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 32장 시베리아 [2]
(661) 32장 시베리아-3
유라시아의 시발지, 천 년 후에 재생한 실크로드의 근원지, 동방의 중심.
아직 첫 삽도 떼지 못했고 계약도 하지 않았지만 서동수의 머릿속에 떠오른 시베리아에 대한 명칭이다. 책의 제목을 보면 내용을 짐작할 수 있듯이 서동수가 꿈꾸는 시베리아의 미래가 드러난다.
서동수가 다시 서울에 온 것은 그로부터 이틀 후였다.
대통령 면담을 신청해놓고 온 터라 공항에서 바로 청와대로 향한다.
오후 5시 반, 청와대의 접견실에는 대통령 한대성과 서동수, 비서실장 양용석과 유병선이
원탁에 둘러앉았다.
한대성은 소모임 때는 원탁을 즐겨 사용했는데 의자 규격도 같다.
인사를 마쳤을 때 한대성이 먼저 물었다.
“요즘 바쁘시지요?”
“예. 제가 곧 푸틴 대통령을 만나려고 합니다.”
서동수가 바로 본론을 꺼내었다. 한대성은 잠자코 시선만 주었고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시베리아 대지 임차를 하려고 합니다.”
“그 동토를 말입니까?”
“예. 그 동토에 동성의 모든 자금을 쏟아 부으려고 합니다.”
서동수가 똑바로 한대성을 보았다.
“시베리아와 통일된 한반도를 이어 보겠습니다.”
“과연.”
심호흡을 한 한대성이 천천히 머리를 끄덕였다.
그만하면 한대성은 알아들은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국력의 진출이다.
군사력으로 영토를 확장 시키는 것은 옛날 이야기다.
“그렇군요. 시베리아에 고려인, 조선족, 남북한 주민을 모으시겠다는 말씀이군요.”
“시베리아 개발에 남북한 정부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협조해 드려야지요.”
한대성이 정색하고 서동수를 보았다.
“북한도 협조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러시아 정부도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하지요. 러시아 경제성장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서동수의 시베리아 구상이다.
광대한 대지를 임차해서 한민족의 새로운 터전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동성의 목표다.
그때 한대성이 웃음 띤 얼굴로 서동수를 보았다.
“서 회장께서는 신의주에 이어서 시베리아를 개척하시는군요. 존경합니다.”
“과분한 말씀입니다.”
정색한 서동수가 머리를 저었다.
“그렇게 되고 있는 것은 우리 한민족에게 기회가 왔다는 계시인 것 같습니다.
저는 흐름을 탔을 뿐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회 안에서 사사건건 싸움이 일어났고
서울 시내에서는 수천 개 시민단체가 밤낮을 가리지 않은 채 시위를 일삼았으며
매년 한 개씩 대형사건이 터져 정부를 무력화시켰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국민이 희망에 부풀어있는 것이다.
갑자기 경제성장이 된 것이 아닌 데도 그렇다.
사회가 밝고 활기를 띠고 있다.
청와대를 나온 서동수가 성북동 안가에 들어섰을 때는 오후 8시 반이 되어갈 무렵이다.
“기다리고 계십니다.”
현관으로 들어선 서동수에게 집사 배 선생이 말했다.
잠자코 마루방을 건너 이층 계단을 오른 서동수가 응접실로 들어서자
소파에 앉아있던 전영주가 일어섰다.
시선이 마주치자 전영주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전영주가 방으로 따라 들어서며 말했다.
“위원장 동지께서 내일 뵙자고 하십니다.”
(662) 32장 시베리아-4
“나도 시베리아로 가서 살겠어요.”
전영주가 천장을 응시한 채 말했다.
깊은 밤, 반쯤 열어 놓은 창으로 밀려 들어온 바람에 흰 커튼이 부드럽게 출렁거렸다.
“그곳은 러시아의 조선족 자치주가 되는 셈인가요?”
“다르지.”
서동수가 전영주의 어깨를 당겨 안으면서 대답했다.
조선족 자치주인 옌지에는 요즘 조선족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대도시로 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그곳은 동성이 임차한 땅이야.
남북한의 지원을 받고 남북한 투자 이민이 세울 도시지.
아무것도 없는 동토에 거대한 도시가 세워지는 거야.”
“러시아가 도로 빼앗아가지 않을까요?”
“그러다가 러시아가 빼앗길 수도 있지.”
서동수가 전영주의 볼에 입술을 붙였다가 떼었다.
땀이 밴 전영주의 알몸이 다시 바짝 붙었고 식었던 몸이 금방 뜨거워졌다.
전영주가 서동수의 가슴에 더운 숨을 뱉으면서 말했다.
“위원장님이 그러셨어요. 서 회장은 세상을 개척해 나간다고, 부럽다고 하셨어요.”
“위원장도 나하고 같이 뛰면 돼. 할 일도 많고 갈 길도 멀어.”
김동일은 이제 남북연방제가 합의되고 연방대통령 선거가 시작되면 물러날 작정이다.
그래서 신의주에 대규모 자동차와 항공기 회사를 설립하여 지금 건설 중이다.
전영주가 몸을 일으키더니 서동수의 배 위에 올라앉았다.
밑에서 올려다본 전영주의 상반신은 풍만했다.
서동수가 손을 뻗어 전영주의 젖가슴을 양손으로 움켜쥐었다.
그때 전영주가 몸을 넣더니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턱을 조금 치켜든 전영주가 초점이 흐려진 눈으로 앞쪽의 벽을 보았다.
반쯤 벌린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서동수는 전영주의 젖가슴을 힘껏 움켜쥐었다.
입을 딱 벌린 전영주의 움직임이 거칠어졌다.
“한민족 1000만 명쯤이면 북아시아에 또 하나의 한국이 생기겠지.”
허리를 추켜올리면서 서동수가 말했다.
전영주의 신음이 더 커졌고 이젠 어깨를 움츠리면서 자꾸 몸을 숙이려고 했다.
서동수가 거칠게 허리를 들어 올리면서 말을 이었다.
“한민족의 땅이야. 이름을 생각해 봐.”
“아아아.”
전영주가 커다랗게 신음을 뱉었으므로 서동수는 몸을 비틀어 위로 올랐다.
이제는 누운 전영주가 두 손을 뻗어 서동수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빈틈없는 동작이다.
서동수가 다시 움직였다.
“시베리아는 잠자는 땅이라는 뜻이지만 이젠 깨어난 땅이 될 것이다.”
“아아아.”
“고려, 조선, 이름은 다 썼으니 다른 이름이 없을까?”
“아아, 나 죽어.”
“그렇지, 결정했다.”
“아아악.”
전영주가 다시 절정에 올랐을 때 서동수가 거칠게 움직이며 소리쳤다.
“한랜드, 한랜드다.”
전영주는 신음만 뱉었고 서동수가 몸을 숙여 입을 맞췄다.
“그렇지, 한민족의 땅, 한랜드다.”
서동수는 몸을 굽혀 전영주를 빈틈없이 껴안았다.
전영주도 사지를 펴더니 서동수를 감싸 안았다.
그제야 방 안의 냄새가 맡아졌고 등에 서늘한 바람이 스치고 지나갔다.
열린 창문을 통해 희미하지만 어수선한 바깥 소음도 들려왔다.
그때 전영주가 거친 숨을 뱉으면서 말했다.
“한랜드요? 이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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