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개와 늑대의 시간

제5장 몽정기 5

오늘의 쉼터 2014. 12. 28. 19:03

제5장 몽정기 5

 

 

“황려원이라고 해요.”


신수정의 친구가 가볍게 손을 내밀었다.

강일환과 장기표가 차례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

황려원은 짧은 청치마에 양피 쟈켓을 입고 있었다.

그녀가 스스름없이 쟈켓을 벗자 연두빛 쫄티가 나왔다.

배꼽이 살짝 드러났고 움직일 때마다 흰 허벅지가 눈길을 잡았다.

아직도 추위가 만만찮은데 맨살이라니…

흐흐 신수정보다 한 수 위의 여잔데….

장기표는 흡족했다.

더 이상 신수정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장기푭니다.”

 

황려원이 룸안의 분위기를 대충 훑어보더니 얼른 장기표 곁에 앉았다.

장기표가 명함을 꺼내 내밀었다.

강일환은 황려원과 신수정과 번갈아 보았다.

둘의 키는 비슷했다. 몸매 역시 육감적이었다.

신수정이 약간 귀엽다면 황려원은 섹시한 쪽이었다.

가슴만큼은 황려원이 압도적이었다.

장기표와 강일환은 그녀의 가슴을 차마 쳐다보지 못했다.

 

“도대체 어디서 만든 브래지어를 했길래 이렇게 완벽한 가슴이 나올 수 있습니까?”

 

넉살은 장기표가 한 수 위였다.

 

“아, 오해 마십시오.

이 놈이나 저나 속옷 만드는 회사에서 밥 먹고 살다 보니 늘 보는 게 그런 겁니다.”

 

황려원의 표정에 변화가 없자 장기표는 얼른 변명을 했다.

 

“뽕도 들어 있다고 생각하셨죠?”

 

웨이터가 술과 안주를 가지고 들어오는 바람에 잠시 대화가 중단되었다.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장기표가 손사래를 쳤다.

 

“장 부장님, 재 원래 가슴 예뻤어요.

우리 대학 다닐 때 재 가슴 때문에 남자들이 얼마나 속을 태웠다구요.”

 

“그럴 줄 알았습니다.

원래 가슴이 예쁜 사람은 어떤 브래지어를 해도 훌륭하기 마련입니다.”

 

장기표는 다시 한번 슬쩍 황려원의 가슴을 쳐다보았다.

 

“자자, 술 마십시다.”

 

장기표가 서둘렀다.

술잔이 채워지고 건배가 이루어졌다.

신수정과 황려원은 단숨에 첫 잔을 비웠다.

 

황려원은 외제 자동차 수입 판매 업체의 영업실장이었다.

술잔이 도는 사이 서로에 대한 호구조사가 이루어졌다.

황려원은 결혼 7년 차였다.

남편과는 현재 별거 중이었고 아이가 하나 있는데 친정 엄마가 키우고 있다고 했다.

장기표 역시 결혼 7년 차였고 딸아이가 하나 있었다.

강일환은 아이가 없고 신수정은 남편이 사고로 죽었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그 사이 양주 두 병이 더 들어왔다.

장기표는 황려원이 남편과 별거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뒤부터 흥분한 눈치였다.

 

“우린 정말 인연인 모양입니다. 그렇죠?”

 

장기표는 인연을 강조했다.

황려원은 그런 그의 비위를 맞춰주었다.

 

“어쨌든 친구의 소개로 만나긴 했지만 그래도 사람이 한번 만나는 건데 그게 어디 보통 인연인가요.

불교에서 뭐라고 그러더라.

전생에서 겁의 세월만큼 만나야 이생에서 한번 마주친다고 그러지 않던가요?”

 

“맞습니다. 려원씨는 박식하기까지 하시군요.”

 

장기표의 장황한 말투를 강일환은 달갑지 않게 쳐다보았다.

그러다 문득 묘한 생각이 들었다.

 

‘보험설계사와 자동차 판매원?’

 

강일환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정말로 코가 큰 사람들이 거기도 커요?”


얼굴에 살짝 취기가 오른 황려원이 입을 막고 장기표를 쳐다보며 물었다.

신수정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좌석은 이미 얼큰한 상태였다.

 

“말이다 뿐입니까? 물론 코가 큰데 거시기가 작은 사람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코가 크면 거시기도 큰 법입니다.”

 

신수정이 강일환을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정말요?”

 

역시 술은 친구를 만든다.

양주에 폭탄주까지 돌린 네 사람은 막역한 친구 사이처럼 끈끈해지고 있었다.

 

“확인해 보실랍니까?”

 

장기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바지 지퍼를 잡았다.

 

“아니에요. 확인은 무슨…”

 

황려원의 얼굴이 왈칵 붉어졌다.

술 때문인지 내숭을 떠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우리 강 실장 물건이 정말 쓸만 하죠.”

 

장기표가 느닷없이 강일환을 추켜세웠다.

 

“갑자기 무슨 뚱딴지 같이…”

 

강일환이 신수정을 슬쩍 쳐다봤다.

 

“내 말이 맞죠?”

 

장기표는 이제 노골적으로 신수정을 쳐다보며 물었다.

 

“어머머머,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저는 그냥 후밴데…”

 

신수정이 입을 막고 놀란 시늉을 하며 웃었다.

 

“사실 남자 물건 큰 걸 두고 여자는 뭐 물건 크기보다 테크닉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장기표가 두 여자를 번갈아 쳐다봤다.

 

“우리, 아니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황려원이 신수정을 쳐다보며 말했다.

 

“뭐, 크면 좋겠지.”

 

신수정이 술잔으로 시선을 주며 내숭을 떨었다.

 

“그렇다니까요. 혹시 핍쇼(peep show) 보신 적 있으십니까?”

 

“핍쇼요?”

 

강일환도 처음 듣는 말이었다.

화제의 중심은 이제 확실히 장기표에게 옮아갔다.

잠시 뜸을 들이는 장기표에게 세 사람의 눈은 하염없이 재촉하고 있었다.

 

“뭐 엿보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한 방송사에서 외국의 프로를 그대로 가져와 번역만 해서 보여주는데

누드 모델이니 포르노 배우니 하는 사람들을 다큐 형식으로 찍어 보여주는 건데

재미가 쏠쏠합니다.

포르노 찍는 거나 스트립쇼 하는 것들도 보여주거든요.”

 

“재밌겠네요.”

 

“어쩌다 보면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거기 출연한 한 포르노 여자 배우 왈

자신은 물건 작은 남자완 데이트 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더라구요.

그래서 일반 시민들한테 직접 남자 물건을 크기별로 만든 모형을 들고 다니며 시험을 했는데…”

 

강일환이 대답을 재촉했다.

 

“다들 큰놈을 집더라 이 말입니다.”

 

“외국 여자랑 우리 나라 여자랑 비교하면 안되지.”

 

강일환이 점잖게 말했다.

 

“어머, 아니에요. 사실은 우리도…”

 

황려원이 신수정을 쳐다봤다.

두 여자는 서로의 눈이 마주치자 깔깔거렸다.

 

“도대체 여러분 같은 보물들이 왜 이제야 나타난 거죠?”

 

장기표가 너스레를 떨었다.

 

두 여자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거 확실한 거야?”

 

“너는 임마, 내가 코지 기획실장이다. 못 믿겠다는 거야?”

 

“어쨌든 코지가 중국 진출을 생각하고 있다면 경계를 하긴 해야겠지만 상대가 될까?”

 

강일환은 신수정과 황려원을 쳐다봤다.

30대 초반의 여자들이라고 보기엔 두 여자 모두 섹시하고 어려 보였다.

 

“경계를 하는 정도가 아니라 이번 기회에 싹 쓸어내야 한다니까.”

 

“무슨 소리야?”

 

“차 사장이랑 그 떨거지들 말야.”

 

“무슨 수로?”

 

“그러니까 네가 도와달라는 거지. 결국 비라한테도 도움이 되는 거잖아.”

 

“그러면 네가 그 자리 꿰찼을 땐?”

 

“나야 너랑 경쟁 안 하지. 다른 쪽으로 코지 사업을 돌려야지. 우리야 지금 사실 방대한 편이거든.”

 

“그래, 코지는 좀 방대한 편이야. 그런데 오성 회장이 왜 그냥 놔두는 지 모르겠어.”

 

“나도 그 속을 모르겠다. 알았지? 구체적인 내용은 차후 만나서 이야기하자.”

 

“야, 그럼 우리 그때마다 같이 만나는 거냐?”

 

장기표가 능글맞게 웃었다.

강일환이 그의 어깨를 쳤다. 두 여자가 그들을 손짓해서 불렀다.

 

“잘 해봐. 그런데 좀…”

 

강일환은 뭔가 찜찜했다.

 

“그런데 뭐? 지금 려원씨가 수정씨보다 섹시해서 질투하는 거냐?”

 

“그런 게 아냐.”

 

“지금 심정 같으면 저 여자가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줄 생각이다.”

 

강일환은 자신이 신수정에게 회사 직원들의 보험을 모두 들게 해주었다는 말을 하려다 말았다.

어차피 세상이란 게 이렇게 서로 돕고 사는 거라는 생각이 든 때문이었다.

남자는 색다른 여자에게서 삶의 무료함을 씻고 여자는 자신들의 목적한 바를 얻고.

그렇게만 만나면 사건이 생길 일도 없었다. 거래니까.

 

“아무튼 조직적으로 방해를 할 수 있어야 돼. 알았지?”

 

“걱정 마라. 잘하면 이번에 아주 아작을 만들어 놓을 수도 있으니까.

그동안 너 봐서 내가 참아 온 거야.

가뜩이나 해외 업체들 상대하기도 골 아파 죽겠는데 말야.”

 

장기표는 이미 여자들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우리 마누라가 려원씨 절반만 되도 나 바람 안 핀다.”

 

장기표가 강일환의 귀에 그 말을 남겼다.

강일환도 오랜만에 만난 신수정과 회포를 풀고 싶었다.

강일환과 장기표의 손엔 열쇠가 하나씩 들려져 있었다.

신수정과 황려원은 더 이상 수줍어하지도 않고 쑥스러워 하지도 않았다.

 

“수정아, 이따 봐.”

 

황려원은 가볍게 손을 흔들기까지 했다.

 

장기표는 문이 열리자마자 터프하게 황려원을 잡아 당겼다.

강일환은 그런 그를 보고 웃고 말았다.

 

방으로 들어선 강일환도 신수정을 와락 끌어안았다.

치골이 짜릿했다.

 

“실은 오늘 아래엔 아무 것도 안 입었어요. 실장님 만나려고…”

 

신수정이 강일환의 얼굴을 빤히 올려다보았다.

강일환은 더듬더듬 그녀의 엉덩이로 손을 가져갔다.

정말로 치마 안에는 아무 것도 만져지지 않았다.

 

강일환이 허리를 강하게 놀리고 있을 때 복도 쪽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신수정도 순간적으로 움직임을 멈추고 강일환의 몸을 떠밀며 상체를 일으켰다.


“무슨 소리야?”

 

“려원이 목소리 같았어요.”

 

두 사람의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비명 소리를 들었는데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강일환이 팬티만 걸치고 일어나 문을 살짝 열어보았다.

복도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 그 장기표라는 사람 폭력적인 사람 아니에요?”

 

“안 그러는데.”

 

강일환은 부정했지만 자신할 수 없었다.

그는 바지를 입고 런닝셔츠만 걸치고 복도로 나왔다.

신수정도 치마와 셔츠만 걸친 채 그를 따라 나왔다.

 

강일환이 장기표와 황려원이 들어간 방의 초인종을 눌렀다. 응답이 없었다.

 

“다시 눌러 봐요.”

 

신수정이 강일환의 등뒤에 달라붙어 재촉했다.

그녀의 물컹한 가슴살이 닿았다.

강일환이 다시 벨을 눌렀다.

 

“벌써 나갔나?”

 

강일환이 신수정을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 빠끔히 문이 열렸다.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장기표가 나타났다.

 

“너 무슨 일 있냐?”

 

“방금 려원이가 비명을 지른 것 같았는데요.”

 

“그게 좀…”

 

신수정이 문을 와락 밀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장기표는 얼떨결에 뒤로 물러섰다.

그는 수건으로 아랫도리를 가리고 있었고 황려원은 침대 위에 누워 이불로 몸을 가리고 있었다.

 

“려원아, 이 사람이 때렸니?”

 

신수정이 독살스러운 눈으로 장기표를 쳐다봤다.

 

“아냐, 그런 거.”

 

“그런데 왜 비명을 질렀어? 우리 방까지 들릴 정도였다니까. 난 아주 무슨 사단이라도 난 줄 알았어.”

 

황려원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무슨 일이냐니까?”

 

“아이, 나도 몰라.”

 

황려원이 이불보는 뒤집어썼다.

신수정은 그런 친구가 이상했다.

만나면 전날 밤 잠자리를 함께 한 남자의 은밀한 유혹까지 이야기하는 사이 아닌가?

그런데 무슨 일이 있어 저렇게 부끄러워한단 말인가?

생뚱스런 표정으로 그녀가 장기표를 쳐다봤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그제야 강일환이 장기표에게 물었다.

 

“그게 참, 내 물건이 말야….”

 

장기표도 말을 얼버무렸다.

이미 흥이 모두 달아난 상태였다.

강일환이 소파에 앉았다.

 

“매, 맥주라도 한잔 더 할까?”

 

장기표는 어색한 순간을 무마하려는 듯 전화기를 들었다.

맥주와 마른안주를 주문했다.

종업원이 술을 가져왔고 네 사람이 반 벌거숭이의 차림으로 세 병의 맥주를 비울 때까지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어쨌든 미안해요.”

 

신수성은 ‘미안하다’고 하는 황려원에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처음엔 말만 그렇게 하는 허풍쟁인줄 알았거든.”


황려원이 입술 끝을 살짝 치켜올리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이 사람 그게 말야. 너무 큰 거야.”

 

“그래서 소릴 질렀니?”

 

신수정은 어이가 없었다.

이미 아이까지 낳은 여자가 첫 경험 같은 이야기를 하다니….

 

“그게 말이야. 솔직히 지금까지 내 속을 꽉 채워 준 남자가 없었거든.

근데 이 사람은 크기도 컸고 너무 황홀해서 나도 모르게.”

 

쿡 하는 웃음소리가 터졌다.

강일환과 신수정이 장기표를 쳐다보며 헛웃음을 웃고 말았다.

 

“일환아, 미안하다. 정말.”

 

“려원이 너도 보통 아니잖아.”

 

신수정이 눈을 흘겼다.

 

“어머,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나 그냥 보통 정도야.”

 

황려원이 정색을 하고 말했다.

강일환과 신수정은 또 한번 웃고 말았다.

장기표는 천장을 쳐다보기만 했다.

 

“장 부장님, 물건이 어느 정돈지 정말 궁금하네.”

 

신수정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장기표를 쳐다봤다.

술 기운 덕에 신수정도 거침이 없었다.

강일환은 괜히 긴장이 되었다.

 

“얘,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황려원이 발끈했다.

 

“궁금하잖아.”

 

“저, 정말 궁금합니까?”

 

네 사람이 모여 있는 방안에 묘하고 야릇한 기운이 맴돌았다.

 

“너는 뚱딴지 같이 그게 무슨 소리냐?”

 

그렇게 말하는 강일환의 목소리는 단호하지 않았다.

 

“이 놈이랑 목욕 다니면서 봤는데 나랑 비슷해요.”

 

강일환은 네 사람이 반 벌거숭이 차림으로 한 장소에 앉아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신수정도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장기표와 황려원도 두 사람을 내보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신수정의 눈이 게슴츠레해졌다.

강일환은 그런 그녀를 쳐다보며 질투보다는 묘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럼, 공평하게 같이 보여줘 봐요.”

 

황려원이 엉뚱한 제안을 했다.

강일환과 장기표가 서로를 쳐다봤다.

 

“뭘 공평하게 해요?”

 

“수정이가 장 부장님 물건 보고 싶다니까 나도 강 실장님 거 봐야 쌤쌤이죠.”

 

“그럼 우리만 손해 아닙니까? 두 분도 우리한테 보여줘야 말이 돼죠.”

 

장기표가 신수정의 몸을 훑어내렸다.

 

“아무튼 남자들은 모두 짐승들이야.”

 

황려원의 목소리에 흥이 붙어 있었다.

 

“그럼 우리 하나 둘 셋 해서 다 몽땅 벗는 겁니다. 어때요?”

 

네 사람이 서로를 호기심어린 눈으로 쳐다봤다.

네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일환은 미국 유학 시절 이미 몇 사람과 함께 섹스를 한 경험이 있었다.

그땐 그렇게 흥분이 되질 않았는데 오늘은 심장이 마구 요동질쳤다.

 

“자, 하나 둘 셋!”

 

장기표가 숫자를 셌다.

셋과 동시에 장기표는 아랫도리를 가린 수건을 벗어 던졌고 강일환도 옷을 내렸다.

신수정과 황려원은 얼굴이 빨개졌다.

그래도 약속은 약속인지라 어쩔 수 없어 옷을 벗어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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