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서유기

<285> 27장 지도자 [7]

오늘의 쉼터 2015. 2. 17. 17:50

<285> 27장 지도자 [7]

 

 

(566) 26장 지도자 <13>

 

 

 

 

 

 

두 다리를 치켜든 정유선의 신음이 높아지고 있다.

아름답다.

얼굴을 일그러뜨렸지만 이때의 얼굴이 가장 감동적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얼굴이기도 하다.

“아이구, 여보.”

마침내 정유선이 폭발하려고 한다.

너무 적극적이지도, 그렇다고 수동적이지도 않은 적당한 태도.

그리고 한 몸처럼 움직이는 완벽한 조화,

 서동수도 어느덧 빨려 들어가듯이 정유선과 함께 절정을 향해 솟아오른다.

침대 위에 엉켜 있는 두 쌍의 알몸이 격렬하게 꿈틀거렸고 정유선의 신음은 비명처럼 높아졌다.

서동수는 어금니를 물었다.

“아아악.”

정유선이 터졌다.

허리를 추켜올리면서 비명을 지른 정유선의 몸이 경련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굳어지기 시작한다.

숨도 딱 멈추더니 치켜뜬 눈빛도 흐려졌다.

그 순간 서동수도 분출했다.

다시 정유선의 비명이 거친 숨과 함께 쏟아졌다.

서동수는 정유선의 숨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며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여자의 몸은 다 다르다.

구조뿐만이 아니라 호흡, 움직임까지 분위기에 따라서도 다른 반응을 한다.

정유선의 몸도 다른 여자처럼 특별했다.

서동수의 관점에서 보면 어느 한 군데도 같은 점이 없이 특별한 것이다.

이윽고 정유선의 신음이 가라앉았고 동굴의 수축성이 약해졌을 때 서동수는 몸을 떼었다.

정유선이 아쉬운 신음으로 매듭을 짓는다.

확실한 여자다.

이 한순간의 반응만으로도 성격을 알 수가 있다.

“아주 좋았어.”

몸을 굴려 옆에 누운 서동수가 정유선의 젖가슴을 쓰다듬고는 땀이 밴 이마에 입술을 붙였다.

“특별한 몸이야, 당신은.”

어깨를 당겨 안으면서 말했더니 정유선이 가슴에 얼굴을 붙였다.

“오늘 섹스가 최고였어.”

 

“무슨 말이야?”

“지금까지 내가 한 섹스 중에서…….”

“이런.”

쓴웃음을 지은 서동수가 정유선의 엉덩이를 움켜쥐고 당겨 안았다.

“그 거짓말, 정말이야?”

“응.”

정유선이 서동수의 늘어진 남성을 쥐더니 주물렀다.

“특별한 남자와의 섹스는 몇 단계 업그레이드가 되는 법이야.

지금 나를 박고 있는 남자가 서동수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 폭죽이 터지는 것처럼 몸이 뜨거워져.”

“또 한 번 터져볼래?”

“조금 있다가.”

정유선이 서동수의 가슴에 입술을 붙였다가 떼었다.

“당신하고 한번 하고 싶었어.”

“오늘 밤 세 번은 더 해야지.”

“나, 2차 안 나가는 여자야. 이거 한 지도 10년이 더 되었어.”

“그 거짓말, 믿어주지.”

“당신은 정말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지도자감이야.”

숨을 들이켠 서동수가 정유선을 내려다보았지만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정유선이 얼굴을 가슴에 붙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유선이 말을 이었다.

“이제 국민은 솔직하고 서민적이면서도 눈치 안 보고 나가는 지도자를 원하는 것 같아.

내가 주위에서 들은 결과가 그래.”

정유선의 반말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고 친근감이 느껴졌다.

어느덧 정유선의 손에 잡힌 남성이 단단해져 있다.

“당신이 안 한다고 하니까 더 안타까워, 한번 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래, 한 번 더 하자.”

서동수가 정유선의 몸 위에 오르면서 말했다.



 

 

 

 

(567) 26장 지도자 <14>

 

 

 

 

 

 

다음 날 오전, 서동수는 승용차 편으로 평양에 도착했다.

자유로를 거쳐 평양까지 걸린 시간은 3시간이 조금 넘었을 뿐이다.

서울 시내와 자유로가 막히지 않았다면 30분은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었다.

서울 일을 유병선과 안종관에게 맡기고 온 터라 서동수는 수행비서 최성갑만을 대동했다.

오후 12시 반,

서동수는 기다리고 있던 국방위원장 김동일과 주석궁의 주석용 식당에서 둘이 마주앉았다.

작은 원탁에는 점심상이 차려져 있었는데 단둘의 독대다.

전에는 옆에 증인처럼 한두 사람씩을 참석시켰지만 이제 김동일은 혼자 온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표시인 것 같다.

둘은 점심을 먹는 시늉을 했지만 건성이다.

서너 번 밥을 떠먹은 서동수가 수저를 내려놓고 김동일을 보았다.

“제가 대통령께 제의를 했습니다.”

그러고는 한대성과 이야기한 내용을 들려주었더니 김동일이 크게 머리를 끄덕였다.

“잘하셨습니다. 잘 되기를 바랍니다.”

김동일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장관 동무께서 큰일을 하셨습니다.”

“대통령이 이해를 해주셨기 때문이지요.”

한대성과 김동일의 관계는 원만하다.

함께 신의주를 만들고 화해 분위기를 이룬 주역들인 것이다.

그때 김동일이 웃음 띤 얼굴로 서동수를 보았다.

“남조선 대통령은 그만두고 나서 대개 뭘 합니까?”

“글쎄요.”

서동수가 시선을 내리고는 숨을 골랐다.

김동일은 3대째 이어온 집권자다.

부친과 조부는 각각 죽어서야 권좌에서 내려왔다.

김동일이 이런 질문을 한 것부터가 의미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김동일이 연방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임기를 채우면 물러나야만 하기 때문이다.

머리를 든 서동수가 김동일을 보았다.

“대개 자서전을 써서 후대 사람들에게 참고시켜 도움을 주거나 제각기 취미생활을 하시지요.”

“내가 알아보았더니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거나 조사한 경우도 있더군요.”

“그거야 뭐, 재임 중에 아들을 감옥에 보낸 경우도 있었으니까요.”

“그렇군요.”

김동일의 눈동자가 잠깐 초점이 멀어졌다가 돌아왔다.

“내가 그만두면 뭘 하면 좋을까요?”

다시 김동일이 물었을 때 서동수는 소리죽여 숨을 뱉었다.

한국에서, 아니 전 세계에서 장기집권이니 뭐니 해 대지만 권좌에서 내려왔을 때의

김동일을 생각해준 사람이 있었는가? 서동수조차도 그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때 김동일이 빙그레 웃었으므로 서동수의 심장이 철렁했다.

“그 생각은 안 해보신 것 같군요.”

“예, 솔직히…….”

“끌어내리는 것만 생각했겠지요.”

“아닙니다. 저는…….”

당황한 서동수가 머리까지 저었을 때 김동일의 얼굴에 어느덧 웃음기가 지워져 있다.
“나도 서 장관처럼 사업이나 할까요?”

‘이나’라는 표현이 거슬렸지만 서동수는 머리를 끄덕였다.

“가능하십니다.”

북한산 광물만 가져다 팔아도 수백억 불이 될 것이다.

그때 김동일이 말을 이었다.

“돌아가실 곳이 있는 서 장관이 부러워서 그럽니다.”

“지금부터라도 사업체를 만드시지요. 제가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서동수의 머릿속에 말보다 빨리 북한산 제품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이런 머리 회전으로는 서동수가 세계적인 지도자감이다.

'소설방 > 서유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87> 27장 지도자 [9]  (0) 2015.02.19
<286> 27장 지도자 [8]  (0) 2015.02.17
<284> 27장 지도자 [6]  (0) 2015.02.17
<283> 27장 지도자 [5]  (0) 2015.02.17
<282> 27장 지도자 [4]  (0) 2015.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