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4> 34장 남과 북의 꿈 [3]
{703) 34장 남과 북의 꿈-5
서동수는 신의주에서 지도자의 품성을 단련했고 이제 한랜드에서 실현하고 있다.
완벽한 지도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한 지도자가 되려고 노력한다면 반드시 실패한다.
왜냐하면 그 ‘완벽’에 스스로를 가둬버리기 때문이다.
서동수는 각 부분을 전문인에게 일임하고 권한과 책임을 함께 주었다.
서동수의 ‘일’은 각 전문인 간의 조정과 흐름을 유지하는 것뿐이다.
보이지 않고 생색이 나지 않아서 잊힌 존재처럼 보였지만 그때가 가장 잘되는 시기인 것이다.
그것을 참지 못하고 나서면 흐름이 깨진다.
대세가 비틀려지거나 멈춰질 수도 있는 것이다.
지도자 대부분의 실수가 그 때문에 일어난다.
지금 서동수와 내무부장 안종관이 ‘실크로드’의 사장 김광도를 만나는 것도
그런 ‘생색 안 나는’ 일 중의 하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곳은 행정청의 내무부장실. 서동수가 내무부장실로 와서 김광도를 맞고 있다.
“장사 잘됩니까?”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로 먼저 물었으므로 김광도는 우물쭈물하다가 대답했다.
“네, 장관님”
그러자 안종관이 나섰다.
“자, 긴장 푸시고.”
안종관이 말을 이었다.
“장관님께서 김 사장을 추천하셨는데 결정은 김 사장이 하시는 겁니다.
그러니까 부담 갖지 말고 들어보시지요.”
서동수는 소파에 등을 붙였고 안종관이 바로 본론을 꺼냈다.
“한랜드가 곧 조직들의 각축장이 될 겁니다.
러시아, 일본 그리고 한국과 중국의 세력들이 몰려오고 있어요.
그 조직이란 것이 무엇인지 아시지요?”
안종관의 시선을 받은 김광도가 어깨를 늘어뜨리며 대답했다.
“예, 부장님.”
“조직이란 조폭 집단이죠.
하지만 모두 감쪽같이 위장하고 있어서 구별하기가 쉽지 않지요. 거기다가…….”
안종관의 얼굴에 다시 웃음이 떠올랐다.
“한랜드에 엄청난 자금을 유입시켜 활력을 일으키는 동력의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공식적으로 나서서 막는다면 동력이 뚝 떨어질 겁니다.”
“…….”
“그렇다고 내버려 둘 수는 없지요. 그래서 김 사장을 보자고 한 겁니다.
이제 무슨 일인지 짐작이 가십니까?”
“예, 약간은. 하지만…….”
김광도가 상기된 얼굴로 한랜드의 지도자와 그 오른팔을 번갈아 보았다.
“제가 그럴 만한 능력이 없습니다.”
“아니, 김 사장. 사람은 처음부터 다 갖추고 있는 게 아냐.”
서동수가 끼어들더니 다시 안종관을 보았다.
계속하라는 표시다. 안종관이 말을 이었다.
“그렇다고 우리가 한국 조폭을 지원할 수는 없지요.
그래서 이번에 북한군 탈영자들을 끌어들이고 또 장현주 씨까지 싸안은 김 사장을 주목하게 됐습니다.”
김광도가 숨을 들이켰다.
안종관이 장현주 이름을 부르고 ‘싸안다’라는 표현을 쓴 것에 놀란 것이다.
그때 안종관이 웃음 띤 얼굴로 김광도를 보았다.
“김 사장님, 장현주 씨가 어떤 여자인지 조금 알고 계시지요?”
“예? 저, 저는…….”
김광도가 얼어붙었다. 오늘 아침에 백진철이 저지른 살인사건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종우는 장현주의 방에서 나왔다. 안종관이 말을 이었다.
“장현주 씨는 북한에서 보낸 공산당 조직 책임자입니다.
이곳에서 마약을 판 돈으로 공산당 조직을 세우려고 하지요.”
이제 알았다.
하지만 더 정이 떨어지려고 한다.
{704) 34장 남과 북의 꿈-6
“저, 기다리셨죠?”
뒤에 선 전영주가 옷을 벗기면서 물었다.
오후 9시 반, 관사로 들어온 서동수를 전영주가 맞았다.
웃음만 띠고 있는 서동수의 앞으로 전영주가 돌아와 넥타이를 풀었다.
전영주는 평양에 다녀온 것이다.
“직접 말씀을 드렸어요.”
서동수의 셔츠 단추를 풀면서 전영주가 말을 이었다.
“마약 제조는 조사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전영주한테서 옅은 향내가 맡아졌다.
익숙한 향이다.
몸에 향이 배면 독특한 체취가 풍겨 나온다.
전영주의 체취는 달콤하다.
달콤한 냄새가 나는 것이다.
전영주가 바지 벨트를 풀었으므로 서동수가 저도 모르게 허리를 감싸 안았다.
상체가 닿으면서 전영주의 얼굴이 가슴에 닿았다.
서동수는 전영주의 반듯한 이마에 입술을 붙였다.
“술 한잔하시겠어요?”
전영주의 숨결이 목에 부딪혔다.
숨결에서는 살구향이 맡아졌다.
바지 벨트를 푼 전영주가 지퍼를 내리더니 바지를 내렸다.
서동수는 허리를 감싸 안은 채 다리만 번갈아 들었다가 내리면 됐다.
“아니, 됐다.”
“그럼 그냥 침대로 가요?”
전영주의 손이 팬티 위로 솟아오른 서동수의 남성을 가볍게 쥐었다.
“그러지.”
“그럼 옷 걸어 놓고 바로 갈게요.”
전영주가 서동수의 몸에서 떨어졌다.
북한의 마약 반입과 밀입국자들의 조직 활동에 대해 전영주를 시켜 김동일에게 알려준 것이다.
당장 해결할 수도 없겠지만 기대하지도 않았다.
한랜드는 준독립국이나 같다.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 침대로 들어간 서동수가 다가오는 전영주를 맞는다.
전영주는 이미 분홍빛 가운 차림으로 얼굴이 조금 상기됐다.
전영주가 침대 위로 오르면서 말했다.
“한랜드는 이제 통일 한국이 뻗어 나갈 미래예요. 북한에서도 그렇게 말해요.”
서동수가 전영주의 어깨를 당겨 안으면서 가운을 젖혔다.
그 순간 전영주의 알몸이 드러났다.
전영주는 가운 밑에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
단단하게 솟아오른 젖가슴, 진홍빛 젖꼭지는 건드리면 떨어질 것 같았고 아랫배는 도톰하다.
가운을 모두 벗기자 풍만한 하체가 드러났다.
“일어설까요?”
전영주가 물기 어린 눈을 반짝이며 물었으므로 서동수는 머리를 끄덕였다.
곧 전영주가 일어나 서동수의 앞에 섰다.
검은 숲과 골짜기가 바로 눈앞에 펼쳐졌고 아랫배는 가쁘게 들락였다.
서동수는 전영주의 엉덩이를 감싸 안았다.
전영주가 두 손으로 서동수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 올렸다.
한랜드의 밤이 깊어가고 있다.
곧 ‘별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대기 속의 얼음 결정이 서로 부딪치며 붙어 지상으로 내려오는 소리다.
“아아.”
전영주의 탄성이 울렸다. 침대 위에 알몸으로 선 채 머리를 뒤로 젖히며 외친다.
이윽고 전영주를 쓰러뜨린 서동수가 몸 위로 올랐다.
서로 익숙해진 몸이어서 금방 자세가 잡혔고 그것이 열기를 고조시킨다.
전영주가 두 손을 뻗어 서동수의 허리를 감싸 안으면서 가쁜 숨소리와 함께 말했다.
“좋아요.”
그 순간 서동수는 온몸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검고 뜨거운 공간, 주위에는 온갖 색깔이 회오리치며 저 깊은 곳으로 함께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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