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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 32장 시베리아 [1]

오늘의 쉼터 2015. 7. 1. 15:13

<332> 32장 시베리아 [1]

 

(659) 32장 시베리아-1

 

 


시베리아는 오래전부터 러시아의 미래라는 말이 전해져 왔다.

우선 면적부터 그렇다.

시베리아는 러시아 면적의 77퍼센트가 된다.

무려 1310만㎢인 것이다.

한반도의 59.5배다.

시베리아는 타타르어 ‘시비르’에서 따온 말로 ‘잠자는 땅’이라는 뜻이다.

현재 시베리아는 북아시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북쪽의 북극해로부터

남쪽의 카자흐스탄, 중국, 몽골 국경까지 이어져 있다.

러시아는 시베리아를 우랄연방관구, 시베리아연방관구, 극동연방관구 등으로 나누었는데

하바로프스크 지방은 극동연방관구에 속한다.

“동성이라면 얼마든지 환영한다.”

하바로프스크 지방장관 유리 마르첸코가 두 손을 치켜 올리면서 말했다.

말할 때 술 냄새가 가스를 분사하는 것처럼 뿜어졌지만 카타리나는 고스란히 얼굴로 받았다.

마르첸코가 소리치듯 말을 잇는다.

“카타리나, 네가 동성을 끌어온다면 훈장을 받게 해주지. 아니, 필요한 걸 말해. 다 들어줄 테니까.”

“곧 투자단이 구성되어 올 거예요.”

숨을 참으면서 카타리나가 말했다.

“그때 장관께서 직접 나서 보시죠. 동성은 중국에서도 계속 투자 요청을 받고 있으니까요.”

“알았어, 카타리나.”

마르첸코가 붉은 얼굴을 부풀리며 웃었다.

“카타리나, 동성으로 옮겨가더니 더 섹시해졌군. 거기서 대우가 좋다면서?”

“동성의 보수가 좋을 뿐이죠.”

카타리나는 마르첸코의 경제자문 역으로 3년을 보낸 것이다.

하바로프스크는 중화학공업 중심의 도시다.

항공과 조선, 석유화학이 발달되었고 국민의 평균소득도 높다.

그러나 한반도 3배 이상이 되는 면적에 인구는 100만 명 미만이며 지방의 거의 대부분이 삼림이다.

동토인 것이다.

장관실에는 둘뿐이다.

55세인 마르첸코는 술을 좋아하지만 여자관계는 담백했다.

비대한 체격이어서 일찍 성불능이 되었다는 소문도 있다.

마르첸코가 은근한 시선으로 카타리나를 보았다.

“카타리나, 동성이 너를 스카우트했을 때부터 나는 이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어.”

마르첸코의 두 눈이 번들거렸다.

시선을 준 채로 마르첸코가 서랍을 열더니 보드카 병을 꺼내어 마개를 열었다.

그러고는 커피잔에 반쯤 따르고 다시 술병을 서랍에 넣었다.

그동안 힐끗 커피잔을 내려다 보았을 뿐이다.

“자, 카타리나. 내가 어떻게 해주면 좋겠나? 말해 봐.”

커피잔을 든 마르첸코가 물었다.

카타리나는 동성 중국본사로 발령을 받은지 사흘 만에 하바로프스크로 출장을 온 것이다.

다시 마르첸코가 재촉했다.

“국기만 빼놓고 게양대까지 다 거래할 수 있어. 투자를 한다면 말이야.”

“북방 삼림지역 임차죠.”

“음, 광산을 노리는 건가? 아니면 삼림의 나무를? 그렇지. 나무겠군.”

세 모금에 커피잔의 보드카를 모두 삼킨 마르첸코가 숨을 내뿜었으므로 카타리나가 숨을 멈췄다.

마르첸코가 머리를 끄덕였다.

“요즘은 종이 값이 비싸졌다니 금방 돈을 만들겠지.

그래, 삼림지역 얼마나? 1000㎢? 동성이면 스케일이 크겠군. 5000㎢?”

“…….”

“투자비가 좀 들 텐데. 투자 예정액은 얼마야? 임차비로 얼마를 예정하고 있나? 1억 불? 3억 불?”

그때 카타리나가 입을 열었다.

“20만㎢.”

눈만 껌벅이는 마르첸코를 향해 카타리나가 한마디씩 또박또박 말했다.

“100년 임차, 임차비는 150억 불부터.”

 

 


(660) 32장 시베리아-2

 

 


“마르첸코는 푸틴이 결정하면 된다고 합니다.”

카타리나가 단정하게 앉아 서동수에게 보고했다.

중국 동성의 회장실에는 서동수와 비서실장 유병선,

그리고 이번에 기조실장 겸 사장으로 부임한 안종관까지 넷이 둘러앉았다.

신의주를 장관 대행 부장관 체제로 인계하고 다시 동성 회장으로 돌아온 것이 15일 전이다.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카타리나가 말을 이었다.

“마르첸코는 규모가 큰 것에 놀랐지만 환영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결정은 연방대통령 푸틴이 하는 것이다.

푸틴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소련 붕괴 후에 침체기를 겪었던 러시아는 지금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중이다.

푸틴은 러시아를 이끄는 최고 권력자인 것이다.

서동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타리나는 하바롭스크 지방장관 마르첸코에게 보낸 첨병이었다.

비공식으로 보낸 것은 카타리나를 통해 동성의 의도를 전달하려는 것이었다.

마르첸코는 틀림없이 윗선인 사하공화국은 물론이고 모스크바의 푸틴에게 보고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 이 계획을 설계한 기조실장 안종관이 입을 열었다.

“열흘쯤 후에 푸틴 측근을 통해 회장님의 면담 신청을 하겠습니다.”

그때는 마르첸코로부터 보고를 받은 푸틴이 충분히 검토를 한 후일 것이었다.

영어로 말했기 때문에 카타리나가 놀란 표정으로 서동수를 보았다.

머리를 끄덕인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그때는 중국과 미국에서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하겠군.”

중국 정부는 제주도에 7함대사령부가 옮겨오기로 한 것이 꺼림칙했겠지만 크게 반발하지 않았다.

미·일 동맹이 거의 무력화된 것이 더 유리했기 때문일 것이다.

신의주에 기반을 굳힌 중국 자본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럼 준비하겠습니다.”

유병선이 안종관과 함께 방을 나갔으므로 소파에는 둘이 남았다.

서동수가 손을 들어 카타리나에게 남으라고 했기 때문이다.

“카타리나, 내가 시베리아에 진출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지? 러시아인으로서의 입장을 듣고 싶다.”

긴장한 카타리나가 서동수를 보았다. 이런 질문은 예상하지 못한 것 같다.

그러나 곧 단정한 입술을 꾹 닫았다가 열었다.

“처음에는 저도 마르첸코처럼 동성에서 삼림의 목재나 광물을 채취해서 단기적 이윤을 내려는 줄

알았습니다.”

서동수는 시선만 주었고 카타리나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광대한 지역을 임차하여 도시를 여러 개 건설하고 물류기지와 생활기반 시설을 만든다는

계획을 듣고 과연 그 인력은 어디서 채울 수 있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카타리나의 진청색 눈동자가 반짝이면서 눈이 가늘어졌다. 눈웃음이다.

“그러고 나서 의문이 풀렸습니다.

회장님께선 시베리아에 또 하나의 신의주를 건설하려고 하시는 것입니다.”

“…….”

“러시아 정부에서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하공화국이 러시아 연방에서 가장 큰 자치국이지?”

“동성공화국으로 이름 붙이실 건가요?”

“고려공화국이라면 푸틴이 허락할까?”

“상관없겠지요.”

카타리나가 상기된 얼굴로 서동수를 보았다.

“그 고려공화국에 고려인, 조선족, 남북한 이주민들이 몰려 오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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