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강안남자

695. 중개인 (7)

오늘의 쉼터 2014. 10. 8. 13:31

695. 중개인 (7)

 

 

(1973)중개인-13

 

 

“남자친구 있어?”

조철봉이 불쑥 물은 이유는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는 무의식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묻고 나서 금방 후회했다.

 

최악의 질문을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질문을 받고 상처를 받지 않는 여자는 없을 것이다.

 

그때 오민주가 쭉 뻗은 다리로 욕조 물을 가볍게 차면서 말한다.

“네. 있습니다.”

표정이 여전히 밝았으므로 조철봉은 일단 안심했지만 개운하지는 않았다.

“내가 괜한 질문을 했어. 그저 분위기 부드럽게 한다고 말야.”

욕조 물이 오민주의 발장난에 따라 작게 흔들리고 있다.

 

조철봉은 뒤쪽 타일벽에 머리를 기대고는 길게 숨을 뱉었다.

 

이곳이 적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엄밀하게 말하면 이곳은 적지의 심장부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떠오른 조철봉의 얼굴에 희미하게 웃음이 떠올랐다.

 

세상에, 옆에 얌전히 앉아 물장난을 치고 있는 이 미인을 보라.

 

누가 이런 장면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그때 오민주가 입을 연다.

 

여전히 물장난을 치면서.

“남자친구는 이번 회담의 연락관으로 일하고 있지요.”

“으응?”

눈을 크게 뜬 조철봉이 오민주를 돌아보았다.

“그럼 내가 만난 사람이겠다. 그런가?”

“아니죠. 아직 직급이 높지 않아서요.

 

안내역을 맡고 있습니다.”

조철봉의 시선을 받은 오민주가 수줍게 웃는다.

“하지만 올겨울쯤 결혼할 계획입니다.”

“으음.”

헛기침을 한 조철봉이 정색하고 오민주를 보았다.

“물론 그 친구는 민주가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걸 모르겠지?”

“그럼요.”

오민주가 희고 고른 이를 드러내며 소리 없이 웃는다.

“아무리 조국을 위한다지만 제 애인이 이런 일 하는 걸 좋아하는 남자가 어디 있겠어요?”

“저, 거시기.”

불끈 짓궂은 심사가 일어난 것은 오민주의 밝은 웃음 때문일 것이다.

 

그 밝은 웃음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조철봉은 머리가 띵할 정도였다.

“애인한테 미안하지 않아? 이건 쓸데없는 질문인 것 같지만 말야. 내가 미안해서 그래.”

그래 놓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덧붙였다.

“내키지 않으면 그냥 있다가 가도 돼.”

‘그냥 있다가’란 손을 대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자 오민주가 다시 얼굴을 펴고 웃는다.

“미안하긴요? 그 친구도 노는 여자친구들이 서너명 되는걸요. 뭐.”

“으응?”

눈을 크게 뜬 조철봉을 향해 오민주가 웃음 띈 얼굴로 말을 잇는다.

“안내한답시고 금강산에 가서 여자하고 놀고 온 적도 있어요. 제가 다 압니다.”

“아니, 세상에 그런.”

“남자 구조가 본래 그렇거든요?”

“으응?”

“사랑하지 않아도 욕정이 불끈불끈 솟는다니까요? 그건 배워서 압니다.”

“배, 배워서.”

“네, 남자의 성 구조에 대해서요.”

“으으음.”

“반면에 여자는 남자보다는 덜 동물적이죠.

 

남녀가 결혼해서 살려면 그런 이해도 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조철봉은 심호흡을 했다.

 

보통 여자가 아니다.

 

머리 좋은 미인은 오랜만이다. 

 

 

 

(1974)중개인-14

 

 

조철봉이 팔을 뻗쳐 오민주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러자 오민주가 엉덩이를 들더니 바짝 붙어 앉는다.

 

욕실 안의 불이 환해서 오민주 목덜미의 솜털까지 보였고 귓볼이 붉게 달아올라 있는 것도

 

드러났다.

조철봉은 머리를 굽혀 오민주의 목덜미에 입술을 붙였다.

 

백마디 말보다 한번의 접촉이 이럴 때는 나은 법이다.

 

입에서 거품이 날 때까지 말해도 한번 입을 맞춰주는 것을 당할 수 없다.

 

오민주가 한쪽 어깨를 비틀었지만 싫은 기색은 아니다.

 

조철봉의 입술이 목덜미 위쪽으로 올라왔다가 방향을 틀어 입술을 덮쳤다.

 

그러고는 오민주의 상반신을 비스듬히 눕혀 안았다.

 

키스하기에 적당한 자세로 만든 것이다.

그때 오민주가 두 팔을 뻗치더니 조철봉의 목을 감아 안는다.

 

완벽한 자세였다.

 

조철봉이 입술을 밀어 올렸을 때 오민주는 입을 열었다.

 

그러자 가쁜 숨결과 함께 혀가 빨려 나온다.

 

조철봉은 오민주의 혀를 빨았다.

 

혀끼리 비비고 비틀며 두드리는 방법도 있지만 이런 때는

 

입안에 넣고 빨아주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특히 처음 부딪쳤을 경우에는 더 그렇다.

 

괜히 기교를 부린답시고 서로 호흡도 맞지 않으면서 비틀고 두드리는 지랄을 하다가

 

산통 깨지는 경우도 여러번 본 터라 조철봉은 신중했다.

혀를 부드럽게 감싸안고 빨아준 지 2분쯤 지났을 때 오민주가 허덕였다.

 

목을 감은 손에 힘이 들어갔고 하체가 꿈틀대며 욕조 물을 튀기고 있다.

 

그러나 조철봉은 서두르지 않는다.

 

이번에야말로 남북의 공식 결합인 것이다.

 

옛말에 남남북녀라고 했던가?

 

남쪽 남자의 기개와 기술을 북쪽 심장부인 평양의 초대소에서 증명해야만 한다.

 

조철봉은 오민주의 젖가슴에서 헝겊 조각을 떼어 내었다.

 

혀를 빨면서 자연스럽게 떼어 낸 것이다.

 

이어서 끈으로 만든 비키니 팬티도 끈을 풀어 벗겨 내었다.

 

비키니 수영복이 욕조 안에 떴고 이제 오민주는 알몸이 되었다.

이윽고 조철봉의 입술이 목을 거쳐 젖가슴으로 내려왔다.

 

그때는 오민주가 조철봉을 바라보며 허벅지 위에 앉은 자세가 되어 있다.

 

조철봉은 오민주의 젖꼭지를 입안에 넣었다.

 

유두는 콩알만 했는데 입안에 들어가자 발딱 일어섰다.

 

탄력이 강했고 혀로 굴리자 오민주의 입에서 신음이 울려 나왔다.

“나가요.”

오민주가 웅얼거리듯 신음과 함께 말했으므로 조철봉은 처음에는 못 알아들었다.

 

다시 오민주가 허덕이며 말한다.

“나가요. 침대에서.”

조철봉은 오민주를 안아 들고 욕조에서 일어섰다.

 

물이 쏟아졌지만 닦지도 않고 욕실을 나와 오민주를 침대 위에 내려 놓았다.

“불을.”

두 손으로 눈을 가린 오민주가 말했으나 조철봉은 못들은 척 침대 위로 올랐다.

“그냥 두자구.”

오민주 위에 엎드리면서 조철봉이 말했다.

“널 보고 싶어서 그래.”

조철봉이 말하자 오민주는 더이상 요구하지 않았다.

 

조철봉은 다시 입술로 오민주를 애무하기 시작한다.

 

이제는 아랫배를 혀로 훑고 나서 천천히 언덕 쪽으로 내려간다.

 

오민주가 신음을 뱉으며 조철봉의 머리칼을 두 손으로 움켜쥐었다가

 

쓰다듬는 동작을 반복하고 있다.

 

마침내 조철봉의 입술이 샘 끝에 닿았을 때 오민주의 몸이 굳어졌다.

 

두 다리가 오무려져서 조철봉의 머리가 끼었다.

 

그러나 조철봉의 애무는 계속되었다.

 

입술이 양쪽 골짜기를 훑어 내리자 다리힘이 풀린 오민주가 늘어졌다.

 

골짜기의 샘에서는 용암이 가득 넘쳐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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