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1> 32장 시베리아 [10]
(677) 32장 시베리아-19
깊은 밤,
시베리아의 겨울밤은 한밤중에 무수한 소리로 뒤덮인다.
정적 속의 미세한 소음,
마치 누가 얼음 위를 걷는 것 같기도 하고 유리 알갱이가 부딪치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것은 대기 속의 얼음 결정이 얼면서 서로 엉켜 지상으로 내려오는 소리다.
이곳 사람들은 그 소리를 ‘별이 속삭인다’고 한다.
베란다에 털코트만 걸친 채 나와 서 있던 서동수가 10초도 견디지 못하고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영하 40도가 넘는 밖에 나갔다가 들어온 것이다.
베란다의 유리문을 닫고 다시 이중으로 된 나무문을 닫은 서동수가 코트를 벗었다.
방 안은 어둡다.
침대 옆 독서등도 켜지 않았지만 침대에 누워있는 카타리나의 둥근 형체가 드러났다.
이쪽을 향한 흰 얼굴도 보인다.
“밖에서 뭘 하셨어요?”
은근한 목소리, 방 안은 알맞게 따뜻하다.
아래층 페치카의 열이 벽과 굴뚝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이다.
코트를 벗은 서동수는 알몸이다.
침대로 다가가 선 서동수가 말했다.
“가끔 밖에 나가서 얼음이 부딪치는 소리를 들어. 그럼 시베리아에 와 있다는 실감이 나지.”
“이리 오세요. 안아드릴게.”
카타리나가 두 팔을 뻗었다.
이미 카타리나도 알몸이다.
보드카 한 병을 나눠 마시고 술자리는 끝났다.
시트를 들치고 서동수가 들어서자 카타리나가 다리를 벌려 안더니 깜짝 놀라 소리쳤다.
“아유, 차가워.”
그렇지만 몸은 더 밀착시켰다.
금방 풍만한 카타리나의 알몸에 빈틈없이 감긴 서동수가 만족한 숨을 뱉었다.
카타리나가 몸을 굴려 위로 오르더니 서동수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달링, 위에서 해줄까요?”
“조금 기다려.”
“물론이죠, 서둘지 않을게요.”
카타리나가 하반신을 부드럽게 문질렀다.
이미 단단해진 서동수의 남성이 기분 좋게 마찰되었다.
서동수가 카타리나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단단하고 풍만한 살점이 잡혔다.
“라진한테 어려운 일 있으면 언제든지 널 통해서 이야기하라고 전해.”
“네, 달링.”
서동수가 손을 뻗어 카타리나의 골짜기 쓸었다.
골짜기는 이미 흘러넘치고 있었으므로 서동수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카타리나, 넌 몸이 뜨겁구나.”
그때 카타리나가 몸을 일으키더니 서동수의 하체 위에 앉았다.
그러고는 입으로 남성을 물었다.
시베리아의 겨울밤에 갑자기 땅이 울리는 소리를 낼 때가 있다.
멀리서 들릴 때는 커다란 운석이 떨어지면서 내는 소리 같고
가까운 곳에서 들으면 뭔가 커다란 돌이 두 조각으로 쪼개지는 소리 같다.
오늘 서동수는 열기에 덮인 방 안에서 그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에 놀란 듯 카타리나가 움직임을 멈췄을 때 서동수는 몸을 일으켰다.
카타리나를 밀어 눕힌 서동수가 젖은 입술에 정성껏 입을 맞췄다.
지금까지의 봉사에 대한 보답이다.
두 팔로 서동수의 목을 감아 안은 카타리나가 혀를 내밀며 답례를 했다.
길고 부드럽고 탄력이 강한 혀가 꿈틀거렸다.
“달링, 사랑해요.”
잠깐 혀가 떼어졌을 때 허덕이며 말한 카타리나의 말도 자연스럽다.
서동수가 곧 몸 위에 오르자 카타리나는 받아들일 자세를 했다.
이제 어둠에 익숙해진 둘은 서로의 눈동자를 보았다.
곧 서동수는 뜨겁고 좁으며, 생명수로 가득한 카타리나의 몸 안으로 들어섰다.
시베리아의 굉음이 이제는 방 안에서 크게 터졌다.
(678) 32장 시베리아-20
“아무것도 몰라. 그러니까 한두 달쯤 지나서 내쫓으면 돼.”
최은영이 잔에 소주를 따르더니 한모금에 삼켰다.
이곳은 한시티 ‘시장거리’로 부르는 번화가에 위치한 ‘신라호텔’ 안이다.
이 호텔도 터만 잡아놓고는 컨테이너를 30개쯤 2층으로 쌓아놓고 호텔방을 만들었는데
이곳에서는 이런 호텔이 벌써 50개도 넘는다.
사무실도 컨테이너, 주택도 컨테이너, 은행이나 병원도 컨테이너를 쌓아놓고 영업을 개시했다.
머지않아 컨테이너는 제 갈 길로 갈 테니 임시변통으로는 그만이다.
그때 조상규가 웃음 띤 얼굴로 최은영을 보았다.
“그 자식이 너한테 한번 달라고 안 하더냐?”
“아니?”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인 최은영이 조상규를 보았다.
“오빠, 한번 줘도 돼?”
“넌 이런 일 한두 번도 아니잖아?”
“그래도 오빠가 찜찜하지 않아?”
“병만 안 걸리면 돼. 그거야 한강에 배 지나간 자국이라고 하잖냐?”
“걔 연장 크겠던데.”
“한번 먹어, 그러면.”
“알았어.”
다시 잔에 술을 채운 최은영이 의자에 등을 붙였다.
20피트짜리 컨테이너 방이라 이 방값은 하루 250달러다.
비싸지만 할 수 없다. 한시티 근교의 러시아인 통나무 민박집은
공동화장실을 사용하고 1박에 100달러지만 곧 룸살롱 공동경영자가 될 몸인 것이다.
그때 조상규가 탁자 위 가방에서 꺼낸 1만 달러짜리 뭉치 5개를 내려놓았다.
“자, 네 자본금이다. 일단은 이걸 줘서 그놈 안심을 시켜야지.”
조상규의 넓은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이곳 세관은 돈 뭉치를 신고하라고도 않더군.
한국에서도 한랜드행 화물이나 짐가방은 검사도 안 해.”
“오빠, 내 사촌오빠 행세 확실하게 해야 돼.”
“야, 걱정 마. 그러니까 내가 보는 앞에서 그놈하고 한번 떡을 치란 말이야.
그럼 그놈이 확실하게 믿을 테니까.”
“알았어. 그렇게 하지 뭐.”
그때 조상규가 한모금에 소주를 삼키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팬티 차림이어서 앞쪽이 불끈 솟아올라 있다.
그것을 본 최은영이 웃었다.
“어이구, 쟤가 그 이야기 듣더니 성났구나.”
“자, 시베리아에서 한탕 뛰어보자.”
다가간 조상규가 최은영을 불끈 들어 올리더니 침대 위로 내던졌다.
최은영이 비명을 질렀다가 곧 웃는다.
조상규는 대전 유성파의 중간 간부로 최은영의 애인이다.
유성파는 이번에 시베리아에 진출할 목적으로 최은영과 조상규를 파견한 것이다.
둘은 선발대 역할이다.
최은영이 룸살롱 출신이며 신의주에서 일한 것도 다 맞다.
유성파는 이번에 소규모 자본으로 시베리아에, 그것도 안전하게 진입한 셈이 되었다.
다음날 오후, 행정청에서 마지막 서류 승인까지 마친 김광도가 서울호텔로 돌아왔을 때
로비에서 기다리던 최은영이 맞았다.
“다 끝났어요?”
“원스톱 처리더군, 진짜로.”
감탄한 표정으로 김광도가 말을 이었다.
“한번도 멈추지 않고 35분 만에 끝났어요.
그것도 담당 직원이 직접 들고 다니면서말요. 야, 진짜 감탄했어.”
“여기 자본금 5만 달러요.”
최은영이 탁자에 달러가 든 봉투를 내려놓았다.
“저도 자본금 가져왔으니까 원스톱으로 주주 만들어 주세요.”
김광도가 봉투와 최은영을 번갈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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