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밤의 대통령

3. 관악산의 새벽

오늘의 쉼터 2015. 1. 1. 23:37

3. 관악산의 새벽 

 

 

강남 논현로에 있는 진미 설렁탕집은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난 곳이다.

그래서 언제나 손님이 들끓었는데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저녁 8시경이 되자 벌써 식당은 가득 찼고 대기 손님 서너 명이 입구 근처에 몰려 서 있었다.

자리가 비기만을 기다리는데 저녁 손님 이란 대개 소주를 곁들여 마시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좀체로 빈자리가 나지 않는다.
   "제기, 우리 다른 데 갈까?"
   사내 하나가 동행에게 물었지만 그쪽은 기다린 것이 아까운지 입을 열지 않는다.
   설렁탕집 앞에는 손님들이 타고 온 10여 대의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었는데

이곳도 만원이어서 들어오는 차들을 종업원이 다른 곳으로 보내는 중이었다.

두 명의 손님이 밖으로 나왔으므로 대기 손님 두 명이 안으로 들어갔다.
                                               관악산의 새벽 93
    그러자주차장의 담에 기대어 있어서 이제까지 사람들의 눈에 거
 의 띄지 않던 사내가 한걸음 담에서 떨어져 나왔는데 주대흥이다. 그
 는 방금 식당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다가오는 두 사내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두 사내는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주차장 복판에서 걸음
 을 멈추더니 악수를 나누었다. 그러더니 갈라져서 서로의 차로 다가 갔다.
    주대홍의 시선은 그 중 큰 체격의 사내를 쫓고 있었다.

손달섭은 주차장 가에 세워 둔 횐색 대형 숭용차로 다가가 열쇠를 꽃았다.

카폰의 안테나가 길게 뻗어 나온 승용차는 불빛을 받아 번들거리며 윤기를 내었다.
    손달섭이 차 문을 열었을 때였다. 1는 무서운 힘에 밀려 차 안으로 쑤셔 박혔는데

허우적거리며 겨우 몸을 가누어 앉았을 때 그의 몸은 조수석에 어설프게 구겨져 있는 상태였고

운전석을 가득 메우고 앉은 것은 주대홍이다.
   "허."
   손달섭이 숨을 몰아 들이켜면서 입과 눈을 쩍 벌렸다.
   "주대흥."
   "겨우 찾았어. 이번 난장판 속에서 천기석의 부하 한 놈을 잡아 족쳤더니."
   주대흥이 손을 뻗쳐 손달섭와 머리칼을 움켜쥐었다.
   "야, 이 도적놈아. 이제는 널 키워 준 복동 형님을 팔아먹어? 난 니 얼굴 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
   "아이구, 형님."
   꺼져 가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며 손달섭이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가 위독해서‥‥‥ 심장 수술을 하려고,

돈이 필요해서‥‥‥하지만 제가 죽일 놈입니다. "
   "수술은 했지만 결국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저도 따라 죽으려고 했는데‥‥‥‥
   주대홍은 두 손으로 손달섭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손달섭이 그의 팔에 매달렸으나 손을 몌어낼 수는 없다.
   "그것, 정말로 눈물나는 이야긴디."
   "혀, 형님."
   "의 에민 10년 전에 교통 사고로 뒤졌던디 또 에미가 생겼냐?"
   손달섭이 퍼뜩 눈을 치켜 뜨는 순간 주대흥은 와락 두 손을 틀었다.

그러자 뻐드득 하고 손달섭의 목에서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면서 그의 얼굴이 등뒤로 돌려졌다.
   "개보다도 못한 새끼 같으니,"
   둥에 붙은 얼굴을 향해 뱉듯이 말한 주대흥은 두 손을 털고는 차 밖으로 나왔다.

두 눈을 부릅뜬 손달섭은 조수석에서 뒤쪽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주대흥이 방에 들어서자 방안의 사내들이 일제히 그에게로 시선을 주었다가 머리를 돌렸다.

영동에 있는 서울 호텔의 특실 안이다.
   20평이 넘는 응접실 중앙에 장방형의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그 위쪽의 상좌에 앉은 것은 이동천이다.

그의 좌측에 박철규와 기무라가 앉아 있었고 그들의 앞쪽에 앉은사내는 신용수의 심복인 흥득준이다.

그와는 안면이 있는 터이라 주대흥은 서슴없이 그외 옆자리에 앉았다.

밤 10시가 넘어 있었다. 회의에 한 시간쯤 늦었으므로 박철규의 스쳐가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
    흥득준이 말을 이었다.
    "솔직히 김양호의 세력은 전대의 양 회장보다 커졌습니다.

양유경씨가 나름대로 기반을 닦아 가고 있지만 아무래도 김양호의 울타리를 벗어나기가 힘들 겁니다.

대외 관계를 모두 김양호가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한때·서울을 양승일과 함께 양분해 왔던 신용수의 조직은

지금 쇠퇴일로를 걷고 있어서 극도로 위축된 상태였다.
    그 첫번째 원인은 줄을 잘못 잡았기 때문이다.

여당인 한민당의 이용덕 총장과 라이벌 관계에 있던 장현갈 총무를 배경으로 잡을 당시에는

문민 정권 초반이어서 이용덕과 장현길은 대등한 위치였다.
따라서 그것이 양승일과 신용수 조직에도 영향을 미쳐 대등한 관계에 있었지만

지금 장현길은 총무를 그만두었고 이용덕이 대통령 후보로 유력시되는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가 있다면 자금과 조직력이 막강한 야쿠자의
야마구치조와 양승일이 손을 잡은 데 반하여 신용수는 아이즈 고데츠와 연합했다는 것이 될 것이다.

아이즈 고데츠와 연합했던 조성표가 뒤늦게 야마구치조와 김양호에게 추파를 던지다가

몰락의 길로 들어선 것이 그 증거가 될 수도 있다.
   흥득준이 말을 이었다.
   "지금이야 대선 5개월 전이니까 우리들을 압박해 오지는 않숩니다.

선거 자금도 필요할테니까요. 하지만 대선이 끝나고 나서가 문제 요.

이용덕이 대통령이 되면 다른 조직들은 김양호에게서 살아 남지못할 거요."
     그는 말을 그치고 상좌에 앉은 이동천을 바라보았다.
     "부산의 일을 기무라한테서 모두 들었습니다. 우리 회장님께서도
  사장님의 서울 진출을 적극 환셩하고 계십니다. "
     이동천이 머리를 』1덕였다.
     "고맙소. 당분간 신세를 지겠소."
     "하지만 부탁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당분간은 이 일을 비밀로 하는 것이‥‥‥ 물론 우리는 적극 협조하겠습니다만."
     "그것은 우리도 바라는 바요.

우리가 협조 관계를 맺었다는 소문이 나서 득될 것은 하나도 없어요."
    그러자 이제까지 잠자코 있던 박철규가 입을 열었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며칠 안 가서 모두 알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들의 협조 관계는 그저 공식적으로만 드러나지 않을 뿐이오."
    "그것까지도 예상하고 있어요,각오도 했고."
    홍득준이 말을 이었다.
    "하지만 우리도 이대로 내버려두지만은 않을 겁니다.

그런데다 마침 안도섭 선생께서도 특별히 우리 회장님께 말씀도 있으셨고."
    "안 부회장께서 부탁을 하셨기 때문에 우리와 협조하는 거란 말이오?"
   박철규가 홍득준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우린 빈손으로 부산을 장악하고 을라온 길이오. 러시아 마피아는
지금 우리 손바닥 위에 있고 조성표 조직은 깨어져서 무주공산이 되
었어. 김양호와 야마구치조가 쓰레기 봉지를 들고 다니지만 마음만
먹으면 하루아침에 없애 버릴 수가 있어요, 홍 전무."
   "아니, 박 형 . 내 말은‥‥‥‥
   "우리 솔직해집시다. 당신들은 지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일 것이오. 우린 이놈의 정권이 꼼짝 못할 카드를 쥐고 있소. 당신도
알다시피 말이오. 도와 달라고 하면 안됩니까?"
   "그리고 오늘 신 회장이 아프다면서 참석 안한 것도 그렇소. 그것
은 우리 형님을 우습게 보고 아랫사람 취급을 한 것인데."
   "그건 아니오, 박 사장. 오해를 하셨소."
   홍득준이 손까지 저으며 말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몸살로 누워 계시오."
   "됐다. "
   이동천이 짧게 말하자모두들 그에게로 시선을 주었다.
   "오늘 이것으로 양쪽의 합의는 이루어진 것이니 그까짓 것 신경
쓸 것 없다. "
   샤워를 마친 이동천이 응접실로 나왔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 새벽
1시 30랄이었다. 전화는 아래층 로비에서 주대홍이 걸어온 것이다.
   "형님, 어떤 놈이 찾아왔는데요. 고대구라고 양유경 씨가 보냈다
고 합니다. "
   그의 커다란 목소리가 전화기를 울렸다.
   "이놈은 신재득이가 데려왔습니다. 형님한테 말씀을 드렸다는데."
   "데리고 올라와."
   주대홍이 고대구를 데리고 들어선 것은 그로부터 10분쯤 후였다.
서울에 올라온 후로 자원해서 이동천의 경호 책임자가 된 주대흥이
98 밤의 대통령 제4부 -lH
다. 고대구가 이동천의 앞에 서자 그는 옆에 붙어 서서 경계를 게을
리하지 않았다.
   "신재득이한테 이야기는 들었어. 친구 사이라고?"
   "예, 사징림, 돌아가신 회장님께서 같이 채용해 주셨는데 저는 경
호를 맡았고 재득이는 철규 형님 밑으로 배치되었습니다. "
   신재득은 지금 간부급 부하로 이동천을 따라 다시 서울로 올라와
있다. 고대구는서울에 있는신재득의 어머니를통해 연락이 닿았던
것이다.
   "그래, 양유경 써가 전할 말이 있다던데."
   이동천이 묻자 고대구는 침을 끌어모아 삼켰다.
   "만나뵙자고 하셨습니다. "
    "시간과 장소를 정해 주시면 회장님께서 나가신다고 하셨습니
다. "
    "자넨 양 회장이 돌아가실 때 어디애 있었나?"
    문득 이동천이 물었으므로 고대구는 눈을 끔벅이며 그를 바라보다
가 입을 열었다.
    "예, 저는 현장에 있었습니다. "
    "돌아가신 모습을 보았나?"
    ‥‥‥‥fl ."
    "살해범이 누구인지는 언제 알게 되었나?"
    "곧 알게 되었습니다. "
    "난 부산에서 최기대를 잡아 자백까지 받아 놓았어."
   그러자 주대홍이 시선을 떨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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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양유경 씨는 왜 세력을 키웠더군. 김안호에게 제거당하지
않을 정도로."
   혼자소리처럼 그가 말했다.
   "그 노력을 보면 안타깝기도 해. 어쩠든 나름대로 부친의 유업을
이어가려고 하는 것이."
   "양유경 씨에게 전해."
   이동천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으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지금은 만날 시기가 아니라고 전해 주게. 그리고 서로가 각자의
길을 가는 상황이니 연결될 것도 없어."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야. 그렇게 말하면 양유경 씨는 알아들
을 거야."
    말을 마친 이동천이 의자에 등을 기대자 주대흥이 고대구의 어깨
에 손을 얹었다.
   "자,가자."
   고대구는 이동천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물러가겠습니다. "
   머리를 끄덕여 보인 이동천은 그가 허리를 펴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돌렸다.
   패월 말의 새벽 기온은 싸늘했지만 운동복 차림의 박현식이 관악
산중턱의 첫번째 약수터에 도착했을 때는 얼굴에서 땀방울이 흘러
내렸다.
100 밤의 대통령 제살」 -111
   새벽 5시 반이어서 아침 둥산에도 조금 이른 시각이었는데 약수터
위쪽에는 서너 명의 등산객이 모여 있었다. 박현식은 약수터로 다가
가 얼음물처럼 차가운 물을 벌컥이며 마셨다. 숲에 둘러싸인 약수터
는 아직 어두웠고 나무 위쪽의 하늘에 겨우 부연 기운이 떠 있을 뿐
이다.
   박현식은 손등으로 입가를 닦으며 위쪽 사람들에게로 다가갔다.
   "내가 제일 늦은가?"
   "아니, 당신이 제일 정확하게 시간을 맞추었어."
   그렇게 대답한 것은 작달막한 키에 통통한 몸집의 사내였는데 수
도 방위 사령관인 이일섭 중장이다. 그는 박현식과 육사 동기로 김한
영 대통령의 고등학교 후배이기도 했다.
   "어서 오십시오."
   운동복 차림의 키 큰 사내가 박현식을 향해 경례를 을려붙였다.
그의 옆에 선 짧은 횐 머리의 사래는 횐 이를 드러내며 웃기만 했는
데 그들은 의정부 주둔 31사단 사단장 김원택 소장과 기무 사령관
조영찬 소장이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조금 위쪽의 숲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사내가 그들을 불렀다.
   김포 주둔 특전 사령관인 엄상호 중장이었다. 그들은 바위와 젖은
풀숲 위에 둥그렇게 자리를 잡고 앉았다. 산새가 비명 같은 울음소리
를 내며 나뭇가지 사이로 날아갔다.
   "그야말로 야전 회의로군,"
   누군가가 말을 했으나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으므로 숲에서는 잠시
정적이 흘렀다. 먼저 침묵을 깬 것은 수방 사령관 이일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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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준비가 다 되었어, 박 부장. 난 예하 사단장 세 명의 서약을
 받아 놓았고 엄 중장도 마찬가지야. 우린 지금이라도 출동할 수 있
 어."
     그의 굵은 목소리가 숲울 울렸다.
     "난 35년 군 생활을 이것으로 끝낼 결심이야. 소총을 들고 앞장설
 테고 총에 맞아 죽겠어. 공산당 놈들에게 무릎을 꿇느니보다 차라리
 그것이 낫다. "
    "이것 봐. 흥분하지 말어."
    박현식이 부드럼게 말했다.
    "죽더라도 나라를 바로잡아 놓고 죽어야지, 이 사람아."
    "그럴 각오란 말이다. 지금은 5· 16 직전의 박정회 때보다도 군의
 반대 세력이 없어. 그리고 지휘관들 모두가 위기 의식으로 뭉쳐 있다
 는 말이야."
    "그렇습니다. "
    기무 사령관 조영찬이 말을 받았다.
    "이러다가는 나라가 망합니다. 대통령 측근에서부터 안보관이 호
 릿한 놈들이 박혀 있는 현 정권의 대북관과 대웅 방법에 군은 폭발하
기 직전입니다. "
    "여야가 마찬가지요."
   31사단장 김원택이다
   "문민 정권의 여당도, 야당도 모두 마찬가집니다. 학생놈들, 한미
행정 합정에 반대하여 시위를 하고, 미군 물러나라는 데모만 하면서
정작 어부들이 북으로 납치되어 돌아오지 못하고 총에 맞아 죽는데
도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을 보세요. 사회 모든 곳이 이 지경인데 북한
102 밤의 대통령 제』쌀-트
 놈들 위협얘 나라가 남아나겠숨니까?
    "이제 뜻이 모아졌으니 세부 계획과 결행 시기 그리고 성사 후의
 국정 운영 방법까지를 마련해야 한다. "
    박현식의 말소리가 새벽 공기를 타고 흘렀다.
    "며칠 후에 김재선과 치용덕이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모스크바
를 비밀리에 방문하게 돼. 놈들은 그곳에서 북한의 고위충을 만나 남
북 정상 회담의 초안을 잡을 거야.그리고 그 띨주일 후인 11월 초에
남북 정상 회담이 열리고, 그 며칠 푸에 대통령이 후보 지명을 하게
돼. 이게 그들의 계획이야."
   "그 정상 회담에 복선이 있겠지요."
    기무 사령관이 말했다.
   "놈들은 비밀 협약을 할 점니다. 북한이 선거용 회담인 것을 모르
는 바보가 아닙니다. 우리가 어떤 대가를 준다고 해야 김정칠이 회담
장에 나와 줄 거요."
   "그 대가를 가지고 김재선과 이용덕이 떠나는 거야. 우리는 그것
을 알아야 돼."
   박현식의 말에 특전 사령관 엄상호가 머리를 끄닥였다. 그는 중장
이지만 박현식이나 이일섭보다 2년 후배였다.
   "거사는 이제까지 쌓여 온 실정에 대한 것이더라도 특별한 계기를
이용하면 더 낫습니다. 그 정상 회담울 전후해서 거사 일을 정하는
것이 낫겠습니다. "
   "내 생각도 그렇네 ."
   박현식이 머리를 끄덕이자 이일섭도 만족한 듯 얼굴애 웃음을 띠
었다.
                                            판악산의 새벽 103
   "그럼 세부 계획은 오늘 밤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시간과 장소는
기무 시령관이 잡아 주게."
   박현식의 말에 조영찬이 허리를 세웠다.
   "알Tf습니다, 부장님. 어쪘든 오늘은 역사적인 날습니다. "
   차츰 날이 밝아 오는 오늘은 1☞월 29일이었다.
    아침 식사를 마친 대통령이 2층의 집무실에 들어선 것은 오전 9시
5분이었다. 집무실 앞의 대기실에 앉아 있던 김재선은 대통령을 따라
 들어와 책상 앞에 섰다.
    "러시아 대사관에서 어제 저녁에 연락이 왔습니타,각하.그들은
 나흘 후인 11월 2일에 모스크바의 나치오날호텔에서 만나자고 할니
 다. "
    "1쪽에서 올 사람은 결정되었나?"
    "예, 부수상인 김금철과 대외 사업 담당 비서인 서중화가 될 것 같
 다고 합니다. "
    "그만하면 격이 맞군."
    대통령이 머,fl를 8덕이며 그제서야 앞쪽 의자를 가리켰다.
    "거기 앉게."
    "fl , 각·31. "
    김재선은 의자에 앉았다. 대범한 것 같으면서도 시건방진 행돌은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 대통령이다. 김재선은 서류를 조심스레 대통
령의 앞으로 밀어 놓았다.
    "이건 뭔가?" -
    "안기부 안흥건 차장의 해임건입니다, 각하."
104 밤위 대통령 제갈』 -템
     대통령은 잠자코 서류를 끌어당기더니 런을 들어 힘차게 사인을
 했다.
     "안흥건이 다시는 러시아 사람들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
    "이젠 그럴 수도 없습니다, 각하."
    "버르장머리 멀이,"
    그러고서 대통령은 혀를 찼다. 안흥건의 공식적인 임 이유는 국
 내 폭력 조직과 외국의 폭력 조직이 횡행하는 것애 대해 적절한 정보
수집과 얘방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은 안흥건
이 포보비치와 러시아 대사관측으로부터 정상 회담에 관한 정보를
캐내려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었다. 김재선이 그렇게 보고를 한기 때
문이다.
    "그러고 보.면 박 부장이 듬직. 경망스럽지 않고."
    패통령이 말하자 김재산이 머리를 」1덕였다.
    "그렇숱니다, 각하. 믿을 만한 사람입니다. "
    "김정일은 내가 서명한 비밀 협정을 차기 따통령이 지켜 주기를
바라고 있어. 11월 초에 내가 서명하겠지만 후보 지명이 끝나고 나
서는 이 총장과 자네가 '같이 서명을 해야 되네."
   "알고 있습니다, 각하."
   "아마 김정일은 차기 대통령의 서명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지도 모
르지 . "
   대통령이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난 남북 불가침 조약과 남북 교류를 이루어낸 대통령으로 평가받
고 싶어. 그러기 위해저 만들머낸 부속 조건 같은 걸로 얼굴애 먹칠
을 당하기는 싫단 말이네."
                                             관악산치 가벽 1115
    "명심하고 있습니다. "
    "시간이 지나면 북한놈들은 우리에게 흡수당하게 돼. 지금은 겨우
버티어 가지만 말이야. 놈들은 오래 가지 않아."
    "물론입니다. "
    "지금 북한의 비위 좀 맞춰 준다고 주권 침해니 굴욕을 받느니 하
면서 떠드는 놈들과는 국정을 논할 가치가 없어."
    "당연한 말씀입니다. "
    "그리고 지난 주에 납북된 어선들 말인데, 그것은 어떻게 되었
나?"
   "예, 아직 ‥‥‥‥
    김재선이 말끝을 흐렸다. 지난주에 공해상에서 200톤급 어선 두
척이 선원 50여 명과 함께 북한 경비정에 의해 납치되었던 것이다.
북한은 어선이 영해를 침범했다고 방송을 내놓고는 이쪽의 모든 송
환 교섭을 거부하고 있었다.
   "어선 문제로 회담을 깰 필요는 없어, 무슨 말인지 알겠나?"
   통령이 김쟤선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자들에게 정상 회담 기념으로 어선을 송환시켜 달라고 해보게.
거절하면 내버려두고 말이야."
   "예, 각하."
   "언론이 어선 문제로 너무 떠들지 못하도록 하고. 회담에 장애가
될지도 모르니까, "
   "알겠숩니다, 각하."
   그리고 정상 회담 성사의 분위기를 흐릴 염려가 있는 것이다.
   대통령은 정상 회담이 화제가 되자 기분이 나아진 모양이었다. =1
106 밤의 대통령 제식근 -르
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고 목소리에는 힘이 차 있었다.
   시내를 달리는 숭용차 안이다. 짙게 선팅이 되어 있어서 안에 탄
사람은 보이지 않았으나 최고급 국산 승용차여서 사람둘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됫좌석의 오른쪽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고 있던 이용덕
이 입을 열었다.
   "새국토 운동 본부의 한 실장한테 보내시면 될 거요. 김 부회장이
많이 도와 주셔야겠어요."
   "최선을 다할 작정입니다. "
   김양호가 선뜻 말했다.
   "총장님이 대통령 각하가 되시는 걸 제 일생의 보람으로 생각하3a
습니다. "
   "그런 생각이라니 고맙소."
   이용덕의 얼굴에 웃옴기가 떠올랐다.
   "내일 모레가 곧 후보 지명 대회니 이제 서둘러야 할 차요."
   "당연하지요."
   "그런데 이동천이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이용덕이 묻자 김양호가 눈을 깜박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당황했
을 때의 그의 버룻이다.
   "예. 부산에 있다고도 하고 서울로 올라왔다고도 하는데, 글쎄요,
아직 ‥‥‥‥
   "물론 언론사나 관계 기관들을 수습하는 건 어려운 일치 아니지만
재야 단체나 야당에게 터뜨리면 골치가 아파져묘. 놈은 자신에게 무
슨 일이 있으면 터뜨라3a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찜찜해진단
                                             관악산외 새벽 107
 말이오."
    "찾아내3a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놈과 서로 약속은 한 상래지만 대선이 다가오니까 만일의 경우도
생각해야 한단 말이오."
    "잡아 없애겠습니다. 그 물건파 함께."
    잠시 앞쪽을 바라보던 이용덕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한 실장에게 300억만 넣으시오."
   "애,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러면‥‥‥‥
   ft머지 사이토 씨가 내놓겠다는 In억은 스위스의 내 은행 구좌
얘 넣으라고 해요."
   "그렁게 하지요."
   "필요할  쓰면 될테니까."
   "=1ㄹ』은요."
   "그런태 어재 신용수가 내 보좌관한테 전화를 해왔습니다.
    "그 사람, 이재는 몸이 달은 모양이던데.보좌관한테 나를 꼭 만나
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더구만."
   "그 사람 이제는 국민당의 김일중 씨 주변에서 어슬렁거린다고 들
었습니다만."
   "나도 들었어요. =I래서 만나지 쟈은 거요."
   "조성81,『안줬어요. 졸지얘 회상양이 되어서,"
   "그서 제가 조성표의 부산 조직을 조금 돕고 있습니다, 총장
텀." -
103 밤외 패통령 쟤실」 -로
    "조성표야 이제 재기 가능성이 없지만 뿌산의 기반이 야까워서
요. "
    이용덕이 잠자코 그를 바라보았으므로 김양호는 말을 이었다.
    "조성표를 위시하여 간부급 전원이 도주했거나 구속되어서 사업
장 상태가 말이 아닙니다. 곧 패업할 곳도 여러 군데 있고. 하지만 졔
가 사람을 보내어 관리하련서 일으켜 보려고 합니다. "
    "김 부회장이 말이오?"
    "예 , 총장님 ."
    "부산에 다른 기반을 만든다는 말이군요."
   "예, 말하자면 그렇게‥‥‥‥
   "그래서 그쪽에서 있츤 대로 끌퍼모아 100억쯤 자금으로 지원할
까 합니다만."
    "몰론 제가 정상화시키면 그뻔 이야기가 달라지지요. 하지만 지금
은‥‥‥‥
   "스위스로 보내세요."
   "알겠습니다, 총장님 ."
   당사로 들어선 이용덕은 예전보다 더욱 공손해진 사무 요원들과
의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총장실로 들어섰다. 그죄 위새는 이재 당대
표인 강운환보다 나았고 며칠 후에 대통령 후보로 지명여 되면 벌써
부터 권력 누수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김한떵 대퐁령조'다도 높걔 될
                                              판악싼의 섀벽 1()9
 것이었다.
    "총장님, 보고 드릴 것이 있습니다. "
    그를 뒤따라 들어온 민영수 비서실장이 서두르듯 말했다.
    그는 대표 비서실장끄로 재선 의원이었는데 이용덕의 심복이었다.
 다소 경솔한 것이 흠이었지만 머리 회전이 빠르고 추진력이 강한 인
물이어서 그의 신임을 받고 있었다.
    "아직 발표는 안했지만 각하께서 오늘 아침에 안기부의 안 차장을
해임시켰다는데요."
    그러자 이용덕이 움직임을 멈추었다.
    "부산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는 겁니다. "
    이윽고 이용덕이 입을 열었다.
    "누구한테 들었어?"
   "청와대 정무 수석실의 이 비서관입니다. "
   "이잠종이?"
   "fl . "
   이맛살을 찌푸린'이용덕은 한동안 민영수를 바라보았다. 이갑종은
김재선의 심복이니 김재선이 이쪽에 연락을 하라고 시켰을 것이다.
   그때 책상 위의 전화벨이 울렸다. 나란히 놓인 다섯 대의 전화 중
검정색이 울리고 있었는데 청와대였다.
   그가 전화기를 들자 예상했던 대로 김재선이었다.
   "나야. 이야기 들었겠지?"
   김재선이 대뜸 말했다.
   "어쩔 수 없처. 각하께서 진노하셔서."
   "이봐, 책임을 물으려면 차라리 ."
110 밤의 대통령 재4달 -및
    박현식을 자르지 않았냐는 말이다.
   "안돼, 각하꼐서 신임하고 계셔서. 그리고 이젠 이런 사소한 일에
신경 쓸 때가 아냐, 당산은."
    김재선이 빠르게 말을 이었다.
   "안 차장은 선거용 정보 수집이네 뭐네 해서 여론도 안 좋만어. 그
래서 이번에 희생양이 된 것이니까 나중에 당신이 알아서 해주면
돼."
   "이봐,그런 일은 나하고 미리 상의 좀 할 수 없나?"
   "각하께 그렇게 말씀 드릴 수 있어? 각하를 제일 잘 차는 사람이
왜 이래?"
   "인사가 너무 빠르단 말이야."
   "그 말은 안 들은 걸로 하Tf네."
   그러자 정신을 차린 이용덕은 침을 끌어 삼켰다. 이제까지 이런
식으로 대통령에 대한 발언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이봐, 당신. 준비뤘으면 출발해야지?"
   김재선의 말소리가 다시 들렸다.
   "난 이것 때문에 전화한는데. 오늘 저딱에 당신이 먼저 출발. 나
는 모레 오전쯤에 떠날데너까."
   "알고 있어."
   앞에 서 있는 민영수를 힐끗 바라본 이용덕이 말을 이었다.
   "각하를 안 뵈어도 되나?"
   "떠나기 전에 전화를 드려. 5시에서 6시 사이에는 시간이 비시니
까. 내가 말씀을 드려 놓을데니."
   "알있』 . "
                                             관악산외 섀벽 1 1 1
   전화기를 내려놓은 이용덕이 민땅수를 바라보았다.
   "각하께서도 왜 어려운 결단을 내리셨어. 안 차장 문재로 말이
야. "
   "그렇습니까?"
   민영수카 눈을 쩜벅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금방 머리를
8덕인다.
   "그러셨겠지요."
   "난 오늘 저녁에 잠간 일본에 다녀오겠어. 앞으로 몇 달 동안은 강
항군을 하게 되었으니 온천에 가서 2,3일 쉬었다 올 작정이야."
   "그러션야죠. 건강 관리가 최우선입니다, 총장님."
   "대표한테는 내가 말할테니까 다른·사람들한테는 지역구에 내려
갔다고 해주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알아서 햐겠습니다. "
   "길어야 사나흘이야. 그리고 내가 수사로 전화할테니까."
   "맞아, 신재득이가 틀림없다. "
   허대수가 찰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녁 무렬이어서 차량 통챙이
부잭 늘어난 봉은사로의 차도에 멈추어 선 숭용차 안이다. 신재득은
갈비집의 대형 간판 밑에 서서 두 명의 사래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두 놈은 잘 모르겠는데요. 처음 보는 놈들이라서 ."
   앞자리에 앉은 부하가 마리를 한쪽으로 기울였다.
   신재득은 박철규의 조장급 부하여서 허대수도 낮이 익었지만 고와
마주서 있는 두 사래는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다. 그러나 신재득을 찾
112 밤의 대통령 제4부 -및
 은 것만 해도 큰 소득이다.
    "애들한테 연락해서 저놈을 놓치지 마라. 얼굴 팔리지 않는 놈을
 산ㄹT'."
    허때수의 말애 부하가 핸드폰뜰 꺼내 들껐다. 신재득이 서 있는
 곳에서 옆쪽으로 2(1미터쯤 떨어진 자동차 부품 판매점 안에 부하들
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이동천이 서울에 온 것이 사실이군."
    혼자말처럼 말하면서 허대수가 운전사의 어깨를 쳤다.
    "·자, 우리는 돌아가자."
    그가 신재득이 낮에는 산천 갈비집 옆의 동남 상사라는 사무실에
자주 나타난다는 정보를 얻은 것은 놀랍게도 김양호한테서였다. 김
양호는 정보를 어떻게 얻었다는 것은 말하지 쟈았지만 신재득을 쫀
으면 이동천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것은 이동천아 서울에
와 있다는 말이었다.
   승용차는 봉은사로를 곧장 달려가기 시작했다. 연락을 마친 부하
가 허대수를 돌아보았다.
   "형님, 이동천이 서울에 올라왔으면 그럼 전쟁입니까?"
   "전쟁은 무슨."
   허대수가 쓴웃음을 지었다.
   "졸개 몇 놈 가지고 우리에게 감히 어떻게 덤빈단 말이냐? 더욱이
우리 회장님 꿋발을 누가 꺾어?"
   그들은 이제 김양호를 회장이라고 부르고 있만다.
   "내년쯤이면 아마 굵직한 관직이 하나 걸릴 것이고 총선이 끝나면
전국fsl 이미 맡아 놓았뻐."
                                            관악산의 새벽 113
그는 손을 뻗쳐 카폰을 쥐었다. 김양호에게 보고하려는 것이다.
   그 시간에 이동천은 월드컵 호텔의 터키탕에서 박현식과 마주앉아
있었다. 좁은 방안의 한쪽 켠페 환자용 침대 같은 마사지용 침대가
놓여 있었고 안쪽 목욕탕에서는 아까부터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이곳은 방음 장치가 잘 되어 있는 데다 출입구가 다섯 개도 넘었
으므로 밀담을 나누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러시아 대사관의 전화는 도청이 불가능했소. 그자들의 도청 방지
장치는 완벽해서 ."
   박현식이 입맛을 다셨다.
   "하지만 알아낸 것이 있소, 이 사잔"
   잠자코 시선을 주는 이동천을 향해 그가 말을 이었다.
   "이용덕 총장이 오늘 저녁 7시 비행기를 타고 오사카로 떠납니다.
수행원은 강선일 비서관 한 명이오."
   "당사에다는 2,3일 애정으로 지역구인 부산으로 내려간다고 하고
는 일본으로 떠나는 거요."
   "그렇다면 일본에서 북한사람들과 만나는 걸까요?"
   "그럴 리는 없소. 우리 요원들과 일본 언론, 알본 정치인들의 눈을
피해야 할텐데 일본은 적당한 장소가 못돼요. 아마 일본을 경유해서
다른 곳으로 가겠지, "
   "그자가 북한 사람들과 회담차 떠나는 것이 확실한가요?"
   "그것은 김재선한테도 직접 이야기를 들었소. 사간과 내용만 말해
1 밤의 대통령 제식근 -템
주지 않았을 뿐이오."
   "아마 김재선이도 비밀리에 떠날 거요.그것은 우리에게 체크가
됨니다. "
   "김재선이 나에게는 남북한 불가침 조약과 상호 교류에 대한 회담
이라고 했지만 분명히 비밀 협정이 맺어질 거요.북한은 남한 정권이
남북간 조약을 선거용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걸 모를 리가 없고 정권
을 그냥 도와 줄 이유가 없소. 비밀 협정을 맺고 차기 대통령 후보인
이용덕에게까지 약속을 받아 둘 것이오."
   "이것은 정상 회담 전의 쳬비 회담입니까?"
   "그렇소. 그자들이 돌아오면 곧 정상 회담이 열릴 거요."
   "이번에 그들이 가는 것은 정상 회담 준바와 비밀 헙정 내용까지
협상하기 위해서군요."
   "를림없을 거요."
   "그렇다면 날 만나자고 하신 이유는 왑니까?"
   한동안 이동천을 바라보던 박현식이 입을 열었다.
   "우선 당신을 믿을 수 있었기 때문이오."
   "믿을 수 있는 당신 부하들을 얼마든지 모을 수 있을텐데요."
   "그들은 모두 공인이오. 어쨌든 정부의 녹을 받는 사람들이라."
   "아무리 대의와 명분이 있어도 공인은 정부의 명령을 어길 수가
없숱니다. "
   "내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관악산의 새벽 115
   "양 회장의 로비 자금 내역을 폭로해 주시오. 신문이나 방송에 낼
수도 없고 재야 단체나 야당 당사를 찾아가 기자 회견을 청해도 기자
들은 오지 땁습니다. 방법은 PC통신과 가두 배포밖에 없소."
   "오늘 밤 이 인쇄소를 찾아가면 백만 장쯤 제작해 줄 겁니다. 가두
배포는 모레 아침,청소원이 지나가고 출근 직전의 6시에서 1시 사
이게 시내 전역체 일제히 뿌리는 것이 좋습니다 "
    "대통령 후로로 지명될 여당의 지도자가 밤의 조직과 일본 야쿠자
로부터 막대한 돈을 정기적으로 상납받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관계
기관장들의 부패상을 국민들이 알아야 합니다. "
   이동천이 머리를 들었다.
   "그 후의 대책이 있습니까?"
   "정부의 대웅 방법을 아직 속단할 수는 없습니다. 대통령의 성격
이 강괘서 말이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정상 회담을 연기하거나 취소
하고 이용덕을 후보에서 사퇴시키는 것인데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어요."
   "나는 전국에 공개적으로 수되」R군요."
   "그렇게 되겠지요. 그때는 내가 돕겠소."
   "이미 수배 상태니까 그잣이 걸리는 건 아니오.그런데 이용덕이
사퇴한 후의 대안도 있습니까?"
   그러자 박한식이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나는 정치를 잘 모르지만 그렇게 두 수 앞까지 바라볼 수는 없을
겁니댜. 이용덕이 사퇴하면 그 다시 대안이 만들어지겠지또. 그것
116 밤외 대통령 재실즌 -템
으로도 우리는 목적을·달성한 셈이니까."
    신재득이 혜성 클럽페서 부하 두 망과 만났을 때는 밤 10시갸 되
 어 있었다. 최용기와 김석포는 영등포의 어깨 출신으로 나끼는 스물
 서넛밖에 되지 않았지만 경력파 전과가 다양한 단괄이었다. 3들은
 박철규의 수하가 되자마자 부산오로 내려와 갖은 고생을 다하고 다
시 서올로 올라온 참이라들떠 있만다.
    "이 새끼들 술 처먹었근만."
    플럽 안쪽의 그들 자리에 앉으면서 신재득이 눈을 치켜 텄다. 짤
은 머리에 모난 얼굴이었고 체중이 케킬로그램이 넘는 중량급미어서
위엄이 있다.
    "양주 딱 한 병을 나눠 먹었심다, 형님."
    김석도가 사근사근하게 말했다.
    "여기 영업 부장이 왕년에 우리들이 데리고 있던 놈입니다, 명
님."
    "이 새끼들, 철규 형님 보시면 죽을라고."
   흔잡한 흘 안을 둘러보며 신재득이 말하자 최용기가 키득 웃었다.
   "철규·형님은 사장님찬데 탈려 가셔서 우리더러 형럼 오시면 그렇
게 전하라고 했습니다. "
   "젠장, 그럼 여기로 올 필요가 없었잖아, 나는."
   하루 종일 부하를 모으려고 돌아다니다가 밤에 이곳에서 박철규와
만나기로 한 것이다. 자금도.넉넉향 데다 20여 명와 즘간 보스들이
모두 적극적이어서 며칠 안으로 서울의 조직은 뼈대룰 갖추게 될 것
이었다.
                                             롼악산뫼 새딱 117
   그들을 일단 신용수의 조직에 투입시키면서 이쪽의 사업체를 벌여
나간다는 방침이었다.
   "형님, 양주 한 병만 시킬까요? 이왕 오셨으니 저회들이.
   최용기가 눈치를 살피며 말하자 =1는 머리를 8덕였다.
   "좋아, 한 병만. 그러고 돌아가자."
   이곳은 김양호도 신용수도 또 영등포의 신흥 군소 세력들도 일정
한 영역을 갖고·있지 않는 곳이었다. 영세업체가 많은 데다 업종과
주인이 자주 바뀌는 곳이어서 조직이 발을 붙이기 힘든 곳이다. 신재
득은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오랜만에 안정된 기분으로 서울의 클
럽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었다.
   양주 한 병만 더 마신다는 것이 두 병이 되었고 그들이 클럽을 나
왔을 때는 새벽 2시가 가까워져 있었다.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거리
에는 행인들이 많았다.
   대부분이 술에 취한 사람들이었는데 차도에까지 몰려나가 택시를
잡으려고 소동이 었다.
   "역삼동?"
   김석도가 서너 번 역삼동을 부르더니 최용기를 바라보았다. 불빛
에 비친 그의 눈이 술기운에 번들거리고 있었다.
   "야, 차 잡아와. 형님 기다리신다. "
   "f:'~H ."
   그는 곧장 차도로 뛰어나가더니 달려오는 택시를 향해 곧장 몸을
부딪쳤다. 길가에 서 있던 여자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브레이크의 날
카로운 쇳소리가 들려 왔다.
118 밤의 대통령 제걀』 -및
     최용기는 럭시의 보닛을 손바라으로 치고 휘어올라 몸을 굴려 차
 의 지붕과 트렁크에 부딪치면서 땅바라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 순간 김석도가 총알같이 달퍽나갔다. 그는 길 가뿐태얘 멈추어
 서서는 아괴도 핸들을 움괴려고 있는 운전사의 멱살을 잡았다. 그는
 넋이 나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야, 이 새끼야! 랄리 병원으로 대려가야 할 것 아퍼야!"
    밖으로 끌려나온 운전사는 뒤쪽에 누워 있는 최용기를 보더니 다
 시 몸을 굳혔다.
    "랄리 실어! 어서!"
    김석도가 버럭 고함을 치면서 운전사의 팔을 끌었다. 잠시 후에
그들은 양화패교를 건너가고 있었다.
    됫좌석에는 최용기가 김석도의 다리를 베고 누워 신음소리를 뻘고
있었고 신재득은 앞자리애 탔다.
    "운전 2심해야 할 것 아냐?"
    김석도가 다시 소리쳤다.
    "어서 역삼동으로 가기나 해. 거기 잘 가는 병뭔이 있으니까"
   "손님,저분이 내 차애 뛰어들었습니다. 그건 손님도 보셨을 거
요."
   30대의 운전사가 열심히 말했다.
   "솥직히 나도 현들 잡은 지 10년이오. 사람도 치어 보았고 자
공갈단도 겪어 보았습니다. "
   "우리가 공갈단이란 말이어?"
   김석도가 버럭 고함을 치자 운전사가 힐끔 백미러를 바라보더니
                                             관악산익 세벽 119
입을 다물었다.
   "애이, 더러워서 못 누워 있갰다. "
   최용기가 일어나 앉더니 저고리의 매무새를 고쳤다.
   "그냥 역삼동까지만 태워다주쇼. 병원비는 내가 떨태니까."
   멍한 얼굴로 뗘미러를 바라보던 운전사가 하마터면 앞차를 받을
턴하다가브레이크를 탑아 겨우 비켜났다.
   앞자리에 앉은 신재득은 손잡치를 쥐고는 아라부터 머리률 끄덕이
며 졸고 있었파.
   본래 허대수는 신재득이 일행 두 명과 같이 플럽을 나오면 부하들
을 시켜 미행케 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이태 마음을 바꾸어 먹었던
것이다. 그의 목표는 조무기들이 아니라 이동천이만고 그것이 그
로 하여금 전의를 불타오르게 혔다.
   그러나 신재득의 일행 한 놈이 럭시에 부딪치며 공증쟤비를 하는
묘기를 부리는 바람애 일대의 교통이 마비 상래가 되어 버렸다. 사람
들이 차도로 몰려들어 그들이 탄 차를 가로막았고 겨우 사람들 틈 사
이를 비짙고 차를 러어 보니 세 놈은 택시를 타고 간 곳이 없다. 10
년 공부 도로아미타불이었파.
   맥이 풀려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는 핸드폰을 들었다. 김양호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뭐이』놓쳤어? 이런 병신 같은."
   그의 보고를 들은 김양호가 대뜸 소리쳤댜.
   "먹을 걸 쥐어 줘도 못 먹는 병신 놈들 같으니."
   "쬐송합니다, 회장님 ."
120 밤의 대통령 제4력 -및
   "하루가 급하단 말이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
   "알겠숱니다, 회장님 ."
    허대수는 소로 이마의 땀을 닦았댜.
   "내'일 다시 시작하겠습니다,회장님."
   "네놈 실수로 하루가 늦어졌다. 내일은 준비를 단단히 하고 나
가."
   핸드폰의 스위치를 끈 허대수는 길캐 숨을 내쉬었다.
   국율 호델의 특실 안이다. 찌푸린 얼굴로 김양료가 담를 입에
물자 앞자리애 앉은 최기대가 라이터를 켜 담배 끝얘 대만다. 1는
오후에 부산에서 을라와 대기하고 있었턴 것이다.
   "신쟤득이가내눌쏘 봉은사로의 그 회사에 나타날까요?"
   "나타날 거야.그곳이 그놈의 연락처니까."
   "창유경이가 그 정보를 쭈었다근 것이 믿기지 압습니다. "
   "글쩨, 나도 긴가민가 했어, 양유경이의 경호원 고대구와 신재득
이가 친구 사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하긴 사이토외 그렇고 그런 사이가뢰었으니 미련미 없을지도 모
릅니다. "
   잠자코 머리를 끄덕인 김양쵸가 최기대를 바라보았다.
   "조성표는 지금 어디애 있나?"
   "오늘까지 대구에 있다가 내일쯤주왕산의 별징얘 들어간다고 하
더군요."
   "그 사람 팔자가 좋군."
   "부산의 기반이 예상외로 단단합나다. 간부급 전원이 군쏙되거나
                                            잔악산의 새벽 121
도망쳤는데도 똘마니들이 단결쟤 있습니다. "
   "자내를 잘 따르나?"
   "말할 것도 없지요.제가도와주는 입장인 줄 아니까요."
   "서류 관계에 허점이 없로록 해. 고 변호사를 내려보낼테니까."
   "잘 알고 있습니다. "
   "이용덕즉 내가 지금 거의 비슷한 상황이야."
   문득 머리를 든 김양호가 말했으므로 최기대가 잠자코 그를 바라
ftfl.
   "이용덕이는 낮의 세계를, 그리고 나는 고와 비슷한 시기에 밤의
세계를 지배하게 될 거야."
   최기대가 머리를 끄덕이자 그가 말을 이었다.
   "우리는 서로 상부상조하면서 지금까지 잘 해왔고 이제 서로 정상
을 눈앞에 바라보고 있네."
   다시 머리를 고덕인 최기대는 문득 이동천을 떠올렸다. 그놈은 지
금 낮과 밤의 정상을 바라보는 두 사람에게 공동의 장애물인 것이다.
   인채소는 허름했지만 인쇄기는 최신형의 독일제 고속 인쇄기였다.
새벽 2시 제분이 되자 인쇄기는 맹렬한 속도로 회전하면서 전단을
쩍어내기 시작했다.
   "이거, 나라가 한번 뒤집히겠수다. "
   5☞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인쇄소 사장이 인쇄된 전단 한 장을 들고
는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기계 소음 때문에 그는 고함치듯 말한다.
   "난 별걸 다 쩍어 봤지만 이것처럼 멋진 건 처음이오. 수십 명이
줄초상이 나겠구만. 이용덕이도 살아 남기 힘들3n는데."
122 밤의 대통령 제길준 -및
    박철규는 타블로이드 규격의 전딘을 받아 돌고 훌어보았다.
    양승일이 김얀호와 문재은을 통 이용덕 총장을 중심으로 한 수
십 명의 정부 요원들애게 로비 자금을 상납한 내역이 일자별로 자세
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수표 번호, 또는 스위스얘 송금한 구좌 번호
와 송금 액수까지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용덕은 세 번얘
걸쳐서 야쿠자 야마구치조의 가토 노부of간로부터 80억 가까운 돈을
받았다는 것도 시간과 장소까지 표시되어 있었다.
    "이건 공차로 찍어 주고 싶은 심정이오. 이런 것인 줄 알았으면 돈
을 안 받을 걸 그랬어."
   좁은 기계 사이를 해치고 신재득이 다가왔다.
   "형님, 좀 쉬시지요. 여긴 제가 있겠습니다. "
   그가 소리치자 인쇄소 사광이 따라 소리쳤다.
   "이봐오. 탱크가 들이닥쳐도 꺼멱얼겠어. 밖에는 경비가 철통이
야. 당신들 열댓 명애 또 시뽁 차람이 열댓 명 있어. 한숨 자고나면
다 끝나 갈 거요."
   그는 신바람이 나 있었다.
   "불온 서적애다 금서, 정부 비방 전단을 쪘다가 안기부에 수없이
끌려다녔지만 지금처럼 신바람 난 적은 업어. 난 이것 쩍고 다시 공
장문 닫고 한 반년 숨어 있어야 할 것 같구만."
   박철규는 신재득과 함깨 공장 밖으로 나왔다. 서늘한 새벽 공기를
들이마시자 정신이 번쩍 trr.
   "너 술 먹었어?"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던 박철규가 문득 머리를 돌리고는 신재득
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나무라는 얼굴은 아니었다.
                                              관악산의 새벽 123
   4벽 5시 제분·.환악산와 약슬터 위쪽숲속애 오늘은 새 사래가
모여 .앉았다. 라현식콰 수방 사령관 아일섭, 그려고 기무 사령관 조
영짠이다.
   라현식이 입을 알었다-
   ·"내일 새벽얘 전단이 뿌려지만 전국은 일대 혼란이 일어날 거야.
점부는 일단 사건을.은켜하려 하겠지만 대통령이 전단을 읽고 나면
어떤 결단을 내릴 가능청도 있어,"
   "대통령이 전단을 읽다니T누가끄걸 보여 주기나 할가?"
   이일섭이 묻자 박현식이 어둠 속애서 횐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정무 수석 김재선이야, 구자는 나애개 은근히 이 일을 종웅헨네.
이겔야 말하지만."
   "아리, 뭐이?"
   이칠섭이 바or다가앉았고 조영찬도 긴장한 듯 몸을 굳혔다.
   "김재선이가 4?"
   "라이벌 의식이겠지. 그놈도 대권을 꿈꾸는 모양이야."
   "박 부장,자레 흑시 그자얘개‥‥‥‥
   "지금 무슨 얼라진 소리를 하는 거o 그자는 이용덕이를 매장시
키고 자신이 후보가되려는 생각밖에 얼어."
    "어fn든 김재선이는 자레가 전단 쟤작을 주도한 것을 알게 될 것
아튄가?"
    "그놈은 나를 쟤 사람으로 알겠지. 운리는 우선 총알받이가 필요
하레. 일차는 이용덕이야."
"이용덕이 몰락허면 후보는 김재선밖에 없어. 회담 내용을 만든
124 밤외 대통력 졔4부-lH
놈이니 그놈이 후보가 될 거야."
   "잘된 일입니다. "
   조영찬이 입을 열었다.
   "김재선이는 부장님을 배신할 수 없을 것이고 우리는 당분간 든든
한 방레를 얻었습니다. "
   "상대가 있어야·돼, 싸음은."
   박련식이 말을 받았다.
   "손져운 놈율 골라 늘고 업애 버리면 게임은 끝나는 거야."
    "이봐, 왜 이러는 거야?"
   사이토는 망유경의 어깨예 두 손을 얹었다.
   "웨? 이저 나한데 싫증미 났어?"
   양유경의 침실 안이다. 창 밖아 부앙걔 밝아 또기 시작하는 아쵱 6
시정이떴는태 들 사람 모두 잠옷 차럼으로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몸이 좋지 않아요."
   양유경은 어께를 비틀어 사이토의 손을 털어내고는 돌아누웠다.
   얄은 커튼이 쳐진 창 쪽므로 시선을 준 그녀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이것, 같이 누워. 있기도 거북하군."
   사이토가 이불을 젖히고 일어나더니 침대 옆의 의자얘 앉아 양뮤
경의 둥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사흘꿰 색스를 거부하필 있는 겄이다.
그리고 자신을 대하는 태도도 전과 같지 않다.
   "이쀼를 묻고 헤결같을 찾는댜든가 히는 사이는 아니야, 우려는."
   담배를 러애 물고 볼율 귁면사사이토가 말를 띠었다.
                                             관악산의 새벽 125
                                                                           %른 ·_9
"내가 거추장스럴다면 나가 주겠어."
"그렇지는 않아,0. 사이토."
양유경이 일어나 앉으면서 무릎을 군부려 두 플로 감왔다.
"신경 쓰이는 일이 있어서 그TH요."
"나한테 말 못할 일인가?"
"여전과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어서 화가 났어요."
   "우리 그룹애서 이번어 300억이 설거 자금므로 나가요. 그런데 그
돈으로 생색을 내는 것은 김양호지요."
   "당신의 돈도 물른 김앙호를 통례 나가fa지요?로비는 그 사람이
하고 있으니까.그러면 액수는 더 늘어나3n죠."
   사이토가 잠자코 머리를 」I덕이자 그녀는 말을 이었다.
   "엄청난 자금이 나가는태 난 이용덕 싸한데 고맙다는 전화 한 통
받지 못하게 될 거예요.3건 아마 당신도 마찬가지TE지만."
"실제로 그 돈이 저대로 전달이 될지 알 수도 없고."
   "아버지는 돌아가외기 얼마 전에는 딩신이 직접 로비 자금을 주었
어A."
   "그헐다면 당신이."
   양유경이 머리를 고덕였다.
   "그레요 그리고 당신도 나하고 같아 직접 이용턱어게 대선 자금
을주었으면 쳬요.방법은 내가 만들어 보겠어요."
126 밤와데통령찰4!B·-111 -
   "김양호가 가만 있지 않을텐데."
   "이용덕은 김양호를 통해서만 받는다고 고집을 피우지는 않을 거
애요. 왜냐하면 이동천이 폭로하겠다고 위협한 로비 리스트에 김양
호를 통해 돈을 받았다고 적혀 있으니 만치 까림칙하게 생각할 걸
요? 오히려 김양호를 통해 받는 것보다 우리들얘게서 직접 받는 것
이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이용덕은 지금 일본에 가 있어."
   "돌아오면 내가 서두르겠어요."
    "사이토,당신이 나와 행동을 같이해 줘야돼요."
    "그렇게 하지. 당신이 방합만 만든다면 나도 나쁠 건 없어."
    "김양호애게 얼마 낸다고 했어요?"
    "IM억이야."
    "만철의 경우지만 김양호가 우리의 로비 자금을 중간얘서 때어낼
작정이었다만 이것으로 매장당할 수도 삔갰지묘."'
    향동안 양유경을 바라보던 사이토가 이윽고 입술 끝으로 웃었다.
    "이동천이 서울에 잠입했다는 정보를 김얀호에게 준 것은 그자를
방심시키기 위해서였나?"
    "아니. 그것과 이 일은 달라요. 어겼든 그자도 내 앞얘선 얼어져야
할존차니까."
   "가토 노부야스가 언잰가 나에개 말헨는데‥‥‥
   그는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졌다.
   "호랑이는 결코 개를 낳지 않는다고 하더구만. 그렇다고 내가 당
신을 개 취급한 것은 아냐."
                                              관악산의 섀벽 127
"그저 나만 물지 않기를 바랄뿐이지."
"이리·와요." · .
두 무릎을 뻘으며 양유경야 사치토를 바라보았다.
"암캐가 되어 뜨릴게요.· 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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