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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 32장 시베리아 [9]

오늘의 쉼터 2015. 7. 22. 13:30

<340> 32장 시베리아 [9]

 

 

(675) 32장 시베리아-17

 

 

 

 

술잔을 든 서동수가 바 안을 둘러보았다.

행정청 청사에서 1㎞쯤 떨어진 ‘아무르’ 바 안이다.

출입구에 두 남녀가 들어섰는데 한국인 같다.

한 모금 술을 삼킨 서동수의 시선을 남자가 받았다.

이쪽을 알아보았는지 주춤하더니 곧 여자와 함께 발을 떼었다.

“카타리나, 하바롭스크에서 한시티까지의 도로 확장은 언제 끝나지?”

서동수가 묻자 카타리나가 머리를 기울였다.

자신의 소관이 아닌 것이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2개월쯤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철로가 개통되기 전에는 도로와 항공편밖에 없다.

그래서 한랜드의 도로 개설, 확장 공사가 진행되었는데 도로뿐만이 아니다.

도로 주변의 마을도 함께 조성하고 있다.

하바롭스크에서 한랜드까지는 1000㎞가 넘는 거리다.

머리를 끄덕인 서동수가 바 안을 둘러보았다.

‘아무르’는 러시아인 마르비가 사장으로 러시아 미녀가 20여 명이나 된다.

종업원 서비스가 좋은 데다 비록 컨테이너 박스 10여 개를 연결시켜 만들어 놓았지만

내부 장식도 훌륭했다.

그러나 서동수는 마르비가 러시아 조직원이라는 것을 안다. 보스 라진이

지금 한시티에 와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저기 마르비가 오는군요.”

카타리나가 술잔을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몇 번 와 보았기 때문에

카타리나도 마르비와 인사를 나눈 사이다.

서동수는 마르비의 뒤를 따르는 중키의 러시아인을 보았다.

보스 라진이다.

사진에서 본 모습보다 젊다.

그때 다가온 마르비가 서동수와 카타리나에게 인사를 하더니 뒤에 선 라진을 소개했다.

“장관각하, 라진 씨를 소개합니다. 모스크바에서 원유와 철강 사업을 하고 계시지요.”

“반갑습니다, 라진 씨.”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로 라진의 손을 잡았다.

카타리나하고도 인사를 마친 라진과 마르비가 자리에 앉았다.

이곳은 안쪽의 귀빈용 좌석이어서 홀 안이 한눈에 보인다.

그때 라진이 서동수에게 말했다.

“각하, 저는 각하의 한랜드 구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한랜드 성장의 밑거름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투자하신 만큼 보장해 드리지요.”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로 화답했다.

“한랜드는 신의주하고도 다르니까요.

어느 시기까지는 자유로운 투자, 개발,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동감입니다, 각하.”

라진이 얼굴에 주름을 만들며 웃었다.

“각하께선 과연 훌륭한 사업가십니다.

한랜드 발전에 결코 해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들의 옆모습을 보던 김광도가 최은영에게 말했다.

“저기, 장관 옆에 앉은 비대한 놈이 여기 사장이오.

그 옆의 러시아인은 모르겠는데.”

“장관 왼쪽의 여자는 누구죠? 미인인데.”

“장관 자문역이지, 장관 침실에도 들어간다는 소문이 있어요.

이름이 카타리나라고 해요.”

“그럴 만한 여자네요.”

“이곳 사장이 러시아 마피아요.

그건 공공연한 사실이지. 장관은 그것을 알면서도 마피아를 받아들였다는 거요.”

“그렇다면 한국 조폭도 오겠네요?”

카타리나에게 시선을 주면서 최은영이 건성으로 물었지만 김광도는 그 순간 숨을 들이켰다.

당연한 일이다. 마피아를 받아들였는데 중국 삼합회, 일본 야쿠자, 한국 조폭은 왜 안 되겠는가?

 

 

 

 

 

(676) 32장 시베리아-18

 

 

 

 

“활력이 필요하지.”

돌아가는 차 안에서 서동수가 혼잣소리처럼 말했다.

“그 활력을 만드는 거야.”

카타리나는 잠자코 앞만 보았다.

밤 10시 반,

이제 한시티도 짙은 어둠에 잠겨져 있다.

대로를 달리는 차량은 한두 대 정도였고 주변은 아직 눈에 덮인 동토다.

드문드문 가로등이 켜진 것이 이곳이 도시라는 것을 깨우쳐줄 뿐이다.

“한잔 더 하시겠어요?”

카타리나가 낮게 물었으므로 서동수가 머리를 들었다.

시선이 마주치자 카타리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가 곧 고정되었다.

서동수가 머리만 끄덕였고 카타리나는 다시 앞쪽을 보았다.

서동수의 숙소는 행정청에서 3㎞쯤 떨어진 울창한 숲 속에 세워져 있다.

도심 속의 숲이다.

2층 통나무 저택이지만 넓어서 아래층에 회의실도 만들어 놓았고 2층에는 방이 4개나 된다.

2층 응접실로 들어선 카타리나가 웃음 띤 얼굴로 서동수를 보았다.

“제가 이곳을 출입하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더군요.”

“나도 들었어.”

카타리나가 다가와 서동수가 벗은 정장 재킷을 받아들었다.

“그럼 이제 자연스럽게 된 건가요?”

“카타리나, 라진이 마피아 보스인 것 알고 있지?”

셔츠를 벗어 건네준 서동수가 카타리나를 보았다.

“네, 압니다. 장관님.”

시선을 받은 카타리나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장관님도 알고 계실 줄 알았습니다.”

“그쪽과 직접 연락이 되나?”

“오늘 장관님이 아무르 바에 가신다고 제가 연락했습니다.”

머리를 끄덕인 서동수가 몸을 돌리며 말했다.

“옷 갈아입고 나올 테니까 응접실에 술병 갖다놔.”

“예, 장관님.”

카타리나의 대답을 들으면서 서동수가 침실로 들어섰다.

카타리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지만 묻는 말에만 대답했다.

서동수는 카타리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안종관을 통해 보고받고 있었던 것이다.

라진과 카타리나가 밀착되어 있다는 것은 곧 러시아 정부와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상은 단순하지가 않다.

옷을 갈아입고 나왔더니 탁자 위에 술병과 잔을 놓고 기다리던 카타리나가 웃음 띤 얼굴로 물었다.

“장관님, 안주를 시킬까요?”

“마른안주를 가져올 테니까 그동안 카타리나는 안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지그래?”

서동수가 눈으로 침실을 가리켰다.

“가볍게 입고 와.”

“고맙습니다.”

몸을 돌린 카타리나의 움직임이 가볍다.

서동수는 냉장고 안에서 마른안주를 꺼내 탁자 위에 놓고는 소파에 앉았다.

카타리나는 이제 서동수의 자문관 겸 러시아 정부와의 창구 역할을 했다.

한랜드에도 필요한 존재인 것이다.

러시아 정부에 연락을 취할 때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카타리나를 통하면 된다.

곧 응접실로 카타리나가 나왔는데 서동수의 셔츠 하나만 걸친 것 같다.

셔츠가 길어서 허벅지와 맨다리만 보였기 때문이다.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카타리나가 웃음 띤 얼굴로 다가와 물었다.

“괜찮아요?”

“섹시해.”

과연 카타리나의 맨다리는 조각을 한 것처럼 매끄럽다.

티 한 점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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