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5> 32장 시베리아 [4]
(665) 32장 시베리아-7
초대소 식당에는 유병선이 먼저 와 앉아 있었는데 서동수를 보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낮에 술 드셨습니까?”
“위원장님하고 많이 마셨어.”
드문 일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원탁에는 이미 한정식 요리가 차려져 있었고 하성숙과 여자 하나가 식사 시중을 들었다.
유병선은 서동수가 김동일을 만나는 동안 평양 시내 구경을 했다는 것이다.
“평양도 많이 발전했습니다.”
유병선이 여자들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말을 이었다.
“평양으로 이사와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연방이 되면 가능하겠지.”
시원한 냉채를 떠먹으면서 서동수가 말을 받았다.
“하지만 난 북한에서도 시베리아에 300만 명은 데려갈 거야.”
그때 시중을 들던 하성숙이 힐끗 시선을 주었으므로 서동수가 물었다.
“하 동무는 결혼했소?”
“아닙니다. 선생님.”
하성숙의 얼굴이 금방 빨개졌지만 서동수가 다시 물었다.
“난 시베리아를 개발해 우리 동포들을 데려갈 텐데 하 동무도 갈 생각이 있습니까?”
“네, 가지요.”
하성숙이 똑바로 서서 대답했다.
“선생님이 지시하시면 따라가겠습니다.”
“이런.”
숨을 들이켠 서동수가 유병선을 보았다.
유병선은 입을 꾹 다물고 있었지만 콧구멍이 넓어진 것 같다.
길게 숨을 뱉은 서동수가 하성숙에게 다시 물었다.
“하 동무는 여기에서 얼마나 근무했습니까?”
“전 어제 왔습니다.”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하성숙은 목까지 빨개져 있다.
머리를 돌린 서동수가 유병선에게 말했다.
“내일 아침 중국에 들렀다가 바로 모스크바로 가지.”
“예, 준비되었습니다.”
유병선이 시치미를 뗀 표정으로 말했고 서동수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성숙이 어제 이곳에 왔다는 것은 서동수의 시중을 들게 하기 위해서다.
방으로 돌아온 서동수가 욕실에서 양치질을 하고 나왔다가 방 안에 서 있는 하성숙을 보았다.
시선이 마주치자 하성숙은 외면했는데 다시 얼굴이 붉어져 있다.
“거기 앉아요.”
옆쪽 소파를 눈으로 가리킨 서동수가 앞쪽에 앉았다.
조심스럽게 앞쪽에 모로 앉은 하성숙에게 서동수가 물었다.
“내 잠자리 시중을 들라고 하던가?”
그때 하성숙이 시선을 들었다.
“묻지 마시고 오늘 밤 여기서 자고 나가게 해주세요.”
두 눈이 반짝였고 목소리는 또렷했다.
상기된 얼굴을 본 서동수가 숨을 들이켰다.
하성숙의 표정은 절박했다.
“그러지.”
머리를 끄덕인 서동수가 소파에 등을 붙였다.
“그럼 그 딱딱한 표정을 좀 풀어. 그리고 옷을 벗는 것이 어때?”
하성숙이 시선을 주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때 서동수가 말했다.
“내가 보는 앞에서 벗어.”
주춤하던 하성숙이 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모로 서서 옆얼굴만 보인다.
“나를 향해 똑바로 서고 다 벗어.”
서동수가 다시 말하자 하성숙은 몸을 돌리더니 스커트를 벗었다.
스커트가 아래로 떨어지면서 흰 팬티가 드러났다.
이제는 브래지어와 팬티 차림이다.
(666) 32장 시베리아-8
뜨거운 몸이다.
부드럽게 휘감기는 하성숙의 사지를 마주 안으면서 서동수가 만족한 숨을 뱉는다.
거친 숨결에서 달콤한 사과 향이 느껴졌다. 이미 한 번 절정에 오른 몸이 두 번째로 달아오르면서
하성숙이 대담해졌다.
몰두했기 때문일 것이다.
거침없이 서동수의 몸 위로 올라 남성을 입에 물었다.
주춤한 서동수가 두 손으로 하성숙의 머리칼을 움켜쥐었다.
열락의 시간, 이제는 서로를 탐하고 서로를 떼어 주는 시간, 위대한 시인 공초 오상순이 그랬던가?
한 생명이 무궁한 생명으로 통하는 소리, 아아아. 문득 서동수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다.
이윽고 입을 뗀 하성숙이 말을 타듯이 상반신을 세우고 앉았다.
붉은 얼굴, 반쯤 벌린 입은 물기가 번질거렸고 눈은 번들거렸다.
“우리 함께 가요.”
하성숙이 허덕이며 말한 순간 서동수는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함께 가자, 곧 하성숙이 몸을 세우더니 탑승해 함께 출발했다.
뜨겁다. 넘쳐난다. 둘이 함께 떠난다.
상반신을 벌떡 세우고 달려가던 하성숙의 턱이 잔뜩 치켜 올라갔다.
악문 이 사이로 신음이 흩어져 나오고 있다.
서동수가 두 손을 뻗어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두 몸이 붙었고 그것을 신호로 함께 터졌다.
동시에 신음이 울리자 방 안의 대기가 출렁였다.
깊은 밤, 불을 환하게 밝힌 초대소의 침실에 뜨거운 열풍이 가라앉고 있다.
엎드린 하성숙의 입에서는 신음과 함께 쇳소리가 섞여 나왔다.
서동수가 하성숙의 엉덩이를 조여 안았다. 단단한 엉덩이다.
하성숙도 위에서 마주 안는다. 말이 필요 없다.
수백 마디 단어보다 이 한 동작이 더 감동을 준다.
이윽고 서동수가 하성숙을 돌려 눕히면서 둘의 몸이 떨어졌다.
방 안의 대기가 땀에 밴 몸을 서늘하게 덮었다.
“하 동무는 소속이 어디야?”
나란히 누운 서동수가 하성숙의 어깨를 당겨 안으면서 물었다.
“평양 악극단에서 무용을 합니다.”
“그렇군.”
머리를 끄덕인 서동수가 하성숙의 젖가슴을 부드럽게 쓸었다.
“그래서 몸이 이렇게 예쁘구나.”
하성숙이 얼굴을 서동수의 가슴에 붙이더니 바짝 몸을 붙였다.
두 손이 아래로 내려가 서동수의 남성을 감싸 쥐었다.
“시베리아에 가고 싶어요.”
“가서 뭘 하고 싶은데?”
“새 세상에서 무엇이든 다할 수 있어요.
저는 베트남에서 식당일도 했고 중국에서는 대사관에서도 일했어요.”
“그렇구나.”
서동수가 하성숙의 이마에 입술을 붙였다가 떼었다.
불굴의 유전자가 하성숙의 몸에도 흐르고 있는 것 같다.
다음 날 아침, 하성숙의 시중을 받으며 아침 식사를 마친 서동수가 지배인을 불렀다.
놀란 지배인이 서둘러 식탁 앞으로 다가오자
서동수가 옆에 선 하성숙을 눈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다음에 왔을 때도 내가 하 동무를 만났으면 좋겠어요.”
“예, 알겠습니다. 회장님.”
하성숙에게 물어보지 않았지만 주변 상황이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방에서 자고 나가게 해달라고 했을 것이다.
하성숙의 얼굴이 붉어졌지만 두 눈은 반짝였다.
앞쪽에 앉은 유병선이 손목시계를 보는 시늉을 했으므로 서동수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음에 또 만나.”
서동수가 말하자
하성숙도 머리만 숙였는데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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