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1)존경을받다(11)
(2004)존경을받다-21
“어떤 의미의 상부상조를 말하신 거죠?”
신영선이 묻자 조철봉이 여전히 정색하고 대답한다.
난 그 사례를 해드리는 것으로 하지요.”
신영선의 검은 눈동자가 반짝이고 있었다.
난 사업을 했던 인간이어서 받으면 꼭 줍니다.
한번도 거저 먹은 적이 없고 그냥 준 적도 없지요.”
그리고 마담 또한 나같은 인간이 필요할 겁니다.”
먼 곳을 보려고 초점을 잡는 것 같은 표정으로 조철봉을 본다.
그것을 알기 때문에 정치인들의 단골집이 되었죠.”
생각해 보세요.
제가 조 의원님 애인이라고 소문이 나면 민족당 거물들이 여기 오시겠어요?
아마 조금 전의 한국당 이대동 의원님도 안오실 걸요?”
밝혀내지 못한 비밀이 더 많다는 걸 내가 잘 압니다.
특히 남녀 관계는 가장 그렇죠.”
얼굴에는 안도의 기색이 번져져 있다.
그런데 누님처럼 성적 자극이 강한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신영선에게 한 말은 다 진실이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
다른 여자한테도 같은 표현을 썼지만 분위기가 다 달랐으니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다.
심호흡을 한 조철봉이 소파에 등을 붙였을 때 양현수가 들어왔다.
(2005)존경을받다-22
차 뒷좌석에 나란히 앉은 양현수의 표정은 밝다.
밤 11시. 오입쟁이들이 방을 찾아 들어가는 시간이다.
물론 제 집 방은 아니다.
‘타임’ 앞에서 출발은 했지만 운전사 미스터 윤은 차를 저속으로 운전하고 있다.
아직 조철봉한테서 목적지를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철봉이 양현수에게 묻는다.
집에 데려다 준다는 말인 것이다.
조철봉이 양현수의 어깨를 손바닥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내가 대가를 줄 테니까.”
자료 가져오면 상태를 봐서 더 지급하도록 할 테니까.”
재킷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오늘 이차값으로 백만원 넣었다가 나오기 전에 화장실에서 백만원을 더 넣은 것이다.
조철봉에게는 그것이 자랑스러운 표정처럼 보였다.
이차 행사를 치르고 봉투를 받았을 때는 이런 표정이 안될 것이다.
양현수는 프리랜서로 중국 땅에 가서 고생을 하고 자료 수집은 했지만 결국 용돈을
더 벌려고 ‘타임’의 신영선에게 픽업된 인물인 것이다.
역시 목표는 돈이었다.
자료는 많을수록 좋아.”
물컹하면서 탄력있는 허리살이 만져진 순간 조철봉은 숨구멍이 막히는 것 같은
성욕이 치솟아 올랐지만 참는다.
참는 것에는 이골이 난 조철봉이 아닌가?
누구는 여자에 걸신들린 조철봉, 참지 못하고 여자만 보면 바지부터 내리는
조철봉으로 매도했지만 모르고 짖는 야밤의 똥개소리다.
조철봉만큼 인내심이 강한 놈자는 없을 것이다.
여자를 여섯번 극락에 올려놓을 때까지 참는 놈자가 근래에 있겠는가?
사당동 사거리에서 내린 양현수는 생기 띤 얼굴로 차 안의 조철봉에게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
다시 차를 발진시킨 미스터 윤이 이번에는 백미러를 보면서 묻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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