.”
그런데 그날 밤 실크로드에 한 무리의 관광객이 찾아왔다.
모두 한국인이다.
이제는 한랜드의 카지노와 겨울여행, 유흥관광이 유명해져서
하루에도 수천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실크로드에 한국인들이 오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 한국인 손님들이 지난번 만났던 조상규 일행이었다.
손님은 모두 여덟 명, 보스로 보이는 40대쯤의 사내를 중심으로 셋이 방 하나를 차지했고
조상규는 다른 넷에 포함되어 옆방에 들었다.
장현주가 방에 들어가 주문을 받고 나오더니 김광도에게 말했다.
“사장님, 잠깐 뵙자세요.”
그들이 올 때부터 주시하고 있던 백진철이 그 소리를 듣더니 김광도를 보았다.
“제가 가지요, 형님.”
“인마, 네가 사장이냐?”
쓴웃음을 지은 김광도가 보스의 방으로 들어가 인사를 했다.
“김광도라고 합니다. 오셔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정중히 머리를 숙인 김광도가 보스 앞에 명함을 놓았다.
보스가 웃음 띤 얼굴로 머리를 끄덕였다.
“경험이 별로 없으신 것 같은데 장사 잘하십니다.”
“아닙니다, 아직 부족합니다. 많이 지도해 주십시오.”
“옆방에 있는 조상규 알지요?”
불쑥 보스가 물었고 둘러앉은 사내들의 시선이 김광도에게 모여졌다.
“예, 한 번 뵈었습니다.”
김광도가 웃음 띤 얼굴로 보스를 보았다.
파카를 벗은 사내는 스웨터 차림으로 단단한 체격이다.
가는 눈, 굵은 콧날, 꾹 다문 입술에 관록이 느껴졌다.
그때 사내가 말했다.
“우리도 곧 근처에 영업장 세 개를 운영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나도 인사차 온 것이죠. 잘 부탁합니다.”
아직 사내는 명함도 주지 않았고 이름도 밝히지 않았다.
김광도가 다시 머리를 숙였다.
“반갑습니다. 잘되시기를 바랍니다.”
마침내 조상규 일당이 진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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