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첫사랑-9
침대가 하나뿐인 수민의 오피스텔에 20년 만에 둘이 누웠다.
유미는 내심 그게 달갑지 않았으나 수민은 스스럼없이 옆에 누웠다.
수민은 기분 좋게 취해 떠들어댔지만, 유미는 점점 더 긴장이 되었다.
침대 위에서 쪼는 법이 없는 유미지만, 이상하게 솜털에 정전기가 오는 게
꼭 열여섯 살 숙맥으로 다시 돌아간 것도 같았다. 유미가 물었다.
“언제부터 트랜스젠더가 된 거야?”
“정확히 말하면 지금은 트랜스섹슈얼이라고 해야 해.
“언제부터 트랜스젠더가 된 거야?”
“정확히 말하면 지금은 트랜스섹슈얼이라고 해야 해.
난 일본에 가서 이미 여자로 성전환 수술을 받았거든.
내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 건 열대여섯 살 무렵이었어.
막연했지만 점차 두려움에 휩싸였어.
알다시피 난 외아들이잖아.”
“여자로 사는 거 후회하지 않아?”
“응. 너무나 자연스럽고 좋아.”
“열대여섯이라면… 왜 그때 난 몰랐지?
“여자로 사는 거 후회하지 않아?”
“응. 너무나 자연스럽고 좋아.”
“열대여섯이라면… 왜 그때 난 몰랐지?
오빠가, 아니 언니가 내게 욕망을 느낄 때 아니었나?”
“그때 정말 혼란기였어.
“그때 정말 혼란기였어.
난 분명 남자가 좋은 거 같은데 널 보면 막 만지고 싶고 그랬거든.”
“난 언니가 날 정말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생각하면 너만큼 좋아했던 여자는 없었던 거 같아. 다만….”
“다만, 뭐?”
“지금 생각하면 너한테 미안해.”
“왜?”
“널 좋아했지만, 난 너를 리트머스 시험지로 생각하기도 했거든.”
“리트머스 시험지?”
“그래… 난 내 성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었는데 곁에 있는 너를
“난 언니가 날 정말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생각하면 너만큼 좋아했던 여자는 없었던 거 같아. 다만….”
“다만, 뭐?”
“지금 생각하면 너한테 미안해.”
“왜?”
“널 좋아했지만, 난 너를 리트머스 시험지로 생각하기도 했거든.”
“리트머스 시험지?”
“그래… 난 내 성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었는데 곁에 있는 너를
어떤 흥분과 성욕의 척도로 삼아 일종의 실험을 했는지도 몰라.”
유미가 발딱 일어났다.
“아아, 이건 사기야.”
“그 정도는 아니지만, 사실 미안한 마음은 있어.
유미가 발딱 일어났다.
“아아, 이건 사기야.”
“그 정도는 아니지만, 사실 미안한 마음은 있어.
나중에 너의 욕구를 내가 감당할 수 없더라.”
“그래. 지금 생각해 보니 이상했어.
“그래. 지금 생각해 보니 이상했어.
나를 좋아하는 거 같긴 했는데 미친 거처럼 나를 원하진 않았어.
보통 그 나이 때의 남자애라면 그럴 수는 없는 거야.”
“어머, 유미야 화내지 마. 넌 예쁘잖아.
“어머, 유미야 화내지 마. 넌 예쁘잖아.
여자든 남자든 예쁜 거 싫어하는 거 봤니?
난 지금도 예쁜 여자 보면 막 만지고 싶어. 인형 같잖아.”
“그러니까 오빠는, 아니 언니는 날 인형처럼 갖고 논 거야.”
유미는 수민에게 자신의 첫 욕망이 좌절됐던 그때가 떠올랐다.
“그러니까 오빠는, 아니 언니는 날 인형처럼 갖고 논 거야.”
유미는 수민에게 자신의 첫 욕망이 좌절됐던 그때가 떠올랐다.
그 첫 상처가 얼마나 유미의 성생활에 영향을 주었는지 그가 알까?
그런데 지금은 자신이 리트머스 시험지였다는 말을 듣고 있다.
갑자기 술이 확 올라왔다.
“오빠는, 그러니까 나를 두 번 죽이는 거야.”
“그래서 화났니? 잊어버려.”
“야, 이 나쁜 놈아!”
뱉어 놓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에라이! 이 나쁜 년아!”
취한 김에 유미는 베개로 수민의 빵빵한 가슴을 쳤다.
“오빠는, 그러니까 나를 두 번 죽이는 거야.”
“그래서 화났니? 잊어버려.”
“야, 이 나쁜 놈아!”
뱉어 놓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에라이! 이 나쁜 년아!”
취한 김에 유미는 베개로 수민의 빵빵한 가슴을 쳤다.
“어머, 그만해. 비싼 가슴 터지겠다.
내가 혼란스러워서 그랬던 거야.
그래서 자연스럽지 못했던 거야.
내 본성이 그게 아니었으니까.”
그래… 인간은 자신의 본성에 따라 살아야 한다.
그래… 인간은 자신의 본성에 따라 살아야 한다.
그건 유미의 삶의 모토이기도 하다.
“그렇게 태어난 난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아니?”
수민의 눈이 촉촉해졌다.
“그렇게 태어난 난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아니?”
수민의 눈이 촉촉해졌다.
그 모습이 한 떨기 가련한 수선화처럼 보였다.
“그래, 잘했어. 까짓것 언니가 행복하면 된 거야.”
결국 유미는 수민의 손을 꼭 잡고 잠에 곯아떨어졌다.
“그래, 잘했어. 까짓것 언니가 행복하면 된 거야.”
결국 유미는 수민의 손을 꼭 잡고 잠에 곯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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