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난봉기 11
진국은 신해수의 손을 잡고 골목을 향해 뛰었다.
마음에 차 오른 열정이 식기 전에 그녀를 안고 싶었다.
한편으론 자신의 마음속에 소용돌이치고 있는 감정이 진실인지도 알고 싶었다.
“어딜 그렇게 가요?”
신해수가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나도 몰라요.”
진국은 네온 간판들 속에서 모텔을 찾았다.
모텔 이름이 뭔지도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뛰어 들어갔다.
신해수는 전혀 거부하지 않았다.
진국의 마음을 차지하고 있던 채연의 모습은 이미 지워지고 없었다.
“방 하나 주세요.”
진국이 지갑을 꺼내기 무섭게 남자 종업원에게 물었다.
진국은 행여 신해수가 사라질까 싶어 신해수의 손을 꼭 쥐고 놓지 않았다.
카운터 유리창에 신해수의 모습이 비쳤다.
그녀가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빨리 주세요.”
남자 종업원이 키를 건네자마자 진국은 신해수를 끌고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엘리베이터는 9층에 멈춰 있었다.
가야 할 곳은 3층. 진국은 신해수를 데리고 계단으로 뛰어 올랐다.
“원래 이래요?”
신해수는 장난기 가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아니면 우린 기회가 그렇게 많이 오지 않을 거 같아서요.”
계단을 두 개, 세 개씩 뛰어 올랐다. 신해수도 치마를 잡고 진국의 뒤를 따랐다.
방을 확인하고 키를 꽂은 후 두 사람은 방안으로 뛰어 들어가다시피 했다.
숨 고를 사이도 없이 진국은 그녀를, 신해수는 그를 부둥켜안았다.
입술을 확인하고 손에 잡히는 대로 서로의 옷을 벗겨주었다.
두 사람은 삽시간에 알몸이 되었다.
불이 훤히 밝혀진 상태임에도 서로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너무 열정적이어서 실수를 하는 일은 말아야겠죠?”
신해수가 자신의 얼굴에서 진국을 떼어내며 눈을 흘겼다.
진국은 침대 협탁 서랍을 뒤졌다.
콘돔이 한박스나 들어 있었다.
진국의 아랫도리는 이미 터질 듯 부풀어 올라 있었고
신해수는 재미난 구경을 하듯 끄덕거리는 그의 아랫도리를 쳐다보았다.
“저 이러는 거 처음이에요.”
진국이 뒤돌아 서서 아랫도리에 콘돔을 씌우려 했다.
그러자 신해수가 그의 몸을 돌렸다.
섹스에 있어서는 신해수가 선배였다.
“저도 처음이에요.”
진국은 부끄러워 자꾸 돌아서려 했고 신해수는 그런 진국의 몸을 잡아 돌렸다.
“뭐가 부끄러워요?”
“그냥 왠지.”
진국이 바보처럼 허허거리며 웃었다.
“우리 이제 그럼 사귀는 건가요?”
순서가 거꾸로 됐지만 달라질 것도 없을 듯했다.
진국이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래요, 사귀는 겁니다.”
신해수가 와락 진국의 품으로 뛰어 들었다. 잘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야성의 냄새.
진국은 그녀의 알몸에서 분명 위장하지 않은 냄새를 맡았다.
어쩌면 진국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여자인지도 몰랐다.
“저, 진국씨 구속 안 할 거예요,
그러니까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가능한 많은 여자를 만나보세요.”
신해수의 자유분방함이 진국의 몸을 더욱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원래 이런 여자 아니거든요.”
진국의 아랫도리가 그녀의 몸을 뚫고 들어가기 전 신해수는 다짐을 받듯 강한 어조로 말했다.
“저도 이런 남자 아닙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며 웃었다.
1년을 만나도 입술 한번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는 연인 사이가 있는가 하면
이렇게 단 몇 시간만에 살까지 섞을 수 있는 사이도 있었다.
“진국씨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실은 회장님 방에 들어갈 때부터 당신이 끌렸어요.”
신해수의 팔이 진국의 등을 끌어안았다.
두 사람은 더 깊은 곳으로 달려가기 위해 있는 힘을 다했다.
“당신은 제가 알던 여자들과는 달라요, 그게 당신에게 끌렸다는 말이겠죠.”
진국은 등을 휘어 감은 그녀의 팔을 떼어내곤 그녀의 아름다운 가슴을 살폈다.
섹스의 과정도 거꾸로였다.
먼저 결합을 하고 나중에 몸을 애무하는 꼴이었다.
“아직도 제게 이런 열정이 남아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결혼에 실패한 뒤로는 이런 열정이 다시는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신해수와 진국의 눈이 마른 공간에서 부딪혔다.
사랑없이 섹스하는 무모한 열정이 서로의 눈 속에 깃들어 있었다.
“저는 남자와 여자가 관계를 가진 후, 밀려드는 그 친밀감을 알고 있어요.”
신해수가 먼저 변명을 하듯 말했다.
“섹스한 후에 사랑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신해수가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입은 반쯤 벌어져 채 거친 숨이 흘러나왔다.
진국은 다리가 후들거렸다.
출근하기도 전 에이꼬랑 한판 벌리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녀의 몸이 지니고 있는 색다름 때문이기도 했다.
깊고 말랑말랑한 속, 거칠지만 따스하고 부드러운 파도를 뚫고 나가는 기분이었다.
신해수의 몸도 오랜만에 활짝 열렸다.
마땅히 거부했어야 할 상황인데 진국의 손을 거부할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침대가 부서지도록 서로의 몸을 갈구했다.
침대에서 바닥으로 굴러 떨어져도 아픈 줄 몰랐다.
진국은 바닥의 딱딱함 때문에 무릎이 까지는 데도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
“우린 정말 이상하죠?”
이번엔 신해수가 진국을 눕히고 위에 올라탔다.
“마치 누군가 우리의 등을 떠민 거 같아요.”
“저도 그런 기분이 드네요.”
진국은 창 밖의 붉은 네온에 젖은 신해수의 엉덩이를 그머쥐었다.
“신 회장님이 아시면 화를 내실까요?”
“어머닌, 이미 우리가 이럴 줄 아셨을 겁니다.”
진국은 신 회장의 뜻을 알 것도 같았다.
신 회장이 보기에 진국의 배필은 신해수였다.
하지만 그 역시 신해수의 말대로 서로에 대해 경험해 보지 않은 다음에는 장담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의 몸이 한 지점을 향해 달려갔다.
마치 오래되고 익숙한 부부들처럼 두 사람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것도 동시에 절정에 도달했다.
흔하지 않은 경험이라는 걸 두 사람은 잘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의 섹스가 완전히 끝난 건 콘돔 한 박스를 절반이나 비운 후였다.
두 사람의 몸은 땀으로 번들거렸고 방안엔 진국이 뿜어내는 밤꽃 냄새로 진동했다.
진국은 소파에 앉아 사장실 문을 쳐다보며 지난 밤 일을 떠올렸다.
신해수를 집까지 배웅하는 내내 두 사람은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틈만 보이면 서로의 몸을 만졌고, 기회만 보이면 서로의 은밀한 부위를 애무했다.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상념에 젖어 있던 진국이 깜짝 놀라 사장실을 바라보았다.
비서가 난감한 얼굴로 진국을 쳐다봤다.
“지금 어느 분이 와 계십니까?”
비서가 몸둘 바를 몰라했다.
“실은 오성 회장님께서…”
비서가 눈짓으로 방안을 가리켰다.
“이 회사는 너 혼자만의 회사가 아냐! 여러 사람을 살리겠다는 의도는 좋다,
하지만 그래서 전체가 다 망가질 수도 있다는 걸 모르겠냐?”
“이미 약속하신 일이시니까 번복하지 말아 주십시오.”
사장실에서 나누는 이야기가 바로 진국의 귀에 대고 말하는 듯했다.
“저는 어디까지나 사람이 재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장의 목소리도 강경했다. 진국은 사장실 문 쪽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가 앉았다.
“그러니까 니 놈은 사업 했다 하면 망하는 거야.
일전에 구두도 그렇고 또 생활자기를 한답시고 갖다 뿌린 돈이 얼마냐!
사람이 재산이라고? 그래 너한테 남은 재산이 뭐냐?
친한 친구라는 놈이 배신하더니 종업원들이 파업이나 하고,
니가 믿는 재산이란 게 그런 놈이냐.”
진국은 오성 회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가슴이 뜨끔했다.
미루어 짐작을 해보니 왜 직원들을 아직까지도 감원을 하지 않고 있느냐는 투였다.
게다가 중국 진출은 시작도 하지 못한 상태니 오성 회장으로서는 답답할 수도 있을 터였다.
“어차피 네 일이니 알아서 하겠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다.
나도 더 이상은 감상적인 네놈 뒷바라지 하다가 나까지 휘둘리기 싫다.”
진국은 그 말을 듣자 강 실장이 떠올랐다.
“경기가 제 뜻대로 되는 게 아니잖습니까?”
“경기 탓하는 놈들 치고 자고로 성공한 놈 한 놈도 없다.
사업 잘하는 놈은 경기완 아무런 상관없어…. 그렇게 해선 사업가로 자격이 없어.”
“그러면 아버지 원하시는 대로 하시면 되잖아요.”
“에미랑 꼭 닮아선 쯧쯧….”
회장의 혀 차는 목소리가 흘러나온 뒤 문이 와락 열렸다.
키 작은 오성 회장이 수행원들과 함께 사장실에서 나왔다.
그의 다부진 체격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진국은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열려진 문 사이로 일그러진 사장의 얼굴이 보였다.
오성 회장 일행은 거침없이 진국 앞을 질러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다.
하나같이 거만하고 꼿꼿한 태도였다.
문득 신해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부자들에게서 느껴지는 거만과 독선과 아집. 오성 회장의 일행이 그런 모습이었다.
진국은 사장실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머뭇거렸다.
아무리 회장이라지만 그래도 일개의 사장을 쥐 잡듯하는 오성 회장의 인성도 알 법했다.
성질 급하다는 소문은 사실인 듯했다.
심지어 부하 직원들 보는 앞에서 임원들의 정강이를 걷어차기도 한다는 데 그러고도 남을 듯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 나라 거대 기업 중 하나인 오성의 회장이었다.
그의 성공이 그저 이루어진 것만은 아니라는 말이었다.
그럼에도 아들 회사를 찾아와 언성을 높이는 일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 앞을 지나가다 홧김에 들어와 기분을 풀고 가버리고도 남을 회장이었다.
사장이 열린 문틈으로 엉거주춤 서 있는 진국을 바라보았다.
“뭡니까?”
차 사장이 진국을 방으로 불러들였다. 차 사장은 오너로써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았다.
때론 냉정해야 한다는 걸 모르던지 아니면 냉정해야 하는 그런 자리를 싫어하는 듯했다.
“오늘 최종 보고를 올리라고 하셨습니다.”
다음 주 중국 출장을 앞두고 그 동안 진행된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기로 했던 것인데
그 일마저 잊은 모양이었다.
“그, 그랬군요. 뭐 알아서 잘 하셨겠지요. 보고할 게 뭐 있겠습니까.”
차 사장은 강 실장과 영 딴판이었다. 꼼꼼하게 뒤져 따질 건 따지는 그런 자세 또한 부족했다.
부하 직원들을 사랑하는 건 좋지만 오너로써 책임져야할 부분들에 대해 너무 막연했다.
마치 기술은 전혀 없으면서 자동차 공업사를 차려놓고 기사들을 부리는 자동차 공업사 사장과
다르지 않았다.
직원들이 어떤 부품을 빼서 어떤 부품을 갈아 끼우는지 알지도 못한 채 회사를 운영한다는 건
회사 경영의 문제이기 이전에 오너 자질의 문제인 것이었다.
물론 오너 주변의 참모가 훌륭하다면 그런 염려가 없겠지만
지금 ‘코지’엔 차 사장을 밀어내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아무리 회장에게 자존심 상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더라도 확인할 건 확인해야 하는데,
차 사장은 회사의 중요한 사활이 걸린 일에 무심했다.
“그럼, 그냥 간단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진국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차 사장은 등지고 서서 창 밖을 내다보았다.
“……그러니까 총판이나 대리점 계약이 이루어지기 전에 중국 전체 인구에게
‘코지’를 알릴 수 있는 그런 아이디어나 이벤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고 몇 가지
여러 아이디어를 치밀하게 준비를 하긴 했지만 일단 중국에 가봐야 답이 나올 듯합니다.”
차 사장은 여전히 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그래요, 잘 다녀오세요.
제가 오늘 보자고 했던 건 제가 당분간 신의주개발사업단과 연결된 일 때문에
회사에 제가 없을 때 중국 출장을 가시게 될까봐 그런 겁니다.”
진국은 그제야 출국을 일주일이나 남겨두고 일찍 부른 그의 심사를 이해했다.
하지만 ‘코지’가 신의주개발사업단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짐작이 가질 않았다.
오성 회장이 다녀간 일도 어쩌면 그런 부분이 있는 지도 몰랐다.
“저는 그러고 싶지 않은데 세상은 약게 살고 거짓과 기만
그리고 때론 힘의 논리에 의해 살아가야 하는 건가 봅니다.”
차 사장은 등진 채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네?”
진국은 차 사장의 한탄을 제대로 듣지 못해 되물었다.
“아, 아닙니다.”
차 사장이 뒤돌아 섰다. 그는 자신의 책상 서랍을 열어 봉투를 꺼냈다.
“이건 팀원들 회식하는 데 쓰십시오.
아무쪼록 코지 사활이 여러분에게 걸렸다는 거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잘 몰랐는데 지금 오성도 그렇고 재계의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특히 해외 개발 2부를 주시하고 있더라구요.
그런데 다들 어디 잘 되나 두고 보자는 식입니다.
일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조 팀장 꼭 성공해 주세요.”
차 사장은 진국에게 다가와 봉투를 건네며 손을 강하게 잡았다.
늘 유약해 보이던 그의 손에서 강한 힘이 전해졌다.
“제가 우리 회사에서 믿을 사람은 해외 2팀 밖엔 없네요.”
강한 의지와 선한 눈.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배치였지만 차 사장은 그런 사람이었다.
진국은 화장실로 들어가 봉투를 열어 보았다.
“오, 오백 만원?”
회식비로 준 돈이라기엔 너무 많았다.
진국은 변기에 걸터앉아 담배를 꺼내 물었다.
채연과 약속도 약속이지만 사장의 뜻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다음 주엔 회식을 할만한 시간도 없었다.
그러니까 오늘밖에 시간이 없다는 말이었는데 두 가지 일을 모두 치뤄 낼 방도를 찾기 힘들었다.
“도대체 진국이 자식은 사장실에 가더니 감감 무소식이네.”
봉수의 목소리였다.
“그러게 말입니다.
강 실장이 뭐하러 우리 사무실까지 와서 조 팀장을 찾는지 궁금하네요.
그렇다고 뭐 꼭 만나야 한다는 말투도 아니었잖아요.”
후에 들린 목소리는 병달이었다.
진국은 그들과 상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흠!”
“야, 너 똥간에 있었냐?”
봉수가 코를 쥐어 감고 얼굴을 찡그렸다.
“똥 안 눴어. 일단 옥상으로 좀 가자.”
“옥상은 왜?”
진국이 봉수의 손을 잡아끌었다.
“팀장님, 저두요?”
“그래.”
세 사람은 옥상으로 올라왔다.
여름이 목전이라 옥상 위는 건물의 복사열로 후텁지근했다.
“무슨 얘긴데 옥상까지 올라와? 그나저나 강 실장이 왜 우리 사무실엘 찾아와서 너를 찾는 거냐?”
“실장실로 오라고 하대?”
“그건 아니고 그냥 맥없이 너 있냐고 묻더니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맴돌다가 그냥 갔어.”
진국은 강 실장이 오성 회장이 다녀간 일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진국은 좀 전 사장실에서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이야기했다.
“오성 회장 소문 대로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부하 직원들 듣게 그게 뭡니까.”
병달이 이글거리는 태양을 올려다보았다.
“고작 그 얘기 하시려고 여기까지 우릴 끌고 오신 겁니까?”
병달이 투덜거렸다. 진국이 바지주머니에 찔러 두었던 봉투를 꺼내 봉수에게 내밀었다.
“뭐냐?”
“안에 봐.”
백만원 짜리 수표 다섯 장이 나왔다.
“이게 뭐냐?”
“사장님이 준 우리 팀원 회식비다.”
병달과 봉수의 입이 쫙 벌어졌다.
“그, 그래도 이건 너무 많잖아.”
“낸들 아나, 우리 사장님이 워낙 감상적이고 기분파잖아.”
그래도 봉수나 병달은 진국의 뜻을 헤아릴 수 없었다.
“그런데 뭐가 잘못 됐어? 오늘 한잔하면 되잖아.”
“그게 저 실은 내가 선약이 있거든.
그 선약 역시 중국 가기 전에 어떻게 될 지 몰라 잡은 약속이고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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