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밤의 대통령

7. 총집결

오늘의 쉼터 2015. 1. 1. 15:55

7. 총집결

 

 

 

(1)    

 

 

 

이동천이 들어서자 김성길 부장이 웃는 얼굴로 앞쪽의 자리를 가리켰다.
    "앉아. 오랜만에 보는군, 같은 청사에 있으면서."
    그는 이제 다음달 정기 인사에서 차장으로 승진될 것이므로 앞으
로는 더욱 보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자리에 앉자 김성길이 부드럽게 말했다.
   "이 검사는 활동적인 사람이야. 내가 여런을 려어 보았지만 그 중
에서도 뛰어난 사람 중의 하나야."
   "영광입니다. 재가 그런 칭찬을 듣게 되리라고는."
   "내 분위기가 너무 딱딱하지? 나는 차츰 고쳐 가고 있는데 나에
대한 선입관이 너무 굳어져 있는 모양이야."
   그는 소파에 등을 기대고는 이동천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50대 초
반의 그는 대통령과 동향에다 고등학교 후배이기도 하다. 대통령이
228 밤의 대통령 제4력 -I
기억해 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다.
   "부산 지검장이 강력부를 보강시킬 계획이야. 이 검사도 알타서피
요즘 부산 지역의 조직 세계가 심상치 않아."
   김성길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야쿠자와 마피아가 얽혀 있고 밀수가 부쩍 늘어났여. 총기 사건도 빈번졌고."
    "부산이 관문이야, 일본과 러Al아의. 안기부에서도 신경을 곤두세
우고 있네."
   이동천이 잠자코 머리를 끄덕이자 김성길이 자리를 고쳐 앉았다.
본론으로 들어갈 자섀였다.
   "그서 강 부장과 상의를 했는데 자네만 괜찮다면 부산으로 내려가 주었으면 하는데.

우리가 부산에 생색을 내면서 지원해 줄 수 있는 사람으로는 자레가 적격이야."
   "강력부로 말입니까?"
   "그래. 자네가 조직 사회를 전담하도록 되어 있네. 자네만 좋다면 말이야."
   "글요. 저로서는 너무 갑작스러운 말씀이셔서."
   "자네는 검사 한 명을 지휘할 수 있게 되네.

그리고 손발이 맞는 수사관 한 명을 차출해 갈 수도 있어."
   이동천이 잠자코 있자 김성길의 얼굴에 다시 웃음이 떠을랐다.
   "설마 능력을 발휘할 절호의 기회를 사양하지는 않겠지?"
   이동천이 고개를 들었다.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시는 것에 저는 도무지."
   "그렇지 그렇게 물어 봐야 정상이야."
   이제 김성길이 입 안을 보이며 소리없이 웃었다.
   "내가 대답을 준비해 두었어. 자레는 럭키가이라고 말이야.

그렇게만 말하면 알아들을 것 같아서, "
   "그럼 준비하게. 청장께도 허락을 받았으니 발령은 일주일 후야.
업무 인계를 당장에 시작하게 "
   그로부터 두 시간 후 청사를 나온 이동천은 길 건너편의 태양 빌딩 안으로 들어섰다.

점심 시간이 막 끝난 때여서 빌딩 안을 오가는 사람들의 입술은 기름기로 번들거렸다.
   계단을 올라 2층 복도를 걷는데 옆쪽에서 백복동이 다가왔다.
   "아니, 백 형사. 여기서 날 기다리고 있었던 거요?"
   의아해하는 얼굴로 그가 묻자 백복동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3층으로 가시지요. 2층에는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
   그들은 다시 계단을 올라 3층 복도에서 마주보고 섰다.
   "2층 커피숍에 강 부장이 있었습니다. "
    백복동이 미안한 듯 말했다.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서요."
    "그런데 무슨 일이오?"
    그가 묻자 백복동이 한걸음 다가섰다.
    "우길만이 죽었습니다. "
   "어젯밤에 퇴근하다가 길에서 템소니차애 치여 죽었습ㄴ1다. "
   "길에서 죽다니?차는 어떻게 하고?"
   "차가 고장이 나서 운전사가 길가에 차를 세워 두고 연락을 하러
간 사이에 트럭이 차를 깔아뭉개고 달아났다고 합니다. "
"양 회장이 눈치챈 것 같습니다. "
    "까짓것. 잘 죽은 것 아닙니까?저희끼리 죽고 죽이라고 내버려두지, 뭘."
    "백 형사, 나하고 같이 부산에 가지 않겠소?"
    그가 묻자 백복동이 멍한 얼굴이 되었다.
    "부산에 워하러 갑니까?"
    "내가 부산으로 발령이 났소."
   그가 김성길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간단히 말하자 백복동이 입맛을 ffa다.
   "구미가 당기기는 하는군요. 이젠 마음대로 뛰게 한다니 말입니다. "
   "백 형사를 일 계급 진급시키도록 경찰청에 추천한다고 했소."
   "높은 놈들이야 나 같은 쫄짜 계급 하나 올리는 건 쉽지요. 말 몇마디면 될 겁니다. "
   "가 주겠소?"
   "한 가지 여쭈어 봐도 됩니까?"
   그러면서 백복동이 얼굴에 어색한 웃음을 띠었다.
   "양 회장 딸하고는 어떤 사이십니까?"
   "어떤 사이라니?"
   "물은 이유를 아실텐데 요, 검사님 "
   "결혼할 생각이오."
   "양 회장의 사위가 되시겠군요."
   "그렇소."
   "러시아 마피아와 조성표, 신용수, 그리고 아이즈 고데츠가 우리
가 부산에서 처리해야 할 무리들이군요."
   이동천이 백복동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그렇소,. 양 회장 조직은 부산에 있지 않으니까."
   "그런 의미로 여쭤 본 것이 아닙니다, 검사님."
   백복동이 머리를 저었다.
   "저는 양 회장과의 관계를 분명히 알고 싶었을 뿐입니다. "
   "근사님이 어떤 지시를 하든 따르겠습니다. 난 검사님이 좋아서
이 짓을 하는 것이니까요."
"고맙소."
"진급이나 꼭 부탁합니다 그래야 마누라한테 큰소리 치고 내려갈 있으니까요,"
 
   그날 밤,

이동천이 혹석등에 있는 양승일의 저택 앞에 멈추고 차에서 내리자 
건장한 사내 한 명이 다가왔다.

3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눈매가 날카로운 사내였다.

그의 뒤쪽에는 서너 명의 사내가 긴장한 얼굴로 서 있었는데 그의 부하들로 보였다.
   "검사님, 어서 오십시오."
    그는 허리를 90도로 꺾었다. 그와 동시에 육중한 철문 앞에 서 있던

사내들도 덩달아서 허리를 꺾었으므로 이동천은 당황했다.
    "아니, 누구십니까? 이거,초면애."
    "저는 그룹·비서실에서 보좌관으로 있는 박철규라고 합니다. "
    사내가 공손하게 말했다.
    "오신다고 하셔서 미리 인사를 드리려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아아, 그렇습니까? 고맙습니다. "
    사래 한 명이 철문을 반쯤 열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박철규를 돌아보며 말했다.
    "같이 들어가시지요."
    "아닙니다. 저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
    "아니, 그렇다면."
    "문 앞에서 인사만 하고 돌아가라고 회장님이 지시를 하셨기 때문 fl . "
   박철규가 횐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
   다시 90도로 허리를 꺾은 박철규가 몸을 돌리자 이동천은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이쪽으로."
   문 옆의 어둠 속에서 사래 한 명이 나타나더니 앞장을 섰다.

저택은 2측 양옥으로 평범한 구조였지 만 정원이 넓었다.

1충 웅접실에서 흘러나온 밝은 빛이 잔디밭 위에 길게 내비치고 있었다.
   현관 앞에 사내 한 명이 서 있다가 이동천이 다가오자 문을 열고는 비켜 섰다.

저택 안에서 사람들의 밝은 말소리가 울려 나오고 있었다.
"어서 오게."
그를 제일 먼저 맞은 것은 양숭일이다.

그는 응접실 겸 로비로 사용되는 넓은 흘에 서서 웃음기가 가득한 얼굴로 그를 맞았다.

짙은 색의 정장 차림을 하고 있었다.

"손닝들이 기다리고 있네."

양유경은 보이지 않았으나 찾을 경황이 아니다.

이동천은 소파에 둘러앉은 서너 명의 사내들을 보았다.
 양승일은 그의 팔을 끌고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자, 이분은 한먼당 총장이신 이용덕 의원이석. 인사괘."
 양승일이 검은 피부에 눈매가 날카로운 이용덕에게로 그를 이끌었다.
 "이동천입러다. "
그가 머리를 숙이자 이용덕이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궁금했었소. 과연 양 회장이 반할 만한 사람이군."
 양승일이 다음에 소개시킨 사내는 안기부 차장인 안흥건이다.
"반감소, 이 검사."
웃음 떤 얼굴로 안홍건이 그의 손을 쥐었다.
양승일은 다시 그를 우두커니 서 있는 거인에게로 데려갔다.

몸무게가 150킬로-1램은 될 것 같은 50대의 사내였다.

"이분은 가토 노부야스 씨로 일본에서 은 손님이야. 인사해."
일본어였다. 이동천이 가토를 향해 일본어로 말했다.
"반감습니다. 한국에 자주 오신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
"일본말을 잘하시는군."
가토가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반갑소. 그러고 축하합니다. "
   "자아,그럼 안으로 들어가서 간단한 기념 파티를 합시다. "
   양숭일의 말에 사내들이 자리애서 일어섰다.

만면에 웃음이 가득한 양숭일이 이동천을 바라보았다.
   "오늘이 자게의 약혼식이야. 이분들이 자네의 후뭔자들이네."
    "당신 꿈은 뭐예요?"
    새벽 2시가 넘어 찌르륵거리는 풀벌레 소리뿐이었으므로

양유경의 목소리는 방안의 정적을 크게 었다.
    이동천의 가슴 위에 턱을 얹은  그녀는 대답을 기다리는 듯 잠자코 그를 바라보았다.

창으로 흘러 들어온 달빛이 방안의 윤곽을 회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에도 조그맣게 반짝이는 빛이보였다.
    "내 꿈을 대통령이야."
   조그맣게 말했으나 량유경이 알아듣고 꾸르룩 웃었다.

그리고는 다시 정적이 감돌았다.

창 밖의 풀벌레 소라는 이제 더욱 커다랗게 울려 왔다.
   약혼식은 그렇게 양승일의 가족과 후원자 세 사람이 참석한 가운네

간판하지만 엄숙하게 치러졌다.

그 자리에서 양승일은 자신의 후계자가 이동천임을 선언했다.
   이동천에계 제일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가도였다.

=1는 월새업이 이동천에게 말을 걸었고 술잔을 건네주었다.

이제 앞으로는 손잡고 일해야 할 사이인 것이다. 

 

 

 

(2)

 

어머니인 김 여사가 오늘 밤에 제일 불만이 많았던 사람일 것이다.

그녀는 가족만의 모임이 아닌 것을 아져워했으므로 이동천은 다음에

 다시 들르겠다는 약속을 해o낚 했다.
   플벌래 소리가 다시 귀를 울렸다. 같이 식사를 하는 것으로 약혼
식을 마친 그들이 10시가 넘어서 집을 떠나 이곳 이천 별장에 도착
했을 때는 자정이 되어 있었다.
   양승일은 그들이 나가는 것을 순순히 허락해 주었지만 김 여사는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여됐든 이제 둘만의 외박이 공식적으로 인
정이 된 셈이기는 했다.
    정사가 끝난 후의 덥고 비린 공기가 방안에 차 있었다. 아직 지워
지지 않은짜릿한 여운을 즐기려는 듯 둘이는 움직이지 않았다.
    "내가 일주일에 한 번은 부산에 내려갈까 봐요."
    양유경이 입을 열었다.
    "당신이 올라오지는 몫할테니 까."
    "아터지깨 허락을 받고 행동하도록 해,"
    그녀의 끄러운 등을 손바닥으로 쓸면서 이동천이 말했다.
    "내키는 대로 행동하면 안된단 말이야."
    "아버지 마음에 쏙 들게 말하는군요."
"of버지는 당신을 일년 전부터 관찰해 왔어요. 아세요?"
   "그러고 나서 문 마담을 시켜 당신의 장점을 나에게 부각시켜 주더군요."
   이동천의 손이 허벅지 사이로 들어가자 그녀는 머리를 틀었다.
236 밤의 대통령 제식준 - I
"난 거부감이 들지 않았어요, 당신에 대해서."
"아, 편안해요."
한쪽 볼을 그의 가슴에 댄 그녀가 길게 숨을 내쉬었다.
    "무슨 일이세요?"
    오세미가 다가오며 묻자 배장근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커피숍에
 앉아 커다란 목소리로 부하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던 김달수가 문득
 말을 멈추더니 배장근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커피숍을 나와 모텔 앞쪽의 잔디 밭으로 내려갔다. 잔디밭
이라고 해야 겨우 30평도 안되는 좁은 마당이었고 끝 쪽은 바다로
내려가는 가파른 계단이다.
    배장근이 오세미를 돌아보았다. 비스듬히 비치는 아침 햇살을 받
은 그녀의 얼굴에서 윤기가 묻어 났다.
   "조금 아래로 내려갑시다. "
   햇살에 눈이 부신 듯 두어 번 눈을 깜박이던 그녀가 그를 따라 계
단을 내려왔다. 그들은 돌계단의 구부러진 모퉁이에 앉았다 바다는
검푸른 빛을 띠고 있었다. 바람이 조금 세어서 파도 를의 횐 거품이
쉴새없이 만들어졌다.
   오세미가 머리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긴장 문인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말씀하실 것 있어요?"
   배장근이 머리를 」1덕였다.
   "난 얼마 전에 부모님을 잃었소."
   "나 때문이지. 놈들은 날 잡기 위해서 내 동생을 납치했다가 나중
에는 부모님을 살해한 거요."
   오세미가 머리를 떨구고 돌계단을 내려다보았다. 바람이 그녀의
머리칼을 날려 볼 위에 흐트려 놓았다.
   "난 부모님의 장례도 치르지 못했습니다. 놈들이 기다리고 있는 바람4."
   "모두 내 탓입니다. 나 때문에,"
   배장근이 손을 뻗쳐 오세미의 손을 잡았다.
   "미안합니다. 오빠가 놈들에게 살해되었소."
   그러자 눈을 치켜 뜬 오세미가 그의 손을 뿌리쳤다.
   "무, 무슨 말씀을. 오빠가‥‥‥‥
   "어젯밤에 시체가 발견되었소, 바다에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오세미가 그를 바라보았다.
   "아침에 사람을 보내 시체를 인수해서 장례를 치르라고 했습니다. "
   "오라‥‥‥‥
   오세미가 두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러나 울음 소리는 내지
않았다. 바다를 내려다본· 채 배장근도 입을 열지 않았다. 주위에는
파도 소리만 들려 왔다.
   "새미 씨는 서울의 부모님한테 가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놈들
은 이재 가족들을 찾지는 않을데니 까요."
   잠시 후 무거운 침묵을 깨며 때장근이 말했다. 그러나 오세미는
두 손으로 얼굴을 싸전 채 입을 열지 않았다.
   "미안합니다. 종갑이는 나와 이상한 인연으로 만났지만 뜻이 통하
는 친구였습니다. "
   "날 오빠처림 생각해 준다면 좋겠는데. 난, 기꺼이‥‥‥‥
   오세미가 얼굴에서 손을 때었다.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이었지만
두 눈을 크게 치켜 뜨고 있었다.
   "난 안 가요."
   그녀의 말소리는 또렷했다.
   "여기 남아 있겠어요."
"도망치지 않TR어요. 그런 건 싫어요."
배장근이 머리를 」1덕였다.
"고맙소,세미 써.내가 당신을 오빠처럼 보호해 드리겠소."
   키피숍으로 돌아온 배장근에게 김달수가 다가왔다.
   "형님, 그럼 나갔다 오갔시요."
   배장근이 머리를 끄덕이자 그는 웅성거리며 서 있는 부하들을 이
끌고 커피숍을 빠져 나갔다.
   그들은 며칠 전에 밀항해 온 조선족들로 부산의 지리를 익히기 위
해 시내로 나가는 것이다. 지리뿐만이 아니다. 시할런과 블라디보스
토크와는 현격한 차이가 나는 한국의 문화에 빨리 익숙해져of만 하는 것이다.
   그들이 샐물처럼 빠져 나가자 배장큰은 탁자 위애 놓여 있는 전화기를 들었다.

아침 10시 반이었다.
    "어, 배 사장님. 그렇지 않아도 전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전차섭의 목소리가 수화기에서 흘러나왔다.
   "저쪽과 연락이 되었습니다. 오늘 방 만나자고 합니다만."
   그의 말투가 전과 달라져 있는 것으로 배장근은 자신의 위상을 짐
작할 수 있었다.
   "그렇게 서두를 건 없어요, 전 사장. 오늘 밤은 내가 시간이 없는fl ."
   "하지만 저쪽 사정도 생각해야 합니다. 그들이 우리만 기다리는 것은 아니니까요."
   "내일 만나자고 전해 주시오. 물론 당신과 같이 가야겠지만."
   "장소와 시간은 그들이 정합니다. "
   "알고 있소."
   "가격은 이미 정해졌으니 물건과 바꾸기만 하면 됩니다. "
   "가격은 얼마요?"
   "킬로.1램당 2억 원입니다. "
   "·싸군, 엄청나게 ."
   "그는 안심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욕심부리다가 골로 가는 수가 있지요."
   "내일 송한섭이란 자를 만날 수 있겠군."
   "그 사람은 나오지 않습니다. 대리인이 나을 겁니다. "
   "대리인이라니?"
   "송한섭은 이제까지 한번도 얼굴을 보인 적이 없습니다. "
   "우리한테는 상관없는 일이지요. 거래만 제대로 하면 되니까요."
   "그렇군, "
   "그럼 오후에 다시 연락을 주십시오.장소와 시간을 알려 드리지요."
   수화기를 내려놓은 배장근은 한참 동안 벽을 바라보며 움직이지 않았다.
    전화를 끊은 주대흥이 고덕균을 향해 눈을 부릅떴다.
    "윌 보는 거여?"
    "온답디까?"
   "오긴 뭘 와, 이 새끼야?"
    고덕균이 입가에 웃음을 띠었다.
   "형수 씨 미인입디다, 형님."
   "까불지 말어."
   그는 앞자리에 앉아 주대홍이 박미정과 통화하는 내용을 고스란히들은 것이다.
   "이 집에서 살림 차리면 되겠수다, 형님."
   고덕균의 말에 주대흥이 좌우를 둘러보았다. 조성표가 얻어 준 30평짜리 아파트에는

생활 필수품은 물론이고 가전 제품이 고루 갖추어져 있어서 살림집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박미정에게 전화한 것은 궁금했기 때문이지 다른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집애한티 정신 쏟을 때가 아니다. "
   턱을 든 주대홍이 말했다.
   "곧 전쟁이 벌어질 판인디 지집애를 데리고 와서 뭘 헌단 말이f?"
    "전쟁은 무슨."
    고덕균이 입맛을 다셨다.
    "배씨 성을 가진 한 놈만 잡으면 되는 거 아뇨?그게 뭐가 대단한 일이리1."
    "가볍게 생각허지 마라. 놈은 벌써 다섯 명이나 살인헌 놈이다.

    그러고 이제 기반도 있는 놈이여."
    그때 현관에서 벨소리가 났다.
    자리에서 일어난 고덕균이 문으로 다가갔다.
    "거기 누구요?"
    "납니다. "
    낮선 목소리였으므로 그가 문에 들린 렌즈로 밖을 내다보았다.
   "형님, 기무라가 왔는데. 통역하고."
   정그린 얼굴로 고덕균이 그를 바라보았다.
   "문 열어."
   주대흥의 말에 그가 문을 열었다. 정장 차림의 기무라가 통역과
함께 들어섰다. 얼굴에 옷음을 띠고 있었다.
   "주 선생, 연락도 없이 찾아와서 미안합니다. "
   기무라의 말을 사내가 재빠르게 통역했다. 그들은 주대흥의 앞자
리에 나란히 앉았다. 벽시계는 오후 2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주대홍이 통역에게 물었다.
   "앞으로 나한터 헐말 있으면 통역 산생만 오시는 게 어떻습니까?
대가리를 이쪽 저쪽으로 돌리는 게 귀찮기도 하고."
사내가 통역을 하는 동안 주래흥은 찬찬히 기무라틀 바라보았다.
사내의 말을 들은 기무라가 히죽 웃었다.
   "미안합니다,주 선생."
주대흥은 같은 내용의 말을 두 번 듣는 셈이 되었다.
   "직접 만나야 할 일이 있어서 들른 겁니다. "
  "무슨 일인데요?"
   "내일 배장근이 송한섭이를 만납니다. "
  "아침에 배장근이 전차설한데 전화를 해왔습니다. 내일 밤에 송한 
   섭이를 같이 만나자고 했다는군요."
   "그놈이 효자로구만."
주대흥이 입술 끝을 찌푸리며 웃었다.
찻집에서 전차섭을 잡았을 때 두드리거나 그를 어떻게 하겠다는
협박을 한 것은 아니다. 수전산전 모두 겪은 놈이라 그러마고 해놓고
는 부담없이 배신할 놈이었다. 전차섭이 고분고분해진 이유는 산청에 살고 있는 그의 부모 때문이었다.
그는 배장근의 부모가 죽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시골에서 일어난 평범한 화재여서 신문에 조그맣게 보도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늙은 부모가 배장근의 부모처럼 우연히 불에 타 죽을지 모른다른 말에

그는 금방 두 손을 들었다.
  "언졔 어디서 만난다고 합디까?"
주대흥이 묻자 기무라가통역을 통해 대답했다.
 "오늘 중으로 알게 될 거요. 그쪽에서 연락이 을 겁니다. "
"잘 되었군. 일쩍 끝나게 되어서."
"그래서 준비할 것이 있소."
기무라의 눈짓에 사내가 들고 온 가방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이젠 이것을 지니고 다니도록 하시오."
사내가 가방을 열자 소음기가 71워진 권총 두 정이 드러났다.

한쪽에는 탄창 서너 개와 탄알이 든 종이팩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이젠 칼로 승부를 내는 시기가 아니오. 놈들은 총기로 무장한 집단입니다. "
고덕균이 눈을 빛내며 권총을 꺼내 쥐었다. 권총은 베레타 신형이었다.
 "실탄은 많으니까 집안에서라도 연습삼아 쏘아 보시오. 소음기가 끼워져 있으니 괜찮을 거요."
말을 마친 기무라가 의자에서 등을 기대고는 팔짱을 끼었다.
 "주 선생, 나에 대해서 거불 반응을 느끼는 건 내가 한국말을 못하기 때문이오?"
주대홍이 입맛을 다셨다.
"잘 아는군. 그것도 그렇고 뺀질잰질헌 인상도 그렇고."
사내가 어떻게 통역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기무라가 정색을 했다.
  "일본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할 수 없었소."
  "난 어렸을 때 부모에게서 버려진 다음 이름만 갖고 고아원에 보내진 거요."
 ‥‥‥‥‥
"내 한국 이름은 이광진인데 나는 부모의 얼굴도 모릅니다.

날 키워 준 건 일본인들이었소."
   "누가 뭐래?"
   입맛을 다신 주대흥이 시선을 돌렸다.
   "그러면 아예 한국 사람이라고 허덜 말던지.

한국 이름도 싹 잊어 버리고 말여."
   그 시간에 조성표는 시내를 달리는 차 안에 천기석과 함께 앉아 있었다.

점심을 마치고 회사로 들어가는 길이다.
   "부산은 이제 기반이 굳었으니 서울로 올라가야 돼."
   앞쪽을 바라보며 조성표가 말했다.

국산 대형 승용차는 미끄러지 듯 달려가고 있었다.
   "아이즈 고데츠 놈들은 신용수와 나를 각각 서울과 부산의 동맹자
로만 생각할 뿐이야. 나의 서울 진출에는 관심이 없어, "
   조성표의 말에 천기석이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야 중개자의 역할이 빛이 나지요.

이번에 주대흥이를 보내 우리를 도와주게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
   "서울에서 신용수가 양승일과 겨누려면 우리 힘이 필요할텐데."
   "양승일에게 밀려니파. 더구나 양승일은 야아구치조와 손을 잡고 있습니다. "
   그들은 한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승용차는 번화가를 빠져 나와 해변가를 달리는 중이었다.
   "야마구치조가 아이즈 고데츠를 내버려두지는 않을 거야."
   조성표가 머리를 돌려 천기석을 바라보았다.
   "야마구치조의 한국 장악을 가로막는 것은 아이즈 고데츠란 말이야. 그렇지 않나?
    "그건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린 이미 야마구치조의 적이 되었습니다. 사장님."
    "왜? 우리가 아이즈 코데츠와 손을 잡았다구?"
    "그렇지 않습니까?우린 이미."
   "부산애 내 경쟁 상대가 있나?"
   조성표가 번들거리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야마구치조가 부산에서 독자적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느냔 말이야."
   "그T:‥‥‥‥
   "아이즈 고데츠가 서울과 부산에서 기존 세력을 기반으로 뿌리를 내리려는 것처럼

야마구치조도 그러리라고 생각하지 않나?"
   "아이즈 고데츠로부터 몇억 엔의 자금은 받았지만 그것은 합작사업용으로 받은 거야.

이익을 반씩 나누기로 했는데 우리는 이미 기반을 굳힌 상태였으니 7대 3은 되었어야 돼."
  "그렇지요."
   그러면서 천기석이 머리를 끄덕였지만 크게 공감하는 눈치는 아니다.

그는 조성표와 아이즈 고데츠의 안도섭이 처음 계약을 맺었을 때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었다.

그때 조성표는 자금이 부족한 상태였다.

그는 안도섭의 투자를 간절히 바라는 입장이었고 30억 가까운 현찰을 감지덕지하면서 받았던 것이다.
   "안도섭이 양다리를 걸치는 것처럼 나도 양쪽에 다리를 걸치겠다.
일본놈의 꿍꿍이 속셈에 뒤통수를 치는 것이지." 

 

 

 

 

 

(3)

 

조성표가 이를 드러내며 소리없이 웃었다.
   "그렇게 되면 일본놈들을 견제하는 역할을 내가 맡을 것이야.

것이 나라를 위한 일도 될 것이고."
    다음날 저녁 다대포 해수욕장 근처의 횟집 남강에는 '금일 휴업'
이라는 푯말이 걸린 채 문이 닫혀 있었다. 그러나 유리창 안에는 불
이 환하게 켜져 있었으므로 단골 손님 몇 명이 문을 두드리다가 지친
듯 몸을 돌렸다.
    남강은 해수욕장 옆쪽의 솔밭 가에 세워진 운치 좋은 횟집이었다.
또한 싱싱한 여러가지 회 맛이 일품이어서 단골들이 많았는데 내로
라 하는 유명 인사들도 여겆 있었다. 집 주인인 한윤호가 전직 경찰
출신으로 발이 넓은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50평쯤 되는 남강의 흘은 팅 비어 있었다. 다만 바다 쪽을 향한 창
가에 한 사내가 앉아 있을 뿐이었다. 바로 집 주인 한윤호였다. 50☞
중반으로 온몸에 둥글게 살이 붙은 그는 대머리에 혈색도 좋았다.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탁자를 두드리며 앉아 있던 그는 다시 벽시
계를 올려다보았다. 5시 10랄전이었다. 종업원들을 모두 퇴근시킨
후여서 열려진 창으로 파도 소리만 들려 을 뿐 주위는 조용했다.
   그는 탁자 위에 놓인 담뱃감을 집어 들었다.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세 번과 두 번, 그리고 한 번이다.
   자리에서 일어션 그는 문으로 다가갔다.
   "누구요?"
   "한 사장 계십니까? 난 전차띕이오."
   한윤호는 문고리를 풀고 문을 열었다.
     "날씨가 덥습니다. "
     전차섭이 들어서며 식당 안을 둘러보았다.
     "아직 안 왔습니까?"
     "예, 아직."
     "한 사장님 이거 초면에 실례가 많습니다. "
     "아니 천만에요."
     그들은 창가의 의자에 마주앉았다.
    "식당이 깨끗한데요."
    인시치레로 전차섭이 말하자 한윤호도 건성으로 머리를 끄덕였다.
 둘은 초면이었다.
    한윤호는 송한섭의 심부름꾼일 뿐으로 실제로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것이 송한섭의 거래 방
법인 것이다.
    한윤호가 머리를 들어 벽시계를 바라보자 전차섭도 그의 시선을
따랐다.
   그때 다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세 번과 두 번, 그리고
한 번이다. 그러자 그돌은 거의 동시에 몸을 일으켰다.
   "누구요?"
   한윤호가 소리쳐 물으며 문으로 다가갔다. 그러나 밖에서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문에 다가선 그가 다시 물었다.
   "밖에 누구요?"
   "배장근이오."
   한윤호가 문을 열자 배장근이 사래 한 명과 함께 들어섰다.
248 밤의 대통령 제4부 -I
"어서 오십시오, 배 사장님."
뒤쪽에 서 있던 전차섭이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시간, 정확하게 지키시는군요."
   "두 놈딸인데요, 형님."
   고덕균이 그를 바라보았다.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있었지만 아직
사물을 구분하지 못할 만큼 어둡지는 않다.
   고덕균은 의심쩍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차에서 내린 건 두 놈이오. 한 놈은 배장근 같은데."
   남강 정문에서 그들과의 거리는 채 50미터도 되지 않았다. 주대홍
은 이미 사진으로 배장근의 얼굴을 익혀 온 터였다. 차에서 내린 것
은 배장근이 틀림없었다.
   주대흥은 풀숲에서 일어나 앉아 남강을 바라보았다. 창문에서 밝
은 불빛이 홀러나오고 있었지만 이쪽에서는 안이 잘 보이지 않는다.
뒤쪽에서 풀숲을 해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사내 두 명이 다가와 섰다.
천기석의 보스급 부하인 김정구와 기무라의 부하 강재성이다. 그들
은 명령을 기다리는 듯 잠자코 그를 바라보았다.
   "식당애는 우리 둘이서 들어가겠다. "
   주대흥이 턱으로 고덕균을 가리키며 말했다.
   "너희들은 밖에서 기다려. 안은 우리한테 맡기고 밖을 지키란 말
이여."
   "알았습니다, 형님,"
   김정구가 시원스럽게 말했다.
   "제가 길 쪽을 맡지요."
                                                  총집결 249
...'
               그렇게 되면 강재성은 자연히 반대쪽인 바다 쪽을 맡게 될 것이
           다. 그들이 뒤쪽의 부하들에게로 돌아가자 주대홍은 일어서서 손바
           닥과 엉덩이를 털었다.
               "들어가서 냅다 갈겨 버립시다, 형님."
              허리춤에서 베레타를 꺼내 쥔 고덕균이 그를 바라보며 웃었다. 신
           바람이 난 표정이었다.
              그들은 모래사장을 가로질러 남강의 정문으로 다가갔다. 주위는
           이미 어두워져서 해변을 따라 가로로 즐지어 선 식당에서 흘러나오
           는 불빛이 붉은 띠를 이루고 있었다.
              문 앞에 다가선 주패흥은 고덕균을 뒤돌아보았다. 이제 그의 얼굴
          은 긴장으로 굳어져 있어서 두 눈만 번득거릴 뿐 입을 열지는 않는
          다. 주대홍은 숨을 들이마시고는 한발짝 문에서 물러났다. 그리고는
          한쪽 발을 번쩍 들어올려 문을 찼다. 우지끈 소리와 함께 문짝이 안
          쪽으로 부서졌다.
             그는 문짝과 함깨 식당으로 뛰쳐 들어갔다. 창가의 테이블에 앉아
          있던 네 사내가 황급히 일어서고 있었다. 그 중 배장근으로 보이는
          사내는 전차섭 앞쪽에 있었다.
             주대홍은 그를 향해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와 동시에 뒤따라
          뛰쳐 들어온 고덕균의 권총에서도 둔한 발사음이 들렸다.
             "아니오!"
             전차섭이 소리친 것은 그 순간이다.
             "이 자는 배장근이 아니오!"
             "뭐ㄹf?"
            총을 겨눈 채 다가간 주대흥이 짖듯이 물었다. 두 사래는 이미 바
                250 밤의 대통령 제4력 - I
                                        .÷3:                                                .브
          닥에 쓰러져 있었는데 고덕균의 총에 맞은 사내는 아직도 꿈동거리
          고 있었다.
             "매장근의 심부름을 왔다고 합니다. 놈은 부하를 보낸 거요."
             "T171Tl ."
             이맛살을 찌푸린 주대홍이 전차섭을 노려보았다.
             "배장근이가 나타나기로 했다면서?"
             "그랬지요. 그런데 마음이 변한 모양이오."
                  "이제 야단났소.배장근이가 날 내버려 두지 않을 거요."
                  "배장근이가 그렇게 무섭나?"
                  의자에 걸터앉은 주대흥이 전차섭을 흘겨보았다.
                  "여우 같은 자식, 인자내가사라피먼 그농한티 붙겼고만."
                  "그자가 안 오고 부하들을 보낸 걸 보면 눈치를 챘는지도 모릅니
               다. "
                  "상관첩어."
                  주대흥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물건을 가져왔나?"
                  "가까운 곳에 있다고 했는데 이렇게 되었으니.'
                  전차섭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두 사내를 힐꿋 바라보았다.
                  "그렇게 들어오자마자좌죽이면 어떻게 합니까?"
                "우리 애들이 당했수다, 형님."
                망원경을 눈에서 떤 김달수가소리쳤다.
                "형님 ! 보았시요?"
                                                                 총집결 251
표토
   "그래 . 보았다. "
   배장근도 망원경을 내렸다. 모터 보트는 어둠이 덮인 바다 위에서
좌우로 심하게 혼들리고 있었다.
   "개새끼들이 무조건 쏘았시요."
   김달수가 배의 난간에 걸쳐 놓은 A딘소총을 집어 들었다.
   "쏘아 적입시다레, 우리도."
   "가만. "
   배장근이 그의 팔을 잡았다.
   "서두르지 마라."
   모터 보트와 남강과의 거리가 200미터쯤 되었지만 횟집은 불이
환하게 켜져 있어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다시 망원경을 눈에 대
자 네 명의 사내가 서서 이야기하는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이쪽에
등을 보이고 서 있는 것은 전차섭이고 그의 앞에 서 있는 거인은 죽
은 오종갑이 말해 준 서울에서 내려온 주대홍일 것이다. 그리고 옆모
습을 보이고 있는 대머리의 비대한 사내가 남강의 주인인 한윤호가
틀림없었다.
   배장근이 망원경을 눈에서 떼었다.
   "좋아. 가까이 가자."
   그러자 키를 쥐고 있던 부하가 엔진의 스위치를 켰다. 낮은 엔진
소리와 함게 배는 천천히 남강 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배에 타고
있던 부하들이 숨을 죽이며 앞쪽을 바라보았다.
   "밖에 있는 놈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심해라."
   배는 어두운 바다 위를 천천히 움직여 해변 쪽으로 다가갔다. 놈
들은 이쪽이 바다 위에 떠서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으리라고는 생각
252 밤의 대통령 제』력 - I
                                                                              .표:;.3
               도 못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신 들여 보탠 부하 두 명이 순식간
               에 사살될 줄은 이쪽도 뜻밖이었다. 이제 배와 남강의 거리는 100미
               터 정도로 가까워졌다.
                  배장근이 옆에 선 김달수를 바라보았다.
                  "누가 사격 솜씨가 좋으냐?"
                  "나보단 저 애가 낫소."
                   김달수가 머리를 돌려 뒤에 서 있는 부하들을 향해 나지막히 소리
               쳤다.
                  "양재동이, 날래 나오라우."
                  어둠 속에서 부하 한 명이 다가와 그의 옆에 섰다. 배에 타고 있는
               네 명의 부하 중 한 명이다.
                   김달수가 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배장근을 바라보H다.
                  "야는 인민군 상사 출신이 야요. 특등사수로 저격병 출신이오."
                  배장근이 머리를 끄덕이며 이제 환한불빛 속에 서 있는 남강안
               의 네 사내를 손으로 가리켰다.
                   "우선 저기, 전차섭이를 쏘아 죽여라. 단 한 방에 "
                   "ff . "
                   절도 있게 대답한 양재동이 한쪽 무릎을 꿇고 앉더니 A딘소총을
               쥐었다. 뒤에 서 있던 부하 한 명이 그의 몸이 흔들리지 않도록 두
               손으로 등을 받쳐 주었다. 양재등은 총신을 배의 난간에 걸치고는 망
               원랜즈에 눈을 대었다.
                   모터 보트는 다시 엔진을 껐으므로 파도에 흔들리고 있었다.
                   "그 다읔은 체격이 큰 놈이다. 자, 쏘아라."
                   배장근의 말이 끝나자 배 안에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파도가랫
                                                                   총집결 253
끈브                            쓰 _''소7
전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해변의 술집에서 흘러나오는 갖가지 소
음이 회미하게 들려 왔다.
   배가 출렁이며 흔들렸다가 다시 중심을 잡았을 때 요란한 총성이
울렸다.
    "어쪘든 난 당분간 몸을 숨겨야 할 것 같소."
   짜증난 얼굴로 전차섭이 말하고는 주대홍을 바라보았다.
    "내가 천 실장한태 연락을 하겠소."
   바로 그 순간이다. 주대흥은 전차섭의 이마에 갑자기 붉은 구멍이
뚫리는 것을 보았다. 전차섭이 눈을 치켜 뜨고 입을 딱 벌리는 순간
총성이 울렸다.
   의자에 앉아 있던 주대흥은 잽싸게 몸을 숙이면서 땅바닥으로 몸
을 굴렸다. 그러자 다시 총성이 울렸다.
   "습격이다!"
   허리춤에 꽂아 두었던 권총을 레 든 코덕균이 소리를 지르며 주위
를 둘러보다가 바닥에 엎드린 주대흥과 시선이 맞부딪쳤다.
   "형님."
   "병신아, 엎드려!"
   그 순간 또 한 발의 총성이 울리면서 고덕균이 한바퀴 몸을 돌리
더니 바닥에 쓰러졌다.
   "덕균·아!"
   주대홍은 무릎으로 기어 다가갔다. 고덕균은 두 눈을 크게 뜨고
바닥에 누워 있었다.
   "형님 ."
254 밤의 대통령 쟤4닥-I
                                                                     -곤쓰
                                                                                               ,a
                  그 순간 고덕균의 입에서 한 움큼의 피가 쏟아져 나왔다.
                  "덕균아!"
                  주래흥은 고덕균의 양쪽 어를 움켜쥐었다. 고덕균의 가슴은 이
               미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형님 ."
                  문이 열리더니 김정구가 뛰어 들어왔다. 그러자 다시 총성이 울리
               면서 유리창이 부서져 떨어졌다.
                  김정구가 바닥에 납작 엎드리고는 주대홍을 바라보았다.
                  "형님, 놈들은 바다에 있습니다. "
                  그가 헐떡이며 소리쳤으나 주래흥은 고덕균의 상체를 번쩍 안아
               들었다.
                  "덕균아! 야 이 새끼야!"
                  그가 소리쳐 불렀으나 고덕균은 머리를 힘없이 떨군 채 건들거렸
               고 초점 없는 눈동자는 더 이상움격이지 않았다.
                   장인식 지검장은 마른 몸매에 얼굴도 창백했다. 그러나 짙은 눈샙
                밑의 두 눈에서 뿜어 나오는 강렬한 안광이 인상적인 사내였다. 50
                대 초반의 그는 동기들에 비하여 승진이 빨랐다. 능력이 뛰어났기 때
                문이기도 하겠지만 단단한 배경이 있다는 소문이었다.
                   장인식은 앞애 앉은 이동천을 바라보면서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여잿밤 다대포 근처에서 새 명이 총에 맞아 죽었어. 한 사람은 전
                차설이라고 밀수에 관계가 있는 자이고 나머지 두 사람은 신원 욜명
                01야."
                                                                    총집결 255
쇼토요_,.t ‥‥‥‥느,4 ‥‥‥4‥‥‥ :_.깁토4‥‥‥‥‥‥‥‥‥‥‥‥‥:‥‥‥
    아침 신문에는 보도되지 않은 사건이었다.
    그가 말을 이었다.
    "요즘 들어 총격 사건이 많아,대부분이 배장근이 연루된 사건인
데, 놈은 꼬리가 잡히지 않아."
   "그자가 러시아 마피아 일원이라는 소문도 들었습니다. "
   "그건 확실한 것 같네, 이 검사. 놈이 소지하고 있는 총기를 봐도
그렇고, 어젯밤 사건도 그자가 관계된 것 같네."
   장인식이 소파에서 등을 떼고는 이동천을 바라보았다.
   "부산의 조직 세계 보스는 조성표야. 잘 알고 있겠지? 시의원에다
기업체를 여러 개 거느린 저명 인사지."
   "대부분의 보스들은 이제 낮의 세계에서도 저명 인사가 되어 있
어. 그렇지 않은가?"
   장인식이 입술 끝으로만 웃었다.
   "조성표 씨는 부산 지역의 밤의 대통령이네. 그는 수십 년에 걸쳐
재력과 기반을 닦아 왔고 끈이 닿지 않는 데가 없어."
   "그런데 배장근이라는 피라미가 도전을 한 거야. 러시아 마피아를
등에 업고 말이네."
   이동천은 부산으로 내려가 달라는 말을 양승일로부터 들었을 때
그가 덧붙여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는 부산에서부터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자네 직속 상관은 정동재 부장이야. 그리고 자네 밑에 오정한 검
사를 배속시키도록 했어." 

 

장인식이 말을 이었다.
  "정 부장은 부산 토박이고 오 검사는 대쩐 출신이야.참신하지."
  "오 검사가 발치야, 검사 생활 2년째라 의욕이 있어."
   사무실로 돌아오자 그를 기다럭고 있는 것은 정동재 부장이었다.
그는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그를 맞았다.
   "어때? 지검장 잔소리 듣고 난 소감이?"
   "서울에서도 여러 차졔 겪던 일입니다. "
   마주앉은 그들에게로 미스 차가 다가와 커피잔을 내려놓고 돌아갔
f T . 그녀는 이동천의 사무실에 배속된 여 직원이었다.
   "오늘부터 일을 시작해 주어야겠어. 어젯밤에 일어난 다대포 총격
사건부터 ."
   정동재가 탁자 위에 놓인 서류를 그의 앞으로 밀어 놓았다.
   "경찰에서 가져온 어젯밤 사건 현황이네. 범인은 배장근이야. 남
강 주인인 한윤호란 자가 증언을 했어."
   이동천이 서류를 집어 들었다.
   "알겠습니다. 배장근은 이미 수배가 되었으니 최선을 다해 잡겠습
니다. "
   "놈은 러시아에서 온 놈들을 데리고 다닌다는 소문이 있네.조선
족이라고도 하는데 그놈들도 잡아야 돼. 틀림없이 밀입국한 농들일
테니까."
   자리에서 일어선 정동재가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서울에서 인정받은 솜씨를 한번 멋지게 발휘해 봐, 이 검사."
                                                   총집결 257
    그가 방을 나가자 이동천은 옆쪽에 앉은 차미영을 바라보았다.
    "미스 차, 백 형사한테서는 아직 연락이 없나?"
    "아직 없습니다. "
   부산에 도착한 지 이틀째였고 업무는 오늘부터 시작한 참이다. 차
미영은 긴장한 탓인지 얼굴 표정이 굳어 있었다.
    "미스 차, 조성표 씨에 대한 자료를 모아 줘. 그리고 근래의 사건
에 대한 자료도."
   그외 말에 차미영이 머리를 들었다.
   "근라면 언제부터 시작하죠?"
   "그렇지. 총격 사건이 있었을 부터. 한 사람이 죽고 몇 명이 다
친 사건."
   "알았습니다. "
   옆얼굴의 선이 분명한 차미영은 이번에 전출된 부장 검사의 소속
이었다가 그에게 배치된 직원이었다. 다소 침울해 보이는 인상이었
지만 말수가 적었고 용모가 단정한 그녀는 이곳 경력이 5년인 고
참이었다.
   이동천은 탁자 위에 놓인 전화기를 들었다. 1월 중순이어서 창 밖
은 살을 태울 듯한 헛살이 내리쪼이고 있었다.
   "지랄같이 범구만."
   투덜거리면서 백복동이 길가에 새워 놓은 승용차로 다가가는데 주
머니 속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서둘러 차 안으로 들어가 시동을 걸고는 에어컨을 켰다. 찬
바람이 나오는 데는 10초쯤 걸릴 것이다.

정그린 얼굴로 그는 헌드은을 귀에 대었다.
 "여보시오."
"백 형사, 나요."
이동천의 목소리였다.
"지금 어디요?"
"다대포에 와 있습니다. 금방 남강에서 나온 길입니다. "
그때서야 에어컨에서 찬바람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백복동은 의자에 등을 기대었다.
"검시템, 한윤호는 배장근이 나타나 세 명을 쏴죽이고 도망쳤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
그는 앞쪽의 솔밭과 남강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죽은 두 사내는 전차섭과 같이 왔다고 하는데 전차섭의 부하가 아닙니다.

전차섭의 부하들을 모조리 조사했지만 그런 자들은 없었습니다. "
"그렇다면 배장골의 부하들 인가?"
"배장근의 부하라면 시체를 두고 갈 리가 없고 말입니다. 배장근 이 세 명을 데리고 왔다니까요."
"그건 그렇군."
"그리고 바다 쪽의 유리창이 모조리 깨져 있었습니다. 한윤호는 
배장근이 총을 쏴서 그랬다고 했지만요."
"그리고 빌어먹을."
백복동이 말을 끊고는 입맛을 다셨다.
"살인 현장이 하나도 보존되어 있지 않습니다. 바닥의 핏자국은 교표‥‥‥
깨끗이 닦여졌고 유리창도 지금 갈아 끼우고 있어서 곧 멀정해질 겁니다.

경찰이 치우라고 했답니다. "
   "한윤호는 어때요?"
   "전직 경찰 간부입니다. 여우지요.설령 그자가 살인을 했더라도
증거 한 점 남기지 않을 작자같이 보였습니다. "
   "배장근이 왜 그곳에 갔을까요?"
   "한윤호는 전차섬이 앉아 있었는데 배장근이 갑자기 나타났다고 합니다. "
   "검사님,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시간에 종업원이나 손님이 한 사
람도 없었다는 겁니다. 한윤호는 종업원들을 모두 집으로 보내고 문
을 닫으려고 했다는군요."
   "빈 식당에 전차섭이 앉아 있었던 것도 그렇고, 배장근이 알고 온 것도 이상합니다. "
   "한윤호와 전차섭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식당 손님으로 알게 된 사이랍니다. "
"이젠 그자의 유일한 증인이 되었지만요."
   수저를 내려놓은 배장근이 옆을 지나는 오세미를 불렀다.
   "오세미 씨, 잠간만."
   점심 식사 시간이어서 오세미는 식당 당번인 사내들과 함께 바쁘
게 움직이고 있었다. 오세미가 식탁 앞쪽에 앉아 잠자코 그를 바라보았다 
"오세미 씨, 혹시 오빠 친구들이나 부하 중에서 믿을 만한 사람이 있습니까?"
배장근이 묻자 그녀는 서너 번 눈을 깜박이며 생각하는 표정이 되었다.
이윽고 그녀가 입을 열었다.
"있어요,후배 한 사람. 이름이 조세준이라고. 저하고도 잘 알아요."
"지금도 그쪽 일을 합니까?"
"아마 그럴 거예요."
이번에는 배장근이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주위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사내들을 둘러보던 그가 말했다.
"어젯밤에 부하 두 명이 죽었습니다. "
"알고 있어요."
"오빠는 서울에서 내려온 주대흥이란 거인과 함께 일하게 되었다고 했어요.

어젯밤에 나타난 놈이 그놈인 것 같습니다. "
"우리에게 지금 제일 필요한 것이 정보요.

오빠가 갑자기 그렇게 되어서 우린 조금 난처하게 되었습니다. "
"절더러 밖에서 일하란 말씀인가요?"
그러자 배장근이 손을 저었다.

당황한 듯 머리까지 덩달아 흔들어댔다.
"아니오, 아닙니다. 그냥 좀 답답해서."
그는 손을 들어 주위의 사내들을 가리켰다. 그러자 밥을 먹던 서너 명이 이쪽을 힐끗거렸다.
   "보세요. 저 녀석들은 싸움은 잘할지 모르지만 지리에도 어두운 촌놈들이란 말입니다.

어젯밤에도 정보가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그래도 다행이에요, 식당에 직접 들어가시지 않아서."
   오세미가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밖에서 일하겠어요.그렇지 않아도 가슴이 터질 것 같았거든요, 집안일 하기가."
    "그런데 조건이 있어요."
    "뭡니까?"
   "보수를 주세요, 내가 일한 만큼."
   "그거야 뭐."
   "오빠의 복수를 한다는 것도 어색하고,그렇다고 당신처럼 무슨
큰 뜻을 품고 있는 것도 아니고,당신 부하도 아니니까 말예요."
    "배장근이 이놈."
    주대홍이 잇사이로 말을 내뱉고는 술잔을 들었다 얼굴이 시철겋
게 될 정도로 소주를 마셔 대고 있었다.
   나무들이 울창한 산중덕에 금방봉분을 을린 묘 앞에 퍼질러 앉
은 그는 벌써 한 박스 가까운 소주를 비워내고 있었다. 흐린 하늘에
서는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져 내릴 것처럼 보였고 습기 찬 바람
이 나뭇가지를 흔들며 지나갔다.
   아래쪽 나무 둥걸 옆에 부하 한 명이 서서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이쪽을 올려다보고 있을 뿐 주위는 조용했다.
               

"덕균아, 내가 니 원수를 갚어 줄테여. 그러니 걱정 말고 자거라."
주대흥은 종이컴에 담긴 소주를 단숨에 들이켰다.

그는 비밀리에 고덕균을 산 속에 묻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그의 죽음이 알려지면 주대홍까지 부산에 있다는 것이 노출된다는

기무라의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주대흥의 가슴을 더욱 북받치게 하는 것은 고덕균의 가족이었다.

그들은 고덕균이 교통 사고로 죽었다는 연락을 하자 내려갈 사람이 없으니

화장을 시켜 뿌려 주면 사례하겠다면서 전화를 끊었던 것이다.
풀숲을 헤치면서 아래쪽에서 기무라의 부하 강재성이 을라왔다.
"형님, 내려오시랍니다. "
그가 주대흥의 시선을 피하면서 말했다.
"아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
"시끄러! 이 씨발놈아."
산이 울리도록 고함을 친 주대흥이 번쩍 머리를 들고 흐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자신도 고덕균과 마찬가지인 인생이다.

아니, 연락할 사람도 없는 것이다.

그러자 박미정의 얼굴이 떠올랐다.
5벨그』뇨 ‥‥‥L‥‥‥‥‥‥‥‥‥ 
조성표의 유람선 안이다.

오늘은 유람선이 진해만 해변가에 정박 해 있었으므로 오랜만에 움직인 것이다.

유리창에 찬두 방울의 텟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거칠어진 파도가 배에 부딪쳐 횐 거품을 내었다.
   "장마가 시작되겠군요."
   창 밖을 바라보던 우에다 산자에몬이 말했다.
   "여름에는 헛살이 비치는 것보다 비가 내리는 것이 좋습니다.
불쾌 지수도.적고."
   앞자리에 앉은 조성표가 머리를 끄덕였다.
   "더구나 요즘은 비가 내리지 않아서 가뭄 걱정들을 하고 있었요."
   천기석은 그들 이야기를 들으며 옆쪽에 잠자코 앉아 있었다.

양쪽 모두 긴장해 있어서 아무도 먼저 이야기의 본론으로 들어가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쪽에서 연락을 한 지 차루 만애 우에파가 찾아온
것은 야마구치조에서도 이쪽의 행동에 대단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우에다 씨, 내가 당신들에게 연락을 한 이유를 말하겠소."
   이윽고 조성표가 운을 었다. 유리창에 빗줄기가 어지럽게 미』1
러져 내렸고 창 밖의 흐린 바다는 더욱 성내고 있었다.
   "난 아이즈 고데츠와 여러가지 합작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야아구
치와 적대감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
   우에다가 표정 없는 얼굴로 잠자코 있자그가 말을 계속했다.
   "만약 olrlif치조에서 나하고 같이 사업을 하자고 했어도 난 검토해 봤을 겁니다. "
   "그렇습니까?그건 뜻밖의 말씀이신데."
   우애다가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였다.
   "조 사장께서는 야아구치조와 아이즈 고데츠가 같은 배를 타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그렇진 않소. 다만 내가 양쪽의 배에 같이 탈 수 있다고 말한 겁니다. "
   "그것이 가능할까요?"
    "가능하지요. 나하고 손을 잡으면 당신들은 일단 부산에 기반을 굳힐 수가 있지."
    "그러지 않는다면?"
   조성8;가 머리를 저었다.
   "안될 거요, 서울은 몰라도 부산에서는." 

 

 

 

'소설방 > 밤의 대통령' 카테고리의 다른 글

9. 새로운 세대   (0) 2015.01.01
8. 재물   (0) 2015.01.01
6. 마피아 별동대   (0) 2015.01.01
5. 후계자  (0) 2015.01.01
4. 서울과 부산의 화염   (0) 2015.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