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강안남자

646. 숙청 (7)

오늘의 쉼터 2014. 10. 5. 13:04

646. 숙청 (7) 

 

 (1876)숙청-13

 

 

바지를 입고 나서 조철봉은 손목시계를 보았다.

 

방에 들어온 지 47분이 지났다.

 

47분 동안 서애영은 세 번이나 절정에 올랐으므로 아직 일어서지도 못하고 있다.

 

다리에 힘이 다 빠졌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조철봉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대포를 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렇게 두 다리로 굳건히 서 있는 것이다.

“기다리겠어.”

겨우 팬티와 스타킹을 입고 나서 어깨를 늘어뜨리고는

 

아직도 호흡을 고르고 있는 서애영에게 조철봉이 말했다.

“일어나.”

“아유, 기운없어.”

하더니 서애영이 조철봉을 보았다.

“너무 좋았어, 자기야.”

“나두 그래.”

그러면서 다가간 조철봉이 서애영의 어깨 밑으로 손을 넣어 일으켜세웠다.

 

서애영은 일어나더니 다리의 힘을 확인하려는 듯이 발을 떼었다가

 

얼른 조철봉에게 매달렸다.

 

그러자 조철봉이 쓴웃음을 짓고 말했다.

“너무 다리에만 힘을 써서 그래.”

얼굴이 붉어진 서애영이 조철봉의 시선을 받더니 눈을 흘겼다.

“자기는 너무 세.”

“그렇게 좋았어?”

“처음이야.”

하더니 힐끗 조철봉의 아래쪽을 내려다보더니 숨을 삼키는 소리를 냈다.

“아직도 섰어?”

“그래, 지금도 세 번은 더 해줄 수 있어.”

그러자 서애영이 조철봉의 허리를 두팔로 감아안았다.

 

서애영한테서 옅은 향수냄새가 맡아졌다.

“자기야, 오늘 출장 중이라고 했지?”

“그래.”

“그럼 우리집에 가.”

“혼자 있는 거야?”

“아니, 애가 있어. 네살짜리니까 괜찮아.”

그러더니 밀착된 하반신을 비볐다.

“응? 갈거지?”

“그래.”

“그럼 가. 내 친구는 여기서 보내고.”

이제는 서애영이 서둘렀으므로 둘은 방을 나왔다.

 

그러자 기다리고 서있던 웨이터가 반색을 했다.

“나오셨습니까?”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인사를 한 웨이터가 앞장을 서며 말했다.

“두분은 춤추러 나가셨습니다.”

“그래? 나 찾지 않았어?”

조철봉이 묻자 웨이터는 머리를 좌우로 한번만 흔들었다.

“찾지 않으셨습니다.”

본래의 방으로 들어가 앉았을 때 서애영은 이제 바짝 붙었다.

 

눈빛도 은근해졌고 어느새 한쪽 손은 조철봉의 허벅지 위에 올려져 있다.

“쟨 내 고등학교 동창이야.”

서애영이 앞쪽 빈자리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쟨 작년에 남편이 사고로 죽었어.”

“그래?”

그러고는 조철봉이 서애영을 보았다.

“자기는?”

“난 이혼한 지 3년 되었고, 애가 돌이 지나서 이혼했으니까.”

“조루였어. 조루 주제에 의처증이 심해서 내가 애 데리고 나왔지.”

“조루도 여러번 해주면 되는 건데.”

조철봉이 진지한 표정으로 서애영을 보았다.

“이를테면 이분짜리도 열번이면 이십분이 된단 말이지.

 

그리고 한번 쏘고 나면 다음에는 발사가 늦어지는 게 정상이야.”

그냥 한 말이다.

 

그런데 서애영은 심각하게 듣고 있다.

 

조철봉이 소리 죽여 숨을 뱉었다.

 

조루는 핑계도 되지 않는 것이다. 

 

 

 

 (1877)숙청-14

 

 

조철봉이 베이징에 돌아왔을 때는 일주일이 지난 후였다.

 

첫날은 서애영의 아파트에서 잤지만 그 다음날부터 엿새 동안은

 

착실하게 회사에서 집으로 퇴근했다.

 

마침 그 엿새 동안이 이은지의 그날이기도 했기 때문에 조철봉은 밤마다 공을 들였다.

 

지난번 귀국했을 때 조철봉과 이은지는 둘의 아이를 갖기로 했던 것이다.

“아이구, 형님. 여위셨습니다.”

사무실로 들어온 최갑중의 첫 인사가 그랬다.

 

일주일 만에 만난 터라 표시가 확 날 수도 있었지만 조철봉은

 

갑자기 온몸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갑중이 예민하다고는 해도 이렇게 금방 알아챌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조철봉이 앞쪽에 앉은 갑중을 지그시 보았다.

“진짜 야윈 것 같으냐?”

“아, 그럼요. 핼쑥해지셨는데요. 아프셨습니까?”

하고 갑중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으므로 조철봉은 입맛을 다셨다.

“밤마다 뺐더니 금방 표시가 나는 모양이군. 거, 희한하네.”

혼잣소리로 낮게 말했기 때문에 갑중은 잘못 알아들었다.

 

갑중이 다음 말을 기다렸지만 조철봉은 외면한 채 말을 잇지 않았다.

 

그렇다. 엿새 동안 이은주에게 밤마다 대포를 쏜 것이다.

 

이은주는 지금까지 열 번에 한 번 정도나 대포를 맞았던 터라

 

그 차이를 잘 구분하지 못했다가 이번에 진정한 절정,

 

즉 최고의 경지가 어떤 것인가를 느낀 것이 분명했다.

 

이쪽이 참고 참으며 상대만 절정으로 끌어올려 주는 것과,

 

같이 올라서 같이 폭발하는 것은 그야말로 엄청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조철봉은 엿새 동안 밤마다 함께 폭발했고 이은주는 사흘째가 되는 날부터는

 

제가 먼저 침대에서 기다렸다.

 

소극적인 자세였던 이은주에게는 천지개벽이나 같은 변화였다.

 

그만큼 이은주를 자극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별일 없지?”

하고 조철봉이 정색한 얼굴로 물었으므로 갑중이 바로 앉았다.

 

이제는 업무다.

“이수동이 노조를 결성했습니다.

 

조선족은 100%, 중국인 근로자 중 핵심 인물은 모두 포함시켰다고 합니다.

 

이제 노동자는 모두 장악했습니다.”

그러더니 갑중이 빙그레 웃었다.

“한국에서 데려온 노조 기술자 덕분이죠. 이수동이 아주 감탄을 하더군요.”

조철봉이 머리를 끄덕였다.

 

지난번에 노조 간부 출신인 자회사 임원 이태성을 불러온 것이다.

 

노조 결성 실무 책임자는 이태성이었다.

 

그때 갑중이 말을 이었다.

“이수동이 베이징 공사 현장을 꽉 쥐게 되었다는군요.

 

북한 측 공사감독 오대식이란 작자가 꼼짝 못한다고 합니다.”

“잘되었어.”

“윤달수씨한테서 어제 전화가 왔었습니다.

 

오시면 연락해달라고 하더군요.”

조철봉의 시선을 받은 갑중이 전화기에 시선을 주고 나서 물었다.

“바꿔드릴까요?”

벽시계를 본 조철봉이 머리를 끄덕였다.

 

오전 11시 반이다.

 

갑중이 전화기를 들더니 곧 연결이 되었다.

 

전화기를 건네주면서 수화구를 손바닥으로 덮은 갑중이 낮게 말했다.

“저쪽은 분위기가 좀 그렇습니다.”

장선옥이 소환당한 것은 남북한 대표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인 것이다.

 

전화기를 귀에 붙인 조철봉이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감독관님, 전화 주셨다던데, 전 오늘 출근했습니다.”

“아, 잘 다녀오셨습니까?”

윤달수가 반갑게 인사하더니 곧 본론을 말했다.

“괜찮으시다면 오늘 점심 같이 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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