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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개와 고양이의 진실-11

오늘의 쉼터 2015. 2. 25. 17:30

(87) 개와 고양이의 진실-11  

 

 

 

그녀 역시 놀라움으로 유미를 바라보았다.

“그러니까…단미, 아니 설희 어머니가 단미…!”

이렇게까지 나의 정체를 단 한 번에 꿰뚫는 여자가 있다니…?
 
유미 또한 그녀를 찬찬히 훑어보았다.
 
그녀의 옆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아마도 이 파티에 참석한 두 사람은 결혼정보회사에서 마련한
 
첫 번째 맞선에서 성공적으로 통과한 커플일 것이다.
 
여자는 어딘가 부자연스러웠지만, 밉상은 아니었다.
 
남자는 외모가 제법 반지르르한데다 꽤 비싼 양복을 걸치고 있었다.
 
그러나 왠지 신뢰가 가는 인상은 아니었다.

“그런데 어쩌죠? 저는 기억이 잘….”

“그래요. 그러실…거예요.”

여자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안지혜입니다. 설희의 담임….”

“네, 뭐라구요?”

그때 커플들은 좌정해달라는 파티 진행자의 장내 멘트가 나왔다.

“놀라셨죠? 저도 설희 어머니가 단미라는 게 너무 놀라워요.
 
제가 또 메일 할게요.
 
그럼 저흰 가볼게요.
 
파티에서 빠지면 안되니까….”

안지혜가 남자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남자도 의미심장한 눈길로 유미를 바라보며 인사를 했다.
 
안지혜가 그의 팔짱을 끼고 좌석으로 갔다.
 
안지혜라고? 저 여자가?
 
피오나 공주가 저주에서 풀려 제 모습을 찾았나?
 
그때 성 실장이 다가왔다.

“오늘 수고하셨어요. 늘 언제나 멋진 강연이에요.”

“그런데 저 커플들….”

유미가 손가락을 들어 테이블에 앉는 두 사람을 가리키며 속삭였다.

“누구요?”

미림의 시선이 일순 긴장했다.

“남자요?”

“아뇨, 여자 분, 안지혜라는 분 맞죠?”
 
“아아, 예. 어떻게 아세요?
 
그나저나 결혼의 의지와 각오가 대단해요.”

“참, 박용준씨와의 일은 잘 해결되었어요?”

미림이 입을 삐죽거렸다.

“해결되고 뭐고가 있나요?
 
이제 저는 저대로 나는 나대로 사는 수밖에요.
 
그 남잔 길 잃은 짐승 같은 남자예요.
 
먹이를 보면 그저 주둥이부터 들이미는…
 
오 선생님도 조심하세요.
 
오 선생님과 일을 함께할 거라 자랑하던데요.
 
참 강연료는 통장으로 지금 입금됐을 거예요.
 
파티 함께하시겠어요?”

“아뇨. 가봐야 해요. 그럼 또….”

유미가 미림과 인사를 나누고 헤어져 화장실에 들렀다.
 
그때 화장실로 들어서는 안지혜와 만났다.
 
어쩌면 안지혜가 따라왔는지도 모르겠다.

“단미님을 정말 뵙고 싶었는데…
 
그래서 오늘 이 파티도 신청한 거였어요.
 
저 보고 놀라셨죠?”

“예…어떻게 이렇게 달라지셨는지….”

“설희 어머니 만나고 나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다이어트에 착수했고, 겨울방학을 이용해서 몇 군데 고쳤어요.
 
뷰티스쿨 이런 데 등록해서 화장법과 패션도 순위고사 공부하듯 했고요.
 
말 마세요.
 
돈과 노력이 엄청 들어갔어요.”

“몰라보도록 보기 좋아요.”

유미는 안지혜의 노력이 가상해서 일단 칭찬해주었다.

“그동안은 제가 왜 그렇게 살았나 모르겠어요.
 
예쁜 여자로 새로 태어나니 정말 귀족특권층이 따로 없구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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