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개와 늑대의 시간

제6장 난봉기 9

오늘의 쉼터 2015. 1. 26. 15:55

제6장 난봉기 9

 

 

오늘도 지각이었다.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진국은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을 정도였다.

진국은 자신의 머리를 쥐어 박았다.

아직까지도 아랫도리가 얼얼했고 에이꼬의 향기가 주변을 맴도는 듯했다.

하지만 집을 나설 때 진국을 바라보던 에이꼬의 슬픈 듯한 눈이 마음에 걸렸다.


어쩌면 그녀는 오로지 한 남자, 진국만을 기다리고 좋아했던 것인지도 몰랐다.

진국은 다리에 힘을 주고 가만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녀는 의리 있고 좋은 여자였다. 하지만 진국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

지금 진국이 사랑하는 여자는 오로지 채연 뿐이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조 팀장.”

 

엘리베이터 안에 강 실장이 장승처럼 서 있었다.

진국이 목례를 했다.

 

“준비는 잘 되고 있지요?”

 

강 실장은 진국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물었다.

엘리베이터 안엔 다른 부서의 직원들도 여럿 있었다.

 

“네.”

 

“지금 출근하는 건가?”

 

“그, 그게 말입니다. 차가 밀려서.”

 

강 실장은 입을 굳게 다물고 볼을 씰룩거렸다.

 

“잠깐 내 방으로 와요.”

 

“지금 말입니까?”

 

“30분 쯤 후에.”

 

강 실장이 손목을 올려 시계를 들여다보곤 말했다.

진국은 6층에서 내렸다.

강 실장은 사장실로 가는지 엘리베이터에 그대로 타고 있었다.

 

‘또 무슨 일이지?’

 

진국은 강 실장의 호출이 내심 궁금했다.

 

“팀장님, 오늘도 지각입니다.”

 

휴게실에서 커피를 뽑아 사무실로 들어가던 소화련이 진국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다들 출근했죠?”

 

진국은 머리를 긁적였다.

 

“네, 그런데 얼굴이 꺼칠해 보이세요. 어제 밤에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여자의 직감. 에이꼬에게 밤새 시달렸으니 얼굴에 나타날 법도 했다.

진국은 얼른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밤새 뒤숭숭해서 잠을 못 자서 말입니다.”

 

“에이. 팀장님, 그게 아닌 거 같은데요? 다리까지 휘청거리시는 걸 보니까.”

 

소화련이 야릇하게 미소를 지었다. 진국의 얼굴이 삽시간에 붉어졌다.

 

“화련씨 무슨 이상한 상상을…”

 

그때 사무실에서 병달이 나왔다.

그가 화련에게서 커피를 뽑은 쟁반을 받아들었다.

병달도 역시 눈을 가늘게 뜨고 진국을 쳐다봤다.

 

“선배, 무슨 일 있어요?”

 

“일은 무슨…”

 

진국은 병달 앞을 지나쳐 사무실로 들어갔다.

 

“에이, 무슨 일이 있는 사람인데?”

 

진국은 머리 뒤가 가려웠지만 말없이 자신의 책상 쪽으로 향했다.

여전히 다리가 휘청거렸다.

뒤에 서 있는 병달과 화련이 키득거렸다.

 


진국은 PDA를 들고 강 실장 방으로 향했다.

 

해외개발 1팀과 2팀이 전략사업부로 바뀌면서 회사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졌다.

PDA는 물론이고 DMB 폰까지 지급이 되었다.

초고속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첨단 노트북도 모든 팀원에게 하나씩 주어졌다.

그건 강 실장의 배려라기보다는 사장의 마음씀씀이였다.

또한 여러 단계를 거치던 결재 시스템도 두 사람으로 줄었다.

하지만 개발 2팀으로서는 그 첫 번째 결재자가 강 실장이라는 게 문제였다.


“실장님 계십니까?”

 

진국은 비서실 미스 진을 보고 물었다.

요즘 부쩍 그녀의 얼굴에 꽃이 핀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가슴도 터질 듯 부풀어 올랐고 얼굴 또한 봄꽃처럼 화사했다.

문득 봄처녀는 쇠 젓가락도 녹인다는 농이 떠올랐다.

 

“아직 사장님 방에서 안 내려오셨는데요.”

 

진국은 비서실 응접소파에 앉아 강 실장을 기다렸다.

진국은 강 실장에게 꼬투리 잡힐 일이 없는가 머리를 굴려보았다.

현재로서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오늘은 강 실장의 호출로 찾아온 건 아니었다.

반년 가까이 중국 진출을 준비하며 팀원들이 그 동안 제대로 쉬지 못해 팀원들에게

하루라도 휴가를 달라는 결재를 부탁하러 온 것이었다.

그래봐야 반나절 일하는 토요일 하루만 쉴 수 있게 해달라는 청이었다.

진국은 미스 진을 힐금 쳐다보았다.

그녀도 진국에게 눈길을 주었다가 황급히 거두었다.

 

“왜 나를 봤어요?”

 

“어머, 제가 언제요.”

 

그녀가 내숭을 떨었다. 진국이 능글맞게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깐깐하신 실장님 보필하느라 힘들죠?”

 

“비서실이란 게 그렇죠, 뭘.”

 

진국은 순간 그녀와 친해놓으면 자신이 알지 못하는 강 실장의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그녀를 꼬시면 님도 보고 뽕도 딸 것 같았다.

오늘 그녀의 얼굴을 보니 한 마디 말에도 넘어올 듯했다.

 

“그러고 보니 같은 회사에 있으면서도 우린 술 한잔 한 적이 없네요?”

 

생각해보니 전체 회식 자리에서도 그녀를 본 적이 없는 듯했다.

 

“그러게요.”

 

그녀가 고개를 모로 꼬며 얼굴을 붉혔다.

 

‘정말 나한테 관심이 있다는 말인가?’

 

진국은 오늘 아침에 에이꼬와 가졌던 짜릿한 섹스도,

내일 채연과 떠날 ‘밀월’여행도 잊은 채 그녀의 홍조 띤 얼굴을 바라보았다.

 

“내친 김에 오늘 저녁에 술 한잔할까요?”

 

진국은 농담 반 진담 반인 심정으로 물었다.

 

“실장님이 언제 퇴근하실 지 모르는데…”

 

그녀는 마다하지 않았다.

진국에겐 의외의 수확이었다.

한편으로 중국 출장이 1주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게 통탄스러웠다.

그래도 그녀를 꼬시기에 시간은 충분했다.

진국이 그녀를 염두에 둔 건 요즘 강 실장의 행동에 수상한 점들이 많은 때문이었다.

그가 누굴 만나는지, 주로 어떤 사람들과 통화를 하는지 궁금했다.

물론 중요한 전화야 자신의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겠지만 사람인 이상 실수를 할 법도 했다.

 

‘내가 엉뚱한 사람을 의심하는 건 아닌가’

 

갑자기 자책감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 강 실장의 행동을 보면 여러모로 적이나 다름이 없었다.

 

“오늘 시간은 있으시구요?”

 

그녀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졌다.

 


“미스 진 얼굴이 왜 그래?”


사무실로 들어서던 강 실장이 진국과 미스 진을 번갈아 보았다.

진국은 자신도 모르게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막상 강 실장을 마주 대하니 마치 저승사자를 만난 것 같았다.

미스 진 앞에서 남자답고 능글맞게 굴다가 막상 강 실장이 나타나자

똥마려운 강아지 꼴이 된 자신이 우스웠다.

미스 진은 바짝 긴장한 채 서 있는 진국을 쳐다보며 피식 웃었다.

 

“뭡니까?”

 

“드릴 말씀이 있어서.”

 

자신의 방으로 향하는 강 실장의 뒤를 진국이 졸졸 따라 들어갔다.

 

“무슨 용뭅니까?”

 

“저 다름이 아니라…”

 

왜 그런지 진국은 강 실장 앞에만 서면 작아졌다.

처음부터 애란에게 시키지 못한 걸 후회했다.

더군다나 휴가를 달라니….

하지만 팀원들이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다.

마평수의 경우 거의 반년 동안 하루도 가족들과 함께 밥 먹어본 적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그래서 하루 휴가를 내달라 이겁니까? 팀원들 전체에게?”

 

“그게 아니라 토요일만 하루 쉬게 좀 해 주시면 안될까 싶어서요.

본격적으로 중국 일이 시작되면 아무래도 제대로 쉬지도 못할 테고

또 지금까지 고생들도 많이 했고….”

 

강 실장이 턱을 어루만졌다.

 

“조 팀장.”

 

그의 말투가 대번에 딱딱해졌다.

 

“오늘 사장실에서 상반기 매출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던 거 아는가?”

 

금시초문이었다.

 

“처음 들었습니다.”

 

“같은 개발분데 개발 1부는 우리 회사 매출액의 3분의 1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개발 2부는 뭘 했습니까?

그렇다고 개발 1부가 새로운 기획도 안 잡고 기존의 판로들만으로

그만한 성과를 거둔 거라고 생각하진 않겠죠?

개발 1부는 판로 개척은 판로 개척 대로 하고,

 새로운 기획은 또 기획대로 해서 움직입니다.

그런데 개발 2부는 뭡니까?

반년 동안 매출 실적 올린 게 얼맙니까?”

 

진국은 괜한 말을 꺼냈다고 후회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괜한 말을 꺼냈습니다.”

 

“조 팀장 내 말 감정적으로 듣지 마세요.

중국 시장을 개척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거 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인다역(一人多役) 시대에 겨우 그거 하나에 매달려서 절절 매고 있으니…”

 

진국은 그의 말에 대꾸를 하려다 말았다. 결국 변명이 될 뿐이었다.

 

“가세요, 토요일 하루 개발 2부가 쉰다고 해서 회사가 무너지는 것도 아니니까.

개발 1부라면 또 모를까.”

 

강 실장은 노골적으로 비교를 했다.

 ‘네 까짓 것들이 뭘 하겠느냐’는 식이었다. 그때 인터폰이 울렸다.

 

“실장님 개발 1부의 김중경 대리님 오셨는데요.”

 

“들여보내요.”

 

중경이 실장실 문을 열고 들어서다가 진국을 보고 멈칫했다.

강 실장의 얼굴은 진국을 대할 때와 달리 화색이 돌았다.

 

“어서 와. 이번 인도 건에 대해 사장님 칭찬이 대단하셨네.”

 

진국은 강 실장의 말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국은 더 이상 서 있지 못하고 강 실장 방을 나왔다.

 기분이 몹시 찜찜했다.


개발 2부와는 어떤 상의나 통보도 없이 인도 시장 개척 건이 개발 1부로 예전에 넘어갔고

그 성과가 벌써 나왔다는 강 실장의 말에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역시 강 실장의 그런 행동이 여러모로 이해되지 않았다.

 

사장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중국 시장 개척에 나서야 할 사람이 너무도 무심했다.

그 정도가 아니라 부원들간에 이간질을 시키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또 실장님께 안 좋은 소리 들으셨어요? 실장님이 워낙 깐깐하시잖아요.”

 

미스 진이 두 손을 치마 앞으로 모은 채 서서 낮은 목소리로 진국을 위로했다.

 

“제가 스케줄을 봤는데…”

 

진국은 강 실장에 대해 생각하느라 그녀의 말이 뭘 뜻하는지 순간 알아차리지 못했다.

 

“오늘은 시간이 없구요,

토요일엔 친구가 지방에서 결혼해서 힘들 거 같고, 일요일 저녁은 어떠세요?”

 

진국은 그제야 그녀에게 농담으로 건넸던 말들이 떠올랐다.

그녀는 낚시 바늘을 드리우기만 하면 덥석덥석 무는 망둥어 같았다.

강 실장 때문에 일이 삐걱거렸지만 요즘 여자 복만큼은 터진 듯했다.

진국은 흔쾌히 그녀의 청에 응했다.

 

진국은 자신의 사무실로 와서 강 실장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그대로 전했다.

 

“사실 얼마 전에 경복궁에서 중국 시장 개척을 위한 경제인 만찬이 있었습니다.”

 

마평수가 팀원들을 둘러보며 말문을 열었다.

 

“그곳에 코트라의 제 선배님도 한 분 참석을 하셨는데 제가 코지에 있다니까,

오성 쪽 사람들이랑 코지 쪽 관계자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셨던 모양입니다.”

 

진국은 물론 다들 마평수의 이야기에 귀가 쏠렸다.

 

“그런데 우리 사장님은 참석하지 않으셨다고 하더라구요.”

 

“아니 왜요? 우리 사장님도 당연히 참석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소화련이 발끈했다.

 

“글쎄 끝까지 들어봐요.”

 

마평수가 다혈질인 그녀의 어깨를 잡고 의자에 눌러 앉혔다.

 

“선배님 얘기론 오성에선 코지의 중국 진출을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속옷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 다들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거죠.”

 

“아니 이제 시작인데 무슨 말들을 그렇게 한대요.”

 

애란도 적잖이 기분이 상한 듯했다.

 

“오성 의도는 애초부터 그러니까…”

 

마평수는 뒷말을 잇지 않았다.

 

“뭐예요? 빨리 말하지 않구요.”

 

소화련이 다시 의자에서 일어났다.

 

“우리 차 사장을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도태시키는 게 목적인 듯 싶어요.”

 

“정말 치사하네, 그냥 자르면 되지, 왜 스스로 꺼꾸러지게 만드는 거야.”

 

병달은 화가 난 듯 불쑥 내뱉었다.

 

“그래야 두 번 다시 사업하겠다는 생각을 안 할 거 아니겠습니까.”

 

“같은 자식인데 왜 그럴까요?”

 

노애란도 슬그머니 주먹을 쥐었다.

 

“뭐, 그게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닌데요.”

 

소화련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눈물을 글썽였다.

 

“다음 주면 중국 출장입니다. 회사가 망해도 여기까지 와서 그만 둘 수는 없어요.”

 

진국이 못을 박듯 말했다.

 


진국이 어머니 집을 찾은 건 한 달만이었다.

 

그렇게 오래된 건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아 가능한 발길을 자제했던 이유도 있었다.


진국은 안방으로 들어가 양어머니인 신 회장에게 큰절을 올렸다.

 

“아들 얼굴 보는 게 대통령 얼굴 보는 것보다 힘들어서 쓰겠냐?”

 

“아시잖아요, 요즘 제가 바쁘다는 거.”

 

“여자 꽁무니 쫓아다니느냐고 바빴겠지.”

 

어머니의 말투는 차분하고 힘이 있었다. 사채업계의 큰손다웠다.

 

“어머니도 참. 게장은요?”

 

“벌써 담아 놨다. 그래, 다음 주에 중국 출장이지?”

 

“네.”

 

“그런데 네 얼굴이 좀 안 좋구나.”

 

“그냥 긴장해서 그런가 봐요.”

 

“귀신은 속여도 내 눈은 못 속인다고 하지 않든. 그래 무슨 일이야?”

 

진국은 어머니의 지긋한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별일 아니에요, 회사 문제니까요.”

 

“진국아, 오늘 내 신수를 보니까 말이다,

오늘 여러 사람들이 내게 뭔가를 부탁하러 올 거라고 하더라.”

 

어머니는 자신의 집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마주치지 않도록 늘 배려했다.

그러니 어머니의 집을 방문한 사람들이 서로 마주치는 일은 드물었다.

 

진국이 마지못해 입을 열려고 할 때 인터폰이 울렸다.

 

“들어오라고 해요.”

 

어머니는 누구인지 묻지도 않고 방문객을 불러들였다.

예외적인 일이었다.

방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젊은 여자였다.

그녀도 진국을 보고 놀란 눈치였다.

 

“염려하지 말고 앉아요.”

 

어머니의 얼굴 가득 화색이 돌았다.

 

“서로 인사하지? 신 실장, 여긴 코지의 조 팀장이야.”

 

신 실장이라고 불린 여자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어머니를 만난다는 건 회사 대표나 되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신 실장 역시 그녀를 만나기 위해 꽤 많은 공을 들였기 때문이었다.

 

“저, 가이아 백화점의 신해수라고 합니다.”

 

아~, 진국은 그녀가 왠지 낯익은 이유를 그제야 깨달았다.

코지는 가이아 백화점에서 가장 큰 매장을 차지하고 있었다.

가이아가 전국적으로 매장을 넓히며 코지 역시 매출이 쑥쑥 올랐다.

하지만 요즘 들어 경기가 악화되어 납품가를 거의 원가에 맞춰달라는 요구 때문에

코지 물류팀에서 곤욕을 치른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러니 가이아도 코지 입장에서 보면 동지인 듯한 적인 셈이었다.

 

“가이아도 올 하반기에 중국에 진출을 하지.”

 

어머니가 진국을 쳐다보았다.

진국은 지금 자리에서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하는 지 알 수 없었다.

 

“내가 신 실장을 만나준 건 신 실장의 입이 무겁다는 걸 믿기 때문이거든.”

 

“저야 여느 남자들보다 입이 무겁죠.”

 

가볍게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인 걸 봐서 신해수와 어머니 사이가 가까운 듯했다.

우선 성씨도 같았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런 걸 연연해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대충 짐작은 했겠지만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내 아들이야.

그러니까 말 편히 해도 돼. 다만 내 아들 놈 존재는 비밀이고. 이 놈이 그렇게 해달래요.”

 

진국은 어머니의 의도를 종잡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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